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첨벙 물장구 워터파크 뺨치는 아파트

‘불볕더위’ 인기 단지는?

문을 열면 수영장이 있다. 파라솔 아래 시원함을 더해주는 썬베드에 누워 얼음이 가득 담긴 음료를 마신다. 이제 더 이상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꼭 대저택만의 풍경도 아니다. 수영장 딸린 아파트가 보급되면서 영화 같은 일상이 가능해졌다.


연일 30도 폭염…수영장 갖춘 아파트 주목
“호텔급 자랑”언제든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

연일 30도가 넘은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국가적인 비상사태인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이 우려될 정도. 7?8월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면 불볕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때문인지 벌써부터 피서를 떠나는 인파가 줄을 잇고 있다. 더위를 피해 바다, 계곡, 강으로다. 특히 워터파크 등 수영장은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수영장은 꽉꽉 찬다. 입장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본격 더위 기승
“선호도 높다”

건설사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영장이 딸린 아파트로 ‘손님’을 끌고 있다. 이른 더위 때문에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단지 내에 수영장을 갖춘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여름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물놀이 시설을 갖춘 아파트도 있다. 단지 내 수영장은 입주민들이 한여름 성수기에도 언제든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분양 관계자는 “단지 내 수영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외부인이 아닌 입주민들끼리 사용해 쾌적성과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단지 내 수영장은 언제든지 저렴한 가격으로 수영장을 손쉽게 이용하기 쉽다. 미취학 아동이나, 저학년 자녀를 둔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영장을 갖춘 단지들이다.


▲마포 공덕자이 = GS건설이 공급한 ‘공덕자이’아파트 단지 내 수영장이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GS건설은 마포구 아현4구역을 재개발해 분양 중인 공덕자이에 길이 25m, 3개 레인 규모의 수영장과 아동 전용풀장을 조성한다. 수영장은 주민공동시설인 자이안센터에 들어선다.
공덕자이는 마포구 소재 아파트단지 중 처음으로 주민커뮤니티시설 중 수영장을 갖추게 된다. 역세권 대단지 프리미엄에 수영장 프리미엄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내 수영장은 입주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다. 미취학 아동 및 저학년 자녀를 둔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공덕자이는 지하 4층?지상 21층 18개동 1164가구 규모다. 마포로를 통해 광화문?여의도를 쉽게 오고갈 수 있고, 강변북로를 이용해 강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과 인접해 있으며, 2호선 아현역과 6호선 및 공항철도, 경의선을 이용할 수 있는 공덕역이 도보거리에 있다. 분양가는 중소형(59?84㎡) 1900만?2000만원, 114㎡는 1600만?1800만원선이다. 59㎡의 경우 44가구만 공급된다.
▲원당 래미안휴레스트 = 경기 고양시 원당뉴타운의 ‘래미안휴레스트’도 단지 내 수영장을 갖춰 인기가 많다. 이 단지는 총 길이 20m의 성인풀 3개 레인과 어린 자녀들을 위한 안전한 아동 전용풀(5mx4m)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 강사들을 초빙한 입주민 수영강습도 실시하고 있다. 정기적인 수질관리로 쾌적한 사용 환경을 자랑한다. 단지 중앙부 지하에 위치한 커뮤니티 시설은 모든 동과 연결돼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고양시에서 삼성물산의 ‘래미안’브랜드로 첫 분양된 래미안휴레스트는 지상 12?25층 22개동, 전용면적 59?151㎡의 1651가구로 이뤄진 대단지다. 2009년 11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전용면적 151㎡ 잔여 가구를 특별분양 중이다. 층과 방향이 좋은 호수가 많이 남았고 할인 혜택을 받으면 분양가가 3.3m²당 800만원대로 내려간다. 지하철 3호선 원당역이 가까워 서울 광화문, 시청 등도 손쉽게 오갈 수 있다.
▲화명 롯데캐슬카이저 = 부산 서구 화명동에 들어선 롯데건설의 ‘화명 롯데캐슬카이저’는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했다. 지하 4층, 지상 14?35층, 48개동, 전용 59?171㎡, 총 5239가구로 구성된 거대한 규모뿐 아니라 단지 내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졌다. 그중에서도 단지 중앙에 3개 층으로 자리 잡고 있는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인 ‘캐슬리안센터’에는 길이 25m의 레인 6개가 마련된 호텔급 수영장이 눈길을 끈다.
부산지하철 2호선 수정역이 단지 입구와 바로 연결돼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남해고속도로와 신대구?부산 간 고속도로가 만나는 대저분기점이 가까워 사통팔달한 교통 환경을 자랑한다.
▲광명 e편한세상·센트레빌  = e편한세상·센트레빌은 지하 3층?지상 33층 27개동 규모, 2815세대로 광명 철산·하안동 일대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지어졌다. 그만큼 특화된 조경과 커뮤니티 센터를 선보였다. 그중 하나가 바로 물놀이 시설이다.
경기 광명시 하안동에 대림산업과 동부건설이 지은 ‘광명 e편한세상·센트레빌’엔 어린이 물놀이장이 설치돼 있다. 광명지역에 물놀이장이 조성된 첫 아파트로 이 일대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경시설이 접목된 어린이 놀이터란 점을 고려해 ‘첨벙 놀이터’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에는 물 위에 배가 떠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배조합 놀이대와 물대포, 물시소 등의 수경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다.


