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취재> '자격 논란' 국회 인사청문위원 현미경 검증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2.26 14: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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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에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에 티끌은 잘 보입니까?

[일요시사=정치팀]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모두 마무리 됐다. 인사청문회는 벌써 10년이 넘은 제도지만 청문회 때마다 쏟아지는 각종 의혹에 국민들은 아직도 입이 딱 벌어진다. 그런데 청문회를 지켜보다보니 이색적인 궁금증이 하나 생겼다.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인사청문위원들은 정작 깨끗한 사람들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일요시사>가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위원들을 역으로 검증하는 이색취재를 해봤다.



드디어 박근혜 정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그런데 원대한 포부를 안고 힘차게 출발해야 할 박근혜호는 벌써부터 힘이 많이 빠진 모양새다. 그 이유는 대통령 당선인 시절 실시한 인선의 연이은 실패 탓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총리후보 지명 발표에 나설 정도로 무한한 애정을 보이던 김용준 전 국무총리후보자의 낙마는 박 대통령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

김 전 후보자는 총리 지명 후 각종 의혹에 시달리다 인선 닷새 만에 자진사퇴했다. 김 전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공동선대위원장에서 인수위원장, 총리후보자로 연달아 발탁하면서 무한신뢰를 보내오던 인물이었다.

겉으론 청렴
속으론 부패

게다가 김 전 후보자는 헌법재판소장 출신으로 청렴한 공직자의 표본으로 알려져 왔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 전 후보자의 낙마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충격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이색적인 궁금증이 생긴다. 평소 청렴한 공직자의 표본으로 알려져 왔던 인물도 저러한데 그들을 검증하는 청문위원들은 얼마나 깨끗한 사람들일까?


지난 20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날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질의 시작과 함께 대뜸 정 후보자를 향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특히 공직자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안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국회 인사청문위원 중 병역면제자만 4명
후보자보다 흠결 많은 청문위원 '황당'

이날 청문회장에는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도 청문위원으로 참석했는데, 진보당이 당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을 거부했던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상규 의원 측은 청문회가 끝난 후 "총리후보자를 검증하는 인사청문회에서 같은 청문위원을 공격하는 것은 인사청문회 자체를 모욕하는 행위"라며 당장 항의하고 나섰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통합진보당 측은 다음 날 SNS를 통해 "종북주사파 언급한 이장우 의원. 대전동구청장시절 호화청사 짓는다고 동구 재정 파탄내고 공무원 월급도 안주면서 국기에 대한 경례만 하면 용서됩니까?"라며 반격에 나섰다. 총리후보자를 검증해야할 청문위원들이 서로를 검증하고 나서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종북주사파' 논란에 
"재정파탄 주범" 맞대응

그런데 이 두 의원을 제외하고도 이번 정홍원 총리후보자 인사청문위원들은 대체로 문제가 많아 보였다.
이번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홍일표·이진복·이장우·김희정·신동우·이완영(이상 새누리당), 민병두·전병헌·이춘석·최민희·홍익표(이상 민주통합당), 이상규(통합진보당) 의원 등 총 13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새누리당 홍일표(만성간염)·신동우(징병검사 무등급 3회)·이완영(심장질환) 의원과 민주당 민병두 의원(고령) 등 4명이 병역면제를 받았다. 여성인 김희정·최민희 의원을 제외하면 면제비율은 40%나 됐다.

군복무를 마친 의원들 중에서도 원유철 위원장은 공군상병 소집해제, 이진복 의원은 육군이병 소집해제였고, 전병헌 의원은 학사장교, 홍익표 의원은 육군 중위 출신으로 직업적으로 군대를 택한 이들이었다. 이외에 이춘석 의원은 군법무관 출신, 이상규 의원은 옥중 강제징집 돼 군복무를 마쳤다. 일반적인 육군병장 만기전역을 한 사람은 이장우 의원 단 한명 뿐이었다.

