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전문대학 진실공방 집중취재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25 16: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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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총장 논란, 정치권 입김 작용?"

[일요시사=정치팀] 서울에 소재한 A전문대학이 지난해 부임한 신임총장과 일부 교수들과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고 신임총장의 성추문 의혹까지 불거졌다. 총장과 맞섰던 교직원들에겐 개교 이래 유례없는 무더기 징계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 사건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신임 B총장이 야권 거물정치인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전력 때문이다. 도대체 A전문대학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3월 서울에 소재한 A전문대학에 새로 부임한 B총장은 야권의 유력인사로 평가된다. B총장은 야권 거물급 정치인들의 후원회장을 역임했으며 모 언론매체의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B총장은 또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 각각 핵심 요직을 맡는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수상한 투자

한편 B총장의 부임 이전까진 최우수대학으로 뽑히기도 했던 A전문대학은 B총장과 일부 교수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교육부에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른바 '문제대학'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건의 발단은 B총장이 부임 두 달 만인 지난해 5월 등록금 교비적립금 213억원을 부동산펀드(PF)에 투자하면서 발생했다.

A전문대학 교수협의회는 이사회의 심의, 의결도 없이 총장 내부결재만으로 교비적립금을 원금 손실 우려가 큰 부동산펀드에 투자한 것은 횡령 및 배임죄에 해당한다며 즉각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당시 A전문대학 C기획실장은 B총장을 횡령 및 배임죄로 검찰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후 C 전 기획실장은 해임됐으며 알 수 없는 이유로 소를 취하했다. 교수협의회 측은 이 과정에서 B총장 측이 기획실장을 매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C 전 기획실장이 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B총장 측이 1억원을 제시했다는 주장이다.


교수협의회 측은 이와 관련된 사실확인서와 문자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A전문대학 측은 문자에서 언급된 1억원은 C 전 기획실장을 매수하려던 돈이 아니라 C 전 기획실장이 해임됐기 때문에 퇴직금을 논의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소가 취하되자 교수협의회 차원에서 지난 4월 B총장을 다시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7월 B총장이 부동산펀드로 매입한 지가가 상승했다는 이유 등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 측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B총장이 이사회의 결의 없이 독단적으로 교비를 부동산펀드에 투자한 것과 부동산펀드 투자 과정에서 일부 세력에 이익을 준 것인데 검찰이 이 같은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며 각종 기관에 탄원서 등을 제출하며 반발하고 있다.

교수협의회 측은 B총장과 관련한 성추문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B총장은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적 행사인 통영음악제에 자신의 지인과 함께 여교수 2인을 1박2일로 동행시켜, 당일 밤 객실에서 블루스 춤 강요, 신체접촉, 성적 발언 등의 물의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피해 여교수 중 한 명은 각종 선거나 인사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유명인사의 여동생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끈다. 해당 여교수는 사건 발생 후 교수협의회 측에 직접 제보를 해왔으나 사건이 커지면 본인을 비롯해 가족들도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해 현재는 증언을 꺼리고 있는 상태다.

취임 2개월 만에 수상한 펀드 투자
총장의 두 얼굴 또는 교내 알력다툼

이에 대해서도 B총장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B총장 측 한 인사는 "이 같은 문제를 총장에게 직접 물을 수는 없다"면서도 "교수협의회의 주장과는 달리 당시 행사에 참석한 인원이 무척 많아 도저히 신체접촉이나 성적 발언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교수협의회 측은 B총장의 성추문과 관련해 B총장이 여교수들과 와인바에 다녔다거나 업무 중 노래방을 전전했다는 의혹 등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벌써 1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어찌된 사연인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더욱 수상하다. 교수협의회 측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무려 7개 매체에서 취재요청을 받았다. 일부 방송사의 경우는 촬영까지 다 해가고도 방송이 되지 않았다. 왜 방송이 되지 않았냐고 물었지만 석연찮은 해명만 늘어놨다"고 말했다.

교수협의회 측은 그동안 이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들의 연락처를 일일이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 측은 보도를 막은 배후엔 B총장의 최측근인 A전문대학 D대외협력처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수협의회 측은 D처장을 B총장의 낙하산 인사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 감사 결과 처분에 따르면 D처장은 당시 총장의 제청과 이사회 심의·의결도 없이 법인 총무부 3급 직원으로 특별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D처장은 B총장과 마찬가지로 정치권에서는 꽤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도 평가된다.

특히 그는 정보기관장 보좌관 출신으로 당시의 인맥을 활용해 보도를 철저히 막고 있다는 것이 교수협의회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D처장 측은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취재를 요청받은 경우는 단 한차례 밖에 없었다. 정보기관장 보좌관 출신이라는 이유로 나를 음해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A전문대학은 또 B총장이 취임한 후 불과 1년여 사이에 무려 30여명에 달하는 교직원과 교수를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파면, 해임, 정직 등도 남발해 벌써 6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는 학교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교수협의회 측은 사실상 B총장에 반발하는 사람들을 입막음하기 위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수협의회 회장이었던 E교수의 경우는 전체 166명의 교수 중 무려 132명의 교수가 징계철회 요청 서명을 했음에도 학교 측은 E교수를 직위해제 후 해임했다. B총장과 관련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학교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였다.

진실은 어디에?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야권 관계자들도 긴장하고 있다. 교수협의회에서는 정치권 인사인 B총장이 신임총장으로 낙하산 인사 된 것이 사실상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B총장이 야권 거물급 정치인의 후원회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민감한 문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B총장 측은 "B총장은 이미 정치권을 떠난지 오래된 사람이다. 교수협의회 측에서 사건을 키우기 위해 악의적으로 과거 정치권 경력을 다시 들춰내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B총장 측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B총장에게 실제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교내 알력다툼의 성격이 짙다"며 "이번 사건을 자꾸 띄우려고 주도하는 세력들은 B총장을 몰아내고 교내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학교 이미지가 실추되고 교육부에서도 문제학교로 낙인찍혔다"며 하소연했다.


과연 A전문대학을 둘러싼 사건들의 진실은 무엇일까? 양측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진실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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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