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설 나도는 '안철수신당 리스트' 총정리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11 11: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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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선 '민주호' 버리고 출항 앞둔 '철수호'로 우르르?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이 연이은 재보선 참패의 수렁에 빠지면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대안세력을 찾는 야권 지지층들의 관심이 이른바 '안철수신당'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최근 신당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며 이달 말까지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야권의 권력 축을 뒤흔들 안철수신당에는 어떤 인사들이 참여하게 될까?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요즘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안철수신당에 참여할 것인가?'이다. 이른바 안철수신당(이하 신당)의 출범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현재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신당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이미 각 지역 실행위원들에게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서두르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 연패
어부지리 안철수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광역단체장들의 경우는 2월 초부터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안 의원으로서도 더 이상 창당을 미룰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격 후보등록은 내년 5월15일과 16일 이틀 동안으로 아직 여유가 있지만 너무 선거일에 임박해 후보를 내보낼 경우 준비되지 않은 '급조 후보'라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신당행이 유력한 인사들의 이름이 쉴 새 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엔 민주당의 연이은 재보선 패배도 톡톡히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이후 치러진 두 차례 재보선에서 모두 참패했다.


그러자 정치권에서는 '더 이상 민주당으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상태다. 비록 지난 4월과 10월 재보선 모두 새누리당 강세지역에서 선거가 치러져 선거 패배 그 자체만으로 민주당의 위기를 논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힘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패배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 대한 차가운 민심이 반영된 선거였다는 분석이다.

자연스럽게 새누리당을 견제할 대안세력을 찾는 야권 지지층의 관심은 태동을 앞둔 신당으로 쏠리고 있고, 이 같은 분위기는 유력 정치인들의 신당행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시·도지사 및 기초의회 의원들의 신당행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제1야당' 연이은 참패에 뜨는 안철수
민주당, 안철수신당 경계령 내부단속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신당 바람이 거센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광주시당의 경우는 신당행을 검토하는 당원을 징계하는 방침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구체적인 해당행위가 접수되면 시당 윤리위를 소집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징계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모 기초의회 의원의 경우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들에게까지 은밀하게 신당으로 이적할 것을 권유하다 당에 발각되기도 했다"며 "이런 사례가 생각보다 꽤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선 신당행 가능성이 점쳐지는 인사들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정치권에서는 호남의 현직 단체장 중 상당수가 신당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당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현재는 관망하고 있지만 아직 출범하지도 않은 신당에 민주당의 지지율이 밀리자 조금씩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광주시장 선거의 경우 지난 9월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백리서치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 강운태 광주시장이 신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윤장현 아이안과 원장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무명에 가까운 윤 원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강 시장과 오차범위의 접전을 벌인 것은 신당의 저력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다.


민주당 버리고
안철수 손잡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강 시장이 신당행을 물밑에서 타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강 시장은 올해 들어 두 차례나 안 의원의 핵심측근인 시골의사 박경철씨를 초청한 특강을 실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외에도 호남지역에선 지난 대선과정 안 의원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비롯해 정의당을 탈당한 무소속 강동원(전북 남원) 의원과 박주선(광주 동구) 의원 등이 신당행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지사 후보로 안 의원이 어떤 인물을 영입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모 지역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신당의 삼자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신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현재 안 의원이 야권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어 안 의원 측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으면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간접적 연대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신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신당 경기지사 후보로는 민주당 손학규 고문이나 손 고문의 최측근인 정장선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신당행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두 사람과 안 의원의 연대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선 이후 독일에서 생활하던 손 고문은 지난 9월말 재보선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점에 귀국했다. 자연스럽게 재보선 출마설이 나왔지만 손 고문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삼고초려에도 불구하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신당행 가능성이 점쳐지기 시작했다.

