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작된 잠룡 대권플랜 전쟁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29 13: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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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엔 차기 대권 윤곽 보인다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다음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면 코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작된 유력 대권주자 8인의 대권플랜을 <일요시사>가 세세히 살펴봤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유력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벌써부터 분주해졌다.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고작 반년도 지나지 않았다. 차기 대권행보를 펼치기엔 너무나 이른 시간이지만 대권 잠룡들은 자의든 타의든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이미 시작된 대권잠룡들의 대권플랜은 무엇일까?

대권플랜 전쟁
이미 시작됐다

현재 다음 대선과 관련해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다. 김 지사는 최근 잇단 여의도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3일 여의도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만찬 회동 등 7월 한 달 동안 확인된 여의도 행보만 5차례나 된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여의도 행보가 사실상 다음 대권을 위한 기반다지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이 끝난 후 김 지사는 여의도 정치에서 거리가 있는 현역 도지사의 한계를 느꼈다며 여러 차례 소회를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잇단 여의도 행보는 현역 국회의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 지사의 3선 도전 여부는 경기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김 지사의 3선 도전 여부는 곧 김 지사의 대권 출마 여부와 연계될 뿐만 아니라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김 지사가 출마여부를 하루 빨리 결정해야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다. 물론 김 지사가 3선에 성공한 후 도지사직을 유지하거나 중도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김 지사는 지난 대선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을 치렀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바 있다. 따라서 다음 대권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3선 불출마 선언이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김 지사가 이미 대선출마 입장을 수차례 밝힌 가운데 3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 지사는 지난 2010년 재선 과정에서도 야권의 유시민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가운데 진땀승을 거뒀다. 만약 당시 선거에서 김 지사가 대선출마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면 선거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 지사는 지난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선 불출마와 대선 직행에 대한 뜻을 밝혔으나 이날 오후에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이미 대선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나 이를 조기에 인정할 경우 앞으로의 도정 운영에서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지사가 3선 도전을 포기한다면 김 지사의 대권플랜은 당권 장악 후 대권 도전으로 요약된다. 김 지사는 3선 도전을 포기한 후 내년 7월 재보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권 가려면
당권 잡아야

김 지사와 같은 현역 광역단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다. 김 지사와는 다르게 박 시장은 여러 차례 대권에 뜻이 없다며 선을 그어왔지만 박 시장의 차기 대권 도전설은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도왔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박 시장의 차기 대권 도전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윤 전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시장이 내년 서울시장에 재선되면 그 순간부터 국민들 머릿속에 유력한 대권후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선 박 시장이 지금은 대권에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지율이 높아지고 당 안팎에서 대선출마 요구가 이어지면 대선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최근 들어 연일 박 시장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은 박 시장에 대해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와 관련한 책임론을 부각시키면서 보육비 전액 국고지원을 요구하는 서울시 행태에 대해 “보육대란을 일으켜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새누리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일찌감치 박 시장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상징 같은 인물이고,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유력 차기대권주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때문에 미리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2017 대권으로 가는 길은 가시밭 길
대권 직행이냐 재선이냐 강요받는 선택

차기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박 시장의 제1과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재선이 될 전망이다. 이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송영길 인천시장도 마찬가지다. 우선 안 지사는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해 송년 기자회견서 대권 도전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앞으로의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에 “눈은 멀리 미래를 향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지사는 “그러나 발은 오늘 한 걸음씩 나갈 것”이라며 “일단은 오늘의 도지사직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으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안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자의든 타의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유력 대권주자로 하마평에 오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송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 송 시장은 “대권보다 인천의 문제해결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인천시장 재선에 성공한다면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게 된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신당을 창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의원 측의 핵심관계자는 지난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당 창당 시점은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해야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오는 10월 재보선에서는 일단 창당이 아닌 안철수의 세력으로 도전장을 내민 뒤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으로 정면승부를 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10월 전 창당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할 뿐 아니라 법원의 판결 확정에 따라 지역구를 수동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면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

모래성 지지도
성과 압박

현재 안 의원은 유력 차기 대권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초선인데다 정치권에서 뚜렷한 자기세력이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당장 다가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기세력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안 의원이라도 차기 대선까지 존재감과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안 의원의 지지기반은 무척 취약하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에 대해 “예능프로 출연으로 얻은 이미지로 ‘반짝인기’를 얻고 있는 거품 정치인”이라며 수차례 폄훼한 바 있다. 실제로 안 의원의 ‘지지도’는 무척 높지만 ‘지지강도’는 그리 높지 않다. 현재 안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안 의원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야권의 어떤 네거티브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과 비교하면 모래성과 같은 수준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의 세력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돌풍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안 의원의 지지율은 곤두박질 칠 것이고, 차기 대권을 향한 꿈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안 의원의 대권플랜의 첫 번째 목표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켜 탄탄한 지지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여권에선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내에서 차기 대권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인물이다. 특히 김 의원은 이미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상당수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최근에는 김 의원의 영향력이 범박(범박근혜)계에 까지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친박계에서는 박근혜정부 초기부터 김 의원의 세력이 너무 커질 것을 우려해 김 의원을 적절하게 견제할 방안을 찾느라 분주하다는 후문이다.


대권주자별 완성해야 할 대권플랜은?
대선 전초전, 유리한 고지는 누가?

김 의원은 친박으로 분류되지만 지난 2010년 박 대통령이 반대하던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고 친이계 의원들의 추대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가 되면서 박 대통령과 이미 한차례 갈라섰던 경험이 있다. 친박계 내부에선 이런 김 의원의 전력을 문제 삼아 김 의원이 당내에서 세력을 넓혀가는 것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당 내부의 견제를 의식한 때문인지 김 의원은 아직까지도 차기 대권 출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렇게 질문한다고 내가 대답할 수 있겠나”라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 의원은 또 “정치인에 대한 여론이라는 게 오락실의 두더지게임과 비슷하다”면서 “조금 잘나간다고 머리 내밀었다가는 바로 두들겨 맞게 된다. 나는 좀 조용하게 있으려고 한다”며 대권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김 의원의 낮은 행보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10월 재보선의 결과는 김 의원에겐 차기 대권행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넘기지 못할 경우 지도부 교체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평소 ‘영도 당선→당권 도전→영도 재출마→대권 도전’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으로서는 10월 재보선의 결과에 따라 그간의 낮은 행보를 끝내고 당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낮은 행보 끝날까?
움직이는 잠룡들


반면 현재 아무런 타이틀도 가지고 있지 못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복귀하는 것이 시급하다. 물론 이후에도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은 있지만 어느 지역에서 재보선이 열릴지 알 수 없어 무리하게 출마를 강행하다가는 낙하산 논란을 겪을 수도 있다. 또 10월 재보선보다는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돼 국민들의 관심도도 떨어질 수 있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최악의 경우 20대 총선이 치러지는 2016년까지 정치낭인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정치낭인 생활이 길어지면 그만큼 대중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대권을 노리는 것은 불가능해 진다.

이처럼 현재 정치권에서는 이미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 시작돼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차기 대선 전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것은 누구일까? 정치권의 이목은 벌써부터 차기 대선을 향해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결정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지방선거 판도 술렁일 듯

 
민주당이 기초의원,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여야가 선거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내년 지방선거 판도가 술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내용을 담은 전당원 투표 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 논의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공감하는 입장이어서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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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