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이파' 조양은의 굴곡진 인생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2.03 10: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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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버릇 못 버리고 '몰락한 보스'

[일요시사=사회팀] 동이 트지 않은 새벽. 포승줄에 묶인 조양은씨가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색 패딩 점퍼와 모자를 덮어 쓴 그는 초췌해 보였지만 그래도 한때는 전국 주먹계를 주름잡던 조씨였다. 필리핀에서 재기를 노렸던 '왕년의 주먹'은 또다시 철창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64)씨가 사기 혐의로 인터폴 수배를 받다가 필리핀 현지 보안당국에 의해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26일 해외 도피 중이던 조양은(64)씨가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 앙겔레스시 소재 클락 경제특별지구 안에 있는 M카지노에서 붙잡혔다고 밝혔다. 1년 6개월에 걸친 도피 생활의 최후였다.

이젠 왕년의 주먹

조씨는 지난 2010년 8월11일 서울 강남에서 유흥업소 2곳을 운영하며 허위 담보서류를 이용,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원을 대출받아 챙긴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조씨는 자신을 향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2011년 6월께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이에 경찰은 체포영장을 받아 조씨를 지명수배하는 한편 경찰청 외사과를 통해 인터폴에 적색수배했다. 또 경찰은 지난해 3월 외교부에 요청해 조씨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체류자가 된 조씨는 필리핀 교민을 폭행하고 협박해 수억원을 빼앗은 혐의를 함께 받고 있다. 


조씨를 붙잡기 위해 필리핀 이민국과 현지 경찰,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 등이 협조했다.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조씨라도 수사망이 조여오자 방법이 없었다. 마침내 조씨는 포승줄에 묶인 신세가 됐다.

필리핀 당국은 조씨의 신병을 한국 경찰에 인계했다. 29일 오전 4시15분께 조씨는 본국으로 압송됐다. 같은 날 오전 5시30분께 조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마주했다. 간간이 입 꼬리를 올렸던 조씨는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조씨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그는 44억원 사기대출 혐의에 대해 "그런 일이 없다"고 강조하며 "누가 나 같은 사람한테 44억원이라는 돈을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필리핀 현지 교민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외로 도피한 경위에 대해서도 "사건이 있어서 나간 것이 아니라 모르고 나갔고 필리핀 현지에서 카지노와 관련한 사업을 하게 됐다"고 변명했다.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을 마친 조씨는 곧바로 호송차에 올랐다. 경찰이 밝힌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조씨는 중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올 1월 사망한 고 김태촌과 더불어 전국구 조폭시대를 열었던 그는 이번 구속으로 사실상 재기를 바라볼 수 없게 됐다. 어둠의 세계에서 신앙인이 됐다가 다시 범죄자가 된 조씨의 굴곡진 인생은 알고 보면 절반이 감옥이었다.

조씨는 전국구 조폭 양은이파의 두목으로 알려져 있다. 범서방파, OB파와 함께 1970∼80년대를 삼분했던 그는 평생에 걸쳐 교도소 수감과 출소를 반복했다.


전남 광주 출신인 조씨는 10대 후반부터 주먹 세계에서 활동했고, 18세 때 '화신 8인조'란 폭력 조직을 결성해 서울로 상경했다. 그는 서울에서 2번의 폭력 사건에 연루되는 등 감옥을 오가며 이름을 알렸는데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건 23살 때 일이다.

재기 노리다 수십억대 사기 혐의로 검거
수감만 19년4개월…신앙인? 끝내 힘으로

조씨는 1975년 명동 사보이 호텔에서 흉기를 동원해 당시 조폭 세계를 장악하고 있던 신상사파를 급습했다. 이전까지 조폭들은 주로 맨손을 이용했지만 이 사건 이후 조폭들의 싸움은 생선회칼과 야구방망이 등 흉기가 등장하는 잔혹한 혈투로 변질됐다.

세력을 넓힌 조씨는 자신의 이름을 딴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만들면서 전국구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신군부는 1980년 '사회 정화' 차원에서 대대적인 조폭 검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조씨는 범죄단체 결성 혐의로 구속돼 15년간 교도소 생활을 했다.

1995년 만기 출소한 조씨는 독실한 신앙인으로 변신했다. 교회가 주최한 간증 행사에 자주 참여했고 17살이나 어린 여성과 결혼식을 올려 세간을 놀라게 했다. 이때 조씨 부부의 주례를 봐준 인물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다.

조씨는 한때 조 목사를 일컬어 "주님의 길로 인도한 목회자"라고 부르며 "지난 잘못을 회개하고 신앙인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조씨의 개과천선한 모습을 볼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1996년 자신의 자서전인 <어둠속에 솟구치는 불빛>을 발표한 그는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스>에 직접 출연하며 화제를 낳았다. 왕성한 대외 활동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조씨. 그러나 같은 해 그는 억대의 스키 회원권을 갈취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출소한 조씨는 다시 거액의 외화를 빼돌려 해외원정 도박을 벌이고, 자신이 출연한 영화 판권을 갈취한 혐의로 2001년 구속됐다. 이중 카지노 상습 도박 혐의가 인정돼 조씨는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아 만기 출소했다. 수사 기관의 표적이 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당시 조씨는 어둠의 세계에서 완전히 발을 떼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조씨는 순복음총회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신학석사학위를 받았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향토음식 전문점 '오시리'를 개업했다. 당시 오시리를 즐겨 찾던 연예인으로는 배우 겸 가수 K씨, 영화배우 K씨, 중견배우 B씨 등이 지목됐다. 그러나 오시리는 연예인들의 협찬에도 결국 문을 닫았다.

삶 절반 감옥서

2007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씨를 폭력 및 갈취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2년 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술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황모씨를 건방지다는 이유로 재떨이로 때려 황씨의 머리에 20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은 것이다.

이를 까맣게 잊고 있던 조씨는 다소 억울해 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폭력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조씨는 또다시 철창에 갇혔다.


출소한 조씨는 2011년 6월 지인의 투자 손실을 물어내라며 트로트 가수를 협박한 혐의로 또 한 번 매스컴을 탔다. 바람 잘날 없던 조씨는 결국 한국을 떠나 필리핀에서 재기를 도모했다. 하지만 이번 구속으로 그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현재까지 조씨가 감옥에서 보낸 총 수감기간은 19년4개월이다.

조씨는 지난 2003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순간 잘못으로 청춘을 송두리째 교도소에서 보냈다"며 "앞으로는 보스 대신 신앙인 조양은, 조 집사(이후 목사)로 불러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씨에겐 신앙인이란 호칭보단 '몰락한 보스'란 수식이 더 어울리는 듯하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조양은 총기 소지?

특공대 동원해 손쉽게 검거

폭력 조직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가 검거 당시 총기를 소지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은 총기 소지가 가능한 나라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씨가 필리핀에서 관광객과 교민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위치 추적을 시도했다.  이에 경찰은 총기를 소지할 수 없는 카지노에서 조양은을 검거, 별다른 충돌 없이 붙잡을 수 있었다. 앞서 경찰은 필리핀 현지 특공대와 유엔마약범죄 사무국과 공조해 수사망을 좁혀갔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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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