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정리> 물러난 MB의 '변명을 위한' 변명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2.26 14: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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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창대'하였으나 끝은 '미약'하였노라?

[일요시사=정치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퇴임연설을 끝으로 사실상 모든 국정활동을 마무리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연설에서 이 정부 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역사에 맡기자고 했다. 지난 5년간 끊임없는 비판에 시달려온 이 전 대통령의 고단함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렇다면 이 전 대통령은 정말 실패한 대통령일까? <일요시사>가 MB정부의 지난 5년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해봤다.



"이명박 대통령은 폭군이었을까 성군이었을까?"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냉혹하다. 혹자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을 후퇴시킨 대통령"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대기업 위주 정책으로 서민경제를 붕괴시킨 주범"이라고도 말한다.

임기 중 잇따라 발생한 측근비리와 퇴임을 앞두고 강행한 측근사면으로 도덕성에 대한 평가도 바닥을 치고 있다.

냉혹한 평가
도덕성 바닥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맞이한 유례없는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 무역 1조달러 돌파, 국가신용등급 상승 등을 이끌어낸 대통령이기도 하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인색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가 유독 인색한 우리나라의 풍토에 대해 "우리는 전쟁의 잿더미에서 잘사는 대한민국을 이룩한 것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지키고, 발전시킨 모든 대통령이 강아지보다 대접을 못 받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5년이란 세월동안 나라를 위해 오롯이 매진해 온 이 전 대통령. 그는 과연 5년 동안 치적을 남기기 위해 무리수를 둬가며 사고만 쳤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민들의 기대를 잔뜩 안고 출범했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그것이다. 촛불시위는 이 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까지 몰아넣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5월, 정권 출범 두 달 만에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로 위기를 맞았었다. 소고기 재협상 요구로 시작된 시위는 이후 이명박 정부 퇴진 등 반정부 시위로까지 번졌다. 촛불시위는 당시 MBC <PD수첩>이 '미국산 소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촉발됐다.

MB정부 5년 대단원의 막…평가는 '극과 극'
2차례 세계경제위기 극복, 국격 상승 '호평'

그러나 보도내용은 대법원 판결 결과 대부분 허위사실로 판명이 났다. 또 소고기 재협상 논란의 원인이 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지난해 3월 발효 이후 대미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미FTA 발효 후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유럽연합(EU) 수출은 줄어든 반면 대미 수출은 2.9% 증가하기도 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EU FTA를 강력하게 밀어붙여 세계에서 세 번째로 넓은 경제영토를 개척했다. FTA 체결·타결국은 2004년 1건(1개국)에서 2012년 10건(47개국)으로 늘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비판을 받았던 인선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대통령 취임 후 인선 때마다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 강부자(강남부자) 인사라며 비판을 받았고 많은 고위공직자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넘지 못하고 낙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최근 발간한 국정백서를 통해 이 같은 비판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고소영은 오해
광우뻥에 울다

백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전체 정무직 392명 중의 고려대 출신 분포비율은 16.1%로 김대중 정부 14.5%, 노무현 정부 11.3%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소망교회 출신은 이경숙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장관을 포함해 모두 4명 내외로 대통령이 5년간 임명한 고위공직자 총 3300여 명의 0.1%에 불과했다.

또 이명박 정부에서 영남 출신 인사의 비율은 35.7%로 김대중 정부 때의 22.4%보다는 높지만 노무현 정부 때의 39.3%보다는 낮다. 고소영 인사가 아니었다는 항변이다.

이 대통령은 강부자 인사 또한 오해라고 주장한다. 초기 임명된 국무위원 등의 평균재산액은 33억7000만원인데, 유인촌 장관의 140억2000만원을 제외하면 26억1000만원이다.

노무현 정부 초기 장관의 평균재산은 11억원이었는데, 2008년을 기준으로 5년간 강남 소재 아파트의 명목 가격이 10억원 가량 증가한 것과 1인당 국민소득이 1만3000달러에서 2만달러로 오른 것을 고려하면 지나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가 취임 후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는 사실은 수치가 증명하고 있다. 대통령실 경호처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지난 5년 동안 참석한 공식 행사는 총 3842회다.

