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친이계 '필생전략' 세 가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5.28 09: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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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항할까? 뱀 머리 될까? '최후의 선택'

[일요시사=정치팀] 친이계의 서러움이 극에 달했다. 최근 마무리 된 새누리당의 당직 인선에서 당 사무총장 등 핵심요직을 모두 친박계가 꿰찼기 때문이다. 이번 인선에서 철저하게 배제된 친이계는 겉으로는 '계파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속내는 서러울 수밖에 없다. 격세지감이다. 친박계가 모두 장악한 새누리당에서 친이계가 반드시 살아남기 위한 필생전략은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새누리당이 지난 22일 큰 틀에서의 당직 인선을 마무리 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범한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 2기 체제는 한눈에 봐도 친박계 색채가 더욱 짙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20일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홍문종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중 매일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친박계의 핵심 중 핵심이다.

원조 친박
원조 친이

집권당의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살이와 실무적인 공천 작업을 주도하는 요직 중의 요직이다. 당초 황 대표는 사무총장 후보로 다른 의원을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홍 의원이 임명됐다. 사무총장 인선은 최고위 의결사항이지만 지금까지는 당 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이면 최고위원들도 못 이기는 척 손을 들어주던 것이 관례였다.
뿐만 아니다.

이번에 당 대변인으로 임명된 유일호 의원은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고,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된 김재원 의원 역시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과 함께해온 '원조 친박'이다. 새누리당의 1차 당직 인선이 '친박일색'이라는 논란이 일자 정치권에서는 남은 당직에는 비박계가 중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난 22일 발표된 2차 인선에서도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선후보 수행단장 출신인 윤상현 의원을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했고, 제1사무부총장에는 역시 친박계인 김세연 의원이 낙점됐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의 사촌 홍소자씨(육영수 여사의 조카)의 남편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이기도 하다.


겉으로 계파구분 의미 없다지만…
친박 몰아준 인선에 서운한 친이

이미 새누리당 최고위원 7명 중 6명이 친박계고, 친박계의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상황이다. 향후 남은 당직에 비박계 몇 명이 인선된다 해도 큰 의미를 갖기는 힘들다. 새누리당이 친박계에 완전히 장악된 셈이다.

이번 새누리당의 당직 인선을 지켜본 친이계 의원들은 일단 애써 담담한 모습이다. 수도권 지역 친이계 한 재선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퇴임한 마당에 친이계, 친박계가 무슨 소용이냐. 다 같은 새누리당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속내는 서운할 수밖에 없다. 지난 대선에서 함께 힘을 합쳐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지만 친이계는 철저히 소외당하고 있는 모양새다. 게다가 지난 정부에서 친박과 친이 사이에 패인 갈등의 골을 생각해보면 친이계는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아무리 '다 같은 새누리당'이라고 외쳐도 속으로는 정치보복이나 당하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신세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친박계는 '공천 학살'로 대표되는 치욕적인 정치적 핍박을 받았다. 이 때문에 정가에선 공공연히 "박근혜가 집권하면 문재인보다 더 세게 친이계 보복에 나설 것"이란 추측들이 오갔다. 이제 친이계가 친박일색인 새누리당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후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과연 친이계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략들은 무엇이 있을까?

친박 받아 줄까?
유리천장 우려

첫 번째는 '친박으로의 전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다. 조 장관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친이계다. 그러나 조 장관은 지난해 총선에서 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성공적으로 보좌하며 인정을 받았다. 이후 조 장관은 대선기간 박근혜 대선후보의 대변인으로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키웠고, 결국 박 대통령과 오랫동안 함께 해온 여성정치인들을 모두 제치고 여성가족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외에도 최경환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친이계 김기현 의원과 대선 기간 새누리당 대변인을 맡았으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선규 전 의원 등, 당초 친이계였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정부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사례는 많다.

