박근혜정권 살벌한 신공안정치 실체 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2.09 11: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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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걸리면 '종북몰이'로 찍어낸다?"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정권의 이른바 '신(新)공안정치' 광풍이 모든 사회현안을 집어 삼키고 있다. 일자리 부족, 전세대란, 대학등록금,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들이 넘쳐나지만 이같은 이슈들은 박근혜정부 출범 후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종북몰이'에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서민들의 삶은 오히려 더 팍팍해졌음에도 '종북 척결'이란 대의 아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과연 박근혜식 신공안정치의 실체는 무엇일까?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실시됐던 지난 2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취재를 하고 있던 한 기자는 황당한 일을 겪어야만 했다. 취재를 위해 찾았던 모 의원실 관계자가 "이렇게 엄중한 때에 생뚱맞게 그런 취재나 하느냐"며 핀잔을 줬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 탓인지 당시 한창 의혹이 불거지고 있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이슈는 순식간에 구석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 공안이슈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일화다.

종북 핵폭탄
이슈 블랙홀

박근혜정부 들어 신공안정치의 광풍이 무섭게 휘몰아치고 있다. 정권에 불리한 현안이 부각될 때마다 종북 이슈를 띄워 모두 묻어버리는 방식이다. 지난달 28일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종북몰이에 분노를 느낀다"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 낸 배경에는 이러한 사연이 있다.

공안 카드는 박근혜정부가 수세에 몰릴 때마다 예외 없이 등장했다. 지난 6월 국가기관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한 정황증거들이 하나 둘씩 밝혀지며 한창 시끄러울 때 국정원은 2007년 정상회담 회의록을 전격 공개했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발췌본을 열람한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있었다고 주장함으로써 정국은 순식간에 NLL 진실공방 정국으로 전환됐다.

위기 때마다 이념대결로 역공
종북과 선 못 긋는 야권도 문제

지난 9월에는 국정원이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수사에 착수하면서 또 한번 수세에 몰린 국면을 전환했다. 이에 대해 진보진영에서는 3년 이상 내사를 진행해온 사건을 왜 이렇듯 미묘한 시점에 공개했느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여론에 밀려 제대로 된 의혹제기조차 할 수 없었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 이후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각각 밀어붙이고 있는 통진당 해산청구안과 이석기 제명 징계요구안 역시 종북몰이로 의심할 만하다.

이미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해서는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재판의 결과를 지켜본 후 결정해도 될 사항임에도 정부와 여당이 공안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해당 사항들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박근혜정부와 여당은 톡톡히 재미를 봤고 어느새 '종북'은 그들의 만능키가 되었다.

종북 만능키
만사OK

지난 11월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순방 당시 일부 유학생과 교민들이 부정선거 규탄 촛불집회를 벌이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시위대를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며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시위를 주도한 세력이 통진당이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당시 시위에 통진당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해도 시위대 전체를 종북세력으로 매도하며 합법적인 시위대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협박을 한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야권은 "김 의원의 논리는 현 정부를 비판하는 세력은 모두 종북이라는 식"이라며 비판했다. 실제로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정부정책과 관련해 쓴소리를 내던 단체들이 오비이락격으로 줄줄이 수사를 받고 있다. 전교조와 전공노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갑작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이 같은 수사는 일단 외형상으로는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것이고 오비이락에 불과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왠지 뒷맛이 씁쓸하다. 가장 최근에는 국가기관 대선개입에 대해 시국선언을 했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에 대해 검찰이 국보법 위반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것이 이와 비슷한 사례다.

박근혜정부 들어 본격화되고 있는 공안 분위기 조성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전군에 '종북 실체 표준 교안'을 배포, 장병을 대상으로 종북 관련 교육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육군 모 사단 훈련소는 훈련병들에게 가족 앞에서 "종북 쓰레기를 몰아내자"는 구호를 복창하게 해 지나친 공안 분위기 조성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6월엔 고교생 상당수가 6·25를 북침으로 응답했다는 언론보도를 토대로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묵과할 수 없는 문제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며 지적하자 교육당국은 2017학년도 입시부터 한국사를 수능에 필수화하는 틀을 만들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 8월 검정과정을 통과한 교학사 교과서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을 미화하는가 하면 남북정상회담 내용을 누락시키는 등 지나치게 반공·반북 역사인식만 부각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공안정치는 역대 보수정권에서 끊임없이 되풀이 되어 왔던 것으로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반공을 앞세워 자신의 정적들을 제거한 것을 시작으로 최초의 직선제를 통해 탄생한 노태우 정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다음 대선에서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정부 말기 안기부를 통해 '북풍'을 일으켰다.

야권에서는 오늘날까지도 공안정치의 광풍이 휘몰아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공안정치는 진보세력의 책임도 일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북풍사건과 같이 완전히 조작된 사건은 분명히 이전 정권의 잘못이지만 현재 공안사건들은 분명한 팩트가 있는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다소 침소봉대됐다는 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무조건 공안정치라고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의 연평도 포격 북한 옹호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선긋기에 나섰지만 당내 일부 강경파들은 국회에서 보란 듯이 시국미사를 열며 박 신부의 발언에 힘을 싣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이는 당 지도부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른 행동이었다.

박 신부의 연평도 포격 북한 옹호 발언은 일반국민들이 보기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는 발언이었다. 이런 발언을 대변하고 나서는 것은 스스로 종북 논란을 부추기는 행동이란 비판이다.

종북 옹호
야권도 문제

이외에도 야권은 각종 현안들에 대해 종북 선긋기에 실패함으로써 정부와 여당이 종북몰이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스스로 제공했다는 비판이다. 특히 지난해 통진당 게시판에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는 내용을 최초로 폭로한 부산 금정구의회 이청호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대표가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과의 합당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에 종북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측은 내부적으로 종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만 해놓고서는 정작 합당하고 나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당장의 세력확장을 위해 종북세력이라는 의심을 하면서도 일단 손을 잡고 보는 진보세력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유 전 대표가 민주노동당과 손을 잡겠다고 결심했다면 종북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며 묻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종북 문제가 해결되기 전 까지는 합당을 미루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종북몰이에 물 건너간 국민대통합
"집권 후반기엔 역풍 맞을 것"

종북으로 의심받는 세력임을 잘 알면서도 당장 힘을 키우기 위해 손을 잡고 문제가 생기면 꼬리 자르기 식으로 그동안 문제를 해결해왔기 때문에 야권 전체가 종북 낙인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정치권이 공안정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사회의 갖가지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종북논란에 묻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의 한 전문가는 "박 대통령이 신공안정치를 통해 유신시대로 회귀하려 한다느니 하는 야권의 주장은 사실 좀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진짜 우려하는 것은 모든 이슈를 잠식해버리는 종북 이슈의 특성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론화되어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종북 이슈에 묻혀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들이 모두 감수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 공방
민생은 뒷전

또 다른 전문가는 "정말 종북세력이라고 한다면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법적 처벌을 하면 된다.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종북으로 낙인찍는 방식은 온 나라를 분열시키는 일로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시절 줄기차게 외쳤던 국민대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며 "종북 몰이가 당장은 효과적인 정권 방어수단이 될 수 있겠지만 집권 후반기가 되면 분명히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종북 몰이보다는 민생을 챙기는 방법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는 또 "현재 정부차원에서 종북몰이를 통해 이슈를 덮으려 하는 것은 분명한 팩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종북세력이 있는 것도 팩트"라며 "정부와 여당은 종북몰이를 중단해야 하고 야권도 확실하게 종북세력과 선을 긋고 종북몰이의 여지를 남겨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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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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