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웃고 울릴 '안철수 경우의 수' 예측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4.17 16: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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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운명, 아직도 안철수에 달렸다?

[일요시사=정치팀] 민주통합당이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안철수 딜레마'에 빠졌다. 4·24 재보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에선 안철수 후보가 재보선에서 승리해도 걱정, 패배해도 걱정이란 이야기가 들려온다. 안 후보를 돕겠다며 안 후보가 출마한 노원병 지역 무공천까지 선언했던 민주당에서 왜 이런 이야기가 들려오는 걸까? <일요시사>가 안철수의 당락에 따라 달라질 민주당의 암울한 운명을 미리 예측해봤다.



불과 세 석이 걸린 초미니 선거지만 4?24재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은 어느 선거보다 뜨겁다. 이유는 단연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출마 때문이다. 지난해 18대 대선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안 후보는 완전한 정치신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를 기치로 돌풍을 일으켰었다.

지난 대선기간 안 후보는 한때 박근혜 대통령을 여론조사에서 앞지르기도 했었고, 민주당은 안 후보에게 매달리다시피 하며 단일화를 요구하다 '단일화를 구걸하고 있다'는 비판에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그런 안 후보의 이번 서울 노원병 보선 출마는 정치권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안갯속 판세

하지만 안 후보가 출마한 노원병 지역의 판세는 쉽게 예측할 수가 없다. 당초 안 후보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으나 막상 선거 국면에 접어들자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가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며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역대 재보선이 대체로 낮은 지지율을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판세는 더욱 안갯속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허 후보를 앞서고는 있지만 허 후보가 어느새 안 후보를 오차범위 이내까지 따라잡았다.


노원병에 출마한 후보자는 허준영, 정태흥(통합진보), 김지선(진보정의), 안철수, 나기환(무소속) 등 모두 5명이다. 허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이 모두 야권후보라는 점도 안 후보에겐 큰 부담이다. 게다가 허 후보는 안 후보에겐 없는 새누리당의 든든한 조직표가 있다. 새누리당도 당 차원에서 허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조직이 없는 안 후보로서는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는 노원병 선거판세를 지켜보며 애를 태우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당 안팎의 엄청난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안 후보를 고려해 노원병 지역 무공천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또 다시 책임론에 직면해 총사퇴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또 노원병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 중 충남 부여·청양은 재선의원 출신이자 충남도지사를 지낸 이완구 새누리당 후보가 절대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고, 부산 영도 지역은 친박 핵심이라 불리는 김무성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그나마 이번 재보선의 유일한 우세지역인 노원병에서마저 패배한다면 야권은 재보선 전패라는 절망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다. 향후 국정운영과정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입지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안 후보가 선거에서 당당하게 승리한다고 해도 민주당으로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안 후보가 승리하게 되면 이를 계기로 신당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지만 아직까지는 신당창당 쪽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안철수 이겨도 걱정, 져도 걱정 '애타는 민주'
신당 창당할까? 민주당 입당할까? '느긋한 철수'

안 후보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당장 민주당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게 된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최근 진행한 여론조사(전국 성인 1239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p)에서는 안 후보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두 배 이상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방지인 <전남일보>와 한백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 창당된다면 민주당의 가장 든든한 지역 지지기반인 광주에서도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자칫 텃밭인 호남마저 안 후보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 안 후보 지지에 대해 "호랑이 새끼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민주당에선 안 후보가 국회에 입성한다고 해도 300명 중의 1명일뿐이라며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지만 안 후보가 지난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쇄신을 부르짖으며 이슈를 선점해나갈 경우 민주당의 존재감은 더욱 희박해진다.

반대로 안 후보가 민주당에 전격 입당을 결정한다고 해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 일각에선 안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민주당을 통째로 안 후보에게 넘겨주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아직까지도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안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당내에서 안 후보를 중심으로 한 세력이 급격하게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심각한 계파갈등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후보 측 인사들을 공천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치열한 내부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기존 민주당 인사들이 기득권을 쉽게 내려놓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는 안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한 후 이 같은 갈등을 겪다 일부 민주당 인사들과 함께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민주당은 그야말로 구태정치로 낙인찍히게 되고 야권 전체가 공멸 위기에까지 몰리게 될 전망이다.

'철수 바라기' 민주당

물론 일부에선 안철수 현상이 이번에도 미풍으로 그치고 말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안 후보가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잘해야 '제3당'에 불과할 것이며 민주당 의원들이 안철수 신당으로 달려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대선 기간 안철수 후보 캠프행을 택한 현역 의원은 송호창 의원 단 1명에 불과했다.

대선이 끝난 후에도 안철수만 바라보며 애를 태우고 있는 민주당. 재보선 이후 야권의 정계개편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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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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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