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생활고 연예인 논란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3.26 16:48:52
  • 댓글 0개

100평 살면서 "배고파" 징징

[일요시사=사회팀] '부익부빈익빈' 연예계만큼 이 법칙이 잘 들어맞는 곳을 찾는 건 쉽지 않다. 돈 버는 사람은 정해져있고, 나머지 연예인들은 저마다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한다. 무명생활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그럭저럭 수긍하는 분위기. 그러나 돈 좀 만졌던 연예인의 눈물 호소는 네티즌들의 좋은 먹잇감이다. 생활고에 찌든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 동정 혹은 냉담이다.



빛 뒤에는 그림자가 있는 법. 방송 출연료로 회당 수천만원을 챙겨가는 연예인 뒤에는 스케줄 하나 없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연예인이 존재한다.

어렵다면서 폼생폼사

이른바 연예인 생활고는 예능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는 배우 김보성이 출연해 자신의 생활고를 밝혔다. 그는 잘못된 주식 투자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나날을 회상하며 "전기세 낼 돈이 없어서 집에 불을 끄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어진 발언은 모두의 귀를 의심케 했다. "당시 100평짜리 집이었는데 캄캄하니 귀신이 나올 것 같았다"는 내용이었다. 일반인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100평짜리 아파트. 그 집에 살면서 전기를 킬 수 없었다는 이 황당한 발언에 네티즌들의 비아냥거림이 잇따랐다.

트위터 아이디 @slum*****은 "연예인들이 생활고에 힘들었다는 기사를 보면 나름 괴로웠겠지 하고 넘기는 편인데 이번 건 좀 골 때리네"라면서 "전기 끊겼다고 울먹이는데 집이 100평? 그래놓고 의리로 영화를 봐달라고? 골빈 **의 전형이구나"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cion**** 역시 "100평짜리 집에 살면서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김보성. 집에 쌀이 없어 허구한 날 꽃등심만 처먹는다는 내 동기가 생각난다"고 비꼬았다.

아이디 @Joong*****도 "이건 마치 람보르기니에 기름 넣을 돈이 없어서 지하철 탔다는 얘기랑 비슷하다"며 "상식을 의심할만한 경솔한 언행"이라고 비유했다.

의리의 아이콘인 그에게 네티즌들의 너그러운 의리(?)는 없었다. 싸늘한 대중은 연예인 생활고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11년을 기준으로 연예인의 연평균 소득은 일반 회사원보다 약 600만∼1000만원 가량 높은 3400만∼38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첫날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우 1만4161명은 3437만원, 가수 4029명은 3832만원의 연평균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근로소득자 연평균 소득인 2817만원보다 약 22% 정도 많은 수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연예인 생활고에 대해 대중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건 당연하다.

아이디 @Jaehoo*****는 "한물간 연예인들 생활고 겪는 거, 밥을 굶고 살았다느니, 편의점 가서 삼각 김밥 먹으며 눈물을 흘렸다느니 하는데, 한창 잘 나갈 때 쉽게 번 돈 쉽게 쓰다가 인기도 훅 가고, 밥은 굶더라도 힘든 일은 못하겠고…. (연예인 생활고가) 다 그런 악순환 아니냐"고 쓴 소리를 남겼다.


아이디 @mad_dr*****도 "한 때 다 잘 나갔던 연예인들이 본인들 잘못된 선택으로 (벌은 돈을) 다 말아먹은 것뿐이잖아"라고 거들었다.

또 아이디 @jin_p*****는 "연예인들 사업하다가 방송 나와서 빚이 50억이네 60억이네 하는데 솔직히 빚 1000만원 때문에 헉헉거리며 사는 순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동정조차 아깝다"면서 "지네들이 일확천금을 바라고 시작한 일인데 정직하게 따박따박 버는 사람들 생각하면 그만큼 대가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의 생활고가 화제가 되다보니 서로 앞 다퉈 스타들의 숨겨진 생활고를 조명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개그맨 이혁재는 최근 한 종편 방송에 출연, "연 이자만 2억원에 이를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혔다"고 말해 생활고 논쟁에 불을 지폈다. 당시 각 연예매체는 이혁재가 딱한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여론몰이에 나섰지만 네티즌들은 반대로 자업자득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혁재의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가 좋지 못했기 때문.

스타들 빚더미 고백 잇달아…동정 유발용?
눈물 호소에 "자업자득" 대중 시선 싸늘

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도 비슷한 경우다. 타블로는 지난해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방송을 못해 수입이 저작권료 밖에 없었는데 딸이 장난감을 갖고 싶다고 했을 때 '이건 얼마지'라고 계산하게 됐다"면서 "밥을 먹으러 가서도 가격표를 보는 현실이 슬펐다"고 말해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조소 섞인 반응을 받았다.

아이디 @acd**는 "타블로 정도의 사람이 생활고라고 하면 좀 어이가 없긴 하다"며 "음악 하는 사람 중에서도 밥벌이 힘들게 하는 후배들이 얼마나 많을 텐데…. 미안하지 않을까"라고 적어 타블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아이디 @smal**** 역시 "타블로씨. 당신은 잠깐이지만 많은 이는 평생을 이런 고민을 하고 산답니다"라고 적어 적잖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대다수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옹호론도 불거지는 게 사실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 아이디 @ze**는 "생활고는 상대적인 것"이라며 "누군가가 나보다 상대적으로 잘 산다면 그 사람의 어려움은 공감할 여지가 없다는 건가?"라고 적어 타블로를 옹호했다.

또 아이디 @seven******은 "타블로가 악기 팔아서 밥 먹을 정도로 가난한 거 아니면 생활고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되는 거냐?"면서 @ze**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연예인도 사람인만큼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하면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사람들로부터 다시 용기를 받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주장이다.

"지네들이 까먹고…"


지난 4일 방송된 <현장토크쇼 택시>에 출연한 이훈,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출연한 윤정수 등은 사업실패로 인한 생활고를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일반인 자격으로 케이블 방송에 출연한 그룹 쿨의 멤버 김성수도 마찬가지. 대중의 싸늘한 여론에도 연예인들의 생활고 고백이 잇따르는 건 그만큼 연예계의 '부익부빈익빈'이 심해졌다는 증거다.

이를 두고 아이디 @Dsho****는 "화려한 연예인의 씁쓸한 뒷모습이 적나라하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나타냈고, 아이디 @keith****는 "방송에서 생활고를 겪는다던 모 연예인은 어제 보니 에쿠스를 타고 있었다"며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