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자리' 둘러싼 새누리 파워게임 내막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2.03 10: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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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냐 국회의장이냐" 노땅실세 자리 놓고 김칫국 후루룩

[일요시사=정치팀] 서청원 의원의 당내 포지셔닝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서 의원이 향후 어느 곳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거물 인사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서 의원의 자리배치를 둘러싸고 은근한 파워게임까지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어찌된 사연일까? <일요시사>가 서 의원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파워게임 내막을 살펴봤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지난 10월 재보선에서 승리함으로써 무려 7선의 고지에 오른 거물 중의 거물이다. 서 의원은 지난 1981년 국회의원 배지를 처음으로 달았다. 정치경력만 해도 30년이 넘는다.

서 의원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나 최경환 원내대표보다도 선수가 높고, 이른바 '왕실장'이라 불리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도 막역한 사이다. 현재 국회 최다선인 정몽준 의원이나 강창희 국회의장 등도 정치경력으로만 따지면 서 고문의 후배뻘이다.

서청원 어디로?
엇갈리는 희비

서 의원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이기도 하다. 때문에 서 의원이 복귀한 후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였다. 특히 서 의원이 향후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느냐에 따라 당내 거물급 인사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에 더욱 민감한 문제다.

당초 서 의원은 같은 당 김무성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차기 당권에 도전하게 될 것이란 설이 유력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의 일등공신이지만 박근혜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차기 대권을 노린 세 모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김 의원의 이런 움직임은 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을 떨어뜨려 레임덕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는 행위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김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서 의원을 차기 당대표로 낙점해놓았다는 뒷말이 돌았다. 하지만 서 의원이 차기 당권에 도전하기에는 걸림돌이 너무나 많다. 우선 차기 당대표직을 노리고 있는 거물급 인사들이 너무나 많다.

위세등등 서청원, 막상 갈 곳 '애매'
"이쪽으론 오지마" 은근한 밀어내기

새누리당의 차기 당대표는 임기를 채울 경우 20대 총선 공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당권을 장악한다면 차기 총선 공천권을 앞세워 당내 세력화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당대표가 되면 대선을 앞두고 인지도를 쌓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때문에 당내 거물급 인사들은 물론이고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인사들까지 차기 당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김문수 경기지사다. 현재 김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여부를 확실하게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정치권에서는 '김 지사가 3선 도전을 포기하고 내년 7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해 당권에 도전한 뒤 차기 대권도전의 기반을 다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있는 도지사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다며 하소연 한 바 있다.

치열한 경쟁
서청원 빠져라

최경환 원내대표, 이완구 의원 등도 차기 당대표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 의원이 차기 당권을 너무 고집할 경우 별다른 실익도 없이 당내 계파갈등만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일각에선 서 의원이 벌써 11년 전인 지난 2002년 한나라당 대표를 맡은 바 있어 내년에 다시 당대표를 맡을 경우 당의 이미지가 너무 올드해질 수도 있는 데다 두 차례나 비리전력이 있어 당내 반발이 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전당대회가 내년 지방선거 전에 치러지게 된다면 서 의원이 당권을 잡는 것이 박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지방선거를 치르는 데 있어서는 새누리당 이미지에 좋을 것이 없다는 평가다.




한편, 최근 친박 핵심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서 의원과 만나 "여야 소통이 가능한 서 의원이 국회의장이 돼야 경색된 정국을 풀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최경환 원내대표와 홍문종 사무총장,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김태흠 원내대변인, 이장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중 최 원내대표는 차기 당권을 노리는 인물이고, 이장우 의원은 비리전력 등을 이유로 서 의원의 재보선 공천을 반대했던 소장파 4인 중 한 명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서 의원을 당권 경쟁에서 제외시키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서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선다고 해도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서 의원은 분명 최다선의 거물 정치인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원외에 머물렀다. 18대 총선에서 이른바 '친박 공천 대학살'이 이뤄졌고, 19대 총선에서는 역대 총선 중 손꼽힐 정도로 물갈이 폭이 컸던 만큼 원내에서 서 의원과 아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은 많지 않다는 평가다. 서 의원이 당권경쟁에서 패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만약 서 의원이 김무성 의원과의 대결에서 패한다면 김 의원에게 날개만 달아주는 격이 된다. 서 의원이 당권경쟁을 포기할 경우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회자된다. 서 의원이 2선으로 물러나는 대신 최 원내대표나 이완구 의원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거나, 김 의원에게 당권을 양보하는 대신 김 의원과 관계를 새롭게 정립함으로써 서로 협력해나가는 모양새를 취할 것이라는 이야기 등이다.

