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로 넘어간 진익철 서초구청장 비리 의혹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8.27 13: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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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면피 구청장’ 뻔뻔한 자기사람 심기

[일요시사=사회팀] 그간 온갖 구설로 몸살을 앓던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결국 경찰에 입건됐다. 자신의 처남 등을 이른바 ‘노른자 보직’에 ‘낙하산’으로 앉힌 혐의다. 그간 진 구청장이 뽑은 ‘낙하산’들이 또 다른 비위에 연루됐는지 관심을 끌고 있다.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구 도시계획위원을 교체하면서 담당 과장에게 압력을 넣은 혐의다. 구 도시계획위원은 구가 발주하는 각종 개발 사업 인·허가에 관여할 수 있어 이른바 ‘노른자’ 보직으로 불린다. 
 
“전부 사실 아냐” 
해명도 거짓말?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5일 진 구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복수 언론은 ‘진 구청장이 자신의 처남 등 측근을 도시계획위원에 앉히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4월29일자 보도에서 “진 구청장이 자신의 인사권을 남용, 친인척을 알짜 기구에 앉혔다”는 내용과 함께 “경북 안동 출신의 건축설계사이자 진 구청장의 처남인 김모씨가 진 구청장과 유착 관계에 있다”는 의혹 등을 조명했다. 

김씨는 서초구 산하 건축위원회와 건축민원조정위원회 위원으로 2010년 9월 임명됐으며, 문제가 된 도시계획위원회에는 2010년 11월 위원으로 위촉됐다.  
구 도시계획위원은 모두 25명이다. 이중 21명이 외부 위원이다. 진 구청장은 2010년 10월 도시계획위원 17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담당 과장에게 자신이 작성한 명단을 건넸다. 이 명단에는 진 구청장의 처남인 김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담당 과장은 “잔여 임기가 남은 위원들을 갑자기 교체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진 구청장의 ‘묻지마 인사’를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진 구청장은 김씨뿐 아니라 김씨의 고려대 동문까지 도시계획위원으로 위촉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진 구청장에 의해 교체된 위원들은 보장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상태였다. 또 비위 등 마땅한 해촉 사유도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진 구청장은 김씨 등 명단에 오른 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하라며 담당자에게 압력을 넣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현재 경찰은 위원 교체 후 서초구가 발주한 각종 개발사업 이권에 진 구청장이 개입된 사실이 있는지 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기자가 입수한 ‘경찰청 수사협조의뢰’ 공문에 따르면 모두 5개 공사가 ‘수상한 거래’로 오르내린다. 
 
경찰 ‘직권남용’기소의견 검찰에 송치
'노른자 보직'에 처남·측근 배치 논란
 

첫째는 ‘태풍피해관련 서초휴양소 보수공사’다. 계약일은 2010년 11월2일이며, W사가 수사망에 올랐다. 둘째는 ‘우면산 관문사 주변 예방사방 사업’이다. 계약일은 2012년 7월26일. 계약 업체는 안동시산림조합이다. 셋째는 ‘말죽거리공원 산사태 복구사업’. 계약일은 2012년 7월25일이며, 계약업체는 안동시산림조합이다. 넷째는 ‘횃불선교회 주변 산사태 복구사업’이다. 계약일은 2012년 6월25일. 계약업체는 안동시산림조합이다. 마지막 다섯째는 ‘말죽거리공원 호우피해 복구사업’이다. 계약일은 2011년 12월 30일로 확인됐고, 안동시산림조합이 계약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이 사업들은 모두 계약자 선정과정에서 내외부적인 압력에 기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5개 건설 사업서
특혜·외압 있었나
 
서초구는 앞선 2∼5번째 공사에서 안동시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관련 기사에서 <일요시사>는 서초구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우면산 산사태 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병민)’ 구청 보고(1월30일) 질의를 인용해 “안동시산림조합이라는 부실 건설업체에 사업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서초구는 “(중략) 안동시산림조합은 산림조합법 제14조에 따라 산림청장의 인가를 받아 설립한 시공능력을 갖춘 조합”이라고 반박했다. 또 '진 구청장이 계약자 선정 과정에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 없이 구청장이 안동 출신이라는 이유로 안동시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 유포는 구청장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답했다. 
서초구가 작성한 ‘수련원 공사 계약현황’에 따르면 ‘태풍피해관련 서초휴양소 보수공사’에는 모두 3300만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 이권에는 당시 구 건축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던 처남 김씨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증언이 있었다. 이와 관련 핵심 관계자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 초 관련 내용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내사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서초구는 “해당 공사는 구청장의 처남인 김씨와 무관한 업체에서 시행했다”며 “허위사실로 구청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서초구의 주장만 들으면 진 구청장은 구가 발주한 각종 개발사업 이권과 완전히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경찰 관계자는 7월26일자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진 구청장 처남(김씨)의 지인이 서초구 발주 공사에 참여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공사 대금을 받아낸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과 진 구청장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각종 개발사업 이권개입 수사 확대
건설 편법 인허가 등 특혜도 도마
 
