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작된 잠룡 대권플랜 전쟁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29 13: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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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엔 차기 대권 윤곽 보인다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다음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면 코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작된 유력 대권주자 8인의 대권플랜을 <일요시사>가 세세히 살펴봤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유력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벌써부터 분주해졌다.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고작 반년도 지나지 않았다. 차기 대권행보를 펼치기엔 너무나 이른 시간이지만 대권 잠룡들은 자의든 타의든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이미 시작된 대권잠룡들의 대권플랜은 무엇일까?

대권플랜 전쟁
이미 시작됐다

현재 다음 대선과 관련해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다. 김 지사는 최근 잇단 여의도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3일 여의도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만찬 회동 등 7월 한 달 동안 확인된 여의도 행보만 5차례나 된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여의도 행보가 사실상 다음 대권을 위한 기반다지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이 끝난 후 김 지사는 여의도 정치에서 거리가 있는 현역 도지사의 한계를 느꼈다며 여러 차례 소회를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잇단 여의도 행보는 현역 국회의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 지사의 3선 도전 여부는 경기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김 지사의 3선 도전 여부는 곧 김 지사의 대권 출마 여부와 연계될 뿐만 아니라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김 지사가 출마여부를 하루 빨리 결정해야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다. 물론 김 지사가 3선에 성공한 후 도지사직을 유지하거나 중도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김 지사는 지난 대선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을 치렀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바 있다. 따라서 다음 대권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3선 불출마 선언이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김 지사가 이미 대선출마 입장을 수차례 밝힌 가운데 3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 지사는 지난 2010년 재선 과정에서도 야권의 유시민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가운데 진땀승을 거뒀다. 만약 당시 선거에서 김 지사가 대선출마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면 선거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 지사는 지난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선 불출마와 대선 직행에 대한 뜻을 밝혔으나 이날 오후에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이미 대선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나 이를 조기에 인정할 경우 앞으로의 도정 운영에서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지사가 3선 도전을 포기한다면 김 지사의 대권플랜은 당권 장악 후 대권 도전으로 요약된다. 김 지사는 3선 도전을 포기한 후 내년 7월 재보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권 가려면
당권 잡아야

김 지사와 같은 현역 광역단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다. 김 지사와는 다르게 박 시장은 여러 차례 대권에 뜻이 없다며 선을 그어왔지만 박 시장의 차기 대권 도전설은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도왔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박 시장의 차기 대권 도전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윤 전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시장이 내년 서울시장에 재선되면 그 순간부터 국민들 머릿속에 유력한 대권후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선 박 시장이 지금은 대권에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지율이 높아지고 당 안팎에서 대선출마 요구가 이어지면 대선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최근 들어 연일 박 시장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은 박 시장에 대해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와 관련한 책임론을 부각시키면서 보육비 전액 국고지원을 요구하는 서울시 행태에 대해 “보육대란을 일으켜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새누리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일찌감치 박 시장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상징 같은 인물이고,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유력 차기대권주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때문에 미리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2017 대권으로 가는 길은 가시밭 길
대권 직행이냐 재선이냐 강요받는 선택

차기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박 시장의 제1과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재선이 될 전망이다. 이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송영길 인천시장도 마찬가지다. 우선 안 지사는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해 송년 기자회견서 대권 도전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앞으로의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에 “눈은 멀리 미래를 향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지사는 “그러나 발은 오늘 한 걸음씩 나갈 것”이라며 “일단은 오늘의 도지사직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으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안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자의든 타의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유력 대권주자로 하마평에 오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송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 송 시장은 “대권보다 인천의 문제해결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인천시장 재선에 성공한다면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게 된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신당을 창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의원 측의 핵심관계자는 지난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당 창당 시점은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해야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오는 10월 재보선에서는 일단 창당이 아닌 안철수의 세력으로 도전장을 내민 뒤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으로 정면승부를 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10월 전 창당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할 뿐 아니라 법원의 판결 확정에 따라 지역구를 수동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면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

모래성 지지도
성과 압박

현재 안 의원은 유력 차기 대권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초선인데다 정치권에서 뚜렷한 자기세력이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당장 다가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기세력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안 의원이라도 차기 대선까지 존재감과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안 의원의 지지기반은 무척 취약하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에 대해 “예능프로 출연으로 얻은 이미지로 ‘반짝인기’를 얻고 있는 거품 정치인”이라며 수차례 폄훼한 바 있다. 실제로 안 의원의 ‘지지도’는 무척 높지만 ‘지지강도’는 그리 높지 않다. 현재 안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안 의원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야권의 어떤 네거티브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과 비교하면 모래성과 같은 수준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의 세력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돌풍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안 의원의 지지율은 곤두박질 칠 것이고, 차기 대권을 향한 꿈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안 의원의 대권플랜의 첫 번째 목표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켜 탄탄한 지지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여권에선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내에서 차기 대권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인물이다. 특히 김 의원은 이미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상당수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최근에는 김 의원의 영향력이 범박(범박근혜)계에 까지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친박계에서는 박근혜정부 초기부터 김 의원의 세력이 너무 커질 것을 우려해 김 의원을 적절하게 견제할 방안을 찾느라 분주하다는 후문이다.


대권주자별 완성해야 할 대권플랜은?
대선 전초전, 유리한 고지는 누가?

김 의원은 친박으로 분류되지만 지난 2010년 박 대통령이 반대하던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고 친이계 의원들의 추대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가 되면서 박 대통령과 이미 한차례 갈라섰던 경험이 있다. 친박계 내부에선 이런 김 의원의 전력을 문제 삼아 김 의원이 당내에서 세력을 넓혀가는 것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당 내부의 견제를 의식한 때문인지 김 의원은 아직까지도 차기 대권 출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렇게 질문한다고 내가 대답할 수 있겠나”라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 의원은 또 “정치인에 대한 여론이라는 게 오락실의 두더지게임과 비슷하다”면서 “조금 잘나간다고 머리 내밀었다가는 바로 두들겨 맞게 된다. 나는 좀 조용하게 있으려고 한다”며 대권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김 의원의 낮은 행보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10월 재보선의 결과는 김 의원에겐 차기 대권행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넘기지 못할 경우 지도부 교체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평소 ‘영도 당선→당권 도전→영도 재출마→대권 도전’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으로서는 10월 재보선의 결과에 따라 그간의 낮은 행보를 끝내고 당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낮은 행보 끝날까?
움직이는 잠룡들


반면 현재 아무런 타이틀도 가지고 있지 못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복귀하는 것이 시급하다. 물론 이후에도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은 있지만 어느 지역에서 재보선이 열릴지 알 수 없어 무리하게 출마를 강행하다가는 낙하산 논란을 겪을 수도 있다. 또 10월 재보선보다는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돼 국민들의 관심도도 떨어질 수 있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최악의 경우 20대 총선이 치러지는 2016년까지 정치낭인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정치낭인 생활이 길어지면 그만큼 대중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대권을 노리는 것은 불가능해 진다.

이처럼 현재 정치권에서는 이미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 시작돼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차기 대선 전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것은 누구일까? 정치권의 이목은 벌써부터 차기 대선을 향해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결정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지방선거 판도 술렁일 듯

 
민주당이 기초의원,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여야가 선거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내년 지방선거 판도가 술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내용을 담은 전당원 투표 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 논의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공감하는 입장이어서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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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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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