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프로아가씨들의 수입과 지출 세계<들춰보기>

연봉은 2억 이상… “쓰는 재미에 밤일한다”

룸살롱 중에서도 ‘최고의 수질’을 자랑한다는 텐프로에는 연예인 빰칠 정도의 미인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화류계에서 제일 예쁘다는 말을 듣는 그녀들이기에 자존심도 하늘을 찌른다. 그녀들의 수입 역시 일반인들은 감히 범접을 하지 못할 정도다. 월급제의 경우 최소 1000만원에서 많을 경우는 2000만원까지 받는다. 1년이면 2억4000만원이란 엄청난 돈을 벌게 된다.

물론 이런 경우는 텐프로 중에서도 ‘특 에이스급’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분명 가능한 금액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그녀들의 수입과 지출은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 일반인들은 알기 힘든 그녀들만의 은밀한 수입과 지출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자존심’ 강한 텐프로 아가씨들, 연봉 2억 이상 고액 다수
수입은 외모와 ‘지명 남자 손님’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

사실 나가요 아가씨들의 수입은 적은 경우라도 최소 월 500만원 이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일반인들의 생각으로는 그녀들이 돈을 금방 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번 만큼 나간다’고는 하지만 조금만 지출을 줄이면 금세 돈을 모아 그곳 생활에서 탈출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게 보이기 때문이다.

최대 월급 2천만원

그러나 실제 그녀들은 ‘돈을 쓰는 재미’에 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스스로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하는 생계형 여성들도 있지만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위해 지출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서울 강남의 한 북창동 룸살롱에서 일하는 나가요 아가씨는 “사실 지금의 지출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 줄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 생활을 하다보면 그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이어 “다이어트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이어트 하는 방법 정도야 모르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 아닌가. 지출을 줄이는 방법도 알고는 있지만 실천을 못하는 것이 문제다”라고 털어놨다.

그런데 소위 텐프로에서 에이스급으로 일하는 여성들은 일반 룸살롱 나가요들보다 더욱 많은 돈을 벌게 된다. 일부는 자신이 손님을 보는 횟수만큼 돈을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월급제로 받는 경우도 많다. 이는 특히 아가씨들에게 다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수입은 대개 그녀들의 외모와 ‘지명 남자 손님’이 어느 정도 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하지만 대개 텐프로라고 하면 1000만원 정도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 다음이 1500만원, 아주 특별할 경우에는 2000만원까지 지급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업소 측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금액이 아닐 수 없다. 10명의 아가씨만 데리고 있고 그중에서 특에이스급이 한두 명 정도만 있다고 해도 한 달에 지출되어야 하는 월급만 1억원이 넘어선다.

하지만 손님만 많이 있어준다면 업소 측에서도 불리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어쨌든 손님이 많아도 아가씨들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동일하기 때문에 업소의 수입을 더욱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곤 한다. 반면 손님 측에선 약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일례로 업소에 손님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신들이 그녀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결국 때로 아가씨들은 한 번에 5개의 방을 왕복하면서 손님들을 맞아야 하고 그러다 보면 손님의 이름이나 대화가 헷갈리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발생하기도 한다.

미용실+주거비만 월 4백만원 ‘일반인 엄두 못내’ 
‘간지 나는 외모’ 유지 위해 명품 옷 투자 가장 많아


물론 일반적인 손님의 입장에서라면 이런 것에 화를 많이 내겠지만 어쨌든 ‘에이스’란 이름으로 그 모든 것이 다 용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1500만원을 기준으로 과연 그녀들은 어떻게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일까. 나가요들에게 뺄 수 없는 돈이 바로 미용실에서 쓰는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은 대부분의 아가씨들이 ‘투자비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외모가 경쟁력인 그녀들에게는 ‘꾸미는 것이 남는 것’이 된다.

그러나 매일 매일 미용실을 간다고 매일 매일 돈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200만원선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목돈으로 계산을 하게 된다. 일반인들에게 200만원이면 한 달 생활비가 넘는다. 일단 여기에서부터 나가요 아가씨들과 일반인들의 지출 격차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주거비용에도 적지 않게 들어간다. 흔히 화류계 은어로 ‘선수촌’이라고 하는 서울 강남, 논현동 일대에는 나가요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적인 풀옵션 방들이 있다.

