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민주 '국정원 치킨게임' 막전막후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6.25 09: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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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죽거나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죽는다

[일요시사=정치팀]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지난 14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그러나 국정원 의혹은 잦아들기는커녕 여야의 폭로전까지 이어지면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국정원 치킨게임의 승자는 누가 될까?



검찰이 지난 14일 지난 대선기간 불거졌던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게시물 1970여 건 중 73건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검찰이 지목한 인터넷 글 중 69건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당을 반대하는 글이고, 안철수 후보를 비방하는 글도 4건 확인했다. 수사결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직원들에게 인터넷 댓글 작업 등의 불법적인 행위를 수시로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개입 했지만
불구속 기소

비록 검찰은 원 전 원장을 불구속하고 관련 국정원 직원들을 기소유예 처분함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남겼지만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사실만큼은 분명해진 것이다. 그러나 수사가 끝난 뒤에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사건과 선 긋기에 나섰고, 민주당 내에서는 박근혜정부의 정통성까지 부정하며 장외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들려온다. 양쪽 모두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다. 이른바 여야의 '국정원 치킨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치킨게임이란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이론이다. 2명의 경쟁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에서 비롯됐다. 핸들을 꺾은 사람은 겁쟁이, 즉 치킨으로 불렀다.)

'국정원사건 국정조사' 여야 전면전 돌입
국정조사 수용하기도 거절하기도 '애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발표 직후 새누리당에 '검찰 수사 완료 후 국정조사 즉각 실시'라는 지난 3월 여야 원내대표 간의 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여의도의 한 콩나물국밥 식당에서 열린 여야 당대표 간 회동에서도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여야 합의대로 국정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허니문이라고 얘기하는 집권 초기 여야 협력관계의 마감을 선언할 수밖에 없다"며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당내에서 논의를 해보겠다"고만 답했다. 민주당의 요구에 대한 새누리당의 진짜 속내는 잠시 뒤 밝혀졌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여야 당대표 간 회동이 있은 직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면서 "직접 관계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하는 것은 정권 흔들기용 공세"라고 비난했다.

사실상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게다가 국정원 의혹은 연일 여야 의원들의 폭로전이 이어지며 전선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몸통 공방
색깔론 공방

지난 1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검찰의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수사결과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주중국대사를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찰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없었다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지난해 12월16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중심으로 권영세 당시 실장과 박원동 당시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이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12월11일에도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관련된) 문제의 오피스텔 앞에서 수차례 김 전 청장과 권 당시 실장, 박 국장 사이에 통화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자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민주당에 해당 사건을 제보한 국정원 직원이 공천을 제의받았다는데, 이 같은 공작정치의 몸통이 (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김부겸 선대본부장이라는 제보를 받았다"며 '민주당 매관매직' 의혹으로 맞불을 놨다.


여야가 제기한 몸통론 의혹에 대해 권 대사는 주중국대사관 공보관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면서 "대사로서 일일이 대응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김 전 의원 역시 "내가 대선 때 정치공작을 벌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새누리당의 전형적인 물 타기 시도"라고 불쾌해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사건의 주임인 진모 검사는 민중민주(PD) 계열 운동권 인사로, 1996년 4월에는 충북대신문에 '김영삼 정부를 타도하자'는 글을 썼다. 중요 사건에 왜 운동권 출신을 주임 검사로 맡겼나. 자유민주주의 근본을 위협하는 사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영선 법사위 위원장은 "운동권 출신은 전부 빨갱이냐? 출신성분 분석은 공산당에나 있는 일"이라고 비난해 난데없는 색깔론 논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 관해서도 여야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게시물 1970여 건 중 73건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원 측이 작성한 대선 관련 댓글 73건은 하루 1건 활동한 것으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대선 활동을 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도 "(국정원) 밑에 직원이 약간 오버한 것 가지고 선거개입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 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현재까지 발견된 글은 73건이지만 트위터 같은 경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면 일반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광범위하게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는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댓글 73개?
진실은?

한편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은 여야 모두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는 문제다. 새누리당의 경우는 자칫 이번 사건이 박근혜정부의 정통성 시비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국정조사 수용으로 민주당에 주도권을 뺏기게 될 우려도 있다.

국정조사가 실시되면 여론의 이목이 집중된 상태에서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야권의 폭로전이 이어져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10월 재보선이 다가오고 있는 민감한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으로서는 더더욱 물러설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만에 하나 국정조사 과정에서 박근혜정부에 치명타가 될 사실이 확인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하지만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마냥 묵살하는 것도 새누리당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3월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 국정원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지난 18일 "지금은 지도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조 합의를 공식적으로 파기했다. 이 같은 말 바꾸기에 대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정말로 숨기는 것이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은 새누리당을 서서히 압박하고 있다.

국정원사건 몸통은 누구? 폭로전도 치열    
6월 국회 '국정원사건'에 발목 잡히나?

새누리당은 또 야권의 공세에 맞서 민주당 '매관매직' 의혹,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민주당의 인권침해 부분을 부각시키려하고 있지만 전형적인 물타기라는 비판에 가로막혔으며, 검찰이 이미 수사를 통해 국정원의 대선개입 혐의를 적용한 가운데 이를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의 경우는 더욱 절박하다. 이미 대선직후 불거진 수개표 논란 당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던 민주당이다. 만약 민주당이 이번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지지층의 이탈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게다가 국정원의 대선개입 정황은 검찰 수사로 이미 어느 정도 사실로 밝혀진 상태다. 민주당으로서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또 최근 지지율이 10%대까지 폭락하며 위기에 몰린 민주당으로서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이야 말로 대반전을 도모할 최상의 카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민주당으로서도 고민은 있다.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대선개입으로 의심되는 댓글은 고작 73개다. 민주당에서는 "국정원수사를 제대로 했다면 문재인이 대통령 됐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지만 이같은 소수의 댓글이 과연 대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 여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국정원 차원의 대선 개입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한 댓글 숫자 때문에 벌써부터 보수진영에선 민주당의 발목 잡기, 대선 패배 분풀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트위터 등을 추가로 분석하면 더 많은 대선개입 댓글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장을 뒷받침 할 증거를 찾아내지 못할 경우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개연성도 크다. 양쪽 모두 물러설 수도, 그렇다고 마냥 밀어붙이기도 부담스러운 치킨게임인 것이다.

치킨게임 시작
누가 죽을까?

현재 국회에는 여러 가지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태다. 여야는 국정원과 관련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대선 공통공약과 경제민주화 입법, 갑을관계 관련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에 대한 심의는 별도로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국정원사건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격화될 경우 이들 법안 심의가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어느 한쪽이 물러서지 않을 경우 국정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마는 것이다. 둘 다 죽거나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죽고 마는 국정원 치킨게임의 최후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한여름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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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