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게임' 불씨 안고 돌아온 서청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1.05 09: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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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 남자' 새누리판 확 바꾼다 '느낌 아니까'

[일요시사=정치팀] 단 2곳에서 치러진 10·30재보선의 후폭풍이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10·30재보선은 초미니 선거였지만 그 후폭풍만큼은 메가톤급이다. 이번 재보선을 통해 복귀한 인사가 다름 아닌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이기 때문이다. 서 고문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단숨에 7선의 고지에 올랐다. 서 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그가 몰고 올 거대한 '쓰나미'는 여권은 물론 전체 정치권의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새누리당 내부의 진짜 파워게임은 지금부터다.




10·30재보선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당초 10곳 이상에서 재보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10·30재보선은 단 2곳에서 열린 초미니 선거였다. 게다가 2곳 모두 새누리당의 강세지역인 경북 포항 남·울릉과 경기 화성 갑 지역에서 치러졌기에 선거 결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초미니 선거였던 10·30재보선은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이란 거물의 출마선언과 함께 덩치가 커졌고, 덩달아 민주당은 대선 부정선거 의혹과 함께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며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가 됐다. 

힘 한번 못쓴 민주
힘 잔뜩 얻은 새누리

2곳 모두 민주당이 절대 열세지역인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선거의 승패가 아니라 양당 간의 지지율 격차였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참패였다. 2곳 모두 민주당이 단순히 열세지역이라서 졌다고 보기에는 지지율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다. 패배를 어느 정도 예상했던 민주당이었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할 정도였다.

경기 화성 갑에 출마한 서청원 고문은 62.7%의 득표를 얻어 29.2%를 얻는 데 그친 민주당 오일용 후보를 30%가 넘는 격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7선 고지에 올랐다. 경북 포항 남·울릉에서도 새누리당 박명재 후보가 78.6%의 지지를 얻으며 18.5%의 지지를 얻는데 그친 민주당 허대만 후보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7선 고지 오른 친박 맏형, 단숨에 당 장악?
'박의 남자' 복귀에 새누리 '기대반 우려반'


사실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불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던 쪽은 오히려 새누리당이었다. 특히 화성 갑에 출마한 서 고문의 경우는 공천 과정에서 '청와대 내정설'이 불거지는 등 잡음을 겪었기 때문이다. 당내 소장파의 집단반발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서 고문의 공천을 밀어 붙였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서 고문이 오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벌리지 못하고 고전하는 장면이 연출됐다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청와대 역시 책임론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서 고문이 30%가 넘는 격차로 민주당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자 그제서야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무척 고무되어 있다. 새누리당 초강세 지역인 경북 포항 남·울릉은 물론이고 수도권인 경기 화성 갑에서도 압승을 거뒀다는 점에서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서의 승리까지 이미 자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친박 장악
친무 반격

또 민주당이 제기한 대선 부정선거 논란으로 잔뜩 움츠려 있던 새누리당으로서는 민주당의 선거부정 논리가 일반 국민들에게는 전혀 먹혀들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쁜 순간이었다.

하지만 마냥 기뻐만 하고 있을 처지가 못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새누리당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회로 복귀한 인사가 다름 아닌 서청원 고문이기 때문이다.

서 고문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7선의 고지에 올랐다. 지난 1981년 국회의원 배지를 처음으로 단 서 고문은 정치경력만 30년이 넘는 원로 중에 원로다.

서 고문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나 최경환 원내대표보다도 선수가 높고, 이른바 '왕실장'이라 불리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도 막역한 사이다. 현재 국회 최다선인 정몽준 의원이나 강창희 국회의장 등도 정치경력으로만 따지면 서 고문의 후배 뻘이다.


서 고문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따라서 서 고문의 국회 복귀는 당장 당내 정치역학구도를 통째로 뒤흔들어 놓을 메가톤급 후폭풍이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서 고문이 국회 복귀와 동시에 새누리당의 실세로 떠오르며 사실상 당을 장악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기 당권을 놓고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의 한판 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 고문의 복귀와 함께 새누리당 내 파워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차기 대권을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는 행위로 박 대통령으로서는 무척 불쾌하고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원조친박'인 서 고문을 통해 김 의원을 견제하려 한다는 설이 끊임없이 흘러 나왔다. 서 고문이 김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였다.