한편 서 의원이 당권을 포기할 경우 다음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국회의장직 도전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결코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동안 무난하게 당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황우여 대표(5선)와 국회부의장을 지낸 바 있는 정의화 의원(5선)도 의장직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역 최다선인 정몽준 의원(7선)과 이인제 의원(6선)은 가장 유력한 국회의장 후보군이지만 이들은 국회의장직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의장을 맡을 경우 원로 이미지가 너무 강해져 향후 정치활동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 의원이 국회의장직에 도전할 경우 국회의장은 다선(多選)과 연장자를 우선으로 한다는 관례에 따라 가장 유력한 후보다. 하지만 이 경우 야권의 거센 반발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각종 청문회에서 박근혜정부의 인사를 낙마시켜 온 야권이 무려 두 번의 비리전력을 가진 서 의원의 국회의장직 도전을 가만히 두고 볼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강창희 의장이 내정됐을 당시에도 강 의장이 하나회 출신이라는 이유로 집단 성명을 내고 반대한 바 있다. 강 의장의 경우는 결국 의장직에 오르긴 했지만 서 의원의 경우는 비리전력이라는 점에서 명분이 좀 더 뚜렷한 만큼 민주당이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 해가며 반대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한 것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이 같은 논란이 불을 보듯 훤한 데도 불구하고 서 의원을 반드시 국회의장직에 앉히려 할지 의문이다.

비리전력 발목
막상 갈 곳 없네

서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서는 고작 당내 4명의 의원이 반기를 드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쳤지만 당 대표나 국회의장직에 도전할 경우에는 당내에서 이보다 훨씬 거센 태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

때문에 아주 낮은 가능성이지만 서 의원이 당대표직이나 국회의장직에 매달리기보단 평범한 평의원으로 남아 '당대표 메이커'나 '야권과의 가교역할' 등 막후 역할에 치중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박근혜정부에서 필요한 인물은 공격수보다는 대야관계에 치중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 의원은 국회에 복귀한 후 대야 관계에 큰 정성을 쏟고 있다. 당초 재보선 기간 공언했던 것처럼 '야권과의 가교 역할'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서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정대철 상임고문, 박지원, 문희상, 유인태 의원 등과 오찬회동을 가지는가 하면 문재인 의원과도 비밀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정대철 고문 등과 오찬회동을 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대화하면 길이 생긴다. 우리는 늘 그렇게 해왔다"며 "과거에도 여야가 대화하면 풀리고, 지금 어려운 정국이지만 (여야) 원내대표가 대화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갈 데 없이 평의원으로 남을까?
서청원 자리배치 정치권 이목집중

일각에선 서 의원이 정무장관직을 맡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서 의원의 최측근인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이 최근 대정부질의에서 정무장관의 부활을 주장하고 나선 때문이다.

노 의원은 친박연대 비례대표 8번을 받아 당선되며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친박연대 원내대표, 서 의원의 외곽조직인 청산회 중앙회장 등을 맡았던 인사다.

노 의원은 지난달 19일 대정부질의에서 "국민은 여야 간 소통 부재와 정치 실종의 상황을 두고 많이 안타까워한다"면서 "지금의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정국은 청와대의 대국회, 대정당, 대시민사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업무를 담당한 정무장관과 특임장관의 역할이 상실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박 대통령에게 정무장관 신설을 건의해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정무장관 신설은 야권에서도 찬성하고 있고,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지난 6월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무장관 부활을 제안한 바 있다. 의원직과 장관직은 겸임도 가능하다.

평의원?
정무장관?

서 의원은 이미 김영삼정부에서 정무장관을 지낸 경험이 있다. 서 의원은 그의 책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에 정무장관으로 일하던 시절의 무용담을 적어 놓았는데 "수습기자처럼 열심히 뛰었고, 정무장관 판공비도 모자라 지인들에게 받은 후원금까지 동원해 야당을 설득했다"며 자신의 뛰어난 협상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서 의원이 재보선을 통해 입성했다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정무장관직을 맡을 경우 자칫 지역주민들과의 약속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도 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

새누리당 내에서 서 의원의 자리배치를 둘러싼 물밑싸움은 이미 시작된 모양새다. 마지막에 웃게 될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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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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