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부동산 동향] 하반기 분양가이드

대기업 이름값 하는 ‘큰장’선다

부동산 시장이 안갯속이다. 워낙 다운돼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 전문가들의 예측도 제각각이다. 투자자 또는 실수요자는 고민이다. 언제 어디를,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수도권 거주자 4명 중 1명은 올 하반기 부동산 투자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서울 및 수도권 거주자 414명을 대상으로 ‘2013년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9.6%가 “부동산 투자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아파트 매매가는?
10명 중 4명 “↓”
이는 직전 반기 조사(27%)보다 12.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투자의향이 없다”는 의견은 42.5%로 나타났고, “모르겠다”는 응답은 17.9%로 조사됐다.
투자의향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46.3%는 그 이유에 대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저가매물 매수기회가 늘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31.1%는 “조만간 부동산 가격이 회복할 것 같아서”라는 이유를 꼽았고, “경기가 부동산 외에 달리 투자할 대안이 마땅치 않아서”와 “대출, 세제감면 등 정부 지원책이 많아서”란 응답은 각각 10.4%로 집계됐다. 가장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 대상으론 ‘아파트’(40.9%)를 꼽았고 ▲오피스텔(12.8%) ▲경매(11%) ▲원룸/도시형생활주택(6.7%) ▲단독/다세대(6.7%)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114는 “주택시장 침체로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이 컸던 아파트에 대해 저가매수 기회로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며 “반면 수익형 부동산 열풍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오피스텔은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선호도가 줄어드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아파트 매매가격 전망에 대해선 “하락할 것”이란 의견이 39.9%로 상승한다는 응답(33.1%) 보다 높게 나타났다. ▲5% 미만 하락(30.7%) ▲변동 없음(27%) ▲5% 미만 상승(25.1%) ▲5% 이상 하락(9.2%) ▲5% 이상 상승(8%) 순으로 답했다. 매매가 상승 이유는 “각종 규제완화로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서”(40.9%)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의 57%는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회복 늦어지면서 거래가 부진하기 때문”이란 이유를 꼽았다.
부동산 시장이 안갯속이다. 워낙 다운돼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 전문가들의 예측도 제각각이다. 투자자 또는 실수요자는 고민이다. 언제 어디를,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 와중에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하반기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신규 아파트 물량을 대거 쏟아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월 말로 취득세 추가 감면이 종료되면서 수요자들이 기존 주택시장에서 대형 분양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다음은 하반기 서울·수도권 일대에 공급되는 물량이다.
▲관악 파크 푸르지오 = 대우건설은 8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 100-2번지 일대에 ‘관악 파크 푸르지오’를 공급한다. 까치산공원 주택을 재건축하는 이 아파트는 지상 최고 22층 아파트 4개동 총 363가구 규모로 전용 59∼84㎡ 중소형으로만 구성됐다. 조합원을 제외한 일반분양은 총 196가구다.


