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성폭행 사건 '기막힌 전말'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0.15 1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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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엄마를…성욕에 눈먼 패륜아들

[일요시사=사회팀] 성폭력의 완전한 사각지대는 없다. 가족 안의 누군가가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심지어는 성욕에 눈이 멀어 아들이 친모를 성폭행하는 천인공노할 범죄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6월27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함께 발간한 '2013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전체 강력범죄 피해자 10명 중 8명은 여성이다.

성범죄 증가
사각지대 없다

2000년 집계된 피해자 8765명 중 6245명(71.3%)이었던 여성 피해자는 2011년 들어 전체 2만8097명 중 2만3544명(83.8%)으로 10년 새 양과 비중 모두 크게 증가했다. 이는 강간과 강제추행 등 성범죄 발생 및 신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성범죄의 완전한 사각지대는 없다. 심지어는 가족 안의 누군가가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아들이 어머니를 성폭행하는 패륜범죄도 예외는 아니다.

A씨는 20여 년간 헤어져 지내다가 3년 전 다시 만난 친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장에 올랐다. 지난 6일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친어머니를 성폭행한 혐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로 기소된 A(30·회사원)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1년 8월30일 오후 8시30분께 충남 아산시 어머니 B(52)씨의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B씨를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모자지간인 A씨와 B씨는 20여 년간 헤어져 살다가 2010년부터 다시 연락하며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친어머니를 성폭행한 것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반인륜적 범행으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며 "다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을 두고 일각에선 '형량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다.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징역 3년6월'은 합당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4년 전과 비교해도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의 형량은 그리 높아지지 않았다.

2010년 7월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최상열)는 친어머니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로 보이고 친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C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강간 ·강제추행 등 패륜범죄 갈수록 증가
초범 낮은 형량…어머니 눈물로 선처 호소도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C씨는 2009년 7월 어머니와 말다툼을 하던 중 처음으로 성폭행을 했다. 그리고 이듬해 1월 잠을 자고 있던 어머니를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또다시 성폭행했다.

재판부는 "낳아주고 길러준 친모를 성적 욕구 충족의 대상으로 삼아 두 차례 성폭행한 것은 천륜을 어긴 것"이라며 "모친이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안고 살아갈 점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가 성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인 친모가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초범에겐 관대
재범에겐 냉엄

4년 사이 있었던 두 사건의 공통점은 ▲범행이 우발적이었고 ▲가해자(아들)에게 동종 전과가 없었으며 ▲피해자(친모)가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범행이 계획적이고 동종 전과가 있다면 형량은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 2011년 6월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는 자신의 친어머니를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고 성폭행한 혐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로 기소된 D(38)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D씨는 전자위치추적 장치 부착 20년과 치료 감호 등도 함께 명령받았다.

D씨는 2011년 1월27일 대구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서울에 있는 어머니 E(64)씨의 집에 있었다. 사건이 있던 날인 2월3일은 설날이었고 이날 오전 7시께 E씨는 아들을 위해 떡국을 끓이고 있었다.

하지만 D씨는 어머니의 집에서 어머니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손바닥과 주먹으로 어머니의 얼굴과 머리 등을 수차례 때리고 부엌에 있는 칼을 집어든 뒤 "좋게 한 번 하자, 가만히 있으라"며 어머니를 위협했다.

E씨가 항거 불능에 이르자 아들 D씨는 어머니의 하의를 벗긴 뒤 모두 2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D씨의 폭력으로 E씨는 전치 8주의 골절 상해도 함께 입었다.

앞서 D씨는 2009년 자신의 어머니를 폭행해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에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D씨는 어머니에게 감내할 수 없는 육체적 고통과 모성을 부정당하는 등의 정신적 고통을 입혔다"며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인륜에 반하는 중대한 범행으로 그 죄질이 매우 무거우므로 엄중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다만 D씨가 특정불능의 비기질성 정신병으로 인해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 있던 점과 D씨의 나이와 성행(품행), 가족관계 등 제반 양형 조건을 두루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의 판결문을 살펴보면 D씨는 2004년 4월1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강간미수죄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또 출소로부터 1년4개월이 지난 2009년 6월19일 존속상해 등 혐의로 기소돼 또다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2011년 1월 출소한 D씨는 3번째 범죄를 저지름으로써 1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게 된 것이다.

아들의 증오
가장 가까운 곳


친모 성폭행은 엄연한 범죄이자 결혼 제도와 같은 우리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금기다. 때문에 범죄 발생 빈도도 낮지만 사건이 터져도 외부로 알려지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09년 있었던 충격적인 친모 성폭행 살인 사건은 그야말로 감출 수가 없는 비극이었다.

2009년 7월22일 전북 익산경찰서는 자신의 어머니 E(40)씨를 둔기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그의 아들 조모(21)씨를 긴급체포했다.