이는 하루 평균 2.1회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2.5배, 김대중 전 대통령의 2배, 김영삼 전 대통령의 3.1배, 노태우 전 대통령의 3배, 전두환 전 대통령의 1.7배 많은 규모다.

특히 49차례에 걸쳐 84개국 110개 지역을 방문,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은 해외 순방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이 5년 동안 이동한 총 거리는 지구 22바퀴에 해당하는 88만2508㎞. 하루 평균 483㎞를 이동한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는 등 수많은 사업을 직접 따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라는 자신의 대선 캐치프레이즈답게 글로벌 경제위기 가운데에서도 지난 2010년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선을 회복시켰고, 2011년에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대 무역강국으로 우뚝 섰다. 세계 주요국가의 신용등급이 모두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지난 5년간 OECD 34개국 중 가장 높이 상승하기도 했다.

글로벌 위기 극복
국가신용도 상승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격과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잇달아 치러내면서 중견국가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확립했다.

또 이처럼 외교부분에서 물꼬가 트이자 우리나라는 3수 끝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는 성과를 얻어내는가 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이 전 대통령의 뛰어난 외교술 덕분이라는 평가다.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은 이명박 정부 5년간 그 어느 때보다 공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FTA 비준 등으로 경제분야 협력이 강화된 데다, 대북 위협에 맞서는 카드로 대미 외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정된 한미 미사일지침은 이 전 대통령이 펼친 대미외교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이 지침으로 우리나라는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이 가능해졌다.

반면 남북관계는 이 전 대통령의 임기 내내 극단으로 치달았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태를 경험하며 전 국민이 안보불안감에 떨기도 했다.

MB, 역사 속 '성공한 전직 대통령' 롤모델 될까?
지금은 '과'이지만 나중엔 '공'이 될 수도 있어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남북관계가 순탄치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대북정책 성과를 평가해선 안 된다"고 항변한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의 '갈취근성'과 햇볕정책에 대한 금단현상을 치유하고 남북관계의 근본적 틀을 바꿔놓았다"고 자평했다.

천 전 수석의 말처럼 이 전 대통령의 대북 강경정책은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지난 정권에서의 저자세 대북외교에 분통을 터뜨리던 보수층으로부터는 적극적인 지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그 무엇보다도 이 전 대통령이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비판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이 전 대통령이 임기 중 가장 잘못한 일로 4대강 사업을 꼽기도 했다. 4대강 사업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했고 부실공사 문제가 지적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사업의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4대강이 감당할 수 있는 강우빈도를 100년에서 200년으로 늘려 자연재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었다. 선진국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이미 500년에서 1000년 강우빈도까지 대비를 하고 있다. 우리는 4대강 사업을 했어도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4대강 사업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백년 전부터 해온 치수사업을 이제야 우리도 실시한 것 뿐이다.

억울한 비판
후세가 평가하길

게다가 지난 참여정부에서는 <신국가방재시스템백서>를 통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총 87조4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수립했었는데 4대강 사업은 이 계획에 따라 매년 지출됐던 수해복구 2조4천억원, 치수사업 1조2천억원, 수질관리 2조2천억원, 농업용수 3천억원, 가뭄피해 3천억원 등 6조4천억원에 1조원을 추가해 3년 동안 총 22조2천억원의 예산으로 실시된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4대강 사업에 투입된 예산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고 과거 정부에서 수립한 사업계획에 비해 얼마나 경제적인 사업이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초 "임기 말까지 끝까지 일하는 대통령으로 남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그 다짐대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정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 강행군을 계속 해왔다.

물론 이 전 대통령의 '공'과 함께 '과'도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지난 5년간 우리는 이 전 대통령의 '과'만 너무 부각해서 들여다 본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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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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