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프로아가씨들의 수입과 지출 세계<들춰보기>

연봉은 2억 이상… “쓰는 재미에 밤일한다”

룸살롱 중에서도 ‘최고의 수질’을 자랑한다는 텐프로에는 연예인 빰칠 정도의 미인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화류계에서 제일 예쁘다는 말을 듣는 그녀들이기에 자존심도 하늘을 찌른다. 그녀들의 수입 역시 일반인들은 감히 범접을 하지 못할 정도다. 월급제의 경우 최소 1000만원에서 많을 경우는 2000만원까지 받는다. 1년이면 2억4000만원이란 엄청난 돈을 벌게 된다.

물론 이런 경우는 텐프로 중에서도 ‘특 에이스급’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분명 가능한 금액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그녀들의 수입과 지출은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 일반인들은 알기 힘든 그녀들만의 은밀한 수입과 지출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자존심’ 강한 텐프로 아가씨들, 연봉 2억 이상 고액 다수
수입은 외모와 ‘지명 남자 손님’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

사실 나가요 아가씨들의 수입은 적은 경우라도 최소 월 500만원 이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일반인들의 생각으로는 그녀들이 돈을 금방 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번 만큼 나간다’고는 하지만 조금만 지출을 줄이면 금세 돈을 모아 그곳 생활에서 탈출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게 보이기 때문이다.

최대 월급 2천만원

그러나 실제 그녀들은 ‘돈을 쓰는 재미’에 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스스로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하는 생계형 여성들도 있지만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위해 지출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서울 강남의 한 북창동 룸살롱에서 일하는 나가요 아가씨는 “사실 지금의 지출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 줄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 생활을 하다보면 그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이어 “다이어트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이어트 하는 방법 정도야 모르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 아닌가. 지출을 줄이는 방법도 알고는 있지만 실천을 못하는 것이 문제다”라고 털어놨다.

그런데 소위 텐프로에서 에이스급으로 일하는 여성들은 일반 룸살롱 나가요들보다 더욱 많은 돈을 벌게 된다. 일부는 자신이 손님을 보는 횟수만큼 돈을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월급제로 받는 경우도 많다. 이는 특히 아가씨들에게 다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수입은 대개 그녀들의 외모와 ‘지명 남자 손님’이 어느 정도 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하지만 대개 텐프로라고 하면 1000만원 정도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 다음이 1500만원, 아주 특별할 경우에는 2000만원까지 지급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업소 측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금액이 아닐 수 없다. 10명의 아가씨만 데리고 있고 그중에서 특에이스급이 한두 명 정도만 있다고 해도 한 달에 지출되어야 하는 월급만 1억원이 넘어선다.

하지만 손님만 많이 있어준다면 업소 측에서도 불리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어쨌든 손님이 많아도 아가씨들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동일하기 때문에 업소의 수입을 더욱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곤 한다. 반면 손님 측에선 약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일례로 업소에 손님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신들이 그녀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결국 때로 아가씨들은 한 번에 5개의 방을 왕복하면서 손님들을 맞아야 하고 그러다 보면 손님의 이름이나 대화가 헷갈리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발생하기도 한다.

미용실+주거비만 월 4백만원 ‘일반인 엄두 못내’ 
‘간지 나는 외모’ 유지 위해 명품 옷 투자 가장 많아


물론 일반적인 손님의 입장에서라면 이런 것에 화를 많이 내겠지만 어쨌든 ‘에이스’란 이름으로 그 모든 것이 다 용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1500만원을 기준으로 과연 그녀들은 어떻게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일까. 나가요들에게 뺄 수 없는 돈이 바로 미용실에서 쓰는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부분은 대부분의 아가씨들이 ‘투자비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낌없이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외모가 경쟁력인 그녀들에게는 ‘꾸미는 것이 남는 것’이 된다.

그러나 매일 매일 미용실을 간다고 매일 매일 돈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200만원선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목돈으로 계산을 하게 된다. 일반인들에게 200만원이면 한 달 생활비가 넘는다. 일단 여기에서부터 나가요 아가씨들과 일반인들의 지출 격차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주거비용에도 적지 않게 들어간다. 흔히 화류계 은어로 ‘선수촌’이라고 하는 서울 강남, 논현동 일대에는 나가요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적인 풀옵션 방들이 있다.