보증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당히 싼 편이지만 월세 비용은 적은 것이 100만원, 많으면 15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몸만 들어가도 될 정도로 거의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고 특히 인테리어 역시 매우 고급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전기세, 수도세, 관리비 등도 별도로 내야 하니 집에만 들어가는 돈만 200만 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단 미용실과 집에만 지불하는 돈이 400만원이니 벌써부터 고수익 연봉자의 월급에 근접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식대는 어떨까. 하지만 의외로 나가요들의 경우 식비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워낙 불규칙한 생활을 하다 보니 그때그때 배가 고플 때나 먹지 별도로 시간을 정해놓고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없다. 특히 매일 밤 술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다음 날 밥맛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주말 같은 시간에 한꺼번에 몰아서 외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지만 이렇게 불규칙적으로 먹는다고 해도 최소 100만원 정도는 잡아야 한다. 일이 끝난 뒤에 소주 한잔 걸치는 유흥비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용실 비용 월 결산 대부분 200만원선


업소로 출근하는 것에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녀들은 일반 택시를 타지도 않는다. 자신들이 정해놓은 특정 콜택시를 불러서 가게 되면 이 역시 월정액으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략 80만원 정도가 평균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출근할 때 데리러 오고 퇴근할 때 집으로 데려다 준다. 담배를 사오거나 하는 등의 사소한 심부름은 ‘덤’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녀들을 부담스럽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명품과 옷들이다. 일단 텐프로면 텐프로답게 ‘간지 나는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옷은 싼 것이 50만원, 비싸면 200만원짜리도 있으니 한 달에 두 번만 구입한다고 해도 200만원이 넘게 든다. 물론 유흥가에는 이런 아가씨들은 대상으로 옷을 대여해주는 렌탈업체도 있다.

하지만 이는 초보자들일 경우에나 이용하지 어느 정도 경력도 되고 나름 에이스라는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은 ‘내 것이 아니다’는 이유만으로 렌탈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그녀들은 휴대폰 비용을 비롯해 집에다 보내는 돈 등을 지출해야 한다.

‘돈 쓰는 것도 중독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하고 한 달에 남는 돈은 얼마 정도일까. 대부분의 나가요들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를 벌어봐야 고작 남는 것은 200~300만원선이라고 고백한다. 많은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결국에 나가는 돈이 많다면 생활은 화려해도 남는 것은 없다는 얘기다. 강남 텐프로에서 일한다는 김유진(23·가명)양은 “나가요 아가씨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의 본질에 대해 알려면 그녀들이 하는 저축 액수를 보면 된다.

한 달에 저축을 많이 하는 아가씨들이 아마 200~300만원 수준일 것이다. 벌어들이는 돈은 한 달에 1000만원이 넘지만 결국에는 다 쓰고 그 정도만 저축을 해도 다행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김양은 이어 “한 달에 100만원을 저축하지 못하는 아가씨들도 수두룩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할 바에야 ‘그럼 수입도 적지만 지출도 적은 일반적인 생활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그 소비행태에 중독이 되면 결코 쉽게 바꿀 수 없는 게 나가요들의 지출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라고 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물론 나가요들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10억원대의 아파트를 산 후 화려하게 화류계는 떠났다느니, 혹은 명동 어느 곳에 몇 억의 보증금을 주고 자기만의 가게를 얻었다든지 하는 ‘성공 스토리’들이 있게 마련이다. 물론 대부분의 나가요들이 갖는 꿈도 비슷하다. 그것이 어떤 시나리오든 중요한 것은 ‘돈을 벌어 이곳을 떠나는 것’이 유일한 꿈이다. 그러나 ‘전설은 전설일 뿐’이라고 말하는 아가씨들이 많다.

정말 독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나가요 생활이 끝난 뒤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정말 그녀들의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김양은 “돈을 쓰는 것도 중독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한번 그 맛을 들이게 되면 결코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 돈 쓰는 중독이다”라고 강변했다.

“화려하게 살아도 남는 것은 한숨 뿐”

