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수상한 60억 리모델링 의혹 추적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8.06 1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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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돈 거래 의혹으로 '와글와글'

[일요시사=정치팀] 지난 7월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수상한(?) 공사가 시작됐다. 그 누구도 사용하는 데 불편함을 호소한 적이 없었지만 국회가 약 60억원을 투입해 본회의장을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단지 내구연한이 지났다는 이유에서였다. 건물 몇 채를 짓고도 남을 돈이 겨우 본회의장 리모델링 공사에 투입됐다. 여론은 냉랭했지만 국회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이 공사는 뒷돈 거래 의혹에 휩싸였다.



6월 임시국회가 끝난 직후 국회가 수상한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 7월3일부터 무려 60억원을 투입해 국회 본회의장 내부 전산시스템과 노후화된 장비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60억은 껌 값

하지만 지금까지 본회의장의 장비를 사용하면서 국회의원들은 별다른 불편을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심지어 상당수의 의원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을 편성하는 등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조금 더 기기를 사용해도 상관없는 것 아니냐며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리모델링 예산을 승인해준 것은 국회의원들이지만 예산이 편성되어있다고 해서 꼭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본회의장에 있는 컴퓨터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안건처리를 위한 표결이 전부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까진 회의자료를 열람하거나 간단히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지만 본회의가 시작되면 안건처리를 위한 기능만 사용할 수 있다. 과거 본회의 도중 인터넷을 사용해 딴짓을 하는 의원들의 모습이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탓이다.

고작 표결처리를 하는데 이용되는 본회의장 내부 장비를 교체하기 위해 60억이나 사용된다는 것은 일반 국민들의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회는 이번 공사와 관련해 지난 4월 본회의장 전산시스템이 일시적으로 다운됐던 사례를 지적했다. 이들 장비가 2005년에 설치, 내구연도인 5년이 지나 이미 공사시기를 3년여 가량 넘겼다는 설명이다.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3일 "이번 개보수는 2005년 도입된 디지털 본회의장 시스템이 내구연한 5년을 초과해 노후화되면서 개선이 시급했기 때문"이라며 "8월 말까지 본회의장 개보수 공사가 진행 된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2005년 약 25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각 의원들의 의석마다 PC를 설치하고 대형 전광판을 통해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 디지털화를 실시했다. 한때 본회의 중 국회의원들이 개인PC를 통해 연예인 사진 등을 감상하고 있는 장면이 여러 차례 언론에 포착돼 25억짜리 국회PC방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지만 국회 디지털화사업 이후 본회의의 진행 속도는 실제로 무척 빨라졌다. 별도의 개표작업 없이 투표가 끝나자마자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의회에 이런 시설을 갖춘 나라는 많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국회의 설명대로 내구연한인 5년마다 60억 이상을 들여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면 가격대비 효용성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번 공사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59억9940만원이다. 교체대상은 의석단말기 350대 (의원석 299대·국무위원석 26대·의장단석 13대·기타 12대)와 좌우 전광판 2대, 전산서버 등이다. 의원들이 본회의 심의 안건을 신속하게 검토해 표결에 임할 수 있도록 하고, 대정부질문을 하면서 각종 통계자료나 영상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회의원들조차 "아직 멀쩡한데 왜 바꿔?"
뒷돈 의혹 보고하자 경찰 사무실 폐쇄?

먼저 의원들이 본회의 표결 전 안건을 살펴보고 전자투표를 하는 의원 단말기는 기존의 감압식 터치스크린 방식에서 스마트기기 방식의 정전식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바뀐다. 화면의 해상도도 기존의 1024 x 768픽셀에서 1366 x 768픽셀로 업그레이드 해 밝기도 개선된다.

전광판도 기존의 램프방식에서 내구성과 화질이 뛰어난 3.5mm 풀-컬러의 LED방식으로 교체하고, 화면의 크기도 기존 210인치에서 230인치로 확대하는 등 각종 통계자료나 영상자료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세부 물품가액을 살펴보면 단말기가 16억4390만원, 전광판 16억5600만원, 서버 22억5500만원이다.


국회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 또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에 따라 조달청 공개경쟁입찰로 실시됐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아무리 최첨단 기기로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도 일반인들이 보기엔 여전히 입이 딱 벌어지는 금액이다.

때문에 국회 주변에선 이번 공사와 관련해 뒷돈이 오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난달 17일에는 국회가 국회의사당 본청에 있던 경찰 상주 사무실을 폐쇄했는데 이를 두고 최근 국회에 출입하고 있는 정보과 형사들이 국회 본회의장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국회 고위공직자가 뒷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첩보를 청와대에 보고한 것이 국회의 심기를 거슬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물론 국회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국회 측은 경찰 사무실의 폐쇄 이유로 "사무실을 경찰 경비대가 아니라 정보과 형사들이 주로 사용하면서 근거 없는 추측성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생산·전파된 데 대해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 내 경찰 사무실은 그동안 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 간부가 국회에 출석하거나 방문할 때 대기실, 휴게실 용도로도 사용해왔기 때문에 이 사무실을 경찰 측과 상의도 없이 갑자기 폐쇄한 것은 뭔가 결정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국회는 지난해 완공한 제2의원회관과 관련해서도 비리의혹을 받고 있다. 제2의원회관과 관련한 비리의혹은 당시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였던 이한구 의원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정도였다.

이 의원은 당시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제2의원회관 건립과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도 자꾸 돌고 있다"며 "이것을 규명해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국회 주변에선 제2의원회관 건립을 놓고 온갖 부정비리 스캔들이 소문으로 돌았었다.

공감 얻기 힘들어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1년 한 소방서에서는 예산이 없어 내구연한이 지난 장비를 사용하다 소방관이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다. 전국적으로 보면 안전과 관련한 교각이나 소방장비 등도 내구연한이 지났지만 예산이 없어 교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 국회 본회의장은 아무도 리모델링의 필요성을 지적하지 않았고, 내구연한이 지났다고 해서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처음부터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힘든 공사였다. 뒷돈 거래 의혹이 불거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라고 지적했다.


[국회 본회의장 공사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보는 8월 4일자 제917호 10면 [뒷돈 거래 의혹으로 '와글와글'] 제하로 "국회가 단지 내구연한이 지났다는 이유에서 약 60억원을 투입해 본회의장 공사를 시작했는데 이 공사와 관련 뒷돈 거래 의혹이 제기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해당 공사는 내구연한이 3년이나 경과했을뿐만 아니라 본회의장 시스템 상의 장애 발생으로 불편함이 야기되어 공사하는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국회사무처측은 "해당 공사는 향후 5년간 총 6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게 되는 것으로 관련 법령에 따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공개경쟁 방식으로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어 뒷돈 거래 의혹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회는 항상 '공사 중'
예산 못써서 안달 났나?
 

현재 국회는 공사 중이다. 국회 제3어린이집 건립은 시민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3어린이집은 기자주차장 부지에 들어서며 모두 107명을 수용하게 된다. 

국회 경비대 건물도 내년 말까지 새롭게 만들어진다. 1979년에 건설된 현재의 건물을 허문 자리에 7월부터 공사에 착수, 1년 반 만에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47억44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국회 연수원은 강원도 고성군으로 확대 이전된다.


총대지 39만4139㎡(12만 평)에 336억원이 들어간다. 이밖에도 국회사무처는 내년 예산에 후생동을 개축해 프레스센터를 이주하는 등의 계획안을 제안할 계획이지만 기획재정부의 반응은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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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