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육참골단(肉斬骨斷) 정치' 주목받는 내막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15 11: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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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타이밍…"내 살을 내어주고 네 뼈를 끊어주마!"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아직 창당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에게마저 밀리며 고작 1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정부 초기 인사실패부터 최근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까지, 칼자루는 언제나 민주당이 쥐고 있었지만 민주당은 신기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이른바 새누리당의 '육참골단(肉斬骨斷)' 정치가 있다.



국가정보원의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특위(이하 국조특위) 위원인 새누리당 정문헌, 이철우 의원이 지난 9일 전격 사퇴했다. 이들 두 위원의 사퇴는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 혐의로 고발된 민주당 김현, 진선미 의원의 국조특위 위원 사퇴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용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민주당 김현, 진선미 의원이 국정원 여직원 감금 등 인권유린 사건의 장본인이라며 국조특위 위원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에 대응해 새누리당 정문헌, 이철우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자 두 의원은 이날 전격 사퇴를 선언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덕분에 국조특위의 칼자루는 순식간에 새누리당으로 넘어갔다. 이른바 '육참골단(肉斬骨斷)' 정치다.

제1야당 민주호
침몰 직전 위기

새누리당이 육참골단 정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연일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육참골단이란 자신의 살을 내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는 뜻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이 40.6%, 안철수신당이 25.1%, 민주당은 13.9%를 기록했다.

19대국회에서 무려 127석을 보유한 민주당의 지지율이 13%에 불과한 것은 놀라울 정도로 낮은 수치다. 작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지지층의 대다수가 등을 돌렸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일각에선 "여론조사를 믿을 수 없다"며 여론조사 방식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품기도 하지만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결과는 대동소이하다. 지난해 4·11총선부터 18대대선, 올해 4·24재보선까지 민주당은 새누리당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한 새누리
작은 것 얻으려다 큰 것 잃는 민주당

정권심판 여론과 더불어 선거직전에 터진 돈봉투 파문, 민간인 사찰, 논문 표절, 공천헌금 사건 등 새누리당엔 악재가 잔뜩 쌓여 있었지만 민주당은 모든 선거에서 예상 밖 패배를 당했다. 때문에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5·4전당대회에서 "선거에서 이기는 민주당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새누리당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되돌아보면 박근혜정부 초기 인사실패부터 최근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까지 늘 칼자루는 민주당이 쥐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신기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새누리당의 '육참골단 정치'와 민주당의 '소탐대실(小貪大失) 정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육참골단 정치는 새누리당이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당을 압도하는 데 있어 가장 주효했던 전략이었다. 반면 민주당은 소탐대실로 요약되는 정치로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도 번번이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놓쳤다.

민주당 소탐대실
언제나 쓰라린 패배

지난 대선에서의 양당의 행보가 대표적인 사례다. 작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한때 '인혁당사건' 발언 등으로 궁지에 몰려있었다. 민주당은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과거사 사과를 요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물론 그 이면엔 박 후보가 개인적인 자존심과 보수 지지층을 의식해 절대로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깔려있었다. 민주당은 과거사 논란을 대선기간 내내 이슈로 부각시켜 박 후보에게 타격을 입히고자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박 후보는 정치권의 예상을 깨고 기자회견에서 "5·16, 유신, 인혁당사건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상처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민주당의 허를 찌른 육참골단이었다. 결국 당시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박 후보의 사과에 대해 "아주 힘든 일이었을 텐데 아주 잘하셨다"고 평가했다.

반면 당시 박근혜 후보의 국회의원직 사퇴에 대한 문재인 후보의 대응은 민주당의 소탐대실 정치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당시 박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정치여정을 마감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그러나 문 후보는 "의원직 사퇴 부분은 지난번 총선에 출마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회의원 사퇴가 불가피할 것이지만 단지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만으로 국회의원직을 그만두지는 않겠다고 유권자들께 약속을 드렸다.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당 안팎의 사퇴선언 요구를 뿌리쳤다.

