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 추적> 초등생도 벗는 '미성년 음란셀카' 실태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7.15 13: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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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 화장실에서 찍은 영상 팔아요"

[일요시사=사회팀] 최근 초·중·고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셀프 음란물 촬영.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찍은 불법 영상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건당 5000원∼5만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었다. '까진 게' 더 이상 수치가 아닌 자랑이 돼 버린 시대. 지금 온라인에선 어른들 몰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닉네임 은**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른바 '문상 알바'를 하고 있다. 여기서 '문상'은 문화상품권을 뜻하는 은어. 문상은 고유 일련번호인 '식별번호'만 있으면 번호 입력 후 각종 결제가 가능하다. 즉 문상은 온라인에서 현금 대용으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문상 알바'는 한 마디로 돈을 번다는 뜻. 그렇다면 은**은 무엇을 통해 돈을 벌고 있는 것일까.

겁 없는 10대
'문상'주면 OK

"오늘 학교 화장실에서 찍은 영상 팔아요."

지난 8일 은**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프로필상 나이가 1996년생인 은**은 만 17세로 현재 미성년자 신분이다. 교복을 입은 프로필 사진과 발육 상태로 미뤄봤을 때 고등학생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가 주로 거래하는 물품은 자신이 찍은 동영상이다.

"직찍(직접 찍은) 자위영상 팔아요. 거래방법은 틱톡, 가격은 2만∼5만원, 시간은 4∼12분. 돈은 문상으로"란 글이 타임라인 곳곳에 가득하다. 해당 게시물에는 영상을 찾는 구매자들의 댓글이 달리며, 이들 사이에는 자연스레 부도덕한 거래가 이뤄진다.


은** 뿐만이 아니다. SNS에서는 비교적 쉽게 '자위영상' 거래를 암시하는 게시물들을 찾아 볼 수 있다. 구매자들은 해당 영상의 진위 여부를 가름하기 위해 판매자들에게 ‘인증’을 요구하기도 한다.

‘인증’ 과정에서는 판매자가 미성년자인지, 무슨 학교를 다니는지 등이 간접적으로 노출된다. 이렇게 노출된 알몸 영상 판매자의 상당수는 만 18세가 넘지 않은 여학생들. 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중학생, 심지어는 초등학생까지 동영상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신원이 쉽게 노출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고 동영상을 제작, 유포하고 있다.

초중고 여학생 사이서 셀프 음란물 제작 유행
알몸 상태로 은밀한 부위 찍고 구매자에 전송

음란물 제작의 주목적은 돈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의 성적 욕구 해소, 사람들로부터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욕구 등이 동기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또래 집단에서 동영상 판매가 범죄로 인식되지 않는 분위기도 음란물 거래 활성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은**의 동영상 평균 거래가는 3만원으로 꽤 비싼 편이다. 판매자가 가격을 스스로 정하다보니 영상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최근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적발한 음란물은 5000원에서 1만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었다.
지난 9일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카카오톡 등 SNS를 이용해 아동음란물을 주고받은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52)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영상물 105개를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송받거나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3만원도 비싸
5천원에 거래


경찰이 압수한 SNS 회사 서버에는 이모(18)군 등 10대 3명이 유포한 음란물 1479개가 있었다. 경찰은 "압수한 음란물 중 상당수가 국내 초·중·고교 여학생이 알몸 상태에서 1∼5분간 자위행위를 하는 장면"이라고 전했다. 앞서 밝혔듯 자신의 성기를 서슴없이 노출하거나 성적 흥분에 도달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 제작자가 여학생 본인이란 설명.

여학생들은 "문상을 주면 원하는 영상을 찍어 보내겠다" "반응이 좋으면 오프(오프라인 만남)도 생각해 보겠다"는 등의 글로 구매자를 유혹하고 있다. 구매자들 역시 "문상을 줄 테니 미션(특정 도구나 설정을 이용한 촬영)대로 해달라" "내 성기를 보고 자위행위를 해달라"는 등의 요구로 영상 제작에 관여하고 있다.

이들은 SNS나 온라인 카페와 같은 개방된 공간에서 접촉한 뒤 카카오톡이나 틱톡과 같은 메신저에서 음란물을 교환한다. 먼저 상대가 음란물을 구매할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구매할 의지가 있다면 구매자가 본인 소유의 '문상' 일련번호를 판매자에게 보낸다.

번호를 입수한 판매자는 자신의 메신저 ID를 구매자에게 공개하고, 서로 친구를 맺은 뒤 대화창을 통해 약속된 음란물을 주고받는다. 이렇게 공유된 음란물은 구매자의 의지에 따라 제3의 음란물 유통업자에게 흘러간다.