아울러 <채널A>는 지난 6월28일자 보도로 “서초구 도시계획위원회가 2010년 말 승인한 건설폐기물업체 토지 인허가와 관련 특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경찰은 이 토지 인허가 특혜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진 구청장은 지난 6월19일 소환조사를 받았다. 당시 진 구청장은 “도시계획위원 위촉과 임명, 해촉은 구청장 고유 권한”이라며 직권남용 혐의를 일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달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진 구청장의 소명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진 구청장의 직권남용 및 개발사업 이권 개입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법정에서 진실 여부가 가려져야 할 사건은 더 있다. 
앞서 진 구청장은 소환조사를 받기 전인 5월22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고소인은 기자 본인이다. 진 구청장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자를 고소했다. 그리고 <일요시사>를 상대로도 기사 정정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진 구청장은 5월14일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서초구 건설뇌관 막전막후’였다. 진 구청장 측은 “모두 17개 항목이 사실이 아니다”라며, 본지에 정정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2차 심리가 있던 6월4일 최후 조정은 결렬됐다.
 
진익철 혐의부인
경찰은 기소송치
 
진 구청장 측이 중재위에 제출한 자료(사건번호 2013서울조정606607)를 보면 전체 항목은 가,나,다,라로 나뉘어있다. 최초 가는 ‘언더그라운드 시티’ 관련 내용이며, 나는 ‘우면산 산사태 복구공사’, 다는 ‘서초구 수련원’, 라는 ‘구민회관 재건축’이다.
이중 수사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가 항목을 생략하고, 나 등에서 쟁점이 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사는 ‘서울시가 우면산 복구사업 및 예방사업 시행을 서초구로 위임했으므로 공사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기관이 서초구’라고 적었다. 이에 진 구청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는 “관계 법령에 의거, 원래는 서울특별시장이 시행해야 하는 사무지만 시의 인력·조직 부족으로 구가 우면산 1∼4공구 중 4공구만을 대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자가 확인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서초구는 ‘2011년 긴급복구사업’(예방사업과 다름) 20공구 중 17공구의 감독을 맡았다. 또 ‘2012년 예방사업’ 26공구 중 16공구의 감독을 맡았다. 
둘째, 진 구청장 측은 ‘안동시산림조합이 우면산 예방사업 중 가장 많은 예산이 책정된 관문사 주변의 공사를 맡았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송동마을 공사에 47억원이 투입됐다는 자료가 제출됐다. 그러나 송동마을 공사는 ‘예방사업’이 아닌 ‘긴급복구사업’으로 2012년 시행됐다. 2012년 ‘우면산 예방사업’ 중 관문사에는 10억3782만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며, 이중 8억2379만원이 계약금으로 사용됐다.
셋째, 진 구청장 측은 ‘서울시의 각 구청 중 모든 예방사업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맺은 구는 서초구가 유일했다’는 보도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했다. 산사태 복구의 시급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서울시의 사업시행 요구가 먼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는 서초구에게 수의계약을 지양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혹 보도한 본지 상대로 소송
“무작정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
 
넷째, 진 구청장 측은 ‘2012년 4월, 구가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입찰을 했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진 구청장 측은 “2012년 있었던 사방사업은 긴급 복구를 요하는 사업이었으며, 우기 이전에 사방사업 완료를 위해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추진하라는 시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012년 4월에 착공한 복구·예방공사 중 우기인 6∼7월 전까지 공사가 완료된 공구는 단 한 곳(인능산 공원)에 불과했다. 
다섯째, “처음부터 시공능력이 떨어지는 업체(안동시산림조합)에 수의계약을 몰아줘 사업이 지속적으로 연기됐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진 구청장 측에 따르면 안동시산림조합은 정부기관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적격업체이며, 진 구청장이 특정업체에게 수의계약을 몰아준 일이 없다.
그러나 <MBN>이 지난 5월 보도한 안동시산림조합의 주소지는 경북 안동이며, 중장비는 단 1대. 직원은 10여명에 불과하다. 기자는 지난 4월 기사작성 전 해당내용을 구 고위 관계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지역방송인 <현대HCN>이 지난 2012년 11월20일 보도한 ‘구 행정사무감사 질의’에 따르면 문경재 당시 공원녹지과장은 안동시산림조합의 공사실적 등을 모르고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섯째, 진 구청장 측은 ‘안동시산림조합이 이번 예방사업으로 모두 40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취재 당시 기자가 확인한 ‘책정 예산’은 40억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구가 계약서를 근거로 밝힌 실도급액은 34억원이다.
일곱째, 진 구청장 측은 ‘서초구청 뒤편과 말죽거리공원 횃불선교원 주변의 산림이 예방사업으로 무분별하게 훼손됐다’는 내용과 인근 주민 멘트를 인용한 ‘수해는 없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진 구청장 측은 “말죽거리공원 대부분 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특히 서초구민회관, 양재KBS우성아파트는 막대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자가 지난 3·4월 방문한 서초구청 뒤편·횃불선교원 주변은 수많은 나무가 잘려나간 그야말로 ‘벌거숭이’였다.
더 큰 문제는 라 항목으로 별도 표기된 ‘구민회관 재건축’ 관련 진 구청장 측의 해명이다. 진 구청장 측은 ‘구청장이 1000억원 규모의 구민회관 재건축 등에서 턴키방식으로 설계를 의뢰하려 한 적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 “신청인은 구민회관 재건축 등에서 턴키방식으로 설계를 하려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기자가 확인한 ‘서울특별시 서초구 2012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보면 제출자 서초구청장(진 구청장)은 예산 1017억원 규모의 ‘서초구민회관 재건축’을 시에 제안하면서 추진방법으로 ‘설계시공 일괄방식(Turn-Key)’을 적시했다. “턴키로 하려한 적이 없다”는 구청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자료다. 더불어 진 구청장은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때 상기 내용을 피고소인의 범죄사실로 명시했다. 현재 이 사건은 방배경찰서에 배당돼있다. 
 
