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고백'으로 본 국정원사건 실체 '재구성'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5.01 15: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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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사건, 윗선의 은폐지시 있었다"

[일요시사=정치팀] 지난해 대선기간 여야는 국정원이 야권 대통령후보에게 불리한 댓글을 작성하며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했었다. 이른바 '국정원녀 사건'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수사했던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최근 수사과정에서 수사를 축소?은폐하라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폭로해 또 한 번 파문이 일고 있다. 국정원사건을 둘러싸고 당시 경찰내부에선 무슨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 <일요시사>가 권 과장의 폭로를 토대로 국정원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지난 19일 국정원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사를 축소·은폐하라는 경찰 수뇌부의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수서경찰서가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이 정치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도 대선개입은 아니라는 다소 황당한 수사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이었다.

정치개입?
대선개입?

권 과장은 당초 이 사건을 맡아 수사해왔으나 지난 2월4일 알 수 없는 이유로 송파경찰서로 전보처리 됐다. 권 과장은 수사 도중 과로로 병원에 몇 차례 드나들면서도 수사 의지를 불태워 왔기 때문에 그의 전보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경찰 주변에서는 권 과장이 수사방향을 놓고 경찰 지도부와 갈등을 겪다 전보조치 된 것이라는 뒷말이 무성했지만 경찰 측은 규정에 따른 인사였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권 과장은 이날 작심한 듯 언론들과 연이어 인터뷰를 갖고 "서울지방경찰청뿐 아니라 경찰청으로부터도 (압력)전화를 받았다"며 "경찰 고위관계자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와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불법 선거운동 혐의를 떠올리게 하는 용어를 언론에 흘리지 말라'는 취지로 지침을 줬다"고 말했다.

'국정원사건' 수사 발표 때 무슨 일 있었나?
"수사개입" VS "사실무근"…양보 없는 진실공방

권 과장은 "김씨와 함께 댓글을 단 '참고인 이모씨'의 존재가 처음으로 드러났을 때도 경찰 상부로부터 주의를 받았다"며 "민주통합당이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지난해 12월12일부터 송파경찰서로 전보된 2월4일까지 경찰 윗선에서 지속적으로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해 우리 실무진들이 수사에만 집중하기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권 과장의 폭로를 토대로 지난해 대선정국을 집어삼킨 국정원사건을 복기해보면 그동안 미스터리로 남았던 의문점들이 하나 둘씩 풀리는 듯하다.

지난해 12월16일은 대선후보들의 마지막 3차 TV토론이 열린 날이었다. 대선을 불과 3일 앞두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던 민감한 시기였다. 이날 토론의 최대 화제는 바로 국정원 여직원의 대선개입 논란. 양 후보는 이를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오차범위 내 경합
한순간에 뒤집혀

그런데 토론회가 끝난 직후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이른바 국정원녀 사건을 수사 중이던  수서경찰서가 오후 11시경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기자들에게 알려온 것이다. 당초 다음 날인 17일 공식브리핑을 하겠다고 이미 공지한 상태에서 돌연 오후 11시라는 늦은 시간에 브리핑을 앞당겨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후 11시20분경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원 직원이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국정원녀 사건을 두고 박근혜 후보와 치열한 설전을 벌였던 문재인 후보 측으로서는 한 순간에 모든 것이 뒤집히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당시 수서경찰서 관계자들은 "갑자기 서울경찰청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며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고, 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언론에 최대한 빨리 알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당당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발표는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 후 불과 3일 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경찰은 12월13일 김모씨 컴퓨터 2대를 제출받아 분석을 시작했다.

하지만 댓글은 집에서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김씨가 경찰에 제출하기 전 하드디스크의 저장내용을 이미 삭제했거나 아예 하드디스크를 교체했을 가능성까지 있었지만 경찰은 이러한 조사는 전혀 진행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발표를 강행한 것이었다.



