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자금' 키맨들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8.05 1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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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쥔 문지기 "전씨네 비밀금고 연다"

[일요시사=사회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징하기 위한 수사가 어느덧 중반전에 접어 든 가운데 검찰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수사의 무게 중심이 '숨겨진 재산 찾기'보단 '자금의 출처 규명' 쪽으로 기울고 있기 때문. 전두환 일가의 '수상한 돈'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제 관심은 이 돈이 원래 '누구 것'이었냐는 방향으로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전 전 대통령 일가와 친인척, 주변 인물 등 모두 40여명을 지난달 25일 출국금지했다. 이들은 '전두환 비자금'의 이동 경로를 알고 있거나, 재산 은닉 과정에 도움을 줬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다. 사실상 이 40여명의 진술에 따라 이번 수사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요시사>가 '전두환 비자금'의 키맨들을 조명했다.

[키맨1] 전두환 처남 이창석

이창석씨는 전 전 대통령의 처남으로 그의 부인인 이순자씨의 남동생이다. 전 전 대통령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전두환 비자금'의 창구가 이씨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씨는 자신의 매형인 전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1983년 '동일'이라는 철강 납품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4년부터 포항제철과 독점적인 납품 계약을 맺고, 동일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당시 동일이 올린 연매출은 50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씨는 1988년부터 5공 비리 수사 대상에 올라 검찰 조사실을 오갔는데 동일을 운영하며 회삿돈 29억여원을 횡령하고, 17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였다. 법원은 "죄질이 나쁘다"는 의견과 함께 이씨를 법정 구속했고, 그렇게 세간의 관심에서 이씨는 멀어졌다.


하지만 이씨는 1995년 다시 검찰의 수사망에 올랐다. '전두환 비자금'의 금고지기이자 핵심 관리인으로 이씨가 지목된 것이다. 당시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시기인 1986년부터 1987년 사이 조성한 3000억∼5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세탁해 은닉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거액의 뭉칫돈이 이씨 계좌를 통해 오고 간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결국 이씨를 놓아줬다. 이씨가 돈을 굴리던 1993년 전후는 금융실명제 시행 이전이라 계좌 추적이 쉽지 않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다수 관계자는 김영삼 정부의 금융실명제 도입을 앞두고 전 전 대통령이 차명으로 관리되던 비자금 상당수를 부동산으로 전환했다고 믿고 있다.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숨겨진 재산을 추적할 때마다 이씨의 이름은 빠짐없이 오르내린다. 추정 거래가만 4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부동산도 의심스럽지만 전씨 일가와의 '묻지마 땅거래'는 숱한 의문을 낳는다.



이씨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전 전 대통령의 장인인 이규동 전 대한노인회장에게서 다수의 부동산을 증여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가 소유한 부동산의 특징은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땅이 유독 많다는 것인데 등기부상으로 이씨는 자신의 부친에게서 이 땅들을 증여받은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땅의 규모나 개발 가치 등을 따져봤을 때 통칭 '오산땅'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이해된다. 정황상 오산땅의 구입 경로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아니고서는 전씨 일가와의 '통큰 거래'가 쉽사리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12월 이씨는 본인 소유의 양산동 땅 95만㎡(28만여평) 중 46만㎡(14만여평)를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에게 넘겼다. 매도 금액은 28억원, 추정 공시지가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땅의 절반은 건설업체 '늘푸른오스카빌'의 박정수 사장이 매입했는데 박 사장이 매입한 금액은 400억∼500억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즉 똑같은 땅을 재용씨에게는 헐값에 넘기고, 박 사장에게는 웃돈을 얹어 매도한 셈이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재용씨가 이 땅을 2년 뒤 박 사장에게 400억원을 주고 되팔았다는 것에 있다. 2년 새 무려 372억원의 이득을 올린 셈. 그러나 재용씨는 이중 60억원만 선지급받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늘푸른오스카빌 소유의 용인 땅에 수익권을 설정하는 것으로 셈을 대신했다. 이 용인 땅은 이후 299억원에 팔려 재용씨의 곳간을 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재용씨는 용인 땅의 매각대금을 제외하고도 앞선 거래에서 미납된 340억원을 2009년 9월부터 100억원, 140억원, 100억원 순으로 차례로 돌려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단 한 푼의 양도세도 내지 않았다. 외삼촌 이씨와의 거래 당시 본인으로의 소유권 이전을 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씨는 재용씨의 '미등기'를 눈감아줌으로써 조세포탈을 꾀한 공동정범으로 의심받고 있다.

더불어 이씨는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일대 땅 2만6000여㎡(8000여평)를 전 전 대통령의 딸인 효선씨에게 증여했다. 추정 공시지가는 약 40억원. 공교롭게도 이씨가 양산동 땅을 매각한 시점과 관양동 땅을 증여한 시기는 일치한다. 현재 이 관양동 땅 위에는 효선씨가 소유한 20평대의 단독주택이 들어서 있다. 이는 모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분류된다.

