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와글와글 '종북 논란' 정치인 총정리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9.09 15: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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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는 시작일 뿐…다음 타깃은 누구?

[일요시사=정치팀] 이른바 '이석기 사태'로 대한민국 정치권 곳곳에 숨어있는 종북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경계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들은 누구이고 그동안 어떠한 행적을 남겼을까? <일요시사>가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정치인들의 면면을 세세히 살펴봤다.



국회가 지난 4일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한 289명 중 258명(89.3%)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여야는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정치인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누구일까?

종북주의?
사상자유?

우선 이번 사태를 촉발한 이석기 의원이 속해있는 통진당은 정치권 종북 논란의 중심이다. 현재 통진당 당원 중 상당수는 NL(민족해방)계로 분류된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따르는 NL계는 일명 주사파(主思派)로도 불린다. 통진당 NL계는 지난 2006년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최기영 전 사무부총장과 민노당 이정훈 전 중앙위원 등 NL계 간부들이 주요 현안에 대한 당내 계파별 성향과 동향을 분석한 자료를 북한 공작원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일심회 사건' 당시 '일심회 제명처분안'을 폐기한 주역들이다.

통진당은 또 지난 2월에는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 규탄하는 대북결의안 표결에 소속의원 6명이 전원 불참한 바 있으며, 지난 3월에는 한미연합훈련을 북침전쟁훈련으로 규정하고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해 스스로 종북 논란을 부추겼다. 지난해 통진당과 결별한 정의당 관계자는 "지난해의 분당사태로 통진당은 더 순도 높은 종북 인사들로 구성되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통진당은 소속된 현역 국회의원들 또한 대부분 종북 논란을 겪고 있다.

특히 국정원으로부터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혁명조직) 조직원으로 지목된 김재연 의원과 김미희 의원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2일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요구서에서 두 의원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RO 조직원 ○○○은 비례대표, ○○○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이라고 명기했다.


종북 척결 또는 매카시즘 '한끗' 차이
스스로 자초한 종북 논란에 '허우적'

지난해 4ㆍ11 총선에서 통진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의원은 모두 6명이지만 부정경선 사태로 4명이 탈당해 현재 남은 비례의원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 2명밖에 없다. 따라서 국정원이 RO 조직원으로 지목한 비례대표가 김 의원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또 지역구 의원은 통진당에 김미희·김선동·이상규·오병윤 의원 등 4명이 있지만 김선동·이상규·오병윤 의원 등 3명은 경기도당과 무관해 국정원이 사실상 김미희 의원을 지목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공안당국은 "두 의원이 적어도 한 차례 이상 RO 모임에 참석한 사실을 근거로 RO 조직원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진당은 국정원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두 의원을 RO 조직원이라고 체포동의안에 명기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로 이 의원과 함께 제명 압박을 받아온 김재연 의원은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99학번으로 북한 대남적화노선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다 98년 이적단체로 판시된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대의원 출신이다.

국보법 위반
기본 옵션?

김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04년 11월까지 수배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RO의 5ㆍ12 비밀회합에 대해 당초 "그런 모임을 전혀 알지 못하고 간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가, "(당시 모임은) 정세를 강연하는 자리였다"며 말을 바꿨다.

김 의원은 지난 2012년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체제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문을 받자 "(북 체제를) 인정하지 말자는 것은 전쟁하자는 것밖에 안 된다. (따라서 북 체제 인정이) 평화통일의 노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해 북한 체제 인정 논란에 휩싸였으며 "친북인사냐"란 질문에는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했다"는 답변으로 질문을 회피했다.


김미희 의원 역시 김재연 의원과 함께 국정원으로부터 RO 조직원으로 의심을 받으면서 종북 논란에 휩싸였다. 김 의원은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대 약학대학 학생회장을 지냈으며,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창당준비위 운영위원 등을 맡는 등 민노당에서 활동해왔다.

김 의원은 총선에서 재산내역을 허위로 기재하고 선거 당일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 4월19일 항소심에서 벌금 250만원인 원심을 깨고 벌금 80만원으로 감형된 판결을 받았다. 국회의원 당선자는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으면 당선무효가 된다.

