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뭐하러 가?” 국회의원 딴짓 풀스토리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4.01 15: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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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받고 놀자판 “세상에 이런 철밥통이?”

[일요시사=정치팀]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 평일에도 등산이나 골프를 즐기고 매년 연수라는 명목으로 해외여행을 갈수 있는 직업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이야기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해 국정을 심의·의결하고 입법활동을 하는 직업이지만 본회의 출석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임기 시작 후 1년이 다 되도록 법안 발의 건수가 전무한 의원들도 있다. 그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딴짓' 스토리를 살펴봤다.



<일요시사>는 지난달 19일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평일 낮 상임위를 제쳐두고 지역구 산악회 회원들과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운악산을 등반한 사실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 의원이 등산을 했던 이 날은 당초 이 의원이 속해있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이하 안행위)의 전체회의가 예정되어 있던 날이었다. 그러나 이 의원 측은 "오전에 전체회의가 다음 날로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고 지역구 활동의 일환으로 참여한 것이라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여 취재기자를 놀라게 했다.

취재기자의 전화를 받은 보좌관은 공식적인 행사라면서도 이 의원이 어느 단체와 등산을 간 것인지 조차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 의원은 수행비서도 동행하지 않고 혼자 등반에 나섰다.

평일 낮 등반
당당한 의원님

반면 같은 시각 안행위 소속 다른 의원들은 발의 후 한 달이 넘게 국회에 머물러 있던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해 언론에 입장을 밝히고, 예정돼 있던 이성한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시급한 만큼 언제든 긴급회동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었다.

이 의원은 올해 열린 본회의 7차례 중 3차례나 불참해 참석률은 57%에 그쳤고, 대표법안발의는 3건에 불과했다. 19대 국회의원의 1인당 평균 법안발의는 지난 1월30일 기준으로 9.9건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010∼2011년 국내 759개 직업의 현직 종사자 2만6181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평균 연봉은 1억652만원으로 직업군 중 연봉순위 2위를 차지했다. 기업체 CEO 다음이었고 의사나 변호사보다도 높았다.

국정 제쳐두고 골프·등산 등 각종 취미활동
본회의 출석 안 해도 3만원 깎이는 게 고작

게다가 국회는 지난 2011년 말 별다른 이유 없이 세비를 은근슬쩍 20%나 올려 현재 국회의원들이 1인당 받는 평균 세비는 1억3796만원에 달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들은 그만큼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국회의원의 평일 낮 딴짓은 이 의원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된 허태열 전 의원은 심지어 국회의원 시절인 지난 2008년 광복절을 끼고 평일인 8월14일(금)부터~17일(월)까지 일본 오사카를 방문해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도 일부 의원들은 연수를 목적으로 해외에 나갔다가 방문지에서 골프를 치기도 하고, 선진경제 견학이라는 명목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했던 모 의원 일행은 당초 일정에는 없던 인근 비스바덴을 갑자기 방문해 남녀 혼탕을 구경하다 교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낯부끄러운 일도 있었다.

해외연수 빙자한
뻔뻔한 해외여행

국회의원들은 해외에서 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자들과 카메라가 즐비한 공식회의 자리에서도 딴짓을 한다. 지난달 22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기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휴대폰으로 여성의 누드사진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큰 곤혹을 치렀다.

심 최고위원은 "누가 카카오톡으로 보내줘 뭔가 하고 봤더니 그게 나오더라. 죄송하다"고 해명했지만, 휴대폰으로 직접 '누드사진'이라는 단어를 입력하는 사진까지 추가로 공개되면서 이는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23일에는 한선교 국회 문방위원장이 국회 문방위 국감장에서 누군가(?)에게 '이뻐~* 오늘은 어떻게 해서라도 너무 늦지 않으려 하는데'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위원장이 상임위원장석에 앉아 '어떻게든 회의를 일찍 마치려고 한다'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이날 문방위 국감은 한 위원장이 예고한대로 평소보다 이른 시간인 저녁 7시44분경에 종료됐다.

