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50일간의 기록 '키워드' 넷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2.21 1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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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인수위'라더니 역대 가장 '시끄러운 인수위'

[일요시사=정치팀] 지난달 6일 출범한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오는 25일이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인 꼬리표를 떼고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서 당당히 취임하게 된다. '조용한 인수위'를 표방하며 출범한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 하지만 역대 그 어느 인수위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8대 인수위의 지난 50일을 네 가지 키워드를 통해 되짚어 봤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점령군 논란을 일으켰던 전례들을 답습하지 않겠다며 '조용한 인수위'를 표방하고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를 출범시켰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제18대 인수위는 역대 가장 '시끄러웠던 인수위' 중 하나로 기억될 듯하다.

역대 최다득표
역대 최저지지도

지난 50일간 인수위에서는 크고 작은 잡음들이 끊이질 않았다. 박 당선인의 지지도는 어느새 48% 대까지 밀렸다. 당선인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시종일관 대립각을 세우며 논란을 일으켰던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 전엔 지지도 70~80% 대를 유지했었다. 박 당선인의 지지도는 역대 최저치다.

박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역대 최다득표로 승리했었다. 그런데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여론이 이토록 차갑게 돌변한 것은 인수위의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수위는 향후 박근혜 정권 5년의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면 반드시 되짚어보고 해결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네 가지 키워드를 통해 역대 그 어느 인수위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8대 인수위의 지난 50일을 되짚어 봤다.


제18대 인수위의 첫 번째 키워드는 '철통보안'이다. 겨우 두 달 남짓에 불과했던 기간, 인수위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박 당선인의 철저한 '비밀주의'였다.

철통보안 중시하다 언론탄압 오명 쓰고 '망신창이'
인선마다 잡음·낙마…나 홀로 인선 역풍에 휘청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 출범 당일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번 인수위에서는) 특종도 없고 낙종도 없다. 언론이 특종을 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면 결국은 오보로 끝난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이후 스스로를 "인수위 안의 단독기자"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인수위에 대한 언론의 취재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관련보도를 신중하게 해달라는 당부였겠지만 기자들 사이에선 "인수위에서 말하는 대로 받아쓰기나 하라는 거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인수위의 험로를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인수위는 특히 각 부처의 업무보고 참석자들에게도 "부처로 돌아가서 업무보고와 관련한 브리핑을 절대 하지 말라" "친한 기자들에게 보고내용을 흘리면 해당자를 징계하겠다"는 등의 경고를 수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박 당선인의 철통보안에는 명분이 있었다. 확정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국민들에게 혼선을 주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혼선 막으려다
소통 막았다


제18대 인수위에 출입하는 언론사는 모두 193개. 출입 등록을 한 기자 수만 해도 1000여명에 달했다. 그런데 기사거리가 나오지 않자 취재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결국 그 화살은 박 당선인과 인수위에게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언론들은 박 당선인과 인수위에 연일 융단폭격을 가했다.

또 철통보안 속에서도 인수위발 특종은 매일같이 쏟아져 나왔다. 결과적으로 박 당선인과 인수위는 욕만 먹고 실리도 챙기지 못한 셈이었다. <문화일보> 출신인 윤 대변인은 직속후배 격인 한 <문화일보> 기자에게 "너희들은 내가 그렇게 싫으냐?"라며 이 같은 언론들의 융단폭격에 섭섭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인선실패'다. 윤 대변인 임명부터 김용준 총리후보자 지명까지 박 당선인의 인선은 연일 입방아에 올랐다. 우선 박 당선인이 대통령 당선 후 첫 번째로 시행한 인선인 윤 대변인의 경우 야권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에서도 "국민 대통합과 탕평인사의 걸림돌"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대변인은 대변인 임명 전 언론 기고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카지노 정치판' '떳다방 세력들'이라는 표현으로 정치판 자체를 부정하기도 했고, 야당인사들에게는 '바닥 양아치' '저질들'이라고 말했다.

