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달래기…그래도 집 없는 설움

목돈 안드는 전세 대해부

전세대란이다. 계절적 비수기인 여름인데도 전세가가 치솟고 있다. ‘미친 전세’에 세입자들은 불안하다. 다음 계약 때 얼마나 많이 오를지,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에 밤잠을 설칠 정도다.


4·1대책 렌트푸어 지원방안 후속조치
무주택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에 초점

전셋값이 급등세다.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매매가와 차이가 가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이 매매가를 넘고 있다.
이 와중에 세입자들의 눈과 귀를 쫑긋하게 하는 ‘상품’이 나왔다. 바로 ‘목돈 안드는 전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공포, 8월 중 목돈 안드는 전세 대출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목돈 안드는 전세는 4·1 대책 렌트푸어 지원방안의 후속조치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다양한 선택권 세입자들 주목 

기존 전세자금 대출보다 대출금리는 인하하고, 대출한도는 확대함으로써 무주택 서민의 전세금 마련 부담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는 목돈 안드는 전세를 통해 신용대출 성격의 전세자금 대출을 담보대출화해 대출금리 인하 및 대출한도 확대를 도모했다. 집 주인의 성향, 임차인의 소득수준 등을 감안해 무주택 서민에게 전세자금 마련을 위한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목돈 안드는 전세의 핵심은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이다. 기본구조는 세입자가 전세자금을 대출받은 금융기관에게 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양도한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금융기관에게도 우선변제권을 부여함으로써 전세대출의 담보력을 강화해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대출한도도 확대해주는 것이다. 임대차 계약 시 임차인이 전세금을 대출한 금융기관에게 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양도한다는 내용의 특약을 정해진 서식에 따라 작성하면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은 경우 금융기관에 우선변제권을 인정함으로써 전세대출의 담보력이 강화돼 저리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존 전세대출보다 금리↓ 한도↑
8월중 출시…6개 시중은행서 취급

전세 신규계약 또는 전세 재계약에 관계없이 모두 취급이 가능하다. 대출 적용대상은 임차인이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이고, 전세보증금이 3억원 이하(지방 2억원 이하)인 경우다. 목돈 안드는 전세는 원칙적으로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다만 상환능력별 보증한도(부부합산 연소득의 3.5?4.5배)로 인해 소득에 따라 대출금액이 제한된다. 대출금리는 평균 3% 후반?4% 초반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신용대출금리(6?7%)보다 약 2?3%p 인하효과가 있는 것이다.
전세자금보증 대출금리(4% 중반)와 비교하면 약 0.3%?0.5%p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보증료 인하(0.4%→0.2%) 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세입자 입장에서 약 0.5?0.7%p의 체감 인하효과가 예상된다. 목돈 안드는 전세는 6개 시중은행(우리·국민·하나·신한·농협·기업은행)에서 취급한다. 은행별로 8월23일?27일 사이에 출시될 예정이다.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의 목돈 안드는 전세도 출시된다. 대출이자를 세입자가 납부하는 조건으로 집주인이 전세금 해당액을 본인의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세입자는 신용대출을 받아 전세자금을 마련하던 것을 주택담보대출 금리만 납부하게 된다. 그만큼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대출 적용대상은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과 동일하다. 전세 재계약인 경우에만 적용(신규 전세계약 불가)된다. 대출한도도 5000만원(지방 3000만원)으로 제한된다.

금리 3?4% 수준 2?3%p 인하효과

집주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금융지원 방안도 마련됐다. 전세대출금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담보대출 이자 납입액에 대해 소득공제(40%),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규모에 비례해 재산세·종부세 감면 등 세제 인센티브를 준다. 집주인이 전세금 해당액을 주택담보대출로 받은 경우 DTI를 금융회사 자율로 적용토록 하고, LTV도 70%까지 완화했다.
대한주택보증에서 이자지급 보증 상품을 마련해 임차인이 이자납입을 연체하는 경우에 대비한 임대인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 기존 전세금이 있는 전세재계약이 대상이어서 집주인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없으나, 집주인이 전세금을 대출금 상환용도 등으로 이미 사용해 매월 이자를 대신 납부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비한 보증상품도 있다.(보증가입은 선택사항)  
대출금리는 주택담보대출금리로 평균 3% 후반?4% 초반 수준으로 예상된다. 신용대출금리(6?7%)보다 약 2?3%p, 전세자금보증 대출금리(4% 중반)보다도 약 0.5%p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목돈 안드는 전세는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투입을 지양하고, 민간 재원(은행)을 활용하면서 제도 개선을 통해 금리인하 등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정부는 “목돈 안드는 전세 도입으로 무주택 서민의 전세금 마련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주택기금을 통한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 지원대상(부부합산 5000만원 이하)에 해당하지 않거나, 대출한도(1억원)가 작아서 추가 대출이 어려운 무주택 서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목돈 안드는 전세 대출에 대한 국토부와의 일문일답이다.