▲광주 중흥S-클래스 = 중흥건설이 지난해 7월 광주 첨단2지구에 분양한 ‘중흥S-클래스’는 단지를 특화한 테마형 물놀이 놀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중흥건설은 나주에 대규모 워터파크 시설인 ‘중흥골드스파&리조트’를 운영하고 있어 그 노하우를 아파트 단지에 접목시킨다. 단지 내 물놀이가 가능한 테마형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아이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이 공간은 여름에는 물놀이가 가능한 워터파크 형태로 운영하고 나머지 계절에는 안전한 어린이 놀이터로 사용할 수 있다. 

‘톡톡’테마형 물놀이 시설
자녀 있는 입주민에 인기

엘리베이터 직통
시원한 여름나기

광주 첨단2지구 중흥S-클래스(총 784세대)는 전용면적 기준 84㎡ 684세대, 106㎡ 100세대로 구성된다. 호남 대표의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은 김해 진영2지구 중흥S-클래스에도 단지를 특화한 테마형 물놀이 놀이터를 조성했다. 광주 하남2지구와 순천 신대지구 중흥S-클래스 메가타운엔 실내수영장을 갖추는 등 입주민들의 위한 편의시설로 차별화를 이뤘다.
▲김포 푸르지오·센트레빌 =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284-8일대에 ‘김포풍무 푸르지오·센트레빌’을 분양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35층 총 45개동 규모로 5000여가구 중 1차로 23개동, 전용 59?111㎡ 2712가구로 구성된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이 아파트를 공급하기 전부터 아이들이 살기 좋은 아파트로 특화된 보육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어린이 특화시설에 신경을 썼다. 165㎡ 크기로 조성되는 야외 어린이 물놀이장 및 2000㎡의 어린이공원이 어린이집과 연계돼 즐거운 체험이 가능하다. 보육시설 주변으로는 약 470m의 테마길인 ‘키즈 로드’가 조성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950만원 선으로 분양가 심의 때 책정된 1020만원 보다 70만원 저렴한 금액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김포도시철도 풍무역(가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이 노선이 2018년 개통되면 김포공항역까지 불과 두 정거장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김포공항역은 5호선 및 9호선, 인천공항철도와 연계돼 여의도·강남 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시흥 호반베르디움 = 호반건설이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시범단지 B8블록에서 잔여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시흥 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에도 물놀이 시설이 마련돼 워터파크 못지않은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호반건설은 최상의 교육여건을 갖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엄마와 아이를 배려한 스마트 아파트’로 특화할 계획이다. 산소발생기가 배치된 독서실, 키즈&북카페 등의 커뮤니티시설을 배치하고, 여름철 물놀이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시원하게 놀 수 있도록 워터파크 놀이터도 설계했다. 
배곧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은 지하 1층, 지상 25?29층 15개동 총 1414가구의 대단지로, 전용면적 65㎡A 616가구, 65㎡B 164가구, 84㎡A 146가구, 84㎡B 161가구, 84㎡C 327가구 등 5개 타입으로 구성됐다. 단지 앞에 축구장 28개 크기의 중앙공원이 위치하며, 서해를 따라 조성된 해안공원도 가까워 주거의 쾌적성과 함께 여가·휴식·운동공간도 확보했다. 
▲거제 마린푸르지오 = 대우건설이 경남 거제시 아주동에서 분양한 ‘거제 마린푸르지오’도 단지 내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을 마련했다. 어린이 놀이터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 아쿠아 가든으로 바닥분수 및 물놀이 공간이 들어설 예정. 이를 통해 워터파크 못지않은 시원한 물놀이가 가능할 전망이다.
마린푸르지오는 1, 2단지 모두 합쳐 총 959가구로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20층, 총 16개동 규모다. 
단지 인근 대우조선해양소가 위치하고 있어 도보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거제의 명문학군으로 꼽히는 아주초교, 대우초교, 거제중·고교로 통학도 할 수 있어 자녀교육의 관심이 높은 학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신동탄 SK뷰파크 = SK건설이 화성시반월동에 짓는 ‘신동탄 SK뷰파크’에도 물놀이 시설이 들어서는데, 단지 중앙에 연면적 5000㎡ 규모 커뮤니티센터가 조성된다. 이곳엔 화성 및 동탄 지역 최초로 자연채광 인공 해수풀을 갖춘다. 커뮤니티센터 지하 1층에 25m 3개 레인 수영장과 유아용 풀장이 설치된다. 선큰 설계로 자연채광이 유입된다. 또 야외 물놀이 시설이 조성될 예정으로 여름에는 워터파크 못지않은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 놀이천국
어른들도 신난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5?25층의 25개동 규모로 전용면적별로 59㎡ 349가구, 84㎡ 1214가구, 101㎡ 306가구, 115㎡ 98가구 등 전체 1967가구로 구성됐다. 
전체 물량의 80%에 달하는 1563가구가 실수요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85㎡ 미만의 중소형 주택 형이다.
SK건설은 3.3㎡당 분양가를 평균 88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인근 동탄1기 신도시의 매매가(3.3㎡당 평균 1050만?1200만원대)와 동탄2기 신도시 분양가(3.3㎡당 평균 1040만?1100만원대)보다 3.3㎡당 평균 150만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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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