최근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비교섭단체 몫으로 참여해 활약을 펼쳤던 통진당 이상규 의원도 종북 논란을 겪은 인물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모 방송사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한 방청객이 "북한 인권이나 북핵, 3대 세습 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질문 자체가 사상 검증이며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관계로 끌고 갈 것인지 악화된 상황으로 갈 것인지 이분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주장하며 답하지 않았다.

당시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진보 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유권자를 대변하는 것이다. 유권자 앞에서 양심의 자유를 말할 수 없다. 유권자에게는 자신의 이념과 정책을 분명하고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며 "양심의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공직에 나오면 안 된다"고 이 의원을 비판했다.



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자신의 상임위와는 다소 연관성이 떨어지는 각종 국방자료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져 언론들로부터 의도적인 군사정보 빼내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이 요청한 자료들은 지난 2004년 주한미군 병력감축 합의 과정과 연도별 병력이동, 한국에 재배치된 주한미군 화학대대 등 주로 주한미군 병력 이동과 현황, 전략무기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요청한 것"이라며 "소관 상임위에서만 자료를 받아서 질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통진당의 경우는 만약 이석기 의원이 제명된다고 해도 비례대표 후순위자 역시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인물이라 정치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비례대표의 경우 전임자가 중도에 하차할 경우 총선 당시 비례대표 순번 후순위자가 이를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석기 의원의 빈자리는 통진당 비례대표 15번인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나 18번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가 승계하게 된다. 그러나 황 대표는 지난해 당으로부터 제명을 당했다. 황 대표는 이에 반발해 제명처분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1월 법원은 이를 각하했다. 때문에 황 대표가 비례대표직을 승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북한 편들기
남한 때리기

황 대표는 2005년 10월 북한 문화유적을 참관하러 방북했다가, 평양에서 둘째딸을 제왕절개로 출산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특히 제왕절개 수술일이 10월10일로 노동당 창당 60주년 기념일이었다. 당시 북한의 체제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김정일 위원장이 아이 이름을 윤겨레로 지어줬다"고 선전까지 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남북 양측으로부터 '평화둥이'로 축하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대표의 남편인 윤기진씨는 이적단체 '범청학련(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남측본부' 의장 출신으로 국보법 위반 혐의로 9년간 수배 생활을 하다 2008년 수감돼 지난 2011년 출소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법정 최후 진술에서 "김일성 만세를 주장할 수 있어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황 대표보다 비례대표직 승계가 좀 더 유력한 강종헌 대표는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때 간첩 혐의로 기소돼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13년 동안 옥살이를 하다 가석방됐다. 강 대표는 이후 범민련 활동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재심 청구 끝에 지난 1월 서울 고등법원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즉각 상고했고,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때가 어느 땐데?" "종북 진짜 있나?" 여론은 악화
국가보안법 위반은 기본, 종북이 떳떳한 정치인들
 

통진당 외의 대표적인 종북 논란 정치인은 민주당의 임수경 의원이 꼽힌다. 임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 출신이다. 전대협은 1989년에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평양축전)에 미리 비밀리에 참가계획을 세우고 한국외대 4학년이던 임 의원을 대표로 선발하여 보냈다.

이 평양축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대항해 막대한 외화를 쏟아 부으며 북한이 유치한 국제행사였다. 이후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 임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92년 12월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4월 민주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임 의원은 그해 6월 한 술자리에서 탈북자들과 북한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등을 '변절자'라고 비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탈북자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임 의원은 탈북자 대학생에게 변절자라고 언급한데 이어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라고 발언했다.

신 매카시즘?
숨겨진 진실은?

이후 임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변절자라는 표현은 학생운동, 통일운동을 하다 새누리당에 입당한 하태경 의원에 대한 표현이었을 뿐 탈북자에게 한 말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불찰이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또 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북한의 체제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온 남한 정부 비난글을 여러 차례 리트윗하면서 북한에 대신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일부러 국가보안법을 위반한다"는 글을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이 같은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북한 대변인이냐" "섬뜩하고 황당하다"며 임 의원을 비판했다. 임 의원은 이에 대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일종의 불복종운동 성격의 퍼포먼스에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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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