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부동산 동향>텐트 메고 떠난다…걸어서 10분 집앞으로!

캠핑족 위한 아파트 어디?

캠핑시즌이다. 오는 휴가철도 역시 대세는 캠핑. 건설사들이 캠핑 열풍에 맞춰 캠핑장 주변에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아예 캠핑장을 갖춘 단지도 선보이고 있다.




캠핑을 즐기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캠핑족’.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 그렇다. 2011년 100만 명을 넘긴 국내 캠핑 인구는 올해 2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을 줄 모르는 레저 열풍과 예상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 때문에 캠핑 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캠핑용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2010년 1800억원 규모였던 캠핑용품 시장은 올해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캠핑의 매력에 푹 빠져들자 아웃도어·레저용품 업체들과 자동차 업체들은 물을 만났다.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오토캠핑장과 캠핑파크 등 캠핑장을 경쟁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캠핑장 인근 ‘힐링 단지’ 잇달아 분양
천혜의 자연환경 언제든 즐길 수 있어

건설사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캠핑장은 꽉꽉 찬다. 예약이 어려울 정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건설사들은 캠핑장 주변 아파트로 ‘손님’을 끌고 있다. 마음 놓고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음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캠핑장 주변에 들어서는 ‘힐링 단지’들이다.


삼송 호반베르디움 = 호반건설은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A9블록에 ‘삼송 호반베르디움’을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서삼릉 야영장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게 특징이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에 있는 서삼릉 야영장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캠핑장으로 약 20동 규모로 운영된다. 오래 자란 나무들이 많아 캠핑장 전체적으로 그늘이 많은 편이다. 원래 청소년야영장으로 운영되는 곳으로 TV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촬영지로 유명해졌다. 텐트 1동 1박 이용료(4인 기준)는 2만5000원. 타프를 치면 5000원이 추가된다.

삼송 호반베르디움는 총 353가구(전용면적 84~109㎡) 규모로 구성됐다. 전용 84㎡는 계약이 완료됐고, 현재 109㎡ 잔여물량이 남은 상태다. 단지와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을 이용해 2개 정거장만 이동하면 은평뉴타운이 위치해 사실상 서울 생활권과 다름없다. 삼송택지개발지구는 서울시청에서 14㎞ 정도 떨어져 있다. 서울 서북부(은평뉴타운)와 일산신도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통일로 등이 이용 가능해 뛰어난 서울 도심 접근성을 갖고 있다. 

수지 신봉센트레빌 = 경기 용인시 신봉도시개발지구 5·6블록에 분양 중인 ‘수지 신봉센트레빌’은 시메온농원캠핑장이 차로 12분 거리에 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에 있는 시메온농원캠핑장은 50개 사이트와 6개 계수대, 거품식 화장실 등의 시설을 갖췄다. 평일 1박은 2만1000원, 주말(공휴일)은 2만6000원이다. 어린이 전용 수영장이 있어 가족 나들이에 제격이다.
신봉센트레빌은 전용 84~149㎡ 총 940가구로 구성됐다. 이중 회사보유분 149㎡ 잔여물량을 분양 중이다. 이 면적은 할인 받으면 5억원 대에 매입이 가능하다. 용인 부촌에 해당되는 신봉센트레빌은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서수지IC와 인접해 있고 신분당선 연장으로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다. 단지 40%가 녹지로 이루어져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뛰어난 조경시설과 커뮤니티 시설로 매경 ‘살기 좋은 아파트’ 우수상을 수상했고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았다.

광교 참누리 = 울트라건설이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A31블록에서 분양하는 ‘광교 참누리’는 광교호수공원 캠핑장이 걸어서 25분 거리에 위치한다. 기존 원천저수지 및 신대저수지 일대에 조성된 광교호수공원의 사업비 총 1160억원, 약 202만㎡의 면적으로 일산호수공원의 2배 규모를 자랑한다. 2010년 6월 착공에 들어가 지난 3월 개장했다. 
공원엔 가족단위 휴양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가족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가족캠핑장은 오토캠핑 26면, 캐러반 7면 등 총 33면의 2만2000㎡ 규모다. 캠핑장엔 피크닉장, 초화원, 완충녹지 등이 있다. 면적 408㎡, 지상 1층 규모의 부속건물에 식기세척장, 화장실, 샤워시설 등도 마련했다.
광교 참누리는 전용 59㎡, 총 356가구로 구성됐다. 이중 2, 3단지 잔여물량을 분양한다. 전용면적 59㎡로만 설계돼 광교신도시 내에서 소형 아파트로 공급된다.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가 차로 5분 내면 진입이 가능하다.


계양 센트레빌 = 인천 계양구 귤현동 ‘계양 센트레빌’은 걸어서 10분만 가면 두리생태공원 오토캠핑장이 나온다.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 아라뱃길에 있는 두리생태공원 오토캠핑장은 총 53개 사이트를 칠 수 있다. 탁 트인 공간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두리생태공원엔 물꽃광장, 버드나무습지대, 야생초화원, 은행나무산책길 등이 조성돼 있다.