무리한 입막음
진실 밝혀질까
 
지난 5월22일 서초구의회는 우면산 산사태 복구 및 예방사업과 관련 구 공사가 적법했는지 감사해줄 것을 감사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청 한 고위 관계자는 “구청 직원이 나와 의회 안건으로 상정된 ‘감사청구안’을 무마했다”고 폭로했다. 
원래 ‘서울특별시서초구우면산산사태복구및예방사업공사의투명한감사를위한감사원감사청구안’은 지난 4월29일 열렸던 237회 서초구의회 임시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다. 하지만 회의 시작 전 구청 한 관계자가 나와 이를 삭제토록 했다는 것이다. 
또 구는 감사청구안이 재상정된 238회 임시회를 앞두고서도 서초구의회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서울특별시 조사담당관의 감사가 진행 중에 있고 ▲경찰청 및 서초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에 있어 관련 법안(공익사항에 관한 감사원 감사청구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청구대상(제5조) 제2항 1호(수사 중), 6호(타 기관에서 감사 중)로 감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즉 행정부가 의회의 감사청구에 사실상 압력을 행사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일요시사>는 진 구청장의 입장을 들으려했지만 그는 “홍보정책과장과 얘기하라”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이어 기자는 홍보정책과장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처를 남기면 전화를 주겠다”고 했을 뿐 회신은 없었다. 이에 기자는 공문을 발송한 구청 담당 직원과 통화하려 했지만 담당 부서는 “홍보정책과와 얘기하라”며 말을 돌렸다. 유일하게 연락이 닿은 구 홍보정책과 직원은 “구가 공문을 보낸 게 압력이라 볼 수는 없다”며 “이번 직권남용 수사도 법리적으로 봤을 때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바로잡습니다]
본지는 지난 4월29일자(903호) 26면과 27면 '서초구 수백억 건설뇌관 막전막후' 제하의 기사에서 강남대로 지하도시 타당성 검토에 쓰인 용역비가 5억원이라고 보도했으나 책정된 사업비는 5000만원이었음을 알립니다. 또 서초역 주변 국유지를 매각했다고 보도했으나 거래 사실이 없어 바로잡습니다. 

 

 
<기사 속 기사>

정치자금법 위반은?
‘쪼개기’후원 적발…진익철은 불기소

 
진익철 서초구청장의 후원회가 이른바 ‘쪼개기’ 헌금으로 약 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모은 사실이 적발됐다. 그러나 진 구청장은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지난 25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진 구청장의 후원회장 A씨와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 B씨와 C씨를 각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으며,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진 구청장의 후원회장으로 활동하면서 1인당 10만원 한도 내에서 후원금을 받는다고 홍보하고, 실제로는 B씨와 C씨에게 293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C씨는 회사 직원과 친인척 등 명의로 1인당 10만원씩 각각 1000만원(100명)과 930만원(930명)을 진 구청장의 후원회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B씨와 C씨는 서초구 관내에서 구청 용역을 받아 생활폐기물 처리업체를 운영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를 비롯한 후원회 직원들은 대부분 진 구청장의 측근이었다. 또 후원회와 선거사무실도 같은 건물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진 구청장이 불법 후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입건, 지난 19일 소환 조사했지만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 관계자는 “후원회장이 당시 진 구청장에게 보고를 했다는 진술이 있어야 하는데 진 구청장과 A씨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며 “우리는 기소의견을 냈는데 검찰에서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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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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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