또 정운찬 전 총리와 김덕룡, 김현철 등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지지했던 정치권 인사들에 대해서는 '정치적 창녀'라는 입에 담지 못할 말까지 서슴지 않았었다. 이 같은 전력으로 논란이 거세지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대변인으로서 공과를 지켜보고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인수위 활동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까지도 윤 대변인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윤 대변인은 인수위 기간 기자들의 질문에는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기 일쑤였고, 신경질적인 태도로 기자들과 여러 차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인수위의 한 핵심 인사도 윤 대변인의 브리핑 태도와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반면 기자회견에서 깔끔한 브리핑 실력을 보여준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의 경우는 '깜짝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기자들 사이에선 "도대체 왜 윤 대변인이 대변인 역할을 맡는 건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대변인 역할을 유 간사에게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박 당선인이 첫 번째 인선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으니 박근혜식 인선은 이후에도 실패의 연속이었다. 최대석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이 역대 인수위원 중 처음으로 중도사퇴하는가 하면,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후보자 역시 각종 의혹에 휘말린 끝에 '생계형 권력주의자'라는 불명예만 안고 자진사퇴했다.

게다가 박 당선인이 공동선대위원장에서 인수위원장, 총리후보자로 연달아 발탁하면서 무한신뢰를 보내던 김용준 전 총리후보자마저 각종 의혹에 시달리다 인선 닷새 만에 자진사퇴했다.

연이은 인선의 실패는 박 당선인의 '보안제일주의' 때문이었다는 지적이다. 이전 정권들은 사전에 언론 등을 통해 후보군을 알려 자연스레 검증이 되도록 했지만 박 당선인은 발표 직전까지도 인선 내용을 철저히 보안에 부쳤다.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지 않고 박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일방적으로 인선이 진행되면서 잇따라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김 전 총리 후보자의 낙마 이후 부랴부랴 인선 대상자들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인선 실패의 근본원인으로 지적돼온 '나홀로' '깜깜이' 인선 스타일만큼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박 당선인의 인선 실패로 차기 정부 내각 구성 계획은 완전히 꼬여버렸다. 이대로라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전 정부 장관들과 했던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재현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노예 인수위
혜바라기 인수위

세 번째 키워드는 '공약 수정'이다. 역대 인수위에서는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여러 가지 핑크빛 정책들을 제시하곤 했다. 인수위 시절 당선인들의 지지율이 높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박 당선인은 인수위 기간 핑크빛 정책들을 새롭게 내놓기는커녕 그나마 자신이 대선기간 제시했던 공약들마저 대폭 수정하겠다고 나섰다.

대선이 끝난 후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새누리당 안팎에서 공약 수정론이 거론됐다. 처음엔 공약 수정론에 경고를 보내던 박 당선인도 최근에는 사실상 백기를 들고 기초노령연금 지급, 4대 중증 질환 무료 진료 등 주요 복지 공약 수정론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당장 야권에선 박 당선인의 대선기간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빗대 "박근혜가 바꾸겠다더니 박근혜가 말을 바꾸겠다는 것이었냐"며 공약 수정론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무후무한 인수위 기간 주요 공약의 수정은 제18대 인수위의 침몰을 가속화시켰다.

인수위 기간 주요공약 수정 "박근혜가 말 바꾸네?"
있는 둥 마는 둥 시키는 일만 한다 "식물 인수위?"


네 번째 키워드는 '식물 인수위'다. 제18대 인수위에는 무척 다양한 별명들이 있었다. 있는 둥 마는 둥 하다고 해서 '식물 인수위'라고 불리는가 하면, 시키는 대로만 한다고 해서 '노예 인수위', 박근혜의 입만 바라본다고 해서 '혜바라기 인수위'라고도 불렸다.

특히 18대 인수위는 그저 대통령을 무난히 잘 보필할 '예스맨'들로만 채워졌다는 비판이 거세다. 인수위 기간 각종 정치·사회 현안들이 부각됐지만 인수위는 거의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취임식 전까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이명박'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5년 전 너무나 요란했던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도 문제였지만 있는 듯 없는 듯 너무 조용한 인수위도 문제였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 챙기기에만 몰두하느라 정작 국민들을 챙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인수위 실패
취임 후 달라져야

한 정치전문가는 "얼마 전 한 새누리당 관계자가 '처음에 지지율이 높았다 곤두박질치는 것보단 처음에는 지지율이 낮아도 나중에 오르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니냐'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을 봤다"며 "처음에 지지율이 낮다고 해서 나중에 지지율이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인수위 때부터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분명히 뼈아픈 일이고 심각한 일이다. 박 당선인의 두 달 간의 예비 국정운영은 사실상 실패로 끝난 것이다. 박 당선인과 인수위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취임 후에는 반드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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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