2∼3층에 공급되는 테라스하우스는 넓은 서비스면적과 맞통풍구조 설계로 높은 인기를 끌 전망이다. 남향 위주로 동을 설계해 조망과 채광을 극대화했다.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플라워가든, 티가든, 로맨스가든, 에듀가든 등 4개의 테마가든을 두어 특색 있는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각 가구엔 실시간 에너지모니터링, 센서감지형 무선일괄제어시스템, 대기전력차단장치, LED조명(일부 가구) 등이 적용된다. 공용부에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설치돼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친환경 DNA 필터와 자동환기센서 등을 설치해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게 했다. 거실에는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10인치 터치스크린 월패드가 설치돼 조명, 난방 등 제어와 가구 간 화상통화, 엘리베이터 호출 등이 가능하다. 
단지 인근에는 까치산공원이 있고, 남쪽 방향으로는 관악산 조망이 가능해 쾌적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과 서울대입구역이 약 700m 거리에 있다. 주변에 봉원초, 원당초, 행림초 등이 있다. 봉원중, 관악중, 동작고 등은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관악프라자, 봉천시장, 중부시장 등의 이용이 편리하고 관공서, 병원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또 근린생활시설이 많아 생활편의가 우수하다.
▲인천 SK스카이뷰 = SK건설은 인천 남구 용현동 용현학익지구 2-1블록에 ‘인천 SK스카이뷰’를 분양할 예정이다. 9월 하순으로 분양 시기를 조율 중인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9∼127㎡ 3971가구로 구성된다. 
“대단지 쏟아진다”
 재건축 물량 주목
 SK건설은 이 지역 분양물량을 올해 최대 기대주로 꼽고 있다. 수영장이 설치되는 단지는 경인고속도로·제2경인고속도로가 가깝고 수인선 용현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단지 남쪽에 있는 대우전자 공장 부지(3만5000여평)도 개발된다. 용현남초, 용현중·여중, 인항고 등 교육시설도 풍부하다. 아파트 바로 옆에 인하대학교와 대형마트가 있어 편의시설 이용이 쉽다.
2006년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인포트가 ㈜SK로부터 저유소 부지를 매입하면서 아파트를 신축하는 도시 개발사업이 시작됐다. 시공사인 SK건설을 비롯해 YM건설, 농협중앙회, 신한은행 등이 인포트의 출자사로 참여했다. 당초 2011년 착공과 분양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착공 시기는 계속 뒤로 밀렸다.
▲잠원 래미안 = 삼성물산은 9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57번지 일대 잠원대림아파트를 재건축해 ‘래미안’을 선보인다. 전용면적 84∼104㎡, 843가구 중 12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한강공원 잠원지구가 가까워 이에 따른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3호선 잠원역이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다. 강남대로, 올림픽대로, 경부고속도로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 킴스클럽, 서울성모병원, 신사동 가로수길 등 편의시설이 풍부하다.
삼성물산은 올해 서울·경기 10개 단지에서 8587가구(일반분양 4474가구)를 공급한다. 서울에선 잠원 외에 대치청실, 고덕시영, 왕십리1, 현석2, 신길7, 신길11 등을 분양한다. 위례신도시, 용인 수지, 부천 중동 등 경기권에서는 자체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승부는 지금부터”
 최대 기대주 집합
▲한강센트럴자이 = GS건설은 오는 9월 경기 김포시 장기동 860-36 일대에 ‘한강센트럴자이’를 공급한다. 현재 설계변경 중이기 때문에 총 가구수와 전용면적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75∼100㎡, 3600여 가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에서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 규모로서 단지 주변에 허산, 솔래공원까지 이어주는 둘레길 산책로가 조성되는 등 친환경 단지로 꾸며질 예정이다. 특히 한강센트럴자이는 한강신도시와 검단신도시 사이에 위치해 각 신도시의 기반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김포지역엔 지난해부터 분양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김포한강Aa-5, 래미안한강신도시2차, 한강신도시롯데캐슬 등 6000여가구가 이미 분양했다. 올해도 한강센트럴자이와 김포푸르지오센트레빌 등 8000여 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각 건설사들은 각종 혜택과 할인을 내세워 분양 경쟁 중이다.
▲긴등마을 힐스테이트 = 현대건설은 11월 서울 강서구 공항동 4-8번지 일대 긴등마을에서 ‘힐스테이트’를 공급한다. 전용면적은 미정이며, 540가구 중 31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긴등마을 재건축 사업지 일대는 김포공항과 인근 마곡지구를 배후 지원하는 곳으로 주변 개화산과 개화동에 들어설 강서시민의 숲과 녹지 축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지하철 9호선 신방화역과 5호선 송정역이 걸어서 5∼10분 거리에 있다. 인근에 김포 롯데몰, 스카이시티몰 등 대형 복합쇼핑몰들이 있어 생활편의시설이 양호하다. 
현대건설은 올해 힐스테이트 4000여 가구를 공급한다. 아파트 공급일정은 ▲4월 남양주 지금동 재건축 1008가구(조합분은 지난해 분양) ▲6월 위례신도시 621가구 ▲10월 금호20구역 재개발 502가구 ▲11월 고덕시영 재건축 1460가구 ▲11월 긴등마을 재건축 540가구 등이다.
▲서울숲 두산위브 = 두산중공업은 성수동에서 올 하반기 서울숲 두산위브를 분양할 계획이다. 약 546가구로 일반분양은 220가구 예정이다. 단지는 50층 이하 4개 동으로 구성됐다. 서울숲 일대는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압구정과 인접해 있고 좌측으로는 용산구와 중구가 접해있는 교통의 요충지다. 115만6498㎡ 규모의 서울숲 공원을 중심으로 남쪽이 한강, 북쪽이 청계천에 둘러싸여 서울 도심권에서 보기 드문 웰빙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한강변 첫 초고층아파트 사업지로 꼽히는 서울숲 두산위브는 2004년 두산중공업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이 추진됐다. 사업 방식은 주민들이 직접 땅을 사들여 개발을 추진하는 지역주택조합. 하지만 조합을 대신해 사업을 추진하던 시행사가 자금을 모두 탕진해 조합이 추가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일으켜 사업권을 인수하는 등 10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운정 롯데캐슬 = 롯데건설은 오는 9월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A25구역에서 ‘롯데캐슬 1차’를 분양한다. 평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1956가구 중 1차분 1076가구를 내놓는다. 


<기사 속 기사>
하반기 임대주택은?
전국에 1만7000가구 쏟아진다
LH·SH 42개 사업장서 유망 택지지구에 집중

올 하반기 전국에 임대아파트 1만7387가구가 신규 공급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는 지난 9일 LH와 SH공사가 올 연말까지 전국 42개 사업장 총 1만738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국민임대주택(30년) 26개 사업장 1만3466가구 ▲장기전세주택(20년) 12개 사업장 3439가구 ▲영구임대주택 4개 사업장 482가구다.
올 하반기 공급될 임대주택들은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유망 택지지구에 집중돼 있다. 서울에선 서울강남, 서울서초, 세곡2지구, 내곡지구, 마곡지구 등에서 물량이 쏟아진다. 경기도는 남양주 별내, 화성 향남, 평택 소사벌 등이다. 지방은 대전 노은3, 음성 금석, 전북 혁신, 속초 조양 등이다.
LH는 12월까지 17개 사업장에서 국민임대주택(30년)과 영구임대주택 1만760가구를 공급한다. 국민임대주택은 ▲남양주별내 A8-1·A9 ▲화성향남 A1·2 ▲평택소사벌 A-3 ▲청주율량2 A1 ▲전북혁신 A10 ▲음성금석 A-1 등 13개 사업장에서 전용면적 26∼59㎡ 총 1만27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영구임대 주택은 ▲서울강남 A3 ▲서울서초 A3 ▲논산내동2 A2 ▲군포당동2 A1 4개 사업장에서 전용면적 21∼33㎡ 총 482가구가 공급된다. 
SH공사는 25개 사업장에서 국민임대주택과 장기전세주택 6627가구를 공급한다. 국민임대주택은 ▲천왕2지구1·2 ▲신내3지구2 ▲마곡지구 등 13개 사업장에서 전용면적 39∼84㎡ 총 318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세곡2지구3·4단지 ▲내곡지구1·3·5단지 ▲마곡지구 등 12개 사업장에서 전용면적 59∼114㎡ 총 3439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동산써브는 “좋은 입지에 물량이 많은 만큼 임대로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들은 공급일정을 예의주시하고 소득제한 등 입주자격을 사전에 확인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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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