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업계 ‘몰카’로 몸살 앓는 사연

‘몰래한 사랑’ 누군가 ‘엿본다’

여관과 모텔업계가 몰래카메라(몰카)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다. 휴지통, 거울, 천장 등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누군가가 몰래 설치해 둔 몰카로 인해 투숙객들이 불안에 떨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업체가 자체 개발한 몰카 탐지기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서울·경기의 러브호텔 밀집지역에서 몰카가 무더기로 발견돼 불안 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 문화가 확산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몰카 실태를 짚어봤다.

한 업체의 자체 개발 몰카탐지기
가동해보니 몰카 ‘우수수’
서울·경기 러브호텔 밀집지역
다수 발견…투숙객 “불안해”

경기도 장흥에 있는 A러브호텔. 이 호텔은 최근 전종업원들이 모든 룸을 구석구석 뒤지고 다녔다. 업주 K씨가 최근 러브호텔가에서 몰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난 뒤 종업원에게 내린 지시 탓이다. 자칫 ‘몰카가 있는 업소’란 소문이 돌 경우 영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몰카 탐지기까지 동원해 뒤졌지만 다행히 몰카는 발견되지 않았다.

눈에 띄지 않는 곳 교묘하게 설치 중

업소 종업원 이모씨는 “젊은 연인들이 찾아오는 경우 종종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몰카 없죠’라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며 “실제 인터넷에 떠도는 모텔 몰카가 어느 업소라는 소문이 들릴 경우 그 업소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확 줄어 영업에 큰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러브호텔은 입구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까지 걸어놓은 곳도 있다.

이처럼 러브호텔가에서는 때 아닌 몰카 수색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워낙 교묘히 숨겨져 있어 몰카 탐지기의 도움 없이 찾아내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자체 개발한 몰카 탐지기를 이용해 서울 경기지역의 러브호텔 밀집지역에서 몰카를 찾아냈던 우주아이티의 관계자는 “일산의 한 업소에서 몰카 신호가 잡혀 주인에게 말하자 주인은 그럴 리가 없다고 부인했지만 신호가 잡힌 장소에 함께 가서 확인해 보자 화장대 거울과 탁자 사이의 조그만 틈새에 몰카가 끼여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몰카가 설치되어 있는 장소는 화재감지기, 액자, 커튼 사이 등 일반인들이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몰카 탐지기 생산업체 관계자는 “천장 등 상부에 설치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최근에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곳에 설치하는 곳도 많다”며 “TV 위의 시계, 침대의 장신구, 휴지통, 형광등 주위 등도 몰카가 숨겨져 있는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몰카의 성능이 첨단화됐을 뿐만 아니라 손톱 크기만 한 카메라까지 등장하는 등 갈수록 소형화되고 있어 찾아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보안업계에 따르면 최근 판매되고 있는 몰래카메라는 적외선 촬영이 가능해 불이 꺼졌다 할지라도 방안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고 장애물이 있어도 50m 밖에서 촬영장면을 수신할 수 있을 정도로 첨단화돼 있다.

러브호텔가에선 때 아닌 몰카 수색작전 펼쳐져
화장대 거울·화재감지기·탁자·액자·커튼 ‘주의’


이처럼 러브호텔가에서 누군가에 의해 촬영된 몰카는 주로 ‘○○여관 몰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을 통해 성인사이트에 무차별 유포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대 관계자는 “성인사이트들을 단속해 본 결과 러브호텔가에서 찍은 몰카들은 편당 보통 100∼300만원 사이에 거래된다”며 “화질이 좋고 상대 여성의 나이가 어릴수록 가격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손쉽게 돈을 벌기 위해 전문적으로 몰카를 찍어 성인사이트에 올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며 “연령층도 어려지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금품을 노린 몰카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 충북경찰청 기동수사대는 러브호텔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들의 불륜 현장을 촬영하고 금품을 뜯어내려던 최모씨 등 30대 2명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청원군의 모 여관에서 객실 TV 스피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뒤 투숙객 20여 쌍의 불륜 현장을 촬영해 금품을 요구했다. 또 촬영한 불륜 장면을 CD에 담아 가족들에게 알리고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뒤 돈 요구를 거절하는 사람들에게는 흉기로 협박까지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성인사이트 통해 무차별 유포돼

지난해 노량진 경찰서는 몰카를 이용해 자신이 직접 몰카의 주인공이 돼 돈을 벌려던 20대 우모씨를 구속했다. 우씨는 서초구 한 모텔에 투숙해 미리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윤락녀를 유인, 자신과 성관계를 갖는 장면을 몰래 찍은 뒤 비디오테이프를 인터넷 D포털사이트 카페에 자신의 전화번호와 함께 “자체 제작한 비디오테이프를 판매한다”는 광고를 올렸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몰카 공포는 비단 러브호텔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핸드폰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이를 이용한 몰카족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핸드폰으로 찍은 몰카는 성인사이트의 콘텐츠로까지 등장했다. 찜질방, 목욕탕, 화장실, 수영장 등의 공공장소에서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이 몰카로 둔갑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것.

카메라폰의 사생활 침해 문제가 대두되자 정통부는 지난해 카메라폰의 오·남용에 따른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해 카메라폰 촬영 시 촬영음이 강제적으로 발생되도록 하는 등 규제방안을 발표했다.

모든 카메라폰 촬영시 반드시 65db 이상의 촬영음(벨소리 중 가장 큰소리)을 내야하고 진동 모드에서도 이를 강제적으로 해제할 수 없도록 제작해야 한다는 조항을 만들었으나 무용지물이다. 몰카가 기승을 부리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곳이 보안업계다. 특히 몰카 탐지기를 개발 출시한 업체들은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몰카 탐지기로 특수맞은 보안업계


최근 몰카 전용 탐지기 ‘몰카비전’을 개발해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우주아이티 관계자는 “몰카 탐지기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며 “작동법도 쉬워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가 개발한 ‘몰카비전’은 반경 50m 이내에 설치된 몰카의 작동 주파수대를 검색해 포착한 뒤 2.5인치 LCD창을 통해 화면으로 보여주는 첨단 몰카 탐지기다. 그러나 몰카에 찍힌 장면이 그대로 화면을 통해 중계되기 때문에 자칫 악용될 소지도 있다.

회사 관계자는 “몰카 추방을 목적으로 몰카비전을 개발했는데 성능이 너무 좋아 일부 사람들이 기계를 역으로 악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회사 측은 신분확인 작업까지 거치며 기계를 판매하고 있다. 플래닛82가 출시한 ‘몰카노’도 주문량이 늘고 있다. ‘몰카노’는 탐지 버튼을 누르면 반경 0.5∼3m 이내에 위치한 몰래카메라와 도청장치를 찾아내고 경고음과 감지 램프에 불이 들어온다.

휴대전화기 3분의 1 크기라 휴대가 쉬운 것이 장점이다. 한편 관련업계는 몰카의 징후들로 불을 끈 뒤 붉은색 빛이 보일 경우, TV 화면에 가로 줄이 생기는 등 전파간섭현상이 있는 경우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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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