범행 5시간 만에 자수한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집안일을 돌보지 않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살해 동기가 석연치 않음을 느낀 경찰은 죽은 E씨의 부검을 의뢰했고, 그 결과 숨진 E씨에게서 정액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조씨는 "어머니를 성폭행한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범행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E씨는 이른 나이에 조씨를 출산했다. E씨 가족의 가정 형편은 좋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석공이었던 아버지는 조씨가 10살 때 암으로 숨졌고, 조씨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아닌 친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 사이 E씨는 자주 집을 비웠다. 조씨가 11살이 될 무렵, E씨는 교통사고로 받은 보험금 7000만원을 들고 나갔다. 사건 발생 몇 달 전에는 집수리 명목으로 A씨 앞으로 300만원을 대출받았고, 이 돈을 PC방에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E씨는 주로 PC방에서 생활하며 게임에 열중했다. 2008년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함께 살던 조씨는 이런 E씨에게서 따뜻한 모정을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씨는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한 후 이벤트 회사에서 월 80만원을 받고 음향기기 기사로 일했다. 여동생이 고향을 떠난 뒤에는 밀린 공공요금 납부까지 온전히 조씨의 몫으로 남았다. 조씨에겐 기댈 구석이 어디에도 없었다. 

사건 발생 당일 조씨는 새벽 2시께 소주 2병을 마시고 돌아와 어머니 곁으로 다가갔다. 평소에도 조씨는 어머니의 팔을 베고 자는 경우가 많았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어릴 때부터 엄마가 안아주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조씨를 뿌리쳤다. 두 사람의 말다툼은 이내 몸싸움으로 번졌다. 순간 조씨는 E씨에게 성욕을 느꼈다. 조씨는 결국 해선 안 될 선택을 하고 말았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전북 익산시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살해했다. 어머니를 강간했다는 죄책감, 자신이 신고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조씨를 엄습했다. 조씨는 어머니가 옷을 챙겨 입자 신고를 하러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봤다. 둔기를 집어 든 조씨는 망설임이 없었다. 

조씨는 화장실의 핏자국을 지우고 사체를 보일러실로 옮기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다 범행 5시간 만인 오전 8시께 자수했다. 경찰은 조씨가 범행 직후 시신을 앞마당에 묻으려고 옆집에서 삽과 수레를 빌렸던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경찰은 조씨의 진술을 인용해 "여동생과 친구에게 범행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했지만 '자수를 하라'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경찰에 붙잡힌 조씨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피고인이 성욕을 채우기 위해 어머니를 성폭행한 뒤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했다"며 "피고인은 평생 수감 생활을 통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참회하고 교화하는 것이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이상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2년 뒤 조씨는 형기 도중 세상을 떠났다. 조씨는 자신이 수감 중이던 전주시 평화동 전주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조씨는 교도소 운동장 옆 공장동 처마에서 자신의 런닝셔츠를 이용해 목을 맨 채 숨져 있었고, 이를 교도소 관계자가 발견했다. 해당 관계자는 "조씨가 운동시간에 사라져 인원점검을 하던 중 목을 맨 것을 발견했다"며 "유서는 없었다"고 말했다. 친모를 강간한 패륜범의 쓸쓸한 최후였다.

강제로 덮친 후 살인까지
짐승 아들은 쓸쓸한 최후
부모에 증오범죄도 잇달아

조씨와 같은 범죄자들에겐 대개 무기징역형이 선고된다. 지난 2010년 10월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이강원)는 친모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오모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오씨는 같은 해 2월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어머니 F씨의 집에서 F씨가 '운이 없어 너 같은 애를 낳았다'는 등 평소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에 분노하던 중 어머니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판결문에 따르면 오씨는 어린 시절부터 친척집과 복지시설 등을 전전했으며 14세 무렵에는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됐지만 F씨의 집에선 어머니와 동거남의 잦은 다툼이 있었다. 이들의 싸움을 피해 교회 등에 거주했던 오씨는 고등학교를 다니다 중퇴했으며 이후 정신분열증을 앓게 됐다.

사건 전날 오씨는 어머니를 죽여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사건 당일 새벽에 귀가해 안방에서 잠을 자던 어머니를 죽이려 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같은 날 어머니가 잠에서 깨어 아침 식사를 차려주자 함께 식사를 한 후 어머니가 다시 안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기를 기다렸다. 안방에서 인기척이 없자 오씨는 공구함에 들어 있던 망치를 들고 자고 있던 어머니의 머리를 내리쳤다.

자신의 범행 과정에서 피가 튈 것을 두려워한 오씨는 어머니의 얼굴을 이불로 덮었다. 그런데 이불 사이로 얇은 잠옷 바지를 입은 어머니의 하체가 드러나자 오씨는 곧 강간할 마음을 먹었다. F씨의 바지와 팬티가 벗겨졌고, 오씨는 잔인한 수법으로 F씨를 강간했다.

오씨는 강간 후에도 어머니가 살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려움에 빠진 오씨는 손으로 이불을 눌러 어머니를 질식사시켰다. 어머니가 죽자 오씨는 어머니의 지갑에서 신용카드 등을 꺼내 집을 나섰다.

이후 오씨는 PC방과 모텔 등을 전전하며 유흥을 즐겼다. 하지만 오씨의 도피생활은 1주일도 안돼 끝났다.

끔찍한 패륜
쓸쓸한 최후

재판부는 법정에 선 오씨에게 "어린 시절 부모가 별거를 하고 여러 곳을 전전하며 살았다는 불우한 소년시절을 겪었다고 해도 친모를 성폭행하고 죽인 다음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강취한 사건은 범행의 패륜성 및 참혹성에 비춰 엄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원심은 징역 20년을 선고했지만 특수강도강간살인의 범행에 대해 양형기준상 권고 형량 범위가 무기징역 이상이라 사형을 선택했고 심신미약자란 점을 감안해 무기징역으로 감경했다"고 판시했다.

 

강현석 기자<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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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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