새누리당의 차기 당대표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리다. 임기를 채울 경우 20대 총선 공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김 의원이 당권을 차지한다면 새누리당을 자신의 사람들로 채워놓고 차기 대권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도 있다.

반면 청와대로서는 김 의원이 당권을 장악한다면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두고 당내에서 김 의원에게 줄을 서려는 의원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 약화로 이어져 후반기 국정운영에 크나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인 셈이다.

서 고문의 복귀는 현재 김 의원이 독주하는 차기 당권 경쟁 구도를 크게 흔들어 놓음으로써 멀게는 차기 대권 구도까지 바꿔놓을 초강력 후폭풍이다. 따라서 서 고문의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여부는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였다.

서 고문은 지난달 7일, 새누리당 공천 확정 후 언론사 최초로 <일요시사>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차기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당선된 것도 아닌데) 저의 정치적 입지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라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서 고문이 재보선이 실시되는 지역이 훨씬 많아 국회 복귀과정이 좀 더 수월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7월 재보선을 고사하고 굳이 낙하산 논란까지 감수해가며 올해 10월 재보선을 고집한 것은 내년 5월 경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이나 내년 6·4지방선거를 전후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당대표 경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당사자인 서 고문은 현재까지도 당권 도전설에 대해 당선 되자마자 언급하기는 이르다며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서 고문의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만약 서 고문이 당권에 도전하게 된다면 새누리당은 급격하게 친박계(친박근혜계)와 친무계(친김무성계)로 갈라질 우려도 있다.

7선 서청원
왕실세 부상

또 서 고문이 당권 도전을 본격화할 경우 서 고문의 정치자금 비리전력은 새누리당을 다시 한 번 내홍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비록 이번 공천과정에서는 서 고문의 공천에 대해 소장파 의원 4명이 반발하는 수준으로 그쳤지만 서 고문이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이를 반대하는 소장파 의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 당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서 고문이 당에 복귀할 경우 자신을 정치적으로 억압했던 친이계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서 고문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된 것에 대해 이명박정권의 정치적 억압이라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상당수의 친이계 의원들 역시 서 고문이 당내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것에 대해 꾸준히 견제구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서 고문의 복귀와 함께 가장 크게 변화하는 것은 당·청 간의 관계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수직적 관계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권경쟁 본격화? 친박-친무 대립 절정
'원조친박' 간에도 세력 분화 시작될까?

하지만 서 고문은 박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인사인데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대등한 관계라는 점에서 수직적 당청관계가 수평적 당청관계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 전까지는 새누리당 내 중진 친박 인사들조차 박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서 고문이라면 박 대통령과 직접 소통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당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다.

물론 정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서 고문의 충성 스타일로 볼 때 오히려 당청 간의 수직적 관계가 더 심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강창희 국회의장,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의장까지, 박 대통령은 그동안 원로정치인을 활용한 친위체제를 구축해왔다. 서 고문의 복귀는 이 같은 '올드보이' 친위체제의 일환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진짜 파워게임
최후의 승자는?


원로정치인의 경우 박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뿐만 아니라 충성도도 높아 박 대통령이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서 고문이 당을 대표해 박 대통령에 쓴 소리를 하는 역할보다는 박 대통령의 입장을 당에 관철시키는 역할에 치중한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당내 중진들로선 결국 청와대가 뽑아든 서청원카드가 당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경우 당내 중진들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박 대통령이 대선공신을 소홀히 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청와대가 서 고문을 통해 새누리당 중진 의원들의 활동반경을 더욱 좁혀버린다면 원조친박 간에도 분화가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당내 또 다른 파워게임으로 비화될 수밖에 없다. 10월 재보선이 몰고 온 거대한 후폭풍은 정치권의 지형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여야 내부의 진짜 파워게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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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