결국 문 후보는 의원직은 지킬 수 있었지만 대권을 놓치고 만 셈이다. 새누리당의 육참골단 정치와 민주당의 소탐대실 정치는 지난 4·24재보선의 승패를 가르는 주요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

육참골단 정치
선거 승패 갈라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폐지는 지난 대선기간 여야의 공통된 공약사항이었다.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제도 시행으로 인해 공천헌금이 횡행하는가 하면,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이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의 시녀로 전락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4·24재보선을 앞두고 여야 안팎에선 공천폐지에 대한 반발이 심했다. 특히 민주당이 공천을 폐지하지 않는 것으로 당론을 정하면서 새누리당 내부에선 "민주당이 공천을 하는데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지 않으면 전패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왔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재보선에서 전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공약을 지켜야 한다며 중앙당 차원의 공천폐지를 선언했다. 결과는 새누리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4·24재보선에서 단 한 자리도 건지지 못했다.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은 완벽한 패배였다.

민주당은 작은 것을 탐하다 모든 것을 잃었고, 새누리당은 작은 것을 내주고 모든 것을 얻었다. 소탐대실 정치와 육참골단 정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는지를 극명하게 알 수 있는 사례였다. 새정부 구성 과정에서 잇따른 인사실패로 궁지에 몰렸었던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4·24재보선 선거을 계기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지난 7월2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45일간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조특위 역시 마찬가지다. 당초 정치권에선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국정원 국정조사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칫 국정원 사건이 박근혜정부의 정통성 시비로 번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방공천 폐지, 국조특위 위원직 사퇴까지
새누리당 꽁무니 따르기 바쁜 민주당

또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여론의 이목이 집중된 상태에서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야권의 폭로전이 이어져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었다. 10월 재보선이 다가오고 있는 민감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였던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 같은 정치권의 예상을 깨고 국정원 국정조사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 또한 새누리당의 육참골단 정치로 볼 수 있다.

당초 국정조사 거부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싸늘했다. 계속 국정조사를 거부하며 시간을 끄는 것은 오히려 민주당이 원하는 행동이었을 것이란 판단이 섰던 것일까. 새누리당은 정치권의 예상을 깨고 국정원 국정조사를 수용하면서 한 없이 밀리기만 하던 정국의 주도권도 어느 정도 되찾을 수 있었다.

특히 새누리당의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이었던 정문헌, 이철우 의원이 지난 9일 전격 사퇴한 것은 육참골단 정치의 진수였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민주당 김현, 진선미 의원이 국정원 여직원 감금 등 인권유린 사건의 장본인이라며 특위 위원 사퇴를 요구해왔다. 이에 대응해 민주당이 새누리당 정문헌, 이철우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자 두 의원은 이날 전격적으로 특위 위원직 사퇴를 선언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두 의원은 국정원 사건을 6개월 동안 추적해 방대한 자료를 갖고 있고, 최고 전문가다. 민주당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국조를) 차일피일 미뤄 국조 자체에 힘을 빼려는 전략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당사자인 두 의원도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휘두르는 새누리
휘둘리는 민주

하지만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다면 민주당은 정문헌, 이철우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지 말았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약속을 어긴 격이 됐고, 칼자루는 순식간에 새누리당으로 넘어갔다. 또 김현, 진선미 의원이 중요한 공격수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이 없다고 해도 국정원 국정조사가 진행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이번에도 작은 것을 고집하며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 국정조사의 본질과는 관련없는 여야 간 정치공방이 오랫동안 지속될수록 국정원 국정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도는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김현, 진선미 의원이 끝까지 사퇴하지 않아 국정조사가 아예 파행으로 치닫는다면 책임공방은 오히려 새누리당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처음부터 끝까지 새누리당의 육참골단 정치에 휘둘리고 있는 셈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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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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