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청와대 '김무성 죽이기' 막전막후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26 09: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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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 대들다 완전히 찍혔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무성 의원이 청와대에 완전히 찍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을 둘러싼 정치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지난 18일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가 주도하는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출범한 것을 두고는 사실상 '김무성 죽이기'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온다. 김 의원은 지난해 대선승리의 일등공신이다. 그랬던 그가 청와대에 완전히 '찍힌' 이유는 무엇일까?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청와대 사이가 껄끄럽다는 소문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지난 10월 재보선 출마를 선언하자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서 의원이 김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선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대선승리의 일등공신이다. 그런 김 의원이 정권이 출범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청와대에 찍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정치권에 나도는 이른바 '김무성 죽이기'의 실체는 무엇일까?

친박 복귀?
탈박 직전

우선 박근혜 대통령과 김 의원은 기본적으로 껄끄러운 관계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박 대통령과 대립하다 완전히 갈라섰던 전력이 있다. 비록 지난해 대선을 통해 박 대통령과 다시 인연을 맺게 됐지만 아직 박 대통령과 김 의원 사이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가장 큰 문제는 김 의원이 박근혜정권이 출범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사실상 차기 대권을 향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본인(김 의원)은 아니라고 하지만 김 의원이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복귀한 후 보인 행보는 누가 봐도 세 모으기였다"며 "김 의원이 차기 대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까지의 광폭행보는 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근현대사역사모임' 등을 만든 것을 두고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인물이 벌써 사조직을 만드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새누리당 당 지도부는 김 의원의 근현대사역사모임의 성격과 강연 내용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친박이 김무성 견제용 포럼 창립? 뒷말 무성
김무성 주축 모임은 참여 의원 확 줄어 '당혹'

새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당내 유력 인사가 사실상 차기 대권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청와대로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인물이라 더욱 민감한 일이다. 게다가 김 의원은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도 분류되는데 청와대는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김 의원이 당권을 잡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김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번번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김무성 죽이기에 나섰다는 소문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모난 돌 김무성
정 맞을까?

김무성 죽이기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것은 지난 18일 출범한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다. 새누리당 내 친박계가 주도하는 이 포럼의 창립총회에는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홍문종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으며, 김 의원의 견제카드로 평가받는 서청원 의원까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포럼의 총괄간사는 최근 김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유기준 의원이 맡았다. 포럼의 참석자들은 정치적 해석을 자제해달라며 말을 아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포럼이 사실상 김 의원의 '근현대사역사교실'을 견제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정말 공부를 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고 보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지난해 민주당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출범시켰는데 거기 참여했던 사람들이 거의 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런 당내 분위기를 의원들이 느끼기 시작했고, 김 의원 측에 줄서기를 시도하던 의원들조차 현재는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김 의원이 지난 11일 근현대사역사교실에 이어 출범시킨 '퓨처라이프포럼'에는 여야 국회의원 43명이 참여하는 데 그쳤다.

지난 9월 근현대사역사교실에 새누리당 의원만 103명이 참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특히 퓨처라이프포럼은 극보수 성향의 근현대사역사교실과 달리 민주당 원혜영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를 공동대표로 내세워 여야를 아우르는 모임으로 발족했음에도 참여 의원 수가 크게 줄었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최근 세력화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서 일부러 포럼을 작은 규모로 꾸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가입을 권유했고, 안 했고의 차이라는 것인데, 김 의원에게 눈도장을 찍고 싶어 하는 인사들이라면 초대를 못 받아도 득달같이 참석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생리다. 김 의원이 출범시킨 모임에 참여하려는 의원들 수가 크게 줄었다는 것은 결국 이들이 김 의원에게 줄을 서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의 당내 영향력이 크게 감소한 원인은 청와대의 의중도 실려 있지만 무엇보다도 서청원 의원의 복귀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차기 당대표의 경우 2016년 20대 총선 공천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따라서 의원들은 대통령보다도 오히려 유력 차기 당권주자에게 줄을 설 수밖에 없다.

그동안 당내에는 김 의원을 견제할 만한 인물이 없었다. 청와대와 김 의원 간의 불편한 관계를 알면서도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줄을 서려 했던 이유다. 하지만 서 의원이 국회로 돌아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김무성 죽이기 움직임은 김 의원의 텃밭인 부산·경남(PK)에서도 꿈틀대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를 둘러싸고 친박계 서병수 의원이 김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게 대표적인 사례다.

텃밭 부산서도
김무성 견제

유력한 차기 부산시장 후보인 서 의원은 지난 9월 "김무성 의원이 부산시장 경선 때 박민식 의원을 지원해 주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들었다"며 "박민식 의원 출판기념회(7월4일) 직후 김무성 의원이 박 의원에게 '시장에 출마하면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지난해 19대 총선 새누리당 후보 공천 당시 당 사무총장을 역임해 김 의원의 공천 탈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김 의원과는 껄끄러운 관계다.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김 의원이 다가오는 부산시장 후보경선에서 서 의원을 낙마시키고 자기사람을 심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회자됐다. 그런데 서 의원이 풍문으로만 존재하던 이야기를 직접 꺼낸 것이다.

서 의원의 작심 발언은 김 의원에 대한 선전포고나 마찬가지였다. 박민식 의원은 지난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서청원 의원의 공천을 반대한 소장파 의원 중 한 명으로 김무성의 사람으로 분류된다.


서청원 복귀가 결정적, 김무성 사면초가
극복하고 당권 거머쥐면 '탄탄대로 대권행'

김 의원 측은 서 의원의 주장에 대해 다음날 즉각 보도자료를 내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의 보도자료는 이른바 '밀약'은 없다는 의미에 무게 실은 것이 아니라 "과거의 계보, 지연, 학연이라는 인연으로 줄 세우기 하는 구태를 벗어나야 한다"며 서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에 오히려 무게를 실었다.

부산 서구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은 최근 부산신항 부두건설 정책과 관련, 김무성 의원과 공개적으로 다른 의견을 개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PK 지역구 의원이 PK의 수장 격인 김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기란 이전까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 의원이 벌써 차기 대권론에 휘말린 것을 두고는 누군가 '김무성 대권설'을 일부러 띄우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무성 대권설을 일부러 언론에 흘리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5선의 베테랑 정치인이다.

김 의원 본인도 너무 일찍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것은 여러 모로 견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 김 의원의 단순한 모임과 만남 등을 크게 부풀려 언론에 흘리고 청와대에 보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찍어낼까?
버텨낼까?


김 의원은 지난 6월 비공개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자신이 대선기간 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문을 읽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해당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큰 곤욕을 치렀다. 최근에는 검찰 조사까지 받아야만 했다.

이 사건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비공개회의에서의 발언을 제보자가 작심하고 언론에 흘렸다는 점이다. 이는 김 의원에 대한 노골적인 견제라고 볼 수 있다. 김 의원을 견제하는 세력이 당내에 존재한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것도 문제지만, 오히려 대통령 주변에 있는 인물들과 관계가 껄끄러운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들이 김 의원과 박 대통령을 점점 더 대립하게 만드는 실체라는 주장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김무성 죽이기는 극에 달할 것"이라며 "이른바 김 의원이 미는 사람이 얼마나 당선되느냐에 따라 김 의원의 차기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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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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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