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빗장 풀고 입주 문턱 낮춘다

3차 투자활성화 대책 대해부

정부가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단지의 용도규제를 풀고 입주 문턱을 낮춘다는 게 골자다. 아직 어디가 될지 모르지만 후보지로 유력한 지역 주민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 주거환경이 훨씬 나아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도시첨단산단 9곳 지정 25개 산단 리모델링
약 10조원 투자효과…3만6000명 고용창출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는 지난 9월25일 대통령 주재 제3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3단계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단지는 지난 6월 말 현재 1000여개가 지정돼 약 7만개 기업, 190만명이 근무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의 66%, 수출의 74%, 고용의 44%를 차지하는 등 우리 경제의 중추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4년까지 3곳
2015년 6곳 추가

그러나 그동안 제조업 중심의 생산기지 조성에 치중한 결과 IT 등 첨단 업종이나 서비스업과의 융·복합이 저해됐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싼 도시 외곽에 개발을 집중하면서 첨단산업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엔 용지 공급이 부족했다. 산업단지 내 시설 노후화, 공해, 안전 등으로 생산성이 저하되는 문제점도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도시첨단산업단지 확대 ▲산업단지 내 용도지역 및 업종규제 완화 등 규제 개선 ▲노후 산업단지 리모델링 촉진 등을 골자로 하는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방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도시첨단 산업단지 확대 = 정부는 도시 지역의 산업용지 부족을 해소하고, 첨단기업이 선호하는 매력 있는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도시 인근에 최상의 기업환경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갖춘 ‘도시첨단산업단지’를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접근성이 좋고 개발비용이 적게 드는 그린벨트 해제대상 용지, 신도시 등 택지지구, 도심 준공업지역, 공장이전 부지 등을 개발한다.
도시첨단산업단지는 현행 시도지사 뿐 아니라 국토부장관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공공성 확보가 필요한 그린벨트와 신도시 등에서는 국토부장관이 직접 지정하고 LH공사가 시행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도심 내 공장이전 부지와 준공업지역 등은 민간 주도의 개발을 적극 유도할 예정이다. 현재 전국에 11개 도시첨단산단이 지정돼 있는 상태. 여기에 2014년 3개, 2015년 6개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후보지 6개 모두 개발 시 약 10조원의 투자효과가 예상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 약 3만6000여명의 고용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정부는 사업성 향상과 복합기능의 단지 조성을 위해 용적률 확대, 녹지율 완화, 간선도로 지원 등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한다. 산업시설과 지원시설이 혼합되는 ‘복합용지’(준주거·준공업지역)를 설정하고, 용적률은 일반공업지역에 비해 상향된 준주거·준공업지역 용적률의 법정 상한까지 허용한다. 준공업지역은 최대 400%, 준주거지역은 최대 500%로 개선된다. 녹지율은 기존 산단의 1/2 수준(면적의 5?13%→2.5?6.5%)으로 낮춘다.
단지 내엔 대학이나 연구시설을 유치해 R&D센터, 벤처기업 등과 연계하는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도 검토 중이다. 신도시 등 택지지구에 조성하는 경우 인근 생활 인프라를 활용하고, 별도 지구의 형태로 조성할 경우엔 단지계획 수립 시 생활환경계획을 세워 택지지구 수준의 정주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로도 단지 내 가로망 및 연결 교통망 구축, 대중교통노선 등을 충분히 확충한다.

사업자에 각종 인센티브제 강화
개발 수익 높이고 절차 간소화

정부는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저렴한 용지 공급 및 전문 인력에 대한 고용창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분양가로 따지면 모든 규제 완화 시 최대 23%(복합용지 허용 13.9%, 용적률 완화 3.7%, 녹지율 완화 5%), GB해제 용지 활용 시 다른 지역에 비해 최대 63%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산업단지 개발 규제 개선 = 기존 산업단지는 산업·지원·공공시설 용지 등으로 구분 이용하도록 하고, 용지별로 입주시설을 제한했다. 그러나 앞으로 산업·지원·공공시설의 복합이 가능한 ‘복합용지(용도지역:준공업·준주거)’지역을 도입해 공장과 상업·업무시설 등을 함께 건축할 수 있게 된다. 복합용지엔 상업용지(감정가 공급) 등이 혼합돼 그 이익은 산업용지 가격인하 및 기반시설 재투자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
조성원가로 저렴하게 공급되는 산업용지에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은 제조업과 연관성이 높은 서비스업이다. 입주가 허용되는 서비스업은 전기통신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직업능력훈련시설), 건축서비스업(건축기술·엔지니어링 및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 전문디자인업, 산업용 기계장비임대업, 운송장비 임대업, 사업시설 관리업, 인력공급 및 고용알선업, 통관업, 용역업, 포장 및 충전업, 운송업(여객운송 제외) 등 12개 업종이다.
정부는 “지원시설 용지(감정평가액 공급)에 입주해야 했던 서비스업은 산업시설 용지(조성원가 공급) 입주가 허용됨에 따라 산단 내 입주비용이 크게 절감(평균 60% 인하)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종계획 및 토지용도 변경도 간소화된다. 종전엔 산업단지 내 입주 업종을 개발계획에 명기하도록 해 업종변경 할 때마다 일일이 개발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 기반시설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일부 제한업종 이외에 모든 업종 입주를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한다.
이렇게 되면 업종 변경 시 개발계획 변경이 불필요해져 신속한 진출입이 가능하고, 변경기간 동안 장기간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통상 개발·실시계획 변경에 약 5개월 소요)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토지이용 변경(산업용지→상업용지) 시 개발계획 변경에 대한 기준·절차가 미흡해 신속한 지원시설 확충에 애로가 있었다. 실제 서울 디지털산단, 파주출판산업단지, 시화·반월산단에서 근로자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용지 확충 요구가 있었으나 특혜소지로 변경이 지연된 사례가 있다.

