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병기 '북파공작원'의 충격 고백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3.11 14: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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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 훈련소에서 "나는 짐승이었다"

[일요시사=사회팀]1억원. 북파공작원 김모(36)씨가 목숨을 내건 대가로 받아든 돈이다.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며 환청을 듣는 A씨. 17년 전 어느 날 김씨는 그곳에서 악마를 봤다.



간첩은 실재한다. 반공 포스터에 나오는 남파간첩 얘기가 아니다. 북파된 간첩은 2000년 이후에도 이북에서 활동했다. 그리고 이남에는 간첩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훈련소가 있었다. 이른바 '북파공작원'이라 불리는 이들은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인근에서 ‘인간병기’로 다시 태어났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다쳤다. 북파공작원 김씨는 그곳에서 함께 훈련받던 동료의 죽음을 목격했다. 국가라는 이름 앞에 김씨의 삶은 철저히 뭉개졌다.

동료들 줄줄이 사망

1997년 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김씨에게는 막막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하고 있던 김씨는 운명처럼 특수부대 모병관을 만났다. 거짓말같은 비극의 시작이었다.

모병관은 김씨에게 1억원을 약속했다. 50개월에 1억원은 기본, 플러스알파까지 제시했다. 특수부대에서 근무하는 대가로 거액을 담보하자 김씨의 마음이 흔들렸다. 모병관은 김씨에게 제대 후의 삶까지 약속했다. 병역을 무사히 마치면 "국가정보기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는 매력적인 제안을 더했다.

같은 해 4월 김씨는 북파특수임무요원(HID요원)으로 춘천에 있는 모 훈련소에 입대했다. 김씨와 비슷한 또래의 청년들이 훈련소에 모여 있었다.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그곳에서 김씨는 24명의 동기들과 함께 입소식을 마쳤다. 지옥 같은 훈련 일정은 그날부터 시작됐다.


기초 체력향상을 위해 전투복을 입고 매일 12km를 달렸다. 반복되는 구보에 열외는 없었다. 실핏줄이 터지도록 뛰고 또 뛰었다. 숨 돌릴 틈 없이 교관의 지시에 따라 특수무술을 연마했다. 실전에 대비한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오전 일과가 시작되면 잠복호 구축, 인계선 돌파 등 침투와 관련된 훈련을 받았다. 침투 이후의 상황을 대비한 사격, 수류탄 투척, M18A1 클레이모어(크레모아) 폭파 훈련도 빼놓지 않았다. 공수훈련과 전술훈련도 그들의 몫이었다. 이를 완수하지 못하면 가혹한 구타가 이어졌다.

입소 한 달 뒤 과중된 훈련으로 고통을 호소하던 김씨는 교관으로부터 "훈련을 똑바로 하지 못한다"며 얼굴 등을 폭행당했다. 김씨를 때리던 교관은 스치기만 해도 뼈가 으스러질 수 있는 오함마(대형 망치)를 김씨에게 휘둘렀다. 생명에 위협을 느낀 김씨는 이를 피했고, 옆에 있던 동기는 김씨가 피한 오함마에 찍혀 쓰러졌다. 그리고 그는 김씨가 보는 앞에서 어디론가 끌려 나갔다.

다음날 아무일 없다는 듯 훈련은 다시 반복됐다. 하지만 김씨는 이 사건으로 인해 동기를 다치게 했다는 죄책감과 평생 씨름해야했다. 그리고 자신도 언젠가는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늘 김씨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마침내 100일간의 훈련소 일정이 끝났다. 그러나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김씨 앞에는 더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1997년 7월, 부대에 배치된 김씨는 여독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야구방망이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 김씨의 선배들은 군기확립을 위해서라며 야구방망이로 매일같이 김씨 등을 서너 차례 때렸다. 후배들의 온몸에 피멍이 든 상황에서도 선배들은 침투, 첩보 및 요인납치를 위한 독도·모스부호 수신 훈련, 휴전선 침투 훈련, 투검 연습, 해상수영 등을 강행했다.

밤에는 학대가 계속됐다. 김씨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2∼3시간 동안 머리박기를 시킨 뒤 쓰러지면 온몸을 짓밟았다. 또 잠복호를 연습한다는 핑계로 구덩이를 파고 안에 들어가게 한 뒤 모스 신호를 입력하도록 했다. 그리고 송수신이 틀릴 때마다 구덩이에 물을 채워 넣었다. 모두가 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벌어진 일이었다.


가혹행위가 계속되자 사람이 죽어나갔다. 사방이 눈으로 덮인 어느 계곡으로 후배기수들이 불려나갔다. 일명 '빵빠레' 훈련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디찬 얼음물에 입수한 김씨와 동료들. 3시간이 지나자 저체온증에 걸린 김씨의 동료 중 한 명이 쇼크로 쓰러졌다. 쓰러진 그는 영영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부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김씨의 후배는 투검 연습 시 훈련용 표적 나무 옆에 묶였다. 그의 머리 위로 후배들이 던지는 단검이 날아들었다. 손만 삐끗해도 후배의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상황. 그러나 아무도 이를 말리지 못했다.

돈에 혹해 입대 "4년간 끔찍한 가혹훈련"
제대 후 정신병…유공자 거부당하자 소송

가혹행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목만 내놓고 후배를 땅에 파묻은 선배들은 그를 산속에 1주일 동안 방치했다. 막사로 돌아온 후배에게는 물고문이 반복됐다. 욕조가득 담은 물에 후배의 얼굴이 수없이 왔다 갔다 했다. 서른도 되지 않은 꽃다운 나이, 후배는 그렇게 세상을 등졌다.

"사람을 짐승 다루듯 하는 부대"라고 김씨는 회고했다. 살아남은 김씨는 2001년 6월 중사로 만기 전역했다. 그러나 김씨에게는 입대 전 없던 버릇이 생겼다.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거나 시도 때도 없이 불안 증세를 보였던 것. 김씨의 병명은 정신분열증이었다.

전역 후 김씨는 "북으로 가"라는 환청에 시달렸다. 밤에는 잠들지 않고 TV와 가구를 이쪽저쪽으로 옮기며 일렬로 줄을 맞췄다. 신발장에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있지 않으면 부모에게 "당장 짐을 싸서 북한으로 넘어가"라고 소리치며 난동을 부렸다. "국가정보기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던 모병관은 자취를 감췄다. 김씨는 직업도 구하지 못한 채 정신병원을 전전해야했다.

2005년 12월 김씨는 수원보훈지청을 상대로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냈다. 국가를 위해 일 하다가 상해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은 공무 중 상해로 인정되지 않았다. 2011년 12월 보훈청은 김씨에게 등급 기준 미달 판정을 내렸다.

매일 무차별 폭행

지난해 김씨는 법원에 재판을 청구했다.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취소 소송이었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행정2단독은 최근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김씨와 동료들의 증언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여 군복무 과정에서 있었던 가혹행위가 김씨의 정신질환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법원은 "입대 전까지 증세가 없었고, 견디기 힘들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받을 만한 사건을 겪은 점 등이 인정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선고 직후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처럼 음지에서 고통 받고 있는 북파공작원들이 지금이라도 국가의 도움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파공작원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가혹훈련이 낱낱이 드러난 그날, 참관석에 앉아있던 한 동료는 말없는 눈물을 훔쳤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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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