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박의 남자들' 권력암투 막후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8.13 10: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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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6개월…'실세 전쟁' 시작됐다

[일요시사=정치팀] 청와대에서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정권 2인자'자리를 놓고 실세들 간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최근 아무도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는 물밑경쟁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역대 정권의 2인자는 항상 존재해 왔다. 이승만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그랬다. 시간에 따라, 사건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 자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남자'는 대통령 못지않은 파워로 무소불위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 충성심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의 신임을 앞세운 강렬한 카리스마로 국정 전반을 쥐락펴락 한다. 그렇다고 함부로 나서지 않는다. 막후에서 은밀히 일을 처리한다.

김기춘 등장으로
꼬인 청와대 족보

정치권 관계자는 "2인자는 때론 '총알받이'로 여론의 뭇매에서 대통령을 보호해야 하지만 평상시엔 국정 전반을 쥐락펴락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에서 찍힌 사진은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여름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이후 처음 열린 회의라 관심이 쏠렸다.

박 대통령과 함께 정홍원 국무총리,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 박흥렬 경호실장이 회의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박 대통령과 더 가까운 사람은 정 총리가 아닌 김 실장이었다. 김 실장이 정 총리보다 앞선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여러 뒷말을 낳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말이 많았던 대목은 청와대의 권력지형 변화 감지다. 혹시 '정권 2인자'자리를 두고 권력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주인공은 앞서 언급한 정 총리와 김 실장.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 일각에선 '파워게임'이란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이번에 김 실장의 깜짝 등용으로 청와대 '족보'는 꼬일 대로 꼬였다. '우두머리'인 정 총리와 김 실장을 비교했을 때 그렇다. 의전서열상 박 대통령 다음은 정 총리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선 그 정반대다.

나이부터 김 실장이 5살 많다. 김 실장은 1939년생이고, 정 총리는 1944년생이다. 경남중·고 선후배 사이에 사법시험 기수도 김 실장이 12년이나 빠르다. 당연히 검사 생활도 김 실장이 먼저 시작했다. 1987년 김 실장이 법무연수원장으로 있을 때 정 총리는 그 밑에서 법무연수원 기획과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김 실장이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정 총리를 추천했고,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에게 정 총리를 현 정부 초대 총리로 추천한 사람도 김 실장이란 소문도 들린다.

정홍원-김기춘 '2인자'두고 미묘한 기류
불붙는 '파워게임'…지금부터 치열한 경쟁

정치 이력도 게임이 안 된다. 정 총리는 지난해 당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반면 김 실장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 내리 3선 의원을 지냈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한국에너지재단 이사장 등의 요직을 거치면서 화려한 경력과 인맥을 쌓았다. 정치권 안팎에선 권력 실세 중에 김 실장과 인연이 없는 사람이 없다고 평가할 정도다.

무엇보다 김 실장을 향한 박 대통령의 신임도 대단하다. 김 실장은 박정희정부 때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과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 등을 지내며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실무적으로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멤버 가운데 한 명이 됐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명박 정부 때 '왕차관'이 있었다면 박근혜정부 들어선 '왕실장'이 새롭게 권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김 실장은 여러 면에서 정 총리를 능가하는 파워를 갖고 있다. 단순히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역에 머물지 않고 다방면에서 상당한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2인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김 실장 외에 정권 막후실세로 부상할 만한 인물들은 누가 있을까. 가장 유력한 후보군은 역시 김 실장이 속한 7인회 멤버들이다. 멤버는 김 실장 외에  김용환 상임고문, 새누리당 최병렬 상임고문, 새누리당 김용갑 상임고문, 안병훈 기파랑 대표,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강창희 국회의장이다.

7인회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맺은 인연에다 정치 경험도 많아 박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자문그룹으로 꼽힌다. 김 실장 같이 이들의 깜짝 등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현안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인회 외에도 원로그룹은 또 있다.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과 이병기 주일대사,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 박효종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다. 이들도 박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 정부를 이끌 주역들로 꼽힌다.

원로그룹 주목
멘토들도 부상

박 대통령에겐 7인회뿐만 아니라 '10인회'도 있다. 하나같이 막후실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인회 멤버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권영세 주중대사,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 변추석 국민대 조형대학장 등이다.

친박계인 이들은 대선 승리를 이끈 주역들이다. 모두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대선 당시 중앙선대위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다. 선거기간 내내 머리를 맞댔다. 선대위 인사, 재정, 선거운동 기조, 메시지 등 모든 선거전략이 10인 회의에서 나왔다.



10인회 중에서도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대사, 이학재 의원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 3인방으로 꼽힌다. 대선 때 김 의원은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권 대사는 전략·기획 등을,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의 일정 조율·의전 총괄 등을 담당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정현 홍보수석과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가신'으로 불린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의 오랜 심복. 박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급부상 중이다. 최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친박계 중에서도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대선 당시 2선 후퇴를 통해 승리를 견인했다.

'대통령 복심'서서히 윤곽
'그림자'물밑 기싸움 감지

앞으로 치고 나올 만한 '다크호스'들도 줄서 있다.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언제라도 한자리를 꿰찰 수 있는 복병으로 분류된다. 지난 대선 때 안 전 대법관은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김 전 수석은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지냈다. 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리는 김 원장은 캠프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 이들은 모두 박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으로 핵심 요직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도 '대통령 오른팔'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이주영 의원과 박창식 의원, 박대출 의원, 안형환 전 의원, 박선규 전 인수위 대변인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향후 권력 지각변동이 시작된다면 '뉴 페이스'로 등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고리 권력'에도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보좌관 3인방'은 현 정권 출범과 함께 예상대로 청와대 비서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만 전 보좌관은 총무비서관, 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은 각각 제1·2 부속 비서관이 됐다.


빽빽한 친박계
다크호스 줄서

이들은 박 대통령이 1998년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15년 이상 보좌해온 인물들이다. 때문에 청와대에서 이들의 위상은 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국회의원보다 높은 '실세 보좌관'으로 통한다는 얘기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권력 상층부에 포진해 있는 인사들은 과거 행보에 대해 논란이 많은 등 너무 구시대적인 사람들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여론이 더욱 악화되거나 사건·사고가 터질 경우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앞으로 친박계 인사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인자를 두지 않는 스타일이다. 제2의 권력자를 용인하지 않는 것. 하지만 이제부터 상황이 다르다.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로 접어들면서 실세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권력의 자리를 놓고 '대통령의 남자'와 '숨은 그림자'간 물밑 기싸움이 감지되고 있다.


김성수 기자<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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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