-도입 배경은?
▲정부는 렌트푸어 지원 및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와 함께 준공공임대 등 양질의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주택바우처 등 다양한 맞춤형 주거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공공임대 확충 등에 시간이 소요되고, 현재 무주택 서민들이 전세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

-방안 취지는?
▲목돈 안드는 전세 제도의 핵심은 신용대출 성격의 전세자금 대출을 담보 대출화함으로써 대출한도 증액 및 금리 인하를 도모하려는 것이다. 단 집주인 성향 등을 감안해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과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 두 가지 유형을 마련했다.

-전세대출이 과도하게 일어날 우려는?
▲정부는 주택시장 정상화를 통한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으로 전월세 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있으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세금 마련 부담으로 주거하향 이동, 전세난민 발생 등 무주택 서민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 전세자금 지원은 불가피하다. 다만 지원대상을 무주택자로 한정하고, 소득요건도 부부합산 6000만원 이하로 제한해 과도한 대출 확대를 예방했다.

-대출기관을 6개 은행으로 한정한 이유는?
▲6개 은행을 통해서만 취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법 개정 등 제도개선을 통해 새롭게 개발된 대출상품으로 초기단계에서 안정적인 상품 출시를 위해 현재 주택기금 대출을 위탁 운영하고 있고, 전세자금 대출 경험이 많은 6개 은행을 통해 우선 출시하게 됐다. 향후 대출실적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기관에 우선변제권을 부여하는 이유는?
▲금융기관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양도받더라도 우선변제권을 인정받지 못해 대출금리 인하 및 대출한도 확대 효과가 제한적이다. 법 개정을 통해 금융기관에게도 우선변제권을 부여하면 근저당권에 준하는 담보력이 확보, 금융기관의 대출금 회수가능성이 높아짐으로써 저리의 전세자금 대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변제권 인정이 임대차보호법 취지에 맞나?
▲궁극적인 목표가 전세자금 대출금리 인하를 통해 무주택서민의 주거안정을 지원하는 것으로 임대차보호법 제정 취지에 부합하다. 법논리적으로도 임차인이 갖는 우선변제권을 채권 양수인인 금융기관이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집주인들의 거부감이 없을까?
▲집주인 입장에서는 임차보증금 반환 주체가 임차인에서 금융기관으로 변경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보증금의 일부를 은행으로부터 직접 입금받고 계약 종료시 보증금을 은행으로 반납하기만 하면 된다. 전문성이 높은 금융기관을 상대해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으나, 중개업소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해 불안감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변제권 인정기관을 은행으로 제한한 이유는?
▲원칙적으로는 금융기관 범위에 대한 제한 없이 모든 기관에게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나 제도초기에 광범위하게 제도적용 범위를 인정할 경우 사채업자 등 악용 가능성 우려가 있어서다.

-임차인 이자연체, 임차 기간 중 기타 비용에 대한 처리는?
▲계약 종료시 은행이 집 주인에게 받은 임차인 몫 임차 보증금에서 연체 이자 등을 제하고 임차인에게 반납해야 한다.

-목돈 안드는 전세 실효성은?
▲집주인 담보대출방식은 전세계약을 갱신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데, 집주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 만큼 충분히 참여할 유인이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재계약하지 않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경우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데 드는 노력과 시간비용 및 부동산 중개비용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세입자와의 유대관계에 따라 집주인이 담보대출 받는 것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을 거부하면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을 통해서도 대출이 가능하다.

-전세 증액계약에만 적용한 이유는?
▲집주인 대출방식은 금융(LTV, DTI 완화)·세제지원이 이루어지므로 가계대출 증가,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 증액계약으로 한정했다.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경우 담보대출 가능금액 심사에 약 3주?1개월이 소요돼 임대차계약기간에 맞춰 대출이 이뤄지기 어려운 점도 고려됐다.

-임대인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는 충분한지?
▲집주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전세보증금에 대한 비과세 필요성이 큰 다주택자 등의 경우 본 제도에 참여할 유인이 크다.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거나 기존 전세계약을 유지하고 싶은 집주인의 경우 본 제도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증금 반환 주체 임차인→금융기관

-임차인 이자납입 연체 및 임대인 신용도 하락에 대한 방지수단은?
▲세입자가 이자납부 지연시 보증기관이 이자를 임대인에게 지급토록 하는 이자지급 보증 상품을 마련해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임차인이 이자납입 연체 이후 임대인이 대위변제하기까지 기간 동안 이자연체 정보가 남게 되면 임대인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있으므로, 임대인이 대신 이자를 납입하기까지 약 1개월간 연체정보 등록을 유예토록 할 예정이다.

-보증신청은 누가? 절차는?
▲임대인의 요구가 있을 경우 임차인이 이자지급보증을 신청해 보증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보증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임차인이 보증기관에 보증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임대인 및 임차인의 편의를 위해 은행창구에서 대출신청 접수와 보증상품 안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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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