그녀는 이어 “사실 나도 그 전까지는 마약이나 술, 담배에만 중독이 되는 줄 알았지 돈 쓰는 것이 중독이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많은 아가씨들이 그렇게 힘들게 술을 먹으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도 월급을 받으면 또다시 마음껏 돈을 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붉은 꽃도 열흘이 지나면 온데간데없이 그 화려함이 없어지듯이 현재 그녀들이 아무리 화려하게 산다고 할지라도 결국 그 세월들이 지나가면 남는 것이라곤 ‘한숨’밖에 없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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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건진법사 ‘5000만원 관봉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5000만원 관봉권’ 출처를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검찰은 대통령실 특활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씨는 그저 ‘기도비’라고 진술 중이다. 검찰이 김건희씨까지 수사 대상에 올린 점을 보면 전씨의 진술은 허위일 가능성이 크다. 전씨가 전방위 로비를 벌인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김씨의 소환조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일가를 향한 수사는 그간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로비 사건은 중앙지검이 아닌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포문을 열었다. 전씨는 통일교와 캄보디아 사업 및 정·재계를 가리지 않고 돈을 받았다. 윤석열 일가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다. 수상한 증거들 남부지검은 전씨를 수사하기 이전에 한 가상자산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최근 정식 부서로 신설된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해 7월 ‘퀸비코인(QBZ)’ 관계자 이모씨 외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사업 진행 능력이 없음에도 허위 자료를 제출해 스캠 코인을 상장했다. 1만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가로챈 금액은 300억원에 육박한다. 남부지검은 수사 과정서 퀸비코인 관계자 이씨가 2018년 1월 자유한국당 경북 영천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정모씨를 전씨와 연결한 정황 및, 이들 간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당시 정씨는 전씨 법당을 찾아 1억원을 건넸다. 이 사실을 파악한 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전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그의 법당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두 달여 전에는 경기 성남의 카카오 판교 서버를 압수수색해 전씨의 카카오톡 기록까지 확보했다. 전씨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캠프 네트워크본부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그의 처남으로 알려진 ‘찰리’ 김모씨도 전씨와 같이 활동했다. 전씨는 김건희씨가 운영하던 전시기획회사 코바나컨텐츠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씨의 딸도 잠깐이지만 코바나컨텐츠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남부지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과 김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로비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실제 전씨가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피의자들이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했다”고 적시됐다. 청탁 사유로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담겼다. 이 압수수색은 전씨를 통해 통일교 세계본부장 출신이자 2인자였던 윤모씨가 수천만원 상당의 그라프(Graff)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천수삼 농축차 등을 김씨에게 전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 남부지검은 윤씨가 지난 2022년 7월 전씨에게 ‘김 여사가 물건(천수삼) 잘 받았다더라, 건강이 좋아지셨다고 한다’고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찍혔는데…통상 정부 예산 활용 금융권 “개인이 갖고 있을 수 없다” 일축 검찰이 지난 3일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김씨에 대한 소환조사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남부지검 수사팀 내부에서는 김씨를 대선 직전에 소환조사해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목걸이와 명품백을 잃어버렸다. (김 여사가 잘 받았다는 문자는) 거짓 문자”라고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씨 측도 “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검찰은 윤씨가 전씨에게 윤석열정부의 캄보디아 ODA 사업 추진을 청탁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검찰은 윤씨가 “윤 전 대통령과 독대했고 국가 단위 ODA 연대 프로젝트에 동의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지난 2022년 3월 윤씨가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전 대통령과 김씨를 인수위서 만난 뒤 캄보디아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통일교는 같은 해 메콩강 핵심 부지에 ‘아시아태평양유니언 본부’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윤씨는 훈센(Hun Sen) 당시 캄보디아 총리와도 이 사업을 논의했지만 자금난으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윤씨는 2022년 5월 한 통일교 행사에서 “3월 22일 대통령을 만나 1시간 독대를 하면서 이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고 암묵적 동의를 구한 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ODA는 비영리기구(NGO)가 펀딩 가능하고 국가가 지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이 직후인 2022년 6월 기획재정부가 제4차 한-캄보디아 ODA 통합 정책협의서 대(對)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액을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늘리는 기본 약정을 체결한 점을 주목했다. 