당시 문방위는 약 2주 동안의 국정감사 기간 중 이미 1주일 정도를 파행으로 허비하고, 겨우 국감을 재개한 끝에 마지막 확인감사를 진행하던 날이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빨리 회의를 마치고 누군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던 것이다.

특히 국회는 지난 2005년 약 25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각 의원들의 의석마다 PC를 설치하고 대형 전광판을 통해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국회 디지털화를 실시했다. 그런데 이후 국회의원들이 본회의 중 개인PC를 통해 연예인 사진 등을 감상하고 있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돼 25억짜리 국회PC방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또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친한 의원들과 잡담을 하거나 회의 내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경우도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본회의장의 방청석에는 국회 경위들이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방청석을 감시하며 잡담을 하거나 딴짓을 하는 방청객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경고를 주기도 한다. 국회의 품위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명목이다. 누구를 위한 국회인지 헷갈리는 대목이다.

그나마 국회에 출석해 딴짓을 하는 의원들은 양심적이다. 의원들 중 일부는 본회의 출석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의원들도 있다. 본회의 출석은 국회의원의 의무이지만 출석을 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는 없다. 다만 특별활동비가 3만1360원 차감될 뿐이다. 지난 2012년 국회의원들의 평균 본회의 출석률은 93%에 달했지만 끝까지 머물러 있는 재석률은 41%에 불과했다.

법안발의 '0'
하는 일이 뭘까?

이외에도 새누리당 심윤조, 이운룡, 장윤석 의원을 비롯해 민주통합당 부좌현,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5명은 지난 해 대표 법안발의를 단 한 건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지난 6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대 국회 들어 운영된 비상설특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회쇄신특위, 남북관계발전특위, 학교폭력대책특위, 지방재정특위, 태안유류피해대책특위,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특위, 아동여성대상 성폭력대책특위, 국무총리실산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등 모두 8개였으나, 평균 회의횟수는 3회에 그쳤고 평균 회의시간도 1시간39분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업무에 치여 밤새는 건 의원실 직원들뿐
정책입안 등 중요한 일도 보좌관이 알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위와 관련한 활동비는 매달 꼬박꼬박 지급됐다. 국회사무처가 '2012년도 국회 세출 예산집행지침'에 따라 특위 위원장에게 지급된 활동비는 모두 2억817만원이었다. 회의를 몇 차례 열었는지, 특위 활동보고서나 결의안을 채택했는지 여부는 관계없이 단순히 특위를 구성했다는 사실만으로 매달 정액의 활동비가 지급된 것이다.

국정감사 기간이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말도 일부 의원들에겐 남의 나라 얘기다. 모 의원의 한 비서관은 "국정감사에 들어가기 전 보좌진들이 작성한 질의서를 책상 위에 올려놓으면 한 번 쓱 읽어보고 그대로 감사장에 들어가는 의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서관은 국정감사뿐만 아니라 법안발의 등도 마찬가지로 보좌진들에게 거의 맡겨놓다시피 하고 본인은 지역구 행사 등에 얼굴을 내미는 일에 더 열을 올리는 의원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의원 본인보다도 정책 입안 보좌진을 대상으로 직접 로비를 벌이기도 한다.

근무태만
도덕적 해이

현재 국회의원 1명이 고용할 수 있는 보좌진은 4급상당 보좌관 2명, 5급상당 비서관 2명 그리고 6, 7, 9급 비서 각 1명씩 총 7명과 인턴 2명 등 최대 9명이나 된다. 사실상 국회의원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일은 처리되는 구조다. 의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근무태만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정작 본인은 실력이 없음에도 보좌진들을 잘 만나 뜬 의원들이 많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물론 국회에는 열심히 일을 하는 의원들도 많지만 문제는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과 그렇지 않은 의원들을 구분하고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거나 제재할 시스템이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라며 "고액 연봉을 받는 의원들이 제대로 일을 하게 하기 위해서는 의원 개개인의 양심에 전적으로 맡기기보단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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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