서비스업 입주 허용 
용도변경 더욱 쉽게

이에 따라 정부는 명확한 용도변경 기준을 마련하고, 개발이익은 기반시설 등에 재투자하도록 해 신속한 용도변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용지별 면적의 10% 이상으로 개발계획 변경이 필요할 경우에도 소규모 용도변경은 개발계획 변경(약 5개월 소요) 없이 실시계획(약 2개월 소요)만으로 가능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한다.
민간개발 활성화와 산단 수급관리도 추진된다. 공공부문에서 개발된 산단이 기업들의 용지 수요를 반영하지 못해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기업 등 실수요자 위주의 산단 개발을 활성화한다. 당초 민간에게 부지조성 사업만 허용하던 것을 앞으론 건축사업(공장·주거·상업시설 건축)까지도 할 수 있도록 해 수익성 개선 및 절차를 간소화한다.
민간개발 사업자가 산업단지 조성과 동시에 공장(또는 상가) 건축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공장(상가) 건축기간이 1?2년 단축될 수 있다. 입주 기업에 대행개발(원형지 형태로 공급)을 허용해 사업자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저렴하고 신속하게 용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민간시행자에 대한 투자유인을 높여주기 위해 용지조성 및 건축사업의 이윤율도 현재 일률적으로 6%로 제한하던 것을 15% 내에서 지자체 조례로 정하도록 완화한다. 2008년 ‘산단 인허가절차 간소화 특례법’제정 이후 산단 개발이 과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적정 수요 범위 내에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수급관리를 강화한다.
시·도별 산업단지 수급계획은 중앙정부의 산업입지정책심의회 심의를 거쳐 수립토록 하고, 연도별 산단 지정은 수급계획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제한할 계획이다. 신규 산단 지정 시 지구별로 전문기관의 수요검증을 의무화하고, 지정 이후 사업추진이 장기 지연되거나 토지소유자의 지정해제 요청 시 산단지정을 해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노후 산업단지 활력 제고 = 국토부와 산업부 등 관계기관은 합동으로 노후 산업단지에 대한 전반적인 진단을 실시한다. 이 결과에 따라 노후산단 재생(기반시설 재정비 등) 또는 구조고도화사업(업종정비) 유형과 추진방식 등을 결정한다.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대상 단지는 총 25개 단지로 2014년 6개를 선정하고, 2015년부터 17년간 19개 단지를 순차적으로 리모델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대상 단지별로 관계부처, 지자체 합동으로 도시계획과의 관계 등을 고려한 ‘노후산단 리모델링 종합 계획‘을 수립한다.
우선 노후산단 재생사업은 지자체 중심에서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형태로 전환한다. LH공사 등이 지구 전체의 관리를 위해 총괄사업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구 내 선도사업 구역을 설정해 우선 사업 시행한다. 나머지 구역은 단계적으로 재개발할 예정이다. 
선도사업구역엔 공장 위주가 아닌 주거·상업 등이 융합된 고밀복합단지로 재생하고,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한 경우 도로·주차장·녹지 등의 설치비가 지원된다. 부분 재생이 필요한 단지는 산업단지공단이 휴·폐업 부지, 미활용 부지 등을 매수하거나 기보유 부지를 활용해 블록 단위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산단 재생을 촉진하기 위해 용적률 확대, 녹지율 완화, 산업용지비율 완화 등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전면 재생이 필요한 경우 일부지역을 ‘복합용지’로 설정해 용도지역을 상향(공업→준공업·준주거) 조정하고, 용적률을 조례에 불구하고 법상 최대로 적용하는 특례를 부여한다.
지구 내 녹지율은 주변 여건 등을 감안해 완화방안을 마련하고, 재생 이후 산업용지 비율도 완화한다.(리모델링 대상면적의 50% 이상→40% 이상) 또 인근 주거·상업·공업지역 등과 연계 개발할 수 있도록 주변지역 포함면적을 확대한다.(산단면적의 최대 30%→최대 50%) 리모델링 사업추진 시 민간조합 구성 요건을 완화하고, 토지소유자들의 사업계획 제안방식을 신설해 민간 주도의 리모델링을 활성화할 계획이다.(조합설립 요건 토지소유자 1/2 이상 동의+토지면적의 2/3 이상→토지소유자 및 토지면적의 1/2이상 동의)

민간개발 활성화
노후산단 재생도

국토부는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도시 인근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노후 산업단지도 리모델링함으로써 산업단지를 첨단산업과 융·복합 산업의 메카로 탈바꿈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 고도성장기에 산업단지가 수행했던 경제성장 거점 역할을 회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견인하는 중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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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