게다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친박일색 당 지도부와 청와대 인사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앞으로의 인선에서는 계파 분배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도 있다. 전향한 친이계는 언제든지 이에 대한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현 정부와 친박계에 섣불리 각을 세우기보다는 유화제스처를 보내며 협력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것이 친이계가 살아남는 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 전 대통령이 퇴임한 마당에 친이계라는 명찰은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다만 문제는 아무리 친박계로 전향하려 해도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에 막히는 경우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같은 친박이라도 지난 2007년 대선경선 때부터 박 대통령과 함께 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진골'이니 '성골'이니 따지는 마당에 친이계가 아무리 친박으로 돌아선다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물며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한때 탈박이었다는 이유로 김무성 의원을 깊이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이처럼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사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 대통령이 친이계 출신들을 믿고 중용하겠느냐. 친이계가 중용된다고 해도 보여주기식 인선 몇 명으로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뭉치면 산다
소수정예 친이

두 번째 전략은 현 정부 및 당과 거리를 두며 친이계가 '독자세력화' 하는 것이다. 현 정부와의 거리두기는 현재 가장 많은 친이계 의원들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박근혜정부 들어 상당수의 친이계 의원들은 '미스터 쓴소리'를 자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용의 꼬리가 되느니 뱀의 머리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 자칭 타칭으로 친이계로 분류되는 이들은 이재오, 이병석, 정의화, 심재철, 김기현, 김영우, 김재경, 이군현, 권성동, 주호영, 정병국, 김용태, 조해진, 원유철, 김성태, 정문헌, 이철우, 신성범, 김학용 의원 등이다. 이외에도 비박계로 분류되는 황영철, 남경필, 정몽준 의원 등과 중도성향의 의원 몇 명만 더 합류한다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도 남을 정도다. 이들이 당내에서 독자세력을 형성한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신권력이 된다.

특히 친이계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인 지난 18대 국회에서 실세로 군림했던 이들로 당연히 모두 재선 이상이다. 현재 상임위에서 위원장이나 간사 등을 맡고 있는 이들도 많다. 소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이명박 정부 정조준한 박 대통령
정치보복 당할까 전전긍긍 친이

반면 친박계 중 78명은 이른바 '박근혜 키드'로 불리는 초선의원들이다. 현재 친박계가 친이계보다 세력은 훨씬 크지만 막상 전면적으로 대립하게 된다면 오히려 친이계한테 친박계가 끌려 다닐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괜한 계파싸움으로 이들을 적으로 돌린다면 박 대통령과 친박계 모두에게 부담이다. 친이계가 독자세력화에 성공한다면 친박계로 전향하는 것보다 향후 정국 운영과정에서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8대 국회에서의 친박계다. 당시 친박계는 당내 소수 계파 임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항들에 대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면서 "진짜 실세는 친박계"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이계가 당내에서 독자세력화 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탈당해 신당창당 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도 꾸준히 돌고 있다. 친이계의 탈당 시나리오는 안철수 무소속 신당과 힘을 합치는 것부터 독자적 창당, 이른바 친박 중심에서 밀려난 원박 및 중도성향 의원들과 힘을 합치는 방향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이미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권력은 누구?
친이계의 선택은?

세 번째 전략은 '당내 미래 권력에 줄을 서는 것'이다. 다음 총선은 오는 2016년 치러진다. 박근혜정부의 임기 말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확인했듯이 임기 말 실시되는 총선은 대통령의 영향력이 미치기 어렵다. 오히려 지난 총선에서 친이계가 대거 탈락했던 것처럼 친박계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또 다음 총선 때에는 공천을 받는다고 해도 역대 정권 임기 말 예외없이 불어 닥쳤던 정권 심판론에 자칫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다음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섣불리 친박계로 이동하기보단 현재의 위치에서 당내 권력의 이동을 관망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음 총선의 공천권은 분명 미래권력이 쥐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친이계로서는 지금 당장 친박계와 친하게 지내며 무게중심을 이동한다 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한편 친이계가 절체절명의 선택을 해야 할 시기는 점점 다가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이명박정부의 핵심 사업인 4대강 사업과 한식세계화 사업을 국회에서 감사 청구한 것이 그 신호탄이다. 새 정부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줄줄이 전 정부 정책에 대해 부정적 언급을 한 것도 친이계를 더욱 조급하게 하고 있다. 국정원 사건 등은 이미 이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 같은 혹독한 시련 속에서 친이계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과연 위기를 극복하고 옛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정치권의 이목의 집중되는 요즘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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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