또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직접 만들어 발표 30분 전에야 수서경찰서 수사팀에 보냈는데 보도자료가 지방청에서 만들어져 수사팀으로 하달되는 것은 무척 드문 경우다. 정작 수사의 주체인 수서경찰서 수사팀은 서울청의 발표가 있은 후 이틀 후에야 컴퓨터 분석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다.

대선기간 보여준 경찰의 이 같은 행태는 일반 상식으로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러나 권 과장의 폭로대로라면 이 모든 것이 설명이 된다. 권 과장의 폭로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하지만 권 과장이 언급한 ‘윗선’으로 지목되고 있는 서울경찰청은 권 과장의 폭로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적극 반박하고 있다.

서울청 측은 "대선 이후까지 수사를 미적댄다는 비판이 있는 상황에서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 발표를 서두르게 됐다"며 "권 과장이 수사 초기 단계에서 '국정원에 혐의가 있다'는 식의 얘기를 언론에 흘려 수사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지휘부에서 자제를 요구한 것을 축소·은폐라고 주장하니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정성 당부한 것"
"은폐 지시한 것"

특히 양측이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며 진실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전혀 새로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오히려 권 과장이 수사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쪽으로 유리한 수사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편파적인 수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권 과장은 수사 당시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컴퓨터 2대를 서울청에 맡기면서 혐의 관련 키워드 100여개를 분석 의뢰했다. 하지만 서울청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키워드를 박근혜, 문재인,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등 4개로 대폭 축소해 감식한 뒤 댓글이 없다는 발표를 했다. 권 과장은 이를 두고 윗선의 수사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청은 이에 대해 대선과 직접 관련성이 없는 단어가 대다수여서 핵심 키워드만 검색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당장 보수진영에서는 대선관련성을 수사하는 것 치고는 너무 많은 키워드를 제시했다며 권 과장이 수사지연을 노리고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수서경찰서는 당시 '가식' '호구' '네이버' 등 대선과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단어들도 검색 키워드로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당초 수서경찰서의 요청대로 100여개의 키워드를 일일이 분석했다면 수사는 크게 지연됐을 것이고 자칫 수사결과가 대선 이후에나 발표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수사결과가 대선 이후에나 발표됐다면 국정원의 선거개입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선거판세는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무척 불리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권 과장의 정치편향성을 의심하며 양측 모두 수사의'결과'보다는 수사의 '속도'가 중요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폭로 배경은? "진실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
정치편향성 논란 제2라운드 '엉뚱한 불똥'

그러나 권 과장은 "당시는 증거 수집 단계였는데, 혐의와의 연관성을 운운하며 키워드를 빼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며 정당한 요청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일선 경찰들에 따르면 "지방청에 증거물 분석을 의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지방청이 상위기관이라도 일선 서의 요구대로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하지만 권 과장은 수사과정에서 국정원 측으로부터 정치편향성을 의심받은 것은 사실이다. 국정원 측은 권 과장에 대해 "본질에서 벗어난 사소한 부분까지 뒤지면서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권 과장이) 언론에 수사내용을 흘리는 것 같다. 우리 측이 고발한 주거침입, 감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등의 항의를 수차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은 광주 출신으로 제43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05년 여성 최초로 경정으로 경찰에 특채됐다.

이외에도 권 과장은 "서울경찰청이 중간수사 경과를 발표한 뒤 국정원 직원 김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최종 분석자료를 우리에게 안 주려고 했다"며 "우리(수서경찰서 수사팀)가 '당신들, 법 위반이다'라는 말까지 하며 격렬히 항의하고 나서야 뒤늦게 컴퓨터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청은 컴퓨터 반환이 늦어진 건 방대한 검색자료 정리 때문이었다며 수사 축소나 은폐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엉뚱한 진실게임
'정치입문 한다?'

한편 일각에선 권 과장의 폭로가 정치권 입문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보수논객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번 검찰의 백혜련도 그러던데 권은희도 양심선언 비슷(하게) 한 뒤 민주당에 입당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공직자 양심선언 뒤 정계진출 포기 선언도 함께 하도록 여론을 조성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사건을 둘러싼 한 치 양보도 없는 진실게임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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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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