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특집] '만인지상' 대통령 특권 입체분석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2.26 15: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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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에 목숨 거는 이유 "아하~그랬구나!"

[일요시사=정치팀] 정치쇄신을 끊임없이 부르짖었던 이번 18대 대선 역시 결국에는 온갖 네거티브로 점철되고 말았다. 해방 후 우리나라의 역사를 되짚어 봐도 대권을 잡기 위해서라면 부정선거와 정치공작, 심지어는 쿠데타까지 불사하지 않는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돼왔다. 그만큼 대권을 향한 이들의 열망은 간절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그토록 대통령이 되고 싶어 했을까? <일요시사>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이 누리는 특권들을 자세히 분석해봤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은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다. 대표적인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의 경우는 엄격한 삼권분립과 그에 따른 견제와 균형이 중시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통령이 국회나 법원보다도 실질적으로는 약간 우월한 지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눈이 휘둥그레질 다양한 특권들을 누리고 있다. 역대 어느 대선보다 치열한 접전 끝에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 박근혜 당선인이 향후 누릴 특권들은 과연 무엇일까?

평생연금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의 연봉은 1억8000여만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싱가포르 총리가 170만 달러(약 19억3300만원)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대기업 사장단이나 프로 운동선수, 연예인 등이 벌어들이는 수입과 비교해도 결코 많은 돈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퇴직 후에도 평생 동안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전직 대통령이 매달 받는 연금 금액은 현재 1088만원이다. 이외에도 교통, 통신비 등의 항목으로 1700여만원을 추가로 수령한다. 당사자인 전직 대통령의 사망 시에는 배우자가 이보다 적은 금액의 연금을 수령하게 되는데, 현재 이희호, 권양숙 여사는 매달 801만원을 수령하고 있다.


또 대통령이 된 것을 가장 먼저 실감하게 하는 것은 달라지는 경호다. 대통령 본인을 포함해 부모, 배우자, 자녀, 손자까지도 경호대상이다. 상황에 따라 방탄차량과 전용기, 전용헬기까지 지급된다. 이동 경로 곳곳에는 경찰특공대와 폭발물 처리반이 투입된다.

특히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대통령 경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던 일대 사건이었다. 당시 대통령 경호실은 물론이고 경찰과 육해공 전력이 대통령 경호를 위해 총동원 됐다. 전투기와 해군호위함, 공중조기경보기와 잠수함까지 동원돼 경계작전을 수행했다. 대통령의 경호는 퇴임 후에도 계속된다.

현재 전두환 전 대통령 경호에는 경찰관 10명과 전의경 69명이 동원되고 있으며, 한해 소요되는 예산만 해도 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은 교통체증도 겪지 않는다. 경호상의 이유로 이동 시 교통신호가 통제되기 때문이다. 전용 교통수단도 지급된다. 대통령 전용차량은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 S600 풀맨 가드와 에쿠스 리무진이 사용되고 있다. 이들 전용차량은 특수 제작돼 4개의 타이어가 모두 펑크 나도 시속 80km 이상으로 주행이 가능하고 로켓포 공격에도 견딘다. 차량 내부엔 호흡장치 등 유사시에 대비한 응급시설이 완비돼 있다.

대통령 뜨면 잠수함에 공중조기경보기까지 '초비상'
'사면권부터 불소추 특권까지' 무소불위 초법적 권력

외국에 나갈 때는 전용기를 이용한다. 대통령 전용기로 운용되고 있는 보잉747-400은 기내에 회의실과 휴게실, 대통령 전용공간 등이 마련돼 있으며 심지어 기자회견장까지 완비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미사일 기만장치 등 여러 첨단장비들이 탑재되어 있으며 항상 전투기 2대가 에스코트 한다.

대통령에게는 주치의와 전속요리사는 물론 전속 스타일리스트팀까지 배정된다. 대통령 주치의는 청와대에 상주하지는 않지만 대통령 일가에 문제가 생겼을 때 30분 내로 도착할 수 있도록 늘 대기한다. 지방, 해외출장 때도 동행한다. 대통령의 주치의는 장관급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다. 대통령의 건강은 청와대 의무실에서 24시간 체크하며 삼청동에 위치한 국군서울지구병원은 사실상 대통령 일가 전용병원이다.


대통령의 밥상을 책임지는 전속요리사는 모두 12명이며 세계 각국 음식들의 전문가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매일 특별한 음식을 먹는 것은 아니지만 식재료만큼은 최고급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한 경호실에서는 모든 음식을 일일이 검식한 후 대통령 밥상에 올린다.

대통령은 전속 스타일리스트팀도 있다. 보통 이발사,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등 3명으로 이루어진다. 이중 전속 이발사는 직업 특성상 가위와 면도칼 등 위험한 물건을 다루기 때문에 보안상 중요한 인물로 분류된다. 따라서 대통령이 교체될 때 통상적으로 함께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특권들도 지금부터 언급할 내용들과 비교하면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은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는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굵직굵직한 자리들만 살펴봐도 그 면면이 매우 화려하다. 국무총리, 각부장관, 감사원장,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국가정보원장 등 사실상 모든 권력이 대통령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이 줄서기로 몸살을 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외에도 대통령은 이른바 '광복절 특사'로 대변되는 사면권을 가진다. 하지만 인명사고, 2회 이상의 음주운전 등은 사면권에서 제외된다. 또 대통령은 내란·외환의 죄 이외의 범죄에 대해서는 재직기간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 불소추특권이 있다. 게다가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이라도 이의가 있을 때는 그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 거부권도 가진다.

국민이 뽑은 국회의 결정에 대응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권한이다. 하지만 그만큼 정치적 부담감이 가장 큰 권한이기도 하다. 한편 이 같은 특권들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법위에 군림하도록 해 독단적 정치를 하게 한다는 비판도 있다.

국군통수권자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특권은 바로 국군통수권이다. 국가의 군인을 거느리고 지휘할 수 있는 권한으로 전임 대통령이 임기종료 당일 0시를 기해 가장 먼저 하는 일도 당선자에게 군 통수권을 이양하는 일이다. 군 통수권은 1분 1초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는 대통령이 군 통수권을 이양 받을 때 전 대통령에게 핵무기 발사 버튼이 담겨있는 가방을 건네받는 것으로 상징적인 군 통수권 이양절차를 가진다.

김명일 기자<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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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