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리스트 대공개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4.15 14: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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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처럼 퍼진 종북, 국가 뿌리까지 뒤흔든다

[일요시사=정치팀] 전·현직 국회의원, 특정 정당의 당원, 기자, 교수는 물론이고 현역군인까지?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북한 대남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 가입자들의 면면이다. 우리민족끼리는 국가보안법상 이적 사이트로 분류되어 있다. 가입만으로도 처벌 대상이다. 이들은 누구이고 왜 이적사이트에 가입한 것일까? 커지는 안보불안 속에 <일요시사>가 이들의 실체를 추적해봤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지난 4일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회원 9001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국가보안법상 이적 사이트로 분류된다. 만약 이들의 사이트 가입이 자발적인 행동이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종북 척결?
마녀 사냥?

북한의 안보위협이 연일 거세지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근거로 "종북 명단이 공개됐다"며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을 공안당국에 신고하고 이들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등 무차별적인 공격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논란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종북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은 신매카시즘이며 '마녀사냥'이 우려된다며 반발했다.

게다가 어나니머스가 지난 6일 우리민족끼리 회원 계정 6216개를 추가로 공개하자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우리민족끼리는 가입 시 실명인증이 필요없는 사이트다. 따라서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명단에는 가입자의 성명과 이메일 주소 외엔 별다른 정보가 없었지만 네티즌들은 이 같은 제한된 정보만으로도 가입자들의 직업과 사는 곳, 사진 등을 찾아내 인터넷상에 게재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가입자들의 신상을 알아낼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정보는 이메일 주소다. 현재 인터넷 검색엔진에선 이메일 주소를 검색 해보는 것만으로도 해당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의 신상정보가 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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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군인, 언론인, 교사, 정당인 총망라 '충격'
"간첩 정말 있었나?" 커지는 안보불안, 이념갈등

우선 1차 공개된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9001명의 이메일 계정을 살펴보면 국내 이메일 계정인 ▲한메일(hanmail.net·1446개) ▲네이버(naver.com·221개) ▲네이트(nate.com·37개) 등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아고라로 대표되는 커뮤니티 운영으로 진보의 아지트 역할을 했던 포털 다음(daum)의 이메일인 한메일 계정이 가장 많이 포함되어있는 것을 놓고는 '역시 다음에는 종북인사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밖에도 1차 명단에서는 삼성(2개), LG CNS(18개) 등 대기업 직원들이 쓰는 이메일 계정도 발견됐고 ▲중앙일보(joongang.co.kr·1개) ▲조선일보(chosun.com·3개) ▲동아일보(donga.com·1개) ▲MBC(imbc.com·1개) 등 언론사 이메일 계정으로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한 경우도 있었다.

자발적 가입?
명의 도용?


물론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한 회원들 중 절대 다수는 중국을 포함한 해외 포털업체가 제공한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고 있었다. 약 4000여 명의 이용자들은 중국의 대표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이나 미국 사이트인 '야후' '라이코스' 등의 계정을 이용했다.

공개된 회원정보를 토대로 네티즌들이 찾아낸 자료에 따르면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에는 평소 종북논란을 겪어온 단체의 회원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종북논란을 겪고 있는 모 진보정당 당원이나 진보성향의 언론사 기자, 전교조 회원 등이다. 아울러 각종 지역 노조원은 물론이고 교수, 유학생, 탈북자, 조선족들도 상당수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가입되어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공개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것인지 개인정보를 도용당했는지는 파악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만약 이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현행법상 북한이 운영하는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메일을 토대로 공개된 가입자들의 면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실로 기가 막힌다. 우선 정치권의 경우 K모씨는 전직 국회의원이었고, L모씨는 현역 5선 국회의원의 다음카페 관리자다. 특히 이 5선 의원은 과거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으며 정치 입문 전엔 남조선민족해방준비위원회, 이른바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수감생활을 한 전력이 있다.

이외에도 P모씨는 모 진보정당의 공천을 받아 서울 시의원선거에 출마했던 인물이고, J모씨와 N모씨는 같은 정당의 당원이다.

또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가입자 중에는 각종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들도 눈에 띈다. W모씨는 모 시민단체의 대변인이고, J모씨와 K모씨는 같은 단체의 언론담당자와 공인노무사로 각각 활동하고 있다. N모씨는 또 다른 시민단체의 통일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J모씨는 모 노조의 지역 수석부지부장이다.

