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스토리> ‘M-C 전파무기’ 마인드컨트롤 피해자들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08.26 15: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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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머리를 조종합니다”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마리오네트’는 몸통 마디마디를 실로 묶어 사람이 위에서 조정해 연출하는 인형을 뜻한다. 이 꼭두각시 인형은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만약 이러한 인형극이 우리 인간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면 어떨까.

누군가로부터 조종당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마인드컨트롤 전파무기’ 피해자들이다. 이들은 그림자 정부가 최첨단 전파무기를 이용해 자신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가해자들은 집단스토킹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불가능하다. 자신의 몸에 칩이 박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이 미스터리의 진실은 무엇일까.

마인드컨트롤
진실은 무엇인가

마인드컨트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 전파무기는 최첨단 성능으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전파무기는 원거리 공격도 가능해 전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마인드컨트롤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끼리 함께 연대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들의 외침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박모씨는 마인드컨트롤 피해자로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방방곡곡 뛰어 다니며 이 문제의 공론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씨는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이며 무직 상태다. 자신을 쫓아다니는 ‘마인드컨트롤 집단스토킹’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집단스토킹 가해자들은 주로 20대 후반의 청년들이라고 한다. 박씨는 이들의 정체를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정부나 국정원을 지목한다고 밝혔다. 또한 여호와의 증인과 같은 이단종교도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간 입장은 조금씩 다르다.

몸에 나노칩 삽입해 일상 감시·조종 주장
고의 집단스토킹 공격 시달린다는 사람도

매일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박씨는 “일요일 오후 2시가 되면 항상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며 “그리고 그들은 내 방문을 두드린다”고 말했다. 외출 시 누군가 자신을 째려보며 따라온다는 것. 이렇게 자신의 주변을 둘러싸고 집단적으로 스토킹하는 세력이 있다고 했다. 모든 주변인이 적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 경계의 눈초리를 뗄 수 없다. 이런 박씨를 ‘피해망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박씨는 본인의 우울증세는 인정하지만 과대망상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병원 진단 결과 ‘초기 우울증’ 증세가 나왔다.

보통 가족들은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무시한다. 몇몇 피해자들은 가족들로 인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했다. 이렇게 세상으로부터 고립되는 자체가 그들의 계략이라고 한다. 그러나 피해자 중에는 실제로 과대망상 환자가 있다고 전해진다.

마인드컨트롤 피해자들은 커뮤니티를 형성해 온·오프라인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서로의 고충을 토로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피해자들 간에 분란이 생겼다.

박씨는 피해자 커뮤니티에 대해 “각자 겪은 피해 내용이 다르다 보니 서로 불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저 사람은 위장 피해자라는 식으로 서로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 모임 안에 프락치가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이들은 가해자 집단과 손잡고 피해자인 척 접근해 우리를 공격한다”고 속 터지는 내부사정을 밝혔다.


새장에 갇힌 신세…
이게 바로 트루먼쇼?

박씨는 마인드컨트롤의 가해자가 정부기관 및 종교단체라는 입장이지만, 사실 피해자들 대부분은 ‘그림자 정부’가 그 배후라고 주장한다. 그림자 정부는 일명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으로 불리는 비밀조직을 뜻한다.

기자는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마인드컨트롤의 피해자이자 이들의 멘토인 이모씨가 있는 안산의 한 요양원에 찾아갔다. 한 때 목사였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요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이씨는 마인드컨트롤 전파무기와 집단스토킹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마인드컨트롤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더불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상담도 해주고 있다. 이씨는 “마인드컨트롤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노력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 집단은 튼튼한 조직과 자본이 있고 최첨단 마인드컨트롤 기계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들 위치 및 건강상태를 손바닥 안에서 보고 있다”며 “심지어 피해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까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독 안에 든 쥐’라는 것이다.

이씨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휴대폰도 마인드컨트롤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고 한다. 전원을 끄지 않는 이상 모든 대화내용이 가해자 집단에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럼 도대체 가해자는 누구일까.