음란물이 유통되고 있는 카페에는 '교복 입은 영상교환', '직찍 영상구매', '입었던 속옷 삽니다' 등의 글이 올라온다. 몇몇 여학생들은 해당 게시물을 클릭한 후 구매자와 접촉, 자신의 '성'을 직거래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구매자가 '인증'을 원하면 판매자가 먼저 '사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이 수법에 걸려드는 건 대부분 어린 나이의 여학생들. 구매자가 사진을 통해 판매자의 신원을 파악하면 나중엔 구매자가 판매자의 신원 공개를 미끼로 협박하는 형태다. 아직 사회 경험이 미숙한 어린 학생들은 이 협박에 넘어가 또 다른 영상을 제작, 구매자에게 전송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 유통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수사관이 '문화상품권 1만원을 주겠다'는 글을 남기자 곧바로 한 여학생이 직접 찍은 음란물을 전송했을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 동영상 거래가 확산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경찰이 확보한 음란물 중에선 여학생의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영상이 있어 유출될 경우 2차 피해도 우려됐다. 하지만 이런 어른들의 우려를 비웃듯 여학생들은 자신이 입었던 속옷을 구매자에게 판매해 추가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음란물 카페선
초등생도 벗어

여학생들이 제작한 '음란 셀카'의 종착지는 결국 카페. 본인이 제작한 음란물을 더욱 쉽고 빠르게 사고 팔수 있기 때문이다. 설혹 SNS를 통해 1대 1로 거래가 이뤄졌다하더라도 최초 구매자가 제3의 구매자를 찾는 구조상 한 번 풀린 음란물은 영원히 온라인에 부유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렇게 떠도는 음란물이 모여드는 곳이 바로 카페다.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같은 날 국내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얼굴을 성인 음란물에 합성시켜 만든 사진 등을 게재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초등학교 6학년 송모(12)군을 선도조건부 불입건했다.

송군은 지난 3월 초 '19동인지 19애니' 등 2개의 인터텟 카페를 개설하고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등 유명인 53명의 합성 음란 사진 684장과 애니메이션 음란물 등을 게재하거나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군이 운영한 카페의 회원수는 모두 4367명, 이중 남성은 3278명으로 전체의 75%에 이르렀다. 또 회원 가운데 10대가 2608명으로 60%를 차지했다. 보통 미성년자가 부모나 타인 명의로 음란사이트에 접속한다는 사실에 기초할 때 10대 회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적발된 카페에는 '영상 20건+합성사진 300장+사이트(주소·비밀번호) 1개에 5천원, 선불입니다'라는 내용의 광고 글도 게재됐다. 즉 초등생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청소년들끼리의 음란물 거래가 빈번히 일어났다는 해석이다.

송군은 경찰 조사에서 "한 음란사이트 카페 회원으로 활동하다가 호기심이 생겨 직접 카페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송군 이외에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청소년들도 "호기심에 음란물을 거래했다"고 진술했다. 즉 호기심에서 시작된 '위험한 장난'이 여러 성범죄자를 양산하고 있는 꼴이다.

광주경찰청 국승인 사이버수사대장은 "청소년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문화상품권을 대가로 음란물을 찍거나 음란카페를 운영했다"면서 "스스로 음란물을 촬영해 유포하면 아동음란물 제작과 유통으로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직접 온라인 카페 운영
SNS 통해 1대1 직거래

그러나 실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형사 미성년자'인 송군에게 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성교육 선도프로그램을 이수 받도록 명했으나 처벌 여부는 불투명하다. 동영상 1479개를 보유하고 있던 이군 등도 마찬가지. 또 음란 셀카를 제작한 1천여 명 규모의 여학생들은 사실상 검거가 불가능하다. 원칙적으로 셀카를 제작한 여학생들은 음란물 원작자에 해당한다.


최근 개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11조에 따르면 음란물 제작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는 강도죄의 최소 법정형인 3년 이상 보다 무거운 형벌이다.

그러나 "단 돈 몇 만원을 벌려고 셀카를 찍은 여학생들을 강도보다 무거운 형벌을 받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 경찰의 고충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여학생들을 붙잡아도 처벌 수위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면서 "엄벌보다는 기소유예 처분 등으로 사건이 마무리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원칙은 5년
현실은 훈방

이런 제도적인 허술함과 맞물려 온라인에서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불법 음란물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개정된 법안에서조차 여학생들이 스스로 음란물을 찍는 경우를 예상치 못해 음성화된 시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과거 수동적인 음란물 소비자에서 적극적인 생산자로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현재 '노예를 구하는 카페' 등에는 미성년자 수십명이 모여 서로 '자위를 하는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고, 주인과 노예로 얽힌 초·중·고교생들은 음란 영상을 주고받으며 또 다른 불법 음란물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에게 성은 이제 감춰진 은막이 아닌 당당한 놀이. 고등학생들은 원나잇 성관계 가능 유무를 온라인 프로필에 기재하고, 중학생들은 자신의 알몸 사진을 온라인에 올려 타인의 평가를 받는다. 성에 일찍 눈 뜬 초등학생들은 카메라 앞에서 스스럼없이 자신의 은밀한 곳을 보여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점차 확산되는 이들의 대담한 행보에 뚜렷한 해결책은 아직까지 없어 보인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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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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