유력인사 다수
전쟁나면 어쩌나?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가입자 중에는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론인들과 방송관계자들도 있었다. L모씨는 지상파 방송의 PD, K모씨는 같은 방송국의 시사교양국장이자 논설위원이다. N모씨와 J모씨는 각각 모 중앙일간지와 모 통신사의 기자다. 이외에도 진보언론으로 분류되는 매체들에 L모씨, J모씨, K모씨 등이 기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청소년과 청년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사나 교수들도 사이트 가입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만약 실제 종북인사들이 교사나 교수로 활동하고 있을 경우엔 이들이 학생들에게 편향된 안보관과 사상을 주입하게 될 우려가 매우 크다.

K모씨는 전북 정읍시 모 중학교의 수학교사고, P모씨는 광주광역시 모 중학교의 도덕교사다. 경기 안산의 고등학교 교사, 경남 밀양의 초등학교 교사, 모 대학 교수와 모 대학의 초빙교수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일부는 전교조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인사들도 있었다. P모씨는 한국국방연구원의 박사다. H모씨는 전 통일부 직원, J모씨는 현역 직업군인, L모씨는 현역 사병이었다. C모씨는 남편이 직업군인이었고, P모씨는 북한군 출신 탈북자였다. 북한이 싫어 탈북한 인사가 왜 북한을 찬양하는 사이트에 가입한 것인지 의문이다. 같은 탈북자라도 군 출신이라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탈북자가 남한에서 북측과 내통하고 있다면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종북 명단 공개? 마녀사냥 시작? 첨예한 대립
박정희부터 김태희까지 엉터리 명단 '처벌 힘들듯'


이외에도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명단에는 종교계, 체육계, 문화계, 금융권 관계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현재 농협에 근무 중인 한 인사는 최근 발생한 농협 해킹 사건의 공모자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명단을 살펴보니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이들이 실제 종북인사들이라면 국가의 기반이 통째로 흔들릴 정도였다. 분명 심각한 문제다.

물론 가입자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이들 모두를 무작정 종북인사로 치부하기에는 증거가 너무나 부족하다.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의 경우 가명으로도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명의도용 가능성이 크다. 유명인의 경우 메일주소가 일반에 공개되어 있고 일반인이라고 하더라도 메일주소를 알아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를 뒷받침하듯 국내 이메일로 가입된 2600여 명 중에는 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안철수 등 국내 정치인은 물론이고 원빈, 조인성, 김태희 같은 연예인과 이순신, 을지문덕 등 역사 속 인물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가입자 명단 자체로는 이미 증거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현재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가입자 중 자신이 종북활동을 위해 사이트에 가입했다고 인정하고 있는 사람은 단 1명도 없다. 대다수는 가입사실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일부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대북정보 획득을 위해 가입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어떤 이유든 본인이 직접 가입한 경우는 처벌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이들도 막상 수사를 받게 되면 명의를 도용당한 것이라고 말을 바꾸면 그만이다. 현재로선 아무런 물증이 없기 때문이다. 


공안당국은 일단 우리민족끼리 회원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초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들 중 종북인사를 걸러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처벌은 불가능
경각심 갖는 계기로

일부에선 공안당국이 여론을 의식해 어차피 증거능력도 없는 명단을 조사하는 데 인력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현재 공안당국은 명단에 대한 기초 분석 작업에만 2~3개월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사이트 가입 사실만으로 이들 모두를 종북인사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들이 모두 종북인사가 아니라고 볼 수도 없다"며 "이들 중 일부 또는 대다수는 분명한 종북인사들이므로 철저히 수사를 진행해야만 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종북인사들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어나니머스' 뭐기에?

주요멤버 인터폴 수배 중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전세계 해커들이 익명을 전제로 활동하는 가장 대표적인 해킹 단체다. 지난 2011년에는 아동포르노 사이트를 해킹해 얻은 사용자 명단을 FBI에 넘기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중국 정부의 자국 인터넷 검열에 항의하며 중국 정부 웹사이트를 공격하기도 했다.

미국 FBI·CIA 같은 정부 기관, 페이팔·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의 금융기관, 소니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 등도 해킹해 단체의 주요 멤버들이 FBI와 인터폴로부터 추적을 받고 있다. 이들은 "우리민족끼리 외에도 북한 정부 포털사이트인 '내나라', 고려항공 등을 해킹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북한 인공위성인 광명성을 비롯한 인트라넷 등에도 침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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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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