이씨는 “지금은 정확히 그 주체를 단정지을 수 없다”며 “지금 기자와의 대화도 도청 위험이 있다”고 말하며 내부 방문과 창문을 모두 닫았다. 문이 열려있으면 그 사이로 대화 내용이 흘러나가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은 원거리에 있는 음성도 최첨단 마인드컨트롤 기계로 분류시키고 쪼개서 도청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마인드컨트롤 전파무기는 타깃에 따라 소형, 중형, 대형 등 다양한 크기로 나뉜다.

인공환청으로 생활 불가능
의학적으론 과대망상 환자

이씨는 마인드컨트롤 전파무기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는 하루하루 한계에 부딪힌다”고 말하며 “피해자 규모는 우리의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마인드컨트롤 조종을 당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어서 이씨는 피해자 모임의 또 다른 박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씨는 자신이 부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마인드컨트롤 피해자 문제가 해결되면 본인이 부대통령이 된다는 것이다. 박씨는 대통령이 자신을 인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뚜렷한 근거는 없다.

이렇듯 피해자 모임은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피해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은 직장생활을 중단한 상태다.

이씨는 가해자 집단이 피해자들을 공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루미나티와 프리메이슨, 예수회로 추측할 뿐. 이들이 마인드컨트롤 프로젝트를 계획한 실체라는 것이다. <그림자 정부>는 음모론자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꼽힌다. 이 책의 저자 이리유카바 최씨는 한때 피해자들과 만나 많은 조언을 해줬었다고 한다.


이씨에 의하면 일루미나티와 프리메이슨이 마인드컨트롤 전파무기를 운용하고 있다. 그림자정부는 인류를 노예화하고 전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계획 중 하나가 바로 마인드컨트롤이다. 이씨는 “우리의 잠재의식을 지배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

또한 이씨는 각 종교 지도자 중 프리메이슨이 있다고 믿는다. 이들의 목적은 ‘종교통합’이라는 것.

현재 목사를 양성하는 신학대학도 이들에 의해 변질되어 자유주의, 인본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들은 신흥종교, 즉 신천지, 통일교 등을 통해 종교통합에 앞장서고 있고 개신교 탄압이 그 목적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건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도 마인드컨트롤에 걸렸다는 주장이다.

이씨는 “신천지 이만희도 마인드컨트롤에 걸렸다”며 “한 사람의 정체성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마인드컨트롤과 집단스토킹이 무서운 이유는 인공환청으로 예언을 들려주고 그 예언에 맞는 상황을 설정한다는 것이다.


인공환청으로 인한 예언 때문에 피해자는 공황상태에 빠지고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정신질환으로 이어진다.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정신병력’을 만들어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회적으로 매장시켜 저항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씨는 해외에도 피해자들이 많다고 했다. 미국, 독일 등 전 세계적으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언론이 침묵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정부 위에 군림하는 그림자 정부가 인류를 노예화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왜 약자들에게만 접근할까?

기자의 의문에 이씨는 “임상실험”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모든 약품은 시중에 판매되기 전에 동물에게 실험한다. 그리고 지원자를 모집해 임상실험을 거친다. 이처럼 인류 노예화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임상실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나노칩을 이식해 마인드컨트롤 전파무기, 집단 스토킹 등으로 실험한다는 주장이다.

마인드컨트롤 피해자들은 그림자 정부의 실험용 쥐다. 현재는 실험의 정확도가 높아진 편이라고 한다.

이씨에 따르면 마인드컨트롤 실험은 ‘ABCDE…’유형별로 나뉜다. A형 피해자와 B형 피해자의 피해 내용이 다르다는 것. 이 자체가 그들의 계략이라고 말한다. 마인드컨트롤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바로 위장 피해자로 찍힌다.

믿기 힘들지만…
고통받는 소수자

이씨는 박사과정을 수료할 정도로 열심히 연구했던 목회자였다고 말했다. 그는 박사과정 당시 처음으로 일루미나티와 프리메이슨에 대해 접했다. 그도 처음엔 음모론으로 치부하며 반신반의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보들을 하나, 둘 취합하면서 점점 생각이 달라졌다.