보증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당히 싼 편이지만 월세 비용은 적은 것이 100만원, 많으면 15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몸만 들어가도 될 정도로 거의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고 특히 인테리어 역시 매우 고급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전기세, 수도세, 관리비 등도 별도로 내야 하니 집에만 들어가는 돈만 200만 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단 미용실과 집에만 지불하는 돈이 400만원이니 벌써부터 고수익 연봉자의 월급에 근접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식대는 어떨까. 하지만 의외로 나가요들의 경우 식비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워낙 불규칙한 생활을 하다 보니 그때그때 배가 고플 때나 먹지 별도로 시간을 정해놓고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없다. 특히 매일 밤 술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다음 날 밥맛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주말 같은 시간에 한꺼번에 몰아서 외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지만 이렇게 불규칙적으로 먹는다고 해도 최소 100만원 정도는 잡아야 한다. 일이 끝난 뒤에 소주 한잔 걸치는 유흥비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용실 비용 월 결산 대부분 200만원선


업소로 출근하는 것에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녀들은 일반 택시를 타지도 않는다. 자신들이 정해놓은 특정 콜택시를 불러서 가게 되면 이 역시 월정액으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략 80만원 정도가 평균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출근할 때 데리러 오고 퇴근할 때 집으로 데려다 준다. 담배를 사오거나 하는 등의 사소한 심부름은 ‘덤’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녀들을 부담스럽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명품과 옷들이다. 일단 텐프로면 텐프로답게 ‘간지 나는 외모’를 유지하기 위해선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옷은 싼 것이 50만원, 비싸면 200만원짜리도 있으니 한 달에 두 번만 구입한다고 해도 200만원이 넘게 든다. 물론 유흥가에는 이런 아가씨들은 대상으로 옷을 대여해주는 렌탈업체도 있다.

하지만 이는 초보자들일 경우에나 이용하지 어느 정도 경력도 되고 나름 에이스라는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은 ‘내 것이 아니다’는 이유만으로 렌탈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그녀들은 휴대폰 비용을 비롯해 집에다 보내는 돈 등을 지출해야 한다.

‘돈 쓰는 것도 중독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하고 한 달에 남는 돈은 얼마 정도일까. 대부분의 나가요들은 한 달에 1500만원 정도를 벌어봐야 고작 남는 것은 200~300만원선이라고 고백한다. 많은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결국에 나가는 돈이 많다면 생활은 화려해도 남는 것은 없다는 얘기다. 강남 텐프로에서 일한다는 김유진(23·가명)양은 “나가요 아가씨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의 본질에 대해 알려면 그녀들이 하는 저축 액수를 보면 된다.

한 달에 저축을 많이 하는 아가씨들이 아마 200~300만원 수준일 것이다. 벌어들이는 돈은 한 달에 1000만원이 넘지만 결국에는 다 쓰고 그 정도만 저축을 해도 다행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김양은 이어 “한 달에 100만원을 저축하지 못하는 아가씨들도 수두룩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할 바에야 ‘그럼 수입도 적지만 지출도 적은 일반적인 생활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그 소비행태에 중독이 되면 결코 쉽게 바꿀 수 없는 게 나가요들의 지출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라고 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물론 나가요들 사이에서도 ‘전설적인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10억원대의 아파트를 산 후 화려하게 화류계는 떠났다느니, 혹은 명동 어느 곳에 몇 억의 보증금을 주고 자기만의 가게를 얻었다든지 하는 ‘성공 스토리’들이 있게 마련이다. 물론 대부분의 나가요들이 갖는 꿈도 비슷하다. 그것이 어떤 시나리오든 중요한 것은 ‘돈을 벌어 이곳을 떠나는 것’이 유일한 꿈이다. 그러나 ‘전설은 전설일 뿐’이라고 말하는 아가씨들이 많다.

정말 독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나가요 생활이 끝난 뒤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정말 그녀들의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김양은 “돈을 쓰는 것도 중독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한번 그 맛을 들이게 되면 결코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 돈 쓰는 중독이다”라고 강변했다.

“화려하게 살아도 남는 것은 한숨 뿐”

그녀는 이어 “사실 나도 그 전까지는 마약이나 술, 담배에만 중독이 되는 줄 알았지 돈 쓰는 것이 중독이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많은 아가씨들이 그렇게 힘들게 술을 먹으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도 월급을 받으면 또다시 마음껏 돈을 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붉은 꽃도 열흘이 지나면 온데간데없이 그 화려함이 없어지듯이 현재 그녀들이 아무리 화려하게 산다고 할지라도 결국 그 세월들이 지나가면 남는 것이라곤 ‘한숨’밖에 없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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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