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친노 ‘부활의 노래’ 막전막후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5.29 10: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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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아웃’ 당한 잘나가던 폐족 ‘지금은 워밍업?’

[일요시사=정치팀] 지난 23일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맞아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행보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친노세력이 주축이 된 작년 총선과 대선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올해 이어진 당내 선거에서도 연패를 거듭했다. 일단 친노는 추진동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렇게 고분고분 물러날리 없는 친노다. 드라마틱했던 ‘노무현의 삶’ 만큼 ‘노무현의 후예’들도 위기를 극복하고 부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대다수의 정치전문가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회적 평가만큼 진폭이 큰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노풍’을 일으키며 한때 대선후보 여론조사 6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했던 그다. 그랬던 노 전 대통령의 인기는 임기 말 바닥까지 떨어졌다.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재보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40대 0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노 전 대통령은 혹독한 민심을 경험했다. 그러나 퇴임 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인기가 다시 오르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에도 이 같은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친노의 생명력이 엿보인다.

영결식에 500여 만명
재평가 시작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5월 전국은 추모열풍에 휩싸였다. 노 전 대통령은 불굴의 의지로 기득권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는 비극적인 죽음과 맞물려 국민의 슬픔을 자아냈다. 노 전 대통령 영결식 자리엔 그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와 함께 전국 500여 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대한민국 역사상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이와 더불어 민주당의 지지율도 함께 올라갔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된 탓이다. 당시 10%에 그쳤던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른 것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열풍에 힘입은 것이란 평가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정치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것은 민주당 내 친노세력이 득세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30여 명 현역의원
여전히 최대계파


2011년 민주당은 친노가 주축이 된 ‘혁신과 통합’ 등 시민사회세력과 합당해 민주통합당으로 거듭나면서, 명실상부한 ‘친노의 당’이 됐다.

친노는 지도부 자리도 대거 꿰찼다. 이들은 국민이 전당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바일투표’를 전격 도입했다. 그리고 2012년 친노인 한명숙 의원이 모바일투표 도입 후 첫 선거를 치르며 당대표에 올랐다. 역시 친노성향의 문성근 전 상임고문이 2위로 최고위원이 됐다.

그러나 친노는 곧 위기를 맞았다. MB정권 말기 국회의원 총선은 민주당의 완승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전략공천’ 논란을 일으키며 결국 다 이긴 선거에서 졌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한 전 대표는 이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까지 친노를 괴롭히고 있는 ‘패권주의’ 논란이 일어난 것도 이때부터다.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박영선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면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총선 패배의 트라우마는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5월4일 치러진 전당대회에서도 당대표 선출권한을 가진 대의원 선출과정에서 친노와 비주류 사이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탓이다. 아직까지도 친노에 대한 비주류의 불신이 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무현 서거 당시 민주당 지지율 급등, 지방선거에서 친노 당선
모바일투표 통한 전당대회, 잇따라 선거 패배하면서 갈등 증폭

한 전 대표가 물러난 후 6·9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이해찬 전 대표에 대한 반발도 매우 극심했다. 갈등의 중심에는 모바일투표가 있었다. 수면 아래 잠복해 있던 친노와 비주류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양측의 갈등은 대선경선까지 이어졌다. 사실상 비주류는 문재인 의원의 대선후보 선출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 같은 당내 위기는 대통령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결국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깝게 분패하고 말았다.

그 후 민주당의 대선평가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대선이 끝나고 반년이 지나도록 이들의 갈등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대선 책임론’으로 문재인 의원 및 친노 대표 주자들의 행보가 자유롭지 못하고, 김한길 의원이 민주당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친노세력은 현재 벼랑 끝 위기에 처하게 됐다.


하지만 친노세력의 부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친노가 여전히 30여 명이 현역의원을 보유한 당내 최대계파라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 친노로 분류되는 의원이 전체 127명의 3분의 1을 넘는다. 당협위원장도 어림잡아 40%는 된다. 전문가들이 작금의 위기를 ‘친노의 몰락’이라고 섣불리 단정하지 않는 배경 중 하나다. 당권을 장악한 신임 김 대표가 친노를 끌어안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성의 목소리 넘쳐
‘업그레이드 친노’ 전망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맞아 봉하마을을 방문해 친노와 접촉면을 넓혔다. 

앞서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추모문화제에서 김 대표가 친노 지지자들로부터 봉변을 당하면서 지도부의 봉하마을 불참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민주당은 의원들에게 참석을 독려했다. 이를 계기로 양측이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에 대한 친노의 노골적인 거부감 표시에 대해 친노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도 그렇다. 문재인 의원과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김 대표에게 직접 사과의 말을 전하면서 분위기 전환이 이뤄진 것도 청신호로 해석된다.



이날 봉하마을에서는 문 의원을 비롯해 이해찬·한명숙 전 대표, 그리고 최근 탈당한 문성근 전 대표대행이 참석해 자연스럽게 김 대표와 친노세력과의 ‘스킨십’이 이뤄졌다.

친노가 곧 부활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들은 ‘업그레이드된’ 친노를 전망한다. 당장 친노진영 자체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좌장격인 한명숙·이해찬 전 대표는 이미 원로가 됐다. ‘노무현의 그림자’이자 지난해 유력한 잠룡이었던 문재인 의원, ‘노무현의 적자’로 불리는 안희정 충남지사 등은 홀로서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계를 떠났고, 문성근 전 상임고문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했다.

봉하마을 추모제 민주당 주요인사 총집결, 계파 간 스킨십 강화
분화단계 거쳐 이전과 다른 친노, 친(親)문재인 세력으로 재집결

관계자들은 친노는 분화의 단계를 거치면서 새로운 구심점을 찾아 재집결에 나설 것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문 의원과 안 지사가 구심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독자세력화 흐름에 맞물려 문 의원이 보폭을 넓히면서 친노진영이 친문(친문재인) 그룹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안 지사의 행보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현재로선 친노가 대선 패배의 책임론 공방에서 자유롭지 않은 까닭에 당분간은 잠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친노를 향한 비난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운신의 폭을 넓히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보폭을 넓히는 전환점으로 10석 가까운 의석이 걸려 있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한길호’가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해 책임론이 제기될 경우 친노의 재등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당분간 잠행
보궐·지방선거 발판

안으로는 명목상으로라도 김 대표와 손을 잡고 정치쇄신에 일조하고, 밖으로는 불리한 여론을 타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친노가 벼랑 끝 위기감에 맹목적 헤쳐모이기에만 매달린다면 희망이 없다는 반론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인맥에 따른 이합집산이 아닌 가치지향적 세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 본부장은 “정치세력으로서 친노는 이제 무의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매체를 통해 “대통령이 추구했던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가치로서의 친노’는 의미가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김 본부장은 민주당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계승하는 정당이니까 민주당 정체가 친노라고 볼 수도 있고 국민 사이에서도 그런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가치로서의 친노’라는 의미를 해석한 후에 “하지만 ‘친노 프레임’이라고 하는 게 결국 그것을 통해 이득을 얻는 세력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런 건 대립과 갈등의 정치문화”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립과 갈등의 정치문화는 극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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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