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연령 높아지는데 ‘웨딩 검진’은 제자리?

결혼을 2주일 앞둔 예비신부 최모(28)씨는 “주변에 남자가 신장이 안 좋은 것을 속이고 결혼한 부부가 있어서 결혼하기 전 서로 건강검진 받아보자고 말했는데 남자친구한테 냉정하고 계산적이라는 말을 듣고 속상했다”고 말했다.
최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평생 살아갈 배우자와의 건강한 삶을 위해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예비부부들이 당연히 자신은 건강하다고 자부해 행동으로 옮기지 않거나 건강검진은 보통 40대가 지나야 받는 것이라든지 상대방의 건강검진 제의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는 “결혼은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인정하고 공유하는 시기”라며 “질환을 모르고 방치했다가 배우자나 2세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건강을 점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것만은 꼭 챙기자!

최근 평균 결혼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에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을 미리 진단하고 치료해 건강한 결혼생활을 영위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에 따르면 예비부부들이 기본적으로 받아야 할 검사에는 신체계측 및 비만도검사, 혈압측정, 일반혈액, 고지혈증검사, 간기능검사, 당뇨병검사, 간염검사, 성병혈액검사, 신장기능검사, 소변·대변, 안과, 흉부촬영, 폐기능, 심전도, 복부초음파, 식생활평가, 종양표지자(간암, 대장암, 췌장암), 헬리코박터균검사(혈액), 치과진찰, 갑상선혈액검사, 영양상담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남성에게는 남성호르몬 검사가 추가되고 여성에게는 부인과 진찰 및 상담, 자궁경부암 검사, 골반초음파, 철결핍성빈혈검사, 풍진검사, 수두항체검사 등 여성 질환 관련검사와 임신 전 받아야 하는 검사들이 추가될 수 있다.
이 중에서 여성은 반드시 풍진검사를 빼지 말아야 한다. 산모가 풍진에 걸리면 아이가 선천적인 기형으로 태어나거나 심장질환, 정신박약, 백내장 등을 앓을 수 있기에 풍진항체검사를 통해 꼭 확인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남녀 모두 건강검진 검사 2~3일 전부터는 과로 및 음주는 피하고 12~14시간 이상 금식해야 하며 여성의 경우 생리가 끝난 이틀 후가 좋다.
고려대 안암병원 종합건강진단센터 소장 류호상 교수는 “만약 예비부부가 음주와 흡연을 즐긴다면 위내시경, 간염·간암 검사를 통해서 지방간, 간염, 위염, 위궤양 등의 질병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류 교수는 “B형 간염을 갖고 있는 여성이 임신을 하면 그대로 아이에게 수직 감염되기 때문에 배우자 양쪽 모두 B형 간염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을 예전에 마쳤더라도 꼭 항체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예비부부라면 성병과 관련된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매독의 경우 처음엔 증상이 거의 없다가 배우자에게 옮기거나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결혼 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사만큼 중요한 ‘임신 전 상담’

여성에게는 사소한 것도 아이에게 큰 장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려면 결혼 전부터 상담과 교육을 통한 지식의 습득이 필수다.
최근 모르고 약을 복용하거나 선천성 기형 발생물질에 노출된 임신부들이 기형아 출산을 우려해 인공유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우리나라 많은 예비부부들이 어떤 준비도 없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에 그대로 노출된 채 임신을 하고 그 결과 엄마는 물론 아기도 자연유산, 기형발생, 저체중증, 정신지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렬 교수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계획하지 않은 임신율이 아직도 50%에 이르며 임신을 계획한다 해도 임신 전 전문의와 상담과 검사를 받는 부부들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우리나라의 계획 임신율은 약 5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무계획 임신부의 경우 알코올에 2배 이상 노출되며 약물, 흡연 그리고 방사선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정렬 교수는 “혼전 건강검진에 대해 사람들은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반드시 진단을 받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 파악해야 치료하거나 대책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교수는 “임신 전 상담으로 임신을 계획하고 준비하면 질병발생과 비용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선천성 기형아 발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계획임신을 통해 태아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을 미리 제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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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