당초 민주당은 손 고문 재보선 출마카드를 손 고문의 신당행을 막고 손 고문도 재기의 발판을 다지는 윈윈전략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10월 재보선에서 수도권 출마 가능지역이 하필 민주당이 열세인 데다 새누리당의 거물 서청원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화성갑 지역이라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지만 일각에선 민주당 지도부가 손 고문에게 사실상 승리가능성이 희박한 화성갑 출마를 강요하면서 손 고문이 민주당에 더욱 섭섭함을 느끼게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것이 사실상 신당행 결심을 굳히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과 손 고문은 작년 대선 때 비밀회동에서 친노세력이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실망스런 모습들에 대해 비판하며 공감대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안 의원 측은 손 고문을 시작으로 현재 친노가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에 불만을 가진 비노계 인사들을 영입하는데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민주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낸데다 과거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철새 이미지로 고생한 바 있는 손 고문이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에 합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현실적 어려움
극복할 수 있나?

현재 신당 인재영입과 관련,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 김성식 전 의원으로 평가되면서 김 전 의원과 관련된 인물들도 신당행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으로 활약했던 김 전 의원은 현재 신당의 인재영입 업무를 맡고 있다.

김 전 의원이 과거 한나라당 친이계 출신인 점을 감안한 탓인지 신당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들 또한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친이계나 탈박계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이 몸담고 있는 '6인 모임'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6인 모임은 민주당 김영춘, 김부겸, 정장선 전 의원과 새누리당 홍정욱 전 의원,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성식, 정태근 전 의원 등이 지난해 4월 총선 후 만든 모임이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당시 김 전 의원이 안철수캠프에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6인 모임 멤버들과 접한 안 의원은 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지원과 조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6인 모임 멤버 중 일부나 대다수가 신당행으로 가닥을 잡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 인사도 꿈틀, 민주당 시대 끝? 
"찻잔 속 태풍 될 수도" 여전한 우려

가장 최근에는 한때 박근혜정부의 황태자로 불렸으나 항명사태로 새누리당 내에서 소위 '왕따'를 당하고 있는 진영 전 복지부장관이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재오 의원과 함께 신당으로 갈 수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이달 중순 출범을 앞두고 있는 '평화민주국민동행'과 신당과의 관계설정도 주목할 만하다. 평화민주국민동행은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원로인 김덕룡, 권노갑 전 의원 등이 주축이 된 정치모임이다. 이 모임은 중도세력 정치인과 시민사회 원로, 청년진영 등이 참여하며 기존의 양당 구조를 뛰어넘는 제3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무척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일단 원로들과의 연대가 '새정치' 의미를 퇴색시킬 수도 있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원로들의 조언이 신생정당이 겪을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원로 참여?
의외의 인맥도

안 의원이 IT벤처 기업인 출신인 만큼 그의 IT 인맥도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안 의원의 후원자 역할을 해온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현 소풍 대표)나,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변대규 휴맥스 대표 등이 안 의원의 가장 든든한 IT 인맥들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현재 안 의원의 정책네트워크인 '내일'에 직간접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이 적극적으로 요청한다면 이들이 신당에 대거 합류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의 경우 비록 정치경험은 없지만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큰 파급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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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신흥시장 라오스는 지금···