이 같은 청문위원들의 흠결 때문에 청문회장에선 아이러니한 장면들이 연이어 연출됐다.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에게 "아들이 허리디스크로 병역을 면제받았는데 그 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아픈 허리로 어떻게 공부했느냐"고 추궁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만성간염으로 병역을 면제받고도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에 임용됐다.



병역문제는 인사청문회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단골소재다. 그런데 청문위원들의 병역과 관련한 의혹은 또 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는 병역면제를 받을 정도로 심장질환이 심각했지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그동안 아무런 문제없이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치열한 경쟁의 중앙부처에서 건강하지 못한 사람으로 찍혀 실력으로 평가받는 것에 걸림돌이 될까 사실을 알리지 못했고, 지난 30년간 기적처럼 정상인과 동일하게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창 출신인 이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고용노동청장 시절 부하 여직원을 노래방에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총선과정에서 이른바 '명륜동 알박기 논란'에 휘말렸었다. 논란은 명륜동 중앙하이츠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토지매입 과정에서 시행사와 지역 유지들이 사전정보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알박기를 시도, 토지대금을 부풀려 챙기는 수법으로 400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이 논란에 휘말린 이유는 당시 아파트 허가권을 가진 구청장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것 때문이다. 정치권이나 행정기관의 비호나 묵인이 없이는 400억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알박기가 성사되기 어렵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특히 총선 당시 이 의원의 상대후보는 이 의원이 이 사건으로 구속된 시행사 대표 등과 골프모임을 갖는 등 각별한 사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각종 송사는 기본
낯 뜨거운 의혹도

강동구청장 출신인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구청창 임기 중 총선출마를 위해 사퇴를 선언하면서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다. 신 의원이 중도사퇴를 선언한 것은 구청장 당선 후 1년6개월 만이었다. 당시 강동구 주민 266명은 신 의원의 사퇴로 불필요한 보궐선거 비용을 구 예산에서 부담하게 됐다며 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에 대해 소송을 낸 주민들은 총선에 출마하려는 일부 공직자들의 무책임한 중도사퇴로 생기는 행정공백과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국회 등원 이후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재산내역이 총선 출마 당시에 비해 크게 늘어나 구설수에 휘말렸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19대 국회 신규등록 의원 재산내역은 지난 2012년 5월30일 기준이며, 총선 출마자 재산공개 기준일자는 지난 2011년 연말이었다.

부동산 알박기부터 부하직원 성추행 의혹까지
청문위원들끼리 서로를 검증하며 다투기도


홍 의원은 불과 6개월 사이 재산이 5억원 이상 늘어났다. 때문에 총선 당시 재산내역을 불성실하게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 의원이 총선 당시 신고한 재산은 5억6200만원이었다.

마지막으로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의 경우 지난 해 <MBC 100분토론>에서 북한인권, 세습, 북핵에 대한 질문에 대해 "군사 독재시절의 색깔론이 재연되고 있다. 북에 대해 협력과 교류를 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기초 속에서 이분법적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질문 자체가 옳지 않다. 답변을 유보하겠다"고 밝혀 종북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당시 방송에서에서는 '통합진보당, 어디로 Ⅱ'라는 주제로 부정선거로 촉발된 통합진보당 사태와 통합진보당의 향후 행보에 대해 논쟁을 펼치고 있었다.

당당한 검증?
부끄러운 검증

이날 토론 중 한 시민 논객은 이 의원에게 "당권파의 종북주의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 통진당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당권파의 종북주의 때문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면서 "북한 인권이나 북핵, 3대 세습 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종북이라는 말이 횡행하는 것 자체가 유감이다"면서 "여전히 남아있는 사상 검증은 양심의 자유를 옥죄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질문과 프레임이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취재결과 공직자를 검증해야 하는 청문위원들이 오히려 더 많은 의혹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었다. 과연 청문위원 본인도 청문대상자와 비슷한 의혹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검증대상을 당당히 검증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도대체 누가 누굴 검증한다는 것일까? 뒷맛이 씁쓸하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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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