대화 도중 이씨는 머리를 살짝 흔들며 “말을 많이 하다 보니 자꾸 다음에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며 “이것도 마인드컨트롤 무기의 영향이다”고 말했다. 그들이 이씨의 뇌를 조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처럼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을 24시간 365일 모니터링 한다. 그림자 정부는 실험군에 속한 피해자 개개인의 모든 것을 수치화한다. 실험대상의 상태에 따라 공격 방법이 달라진다. 이씨는 “성적인 오르가즘이 제일 중요하다”며 “성적 모욕이나 수치심을 인공환청을 통해 전달한다”고 전했다. 결국 패배주의에 빠져 피폐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을 어떻게 조종하는 걸까. 피해자들의 몸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했다. 이에 이씨는 “베리칩보다 작은 나노칩이 삽입돼 있다”며 “가해자들이 공기압으로 쐈거나, 길거리에서 부딪히는 척 하면서 삽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는 수증기 형태로 뿌려서 삽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몸에 나노칩이 삽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인공환청이 들리기 때문에 확신하고 있다”고 말하며 “그들이 나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커뮤니티 형성해 서로 정보교환
“아무리 설명해도 정신병자 취급”

이씨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이씨의 음성을 몰래 녹음해 그 인공환청을 주변 사람들에게 퍼트린다. 예를 들어, 지인에게 통화로 욕을 하지도 않았는데 지인이 화내는 경우라고 한다. 즉 가해자가 미리 녹음해 둔 음성을 지인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공환청 때문에 인간관계가 악화돼 사회에서 고립된다는 것이다.

“내 일이 틀어지고, 상대방이 이유없이 나를 적대시 하는 경우, 대부분이 인공환청 때문이다”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다. 증거라고 내놓을 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해자 중에서는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 고소장도 제대로 쓸 줄 모르고, 말도 중구난방으로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씨는 피해자 간의 연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몇몇 피해자들로부터  ‘프락치’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 또한 마인드컨트롤의 공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과거에 이유없이 따귀를 맞은 적이 있다. 그때부터 마인드컨트롤을 의심했다. 이후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집단스토킹을 확신했다. 또 한 번은 지하철 공익요원이 자신을 째려보고 미행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왜 따라 오냐”며 화를 냈지만 공익은 중얼거리면서 도망가기 바빴다고 했다.

그때 공익요원이 갖고 있던 무전기가 자신을 감시하는 마인드컨트롤 무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이씨는 “내가 누군가에게 원한을 샀나”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가족들과 4년째 별거 중이다. 가족들은 이씨의 이러한 주장을 믿지 않는다. 자식들은 이씨를 피해망상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비밀결사대 ‘프리메이슨’ 실체
“권력 막후서 조종?”

주로 음모론의 소재로 영화나 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현존하는 최고 최대의 비밀 결사 단체가 있다. 바로 프리메이슨이다. 이른바 권력 뒤에서 그 권력을 배후 조종하는 그림자단체로 알려진 프리메이슨은 국내에서는 댄 브라운의 소설과 영화 ‘다빈치 코드’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 프리메이슨 측이 젊은 남녀 회원들을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프리메이슨 영국 지부 대변인 줄리앙 리스는 “18∼25세 사이의 젊은 남녀들을 대상으로 프리메이슨 회원을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프리메이슨 측의 이같은 계획은 조직이 갖고 있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그림자 세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음모 조직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프리메이슨은 이에 더해 나이 많은 백인 신사가 그 주체로 묘사되어 있다.

현재 젊은 회원 모집 중

대변인 리스는 “나이많은 백인 할아버지 이미지는 조직에 있어서 큰 문제” 라면서 “30살 미만의 젊은 회원들이 조직 내에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격 조건은 성, 인종, 종교와 상관없이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면서 “SNS 사용에 능하면서 교육적, 직업적 성취가 있는 젊은이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리메이슨은 1717년 영국 런던에서 엘리트 남성 사교클럽으로 만들어진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회원으로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 벤저민 프랭클린, 이탈리아 통일의 아버지 주세페 가리발디, 작곡가 하이든, 모차르트, 작가 볼테르, 괴테 등이 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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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