범죄 신흥시장 라오스는 지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라오스가 동남아의 마지막 프런티어이자 신흥 투자처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국제 범죄자들의 주요 거점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수력발전과 광물, 인프라 개발을 앞세운 투자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하는 반면, 불법 콜센터를 중심으로 한 사이버 범죄 산업도 동시에 팽창하기 때문이다. 합법과 불법, 투자와 범죄가 교차하는 이 구조는 라오스를 단순한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국제 금융·사이버 범죄의 회색지대로 바라보게 만든다. 최근까지 라오스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과거 한국이나 중국에서 인식해 온 단순 전화 사기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대거 이동 범죄 온상 라오스 스스로도 더 이상 ‘내륙 봉쇄국’이 아니라 ‘육상 연결국’을 자임하며 철도와 도로, 에너지, 도시 인프라를 국가 도약의 기반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밝은 전면 뒤에는 국제 범죄도시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함께 드리워지고 있다. 투자시장과 범죄 산업이 동시에 팽창하는 이중 구조다. 라오스에서 발생하는 보이스피싱과 온라인 투자사기는 전화와 메신저, SNS를 결합한 다층적 구조가 정착됐다. 가짜 투자 플랫폼과 암호화폐, 외환(FX) 거래를 미끼로 한 고도화된 금융사기가 핵심 수법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범죄는 국경 지대와 특별경제구역을 거점으로 운영된다. 미얀마·태국과 맞닿은 북부지역 경제특구 일대는 외국 자본과 외국 인력이 밀집한 구조를 악용하기 쉬운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겉으로는 카지노나 리조트, 개발사업사무소로 위장하지만, 내부에서는 각국 언어를 담당하는 인력이 분업 형태로 사기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발송한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내 대규모 범죄조직들이 현지 단속을 피해 라오스 등 인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정황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지난 10월19일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라오스에 체류 중인 한국인 민간봉사단체 관계자는 국제 통화에서 “라오스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라오스 이동 가능성을 물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교민사회에서는 태국발 마약 범죄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캄보디아발 범죄조직까지 유입되면 감당이 어렵다며, 한국 정부가 후임 대사를 조속히 임명하고 경찰·영사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범죄들이 ‘라오스 현지 범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피해자는 한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동남아 전역, 유럽과 북미까지 확산돼있다. 라오스는 범죄가 실행되는 물리적 공간일 뿐, 자금은 국제 금융망과 가상자산을 통해 순식간에 국경을 넘는다. 캄 ‘프린스그룹’ 라 ‘킹스 로만스’ 해외투자 뒤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보이스피싱 조직은 가짜 투자 수익 인증 화면과 조작된 거래 내역을 제시해 신뢰를 쌓고, 일정 금액 이상이 입금되면 추가 투자나 긴급 송금을 요구한 뒤 출금을 차단하는 전형적인 수법을 반복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실제 존재하는 라오스 광산 개발, 에너지 프로젝트, 부동산 사업을 사기 시나리오에 끼워 넣어 ‘현지 실물 투자’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범죄 구조가 인신매매와 강제노동과 결합돼있다는 점이다. 고수익 IT·마케팅 일자리를 제안받고 라오스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여권을 압수당한 채 콜센터에 감금돼 사기를 강요받는 사례가 국제 언론과 인권단체 보고서를 통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폭행과 협박이 뒤따르고, 탈출을 시도하면 몸값을 요구받는 구조도 확인됐다. 이는 단순 금융사기를 넘어 국제적 인권 범죄이자 조직범죄로 분류되는 이유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일대에 밀집했던 대형 범죄단지가 해체되며 조직이 점조직 형태로 흩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현지 단속 이후 웬치로 불리는 범죄단지 상당수가 텅 비었고, 이들 조직원 상당수가 라오스와 태국, 미얀마 접경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은 과거 세계적인 마약 생산지였지만, 최근에는 다국적 피싱 사기의 온상지로 탈바꿈했다. 울창한 산림 지역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장비를 설치해 전 세계를 상대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라오스 북부 보케오 지역에는 ‘범죄단지’를 넘어선 ‘범죄마을’도 존재한다. 중국 카지노 그룹 킹스 로만스가 99년간 임차해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이 지역은 사실상 외부 접근이 차단된 치외법권에 가깝다. 불법도박과 마약 밀매, 스캠 사기, 암호화폐 자금세탁이 복합적으로 이뤄진다는 의혹이 제기돼왔고, 미국은 이미 2018년부터 킹스 로만스를 초국가범죄 기업으로 지정해 제재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프린스그룹이 있다면, 라오스에는 킹스 로만스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경 넘는 나쁜 놈들 마약 범죄 역시 라오스의 또 다른 어두운 단면이다. 최근 라오스 공항에서 마약을 소지한 채 출국을 시도하다 적발되는 한국인이 급증했다. 비엔티안과 지방 공항에서 잇따라 체포된 사례들은 대부분 헤로인과 케타민, 필로폰 등 대량의 마약을 포함하고 있다. 라오스 형법은 마약 범죄에 극히 강경하다.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고, 미수나 공범 역시 동일하게 처벌된다. 실제로 2019~2020년 비엔티안 공항에서 필로폰을 소지하다 적발된 한국인 2명은 현재까지도 장기 복역 중이다. 주라오스 한국대사관이 “타인으로부터 물건을 위탁받지 말라”고 반복적으로 경고하는 배경이다. 