한도액이 늘면 중기후보사업 승인 절차가 간소화돼 ODA 사업 수주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김씨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6000만원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와 관련해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이 불거지자, 윤씨는 전씨에게 “김 여사에게 빌리지 말고 하고 다니라”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넸다. 검찰은 지금까지 김씨 명의 휴대전화 3대를 확보했다. 이 중 1대는 김씨가 지난달 11일 서울 한남동 관저서 나오면서 보안 비화폰(안보폰)을 반납한 뒤 개통한 휴대전화다. 나머지 2대는 옛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로, 사실상 공기계로 알려졌다. 자택 압색 그 이후… 검찰은 100여개에 달하는 압수 대상에 윤씨 선물 명목으로 전씨에게 제공했다는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인삼주 등도 적시했지만 확보하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윤씨의 청탁이 성사됐거나 윤씨와의 직무 관련성 등이 입증된다면 김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카톡 기록과 전달됐거나 전달되려 했던 물품들은 이미 수사팀이 확보했으니 김씨가 대면 조사를 피하긴 힘들다”며 “남부지검서도 성역 없이 수사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행법상 공직자의 배우자를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으니 직무 관련성 입증이 관건”이라며 “입증만 된다면 알선수재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건 전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전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5만원권 3300매(1억6500만원)를 확보했는데, 이 중 5000만원은 비닐 포장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였다. 검찰은 전씨에게 이 관봉권의 출처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관봉권은 ‘제조권’과 ‘사용권’ 두 종류로 나뉜다. 제조권은 한국조폐공사에서 한은이 받아온 신권으로 돈다발에 십자 형태의 띠를 두르고 비닐로 싸 압축한 형태다. 사용권은 한은이 시중은행서 회수한 돈을 검수해 낡은 돈은 폐기하고 사용하기 적합한 돈만 골라낸 것이다. 발견된 돈다발 김씨와 전씨 사건서 등장하는 관봉권은 모두 사용권이다. 전씨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 돈다발은 한은이 적힌 비닐로 포장돼있었고, 비닐엔 기기 번호와 담당·책임자 일련번호도 적혀 있었다. 그러나 김씨 측이 옷값을 치를 때 썼던 관봉권은 비닐 없이 띠지만 둘러져 있는 돈다발 형태였다. 관봉권은 국가 예산으로 편성되는 대통령실(청와대)과 검찰,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의 수사나 조사에 필요한 특수활동비로 쓰이기도 한다. 과거 정부에서는 이 특활비가 로비 자금으로 악용됐다. 한은은 전국에 16개 지역 본부를 두고 금융기관에 관봉권을 보낸다. 서울엔 남대문 본점 및 강남본부 등 두 곳이 있다. 이 중 강남본부가 대통령실과 사정기관 등에 예산 조달을 담당해 왔다. 다만 민간인의 집에서 관봉권이 발견될 수 없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대개 일반 정부 예산은 관봉권 형태가 아닌 계좌이체 등을 통해 전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천만원 상당의 관봉권이 묶인 채로 남아 있는 건 영수증 내역도 남지 않는 특활비”라며 “통상 정보와 사정기관이 ‘돈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찰도 전씨의 자택서 발견된 5000만원 관봉권이 강남본부서 나왔다고 보고 있다. 이 관봉권에는 ‘2022년 5월13일’이라는 날짜가 기재돼있다. 윤 전 대통령 취임일 사흘 뒤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주로 돈은 ‘기도비’ 명목으로 받아왔지만 관봉권은 정확하게 누구에게 받은 돈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은 방문 이후 전씨의 집에서 발견된 관봉권에 적힌 ▲기기번호 ▲담당자 ▲책임자 ▲발권국 항목 등의 의미를 확인했다. 기기번호의 뜻은 정사기(검수기) 기기번호와 기기호수를 뜻하고, 발권국 정보에는 정사 업무를 담당하는 발권국 화폐관리1팀을 의미하는 숫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MB 때 국정원 ‘입막음·로비’ 용도로 사용 검·정보 “이번엔 아니다”…남은 건 용산 포장지에 적힌 ‘2022년 5월13일 오후 2시5분59초’는 한은이 검수를 마친 시각이라고 한다. 다만, 한은은 개별 사용권이 어느 시점에 어느 금융기관으로 지급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금융기관서 화폐를 요청하는 경우 ▲지급한 금융기관명 ▲지급일자 ▲권종 ▲금액 등만 기록할 뿐, 어떤 사용권 묶음을 제공했는지는 별도 기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관봉권이 지난 대선 기간 전씨가 운영했던 윤 전 대통령 선거캠프 운영비일 수 있다고 보고 금융 흐름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올해 초 당시 네트워크 본부장으로 있던 오을섭씨를 소환조사하면서 양재동 캠프의 운영비 출처를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관봉권 출처가 불분명한 만큼 특활비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풍부한 한 변호사는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한은 뭉칫돈은 대부분 특활비”라며 “특활비라면 한은 검수 이후 수천만원 상당의 돈이 필요한 곳은 보통 사정기관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예산은 뭉칫돈으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사정기관 담당자들을 불러 확인해봐야 하는데 정보기관에서는 특활비 활용 자체가 보안으로 분류돼 확인도 어려울 것이다. 출처 규명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국정원 특활비’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앞서 이명박정부 청와대는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바 있다. 지난 2011년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폭로했는데, 당시 국정원은 관봉 형태의 특활비 5000만원을 장 전 주무관에 ‘입막음비’로 전달했다. 이 같은 내용은 검찰 수사와 공판 등을 통해 청와대서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장 전 주무관에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분명한 출처 어디?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과거 국정원 특활비와 흡사해 보이지만 2022년 이후의 특활비 활용이나 대통령실을 통해 쓰인 ‘국정원 특활비’ 등에 대해서 들여다봤을 때 불법적이거나 위법하게 쓰인 사실이 없다. 한 개인에게 갈 일은 더더욱 없다”고 못 박았다. 검찰 관계자도 “남부지검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검찰 특활비는 아니다. 남부지검 수사팀도 검찰과는 상관없는 관봉권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