검찰은 이처럼 이씨가 땅을 굴리는 과정에서 전씨 일가에게 사실상의 '재산 증여'를 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씨가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성강문화재단' 소유의 토지와 건물도 장남인 재국씨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점 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사의) 주 타깃은 이씨"라며 "자금의 원천을 찾아 그 돈에 의해 전씨 일가의 재산이 증식됐다는 것을 캐내야 하는데…. 그 핵심 역할을 한 것이 이씨"라고 소견을 밝혔다. 다시 말해 전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을 주로 이씨가 관리했고, 이 비자금이 이씨를 통해 전씨 일가에게 배분됐다는 의혹이다.

이씨의 재산이 그의 사회경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은 관련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재용씨가 설립한 부동산개발회사 '비엘에셋'의 부채 규모가 거의 600억원에 육박하지만 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씨의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씨는 약 160억원을 출자해 재용씨를 도왔다. 그간 재용씨가 은행에서 사업 자금을 대출받을 때 이씨 명의를 사용해 온 점도 의미심장하다. 외삼촌 이씨가 전씨 일가의 자금줄이란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키맨2] 이창석 친구 박정수

그렇다면 이씨는 그에게 굴러온 비자금을 어떻게 관리했을까. 이씨 역시 전 전 대통령처럼 타인 혹은 신탁기관 등을 통해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씨는 한 부동산신탁회사를 통해 ‘오산땅’을 비밀리에 관리해왔다. 부동산신탁회사에 신탁된 땅은 등기부상 실소유주가 드러나지 않고, 사법 당국의 강제집행 목록에서 사실상 제외될 수 있다는 이점을 갖는다.



평소 이씨는 자신의 땅을 보호하기 위해 부동산신탁회사에 땅을 맡겨 놓고, 매도가 필요한 시점에는 부동산신탁회사를 끼고 자신이 직접 땅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숨겨왔다. 그러나 땅의 성격 자체가 '전두환 비자금'의 차명 재산이란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이씨는 주로 자신의 지인들을 통해서만 땅을 거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늘푸른오스카빌의 박정수 사장이 키맨으로 부상했다. 이씨의 수상한 거래마다 박 사장이 거액을 들여 땅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양산동 땅 매각 과정에서 박 사장의 실명은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는 재용씨와 같은 땅을 매입하면서 공시지가보다 100억원이 넘는 웃돈을 주고 땅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2년 뒤 재용씨가 산 땅은 다시 400억원에 매각되는데 이를 매입한 이가 바로 박 사장이었다. 불과 2년 전 재용씨가 28억원에 샀던 땅을 박 사장은 열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 사장은 재용씨에게 늘푸른오스카빌 소유의 용인 땅 수익권을 보전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재용씨는 본인이 받은 수익권 외에도 외삼촌 이씨의 수익권마저 행사해 수백억원의 이득을 봤다. 도무지 타산이 맞지 않는 이 삼자거래로 박 사장은 의혹의 중심에 섰다. 이씨와 박 사장이 짜고 재용씨에게 비자금을 불법 증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박 사장은 이씨와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온 친구로 알려져 있다. '20년 지기'인 둘은 또 다른 오산땅을 수천억원에 거래하면서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이씨 소유의 양산동 땅(평화농장 포함 4개 필지) 29만여평이 2010년 건설업체인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에 팔렸는데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의 설립자가 다름 아닌 박 사장으로 밝혀진 것이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는 박 사장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로 약 3000가구 규모의 인근 주거단지 조성에 관여하고 있다. 이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가 이씨로부터 매입한 양산동 땅의 매입가는 모두 4666억원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선 이 매각대금을 전씨 일가와 이씨가 균등하게 나눴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검찰은 최근 박 사장을 소환해 오산땅의 매입 경위와 거래에 쓰인 자금 내역 등을 조사했다. 당시 박 사장의 진술 내용은 외부로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검찰이 추가 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박 사장과 관련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는 상황이다.

특히 <노컷뉴스>는 박 사장 측근의 말을 인용, "박 사장이 '내가 이창석씨 비자금을 관리해주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보도해 전두환 비자금이 이씨를 거쳐 박 사장의 차명 재산으로 관리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 추징수사 속도… 수상한 돈 속속 드러나
일가·친인척·주변인물 등 40여명 출국금지

[키맨3] 전재용 친구 류창희


수사 초창기엔 장남인 재국씨가 조명 받는 분위기였지만 연희동 자택 압수수색 이후 상황은 사뭇 다르다. 비교적 출처가 불분명한 재국씨의 재산과 달리 재용씨와 연관된 부동산은 비자금이 직접 녹아든 정황이 뚜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용씨 소유의 서울 이태원동 고급 빌라 3채는 재용씨가 지난 2004년 조세포탈 수사를 받던 시기 드러난 국민주택채권의 차명 재산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법원은 재용씨가 외조부로부터 받았다는 167억원가량의 채권 중 73억원을 비자금으로 인정한 바 있다. 최근 재용씨는 이 빌라 3채 중 2채를 매각해 수사 개시를 전후, 비자금을 별도로 은닉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재용씨는 여러 사업에 손을 뻗치면서 각종 자금을 끌어 썼는데 재용씨의 사업파트너로 알려진 류창희씨는 재용씨가 벌인 대부분의 사업에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소위 '전재용 비자금'의 핵심 인물로 거론돼왔다.