라오스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불법 콜센터 단속과 외국인 범죄자 검거, 장비 압수와 추방 조치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단속이 강화될수록 범죄조직이 인접 국가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는 반복되고 있다. 구조적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범죄의 위치만 바뀔 뿐 산업 자체는 유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범죄 환경은 라오스 투자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오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요소를 갖춘 국가다. 수력발전과 광물, 재생에너지, 일부 농업·임산물 가공 분야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행정 절차의 불투명성, 계약 집행의 불확실성, 외환 규제와 금융 접근성 문제는 오래된 리스크다. 여기에 사이버 범죄가 결합되면서 정상 프로젝트와 사기성 프로젝트의 경계는 더욱 흐려지고 있다. ‘정부 승인’ ‘양허권 보유’ ‘현지 고위 인맥’ 같은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공식 검증 없이는 실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동남아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라오스의 개발 모델 역시 기회와 위험이 교차한다. 인프라를 외부 차관과 ODA로 먼저 구축하고 성장을 통해 상환하는 구조는 철도와 도로, 병원, 상수도 같은 가시적 성과를 냈다. 그러나 정부 부채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60% 후반으로 추정되고, 낍(KIP)화 약세는 상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빚으로 지은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자산이 아니라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장에서는 인프라가 완공돼도 운영 시스템과 인력,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다만, 한국 정부는 ‘메콩강 내륙국’으로 외교적 지평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라오스를 지목했다. 해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 개발 속도가 더딘 메콩강 유역 내륙국 시장을 선점해 경제협력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마지막 정상회담 대상국으로 라오스를 선택한 이유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라오스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것은 12년 만이다. 라오스는 대표적인 메콩강 유역의 내륙 국가로 꼽힌다. 인도차이나반도의 젖줄인 메콩강은 중국 칭하이성에서 발원해 윈난성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른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대 교역국'으로 꼽히는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의 해양국과 활발한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해온 반면 라오스와 미얀마, 캄보디아 등 메콩강 유역 내륙국과 비교적 교류가 적었다. 조원득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장은 “(한국의) 경제협력이나 투자는 베트남 등에 집중됐고 동남아의 내륙 국가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 몇 년간 (한국이) 한미일 외교에 집중하다 보니 (내륙국에 대한) 정치·외교적인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범죄로 얼룩 이면엔 ‘기회의 땅’ 무궁무진 천연 광물과 수력발전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메콩강 유역 국가들은 베트남처럼 경제적으로 한 단계 높은 층위를 차지하는 국가들과 아닌 국가들로 구분돼있다”며 “메콩강 지역 개발의 최대 수혜는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얀마는 군부독재라는 문제가 있고 캄보디아는 온라인 ‘스캠’(사기)으로 대표되는 치안 문제가 있다”며 “한국이 메콩 지역 개발을 위해 손잡고 일할 수 있는 국가는 현재로선 라오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해양국들뿐 아니라 내륙국들과 교류·협력 등을 통해 아세안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아세안의 GDP 규모는 약 3조8000억달러(약 5590조원)로 국가로 치면 세계 5위 수준이다. 인구 규모는 6억7000만명으로 세계 3위다. 미중 갈등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강’을 넘어 아세안 등 신흥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약 6개월 만에 G7(주요 7개국), 유엔(UN·국제연합)총회,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상생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하며 자유무역 질서 및 다자주의 회복에 힘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룬 주석과의 확대회담에서 “라오스가 통룬 주석의 리더십 하에 내륙 국가라는 지리적 한계를 새로운 기회로 바꿔 역내 교통·물류의 요충지로 발전한다는 국가 목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든든한 파트너로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간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발전시켜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익 보장? 의심부터 결국 라오스의 투자시장과 보이스피싱 범죄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제도적 공백과 국경 지대의 느슨한 관리, 외국 자본과 인력 유입이 만들어낸 회색지대라는 동일한 토양에서 자라난 두 개의 얼굴이다. 라오스는 여전히 기회의 땅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이제 철저한 검증과 리스크 관리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 됐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투자 제안일수록, ‘이미 현지에서 잘 돌아가고 있다’는 말일수록 냉정하게 의심해야 하는 이유다. 라오스 투자시장의 성장과 국제 범죄 산업의 확산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같은 구조가 낳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결과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