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발 정치권 지각변동 대예측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6.26 10: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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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라고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친다!

[일요시사=정치팀] 벌써부터 내년에 치러질 6·4지방선거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의 결과는 박근혜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또 안철수 신당의 창당여부와 그 성적에 따라 정치권의 엄청난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광역자치단체장들의 재선 도전여부와 당선 결과에 따라서 차기 대권구도까지 요동칠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은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까? <일요시사>가 아직은 안갯속인 지방선거발(發)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미리 예측해봤다.



오는 2014년 치러질 제6대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활발하다. 각 지역별 출마예상자들의 명단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가 하면, 이미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정치인들도 적지 않다. 여야는 경쟁력 있는 후보자 물색에 여념이 없다.

통상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는 무게감이나 관심도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의 의미는 여느 해와 다르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의 판도가 완벽하게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초 '미니총선'으로까지 불렸던 10월 재보선의 규모가 예상보다 작아지면서 내년 6·4지방선거는 더욱 정치적 무게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국회의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아 2심 이상의 재판이 진행 중인 선거구는 모두 15곳이었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당선무효형에 못 미치는 형량이 선고되거나, 10월까지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한 지역이 늘어나면서 10월 재보선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6~8곳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힘 빠진 10월 재보선
힘 실린 내년 지방선거

당분간 큰 선거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의 패배는 내년 집권 2년차를 맞이하는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이 시작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역대 지방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면서 정국에 결정적인 분수령 역할을 해왔다.


선거에서 패한 정권은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레임덕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김대중정부는 2002년 지방선거 패배를 계기로 급격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고, 노무현정부는 2006년 지방선거 패배를 계기로, 이명박정부 역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며 점차 힘을 잃어갔다. 지방선거가 집권당의 무덤으로 불려온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으로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반면 민주당은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이미 지난 4·24재보선에서 전패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장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에서의 선전도 기대하기 힘든 형국이다.

박근혜 정권 중간평가, 자칫 조기 레임덕 우려
안철수 신당 성적 따라 정치권 대변화

만약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마저 참패한다면 야권의 주도권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으로 급격하게 쏠리게 된다. 특히 호남과 수도권의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60년 정통을 가진 민주당의 존립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비록 여야는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무공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설사 무공천 선거가 시행된다고 해도 승패는 분명히 갈리게 된다. 16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해서는 당이 공천을 하는데다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후보자들 스스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당을 상징하는 색깔이나 여러 가지 방법 등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를 전후해 창당될 것으로 예상되는 안철수 신당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집어 삼킬 거대한 블랙홀이 될 전망이라 정치권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조기 레임덕
민주 소멸론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신당을 창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의원 측의 핵심 관계자는 지난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당 창당 시점은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해야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재보선에서는 일단 창당이 아닌 안철수의 세력으로 도전장을 내민 뒤 지방선거에서는 '안철수 신당'으로 정면승부를 펴겠다는 계획이다. 10월 전 창당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할 뿐 아니라 법원의 판결 확정에 따라 지역구를 수동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정작 안 의원 본인은 여전히 신당 창당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 '내일'의 최장집 이사장이 "창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 했을 때도 안 의원은 "연구소는 정당이나 선거 인재풀과 관련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창당을 고민 중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안 하는데…"라며 말을 아꼈다. "(자신은) 확실하지 않으면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안 의원의 신당창당을 이미 기정사실화 하며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안 의원에게 창당 이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안 의원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안철수 신당'이 출범하면 민주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신당이 출범할 경우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두 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새누리당 지지자의 10%가량도 안철수 신당으로 이탈하는 것으로 나왔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선진당 출신 정치인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대거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계산과 현실의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기존 정당에 대한 반발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막상 안철수 신당이 출범한 후 기존 정당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할 경우엔 높은 지지율도 순식간에 사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아직 그 실체를 나타내지 않고 있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는 그 기반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에 공천 전망이 어두운 '패잔병'들만 몰려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들의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범할 안철수 신당의 면면이 패잔병들로만 가득할 경우 국민들의 실망감 또한 클 것이다. 그렇다고 안 의원 측 입장에선 타 정당 출신 인재들을 무조건 배척할 수만도 없는 처지다.



안철수 신당의 치명적인 딜레마다. 게다가 안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정당의 소수 권력자에게 집중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시·군·구 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평소 새정치를 외쳐온 안 의원이 이 같은 약속을 깨기 어려운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라는 깃발을 달고 출마할 수 있는 후보자는 특별광역시장 후보 7명, 도지사 후보 9명을 더해 16명에 불과하다. 또 아무런 지역기반도 없고 선거경험도 없는 안철수 신당이 광역단체장 같은 큰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 정당들에 비해 인재풀이 좁은 안 의원이 신선하면서도 광역단체장 자리에 어울릴만한 거물급 인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안철수 신당이 출범 후 걸어가야 할 길은 험난한 가시밭길이다. 호기롭게 출범한 안철수 신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지난 대선부터 이어져 온 안 의원 새정치 실험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그렇게 되면 향후 우리나라의 정치권은 오랜 기간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양당 중심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신당
돌풍 일으킬까?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광역단체장들의 재선 도전여부와 당선 결과에 따라서는 차기 대권구도까지 요동칠 수도 있다. 우선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행보다. 김 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 지사의 경기도지사 3선 도전 여부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다. 주위에선 김 지사의 3선 도전을 종용하고 있으나 김 지사는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바로 대권에 도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도지사 임기 중 대선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여론이 악화돼 큰 곤혹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 따라 차기 대권구도까지 흔들
예상 밖 승리에 정치 거물 탄생할 수도

김 지사는 또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현직 도지사의 한계를 뼈저리게 통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앙 정치와 거리가 있는 도지사로서는 당내에서 세력을 규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김 지사가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2014년 당권 도전을 거쳐 2017년 대선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에는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경기도 새누리당 의원들이 김 지사와 만나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 지사가 지사직을 버리고 당 대표직에 도전한다면 비박계들이 김 지사를 중심으로 모이게 돼 당 내 세력구도가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문수의 약진?
김문수의 추락?


하지만 김 지사와는 달리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등 자천타천으로 유력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다른 광역단체장들은 대선출마 여부에 대해 선을 그었다. 대선보다는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승리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예상 밖 승리를 거둔 인물들이 유력 정치인으로 순식간에 발돋움하며 정치권을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무명에 가까웠으나 선거에서 승리한 후 순식간에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내년 지방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내년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은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까? 결과는 물론 아직 예측불가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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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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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