류씨는 재용씨의 오랜 친구로 전해진다. 그는 2003년 재용씨와 SW회사 오알솔루션즈코리아(웨어밸리) 공동대표를 맡았다. 당시 대검 중수부는 웨어밸리 직원 계좌로 들어온 괴자금 130억원을 추적했는데 수사망이 좁혀오자 류씨는 대표에서 물러나 자취를 감췄다.

검찰은 재용씨가 현금화해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민주택채권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인물로 류씨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류씨는 서울 성북동 자택에 있던 자료를 트럭을 통해 대거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류씨는 재용씨의 주력 회사인 비엘에셋의 이사로 근무했으며, 그의 아버지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비엘에셋의 대표를 역임했다. 류씨 아버지 명의는 재용씨의 부동산 거래에 차명으로 이용되는 등 류씨 일가도 '전두환 비자금'의 조력자란 정황은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났다.

지난 2004년 검찰 조사를 받았던 류씨는 "재용씨가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무기명 채권을 매각한 돈 15억∼17억원을 사업에 투자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9일 웨어밸리의 서울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해 회계 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회사 양수도 관련 자료, 내부 결재 문서 등을 확보했다.

[키맨4] 전재국 친구 전호범

최근 장남 재국씨는 한 법조계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괴롭다. 낼 돈이 없다. 이번 상태가 정리되고 나면 내년쯤 파산 신청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이번 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재국씨나 재용씨가 낼 수 있는 추징금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이번 검찰 수사에 회의를 드러내며 "이미 20년이나 지난 일인데 전두환 비자금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고 말했다. 자금의 원천을 밝혀내는 게 이번 수사의 핵심인데 관련자들의 증언을 빼고선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계산이다.

특히 장남 재국씨의 창고에서 나온 미술품과 골동품의 경우 예상보다 가격이 낮을뿐더러 구입 경로 등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재국씨의 미술품 구매 대리인으로 알려진 전호범씨의 도피성 출국은 뼈아프다.

전씨는 지난 16일 연희동 자택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시점에 미국으로 급히 출국했다. 전씨는 재국씨의 미술품 구매와 재산 형성 과정에 관여한 인물로 꼽힌다.



전씨는 재국씨와 함께 지난 1993년 <아르비방>이라는 미술 전문비평서를 창간했다. <아르비방>은 당시 젊은 신진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한 의도로 기획됐다. 1994년 출간한 <아르비방>은 1996년까지 모두 55편이 제작됐다. 그리고 전씨가 재국씨를 대신해 미술품 컬렉션을 시작했던 시기는 <아르비방>을 출간하던 시기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술계 한편에서는 "컬렉션 목록이 너무 과장됐다"라는 볼멘소리도 있다. 하지만 전씨가 재국씨를 대신해 고가의 미술품을 구매한 건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전씨가 재국씨의 비자금 세탁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이다.

1993년 3월, 전씨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 15차 아파트 45동 305호를 매입했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전씨는 매입한 아파트를 담보로 신한은행으로부터 2억4천만원을 빌렸다.

해당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1993년 11월 시공사는 전씨의 채무를 떠안은 것으로 확인됐다. 즉 시공사 대표인 재국씨가 전씨의 아파트를 사들인 것이다. 이 아파트는 2000년 전 전 대통령의 딸 효선씨에게 매매됐고, 시공사가 진 채무는 2006년 3월 해지됐다.

이후 효선씨는 2010년 9월, 21억2000만원을 주고 이 아파트를 매도했다. 즉 재국씨가 전씨의 명의를 빌려 서초구 아파트를 매입하고, 이를 다시 효선씨에게 넘긴 셈이다. 검찰은 '전재국 비자금'의 관리인으로 전씨를 지목하고 있다.

전씨는 2000년대 초반까지 서울 청담동의 한 갤러리 대표를 지내면서 재국씨와 자주 만났다. 서울 역삼동 한 일식집에서 재국씨와 전씨가 사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는 일화도 있다.

그러나 이후 전씨는 주변과 연락을 끊고 한국과 미국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전두환 비자금' 일부가 해외로 반출됐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전씨가 평소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빌리고 돌려주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 구입한 명화들을 해외 수장고로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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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