계양 센트레빌은 1425가구 규모 대단지다. 지하 2층~지상 15층에 전용면적 84~145㎡의 다양한 면적으로 구성됐다. 
1단지 715가구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2·3단지 710가구는 7월 입주 예정이다. 1단지는 분양이 완료됐고, 2·3단지에 잔여물량이 남아 있다. 공항철도 및 인천 지하철 1호선 더블 역세권으로 계양역과 귤현역이 인접해 있다. 노오지JC, 계양IC, 서운JC가 인접해 있어 서울역은 25분대, 강남까지는 30분대에 진입 가능하다. 인근 경인 아라뱃길이 완전 개통됨에 따라 조망과 운동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자전거 전용 주민 커뮤니티공간인 바이크스테이션과 가구당 2대꼴인 2700대 규모의 실내 자전거 주차장이 있다.

강동역 신동아파밀리에 =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분양 중인 ‘강동역 신동아파밀리에’는 강동그린웨이 캠핑장이 차로 10분 내 위치에 있다. 강동구가 운영하는 강동그린웨이 가족캠핑장은 둔촌동 일자산자연공원에 자리 잡고 있다. 4인용 텐트 48개 동이 설치돼 있는 가족캠핑장과 8개 동 오토캠핑장을 갖췄다. 입장료는 2만원(4인 기준 오토캠핑장 2만1000원). 텐트와 매트리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그릴 등 야영장비는 대여가 가능하다. 구는 숲 이야기가 있는 그린웨이 걷기, 일자산 야간 숲길여행 체험, 굿바이 아토피 숲체험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강동역 신동아파밀리에는 지하철 5호선이 단지 지하로 연결되는 역세권 주상복합 아파트다. 지하 4층~지상 최고 41층 3개 동으로, 전용면적 94~107㎡ 총 230가구 규모의 주거시설 2개 동과 상업·업무시설 1개 동으로 구성된다. 지상 20층짜리 상업·업무시설에는 상가와 오피스텔 등이 들어설 예정. 주거시설 1층에 필로티를 마련했다.단지에서 지하로 연결된 지하철 5호선 강동역을 통해 광화문, 종로, 여의도 등은 물론 한 정거장 지나 8호선 천호역을 이용하면 잠실, 강남 등으로 이동도 수월하다.
올림픽대로, 천호대교 등이 가까워 서울 도심이나 외곽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현재 선착순에 한해 동·호수를 지정, 계약하고 있다.  

동탄 이지더원 = 캠핑족을 위한 단지도 눈에 띈다. EG건설은 동탄2신도시 A9블록에 총 642가구 규모의 ‘동탄 이지더원’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층, 12개 동, 총 642가구다. 전용면적은 59㎡와 84㎡로 구성된다.
이 단지의 특징은 친환경 웰빙단지란 점이다. 무봉산과 근린공원, 신갈저수지를 잇는 자연 인프라와 함께 길-마당-마루-언덕-동산의 단지 내 1.5㎞ 에코그린웨이 등과 가깝다. 단지에는 툇마루 등 전통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조경이 꾸며진다.
특히 각 가구별로 지하에 약 3㎡의 스토리지(입주자 전용창고)를 제공한다. 실내에서 보관하기 어려운 부피가 큰 4계절 용품, 스키, 스노보드, 캠핑장비 등 레저용품을 보관할 수 있다. 레저용품을 차에서 굳이 세대 안으로 들여올 필요 없다.

송도 더샵 마스터뷰 =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 F21·22·23-1블록에서 공급하는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골프장과 서해 조망권을 앞세워 단지 곳곳 조경을 골프코스 콘셉트로 디자인했다. 페어웨이를 연상시키는 잔디광장, 자연속 동화를 테마로 한 어린이 놀이터, 골프코스의 호수를 닮은 야외 어린이 풀장 등으로 구성했다. 
중앙은 오픈 스페이스로 만들어 높은 녹지율로 개방감과 리조트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텃밭과 캠핑 체험존을 마련해 어른에게는 휴식과 전원생활의 기쁨을, 아이들에게는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힐링’트렌드를 반영해 단지 내에 다양한 콘셉트의 정원도 들어선다. 무려 12개의 정원을 만들어 각 블록별로 가로수길의 테마 식재인 단풍나무, 참나무, 메타세콰이어 등을 조성했다. 각각의 정원들은 고유의 콘셉트를 가지고 있어 폭넓은 휴식의 경험을 제공한다.
더샵 마스터뷰는 전용 72~196㎡ 총 1861가구로 구성되며 전용면적 72196㎡의 8개 타입으로 나뉜다. 국제업무지구(IBD)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역세권 단지이다.


해운대 우림필유 =부산엔 캠핑장이 딸린 아파트가 처음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아파트는 회사 소유의 자연녹지도 입주민 전용 공간으로 무상 제공한다.
금광건설은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 ‘우림필유’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송정동 주공아파트 인근 2만1800㎡ 용지에 건립되는 이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26층 5개 동 규모. 전용면적 59㎡형 282가구와 74㎡형 54가구, 84㎡형 71가구 등 모두 407가구로 구성된다. 단지 내 조경면적 일부를 친환경 텃밭으로 꾸밀 예정이다.

특히 눈길이 쏠리는 곳은 캠핑장. 입주민들이 언제든 텐트를 치고 야영을 즐길 수 있도록 단지 내에 텐트용 목재데크가 설치된다. 이곳은 편백나무 등이 무성한 숲으로 자연쉼터로 즐길 수 있다. 전기와 수도시설도 연결해 입주민들이 친환경적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금광건설은 회사 소유의 자연녹지 4157㎡를 입주민 전용 공간으로 무상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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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