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기자회견문

[일요시사=온라인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14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의 흑색선전에 대해 강력규탄했다. 다음은 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정말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대륙간 탄도탄 기술을 확보한데 이어 3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가 우려하고, 우리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나라의 국운이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땅히 국민을 위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책대결의 장이 되어야 하고, 그런 선거가 되게 하는 것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대통령 후보들이 해야 할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선거가 무엇이고 권력이 무엇이길래,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급기야는 한 여성을 집에 가둬놓고 부모님도 못 만나게 하고, 심지어 물도 밥도 끊어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말 참담하기만 합니다.

과연 이것이 새 정치입니까?

민주당과 문재인후보는 이러고도 사람이 먼저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까?  새 정치를 하려면 선거부터 새롭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재인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부터, 민주당과 선거캠프는 오히려 무차별적인 흑색선전으로 선거판을 뒤흔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선거가 도저히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허위 비방이 갈수록 도를 넘더니 이제는 국가기관까지 정치공작에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민주주의는 깨끗한 선거를 통해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이고, 새 정치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지금,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민주당과 문재인후보 선거캠프는 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거짓말로 공격하고, 덮어씌우고,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10년째 들고 다녔고, 토론준비 자료를 넣어갔던 가방을 아이패드로 둔갑시켜 토론회 중에 커닝을 했다고 저를 공격합니다. 생방송 중에 그것이 가능하기나 한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탄신제 공식행사에 참석한 사진을 조작해서 굿판을 벌였다고 공격합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지금까지 사진을 퍼나르고 있습니다. 제가 일면식도 없는 특정 종교와 20년간 인연을 맺어왔고, 또 그 곳에서 저를 돕고 있다는 말도 지어내고 있습니다.

50만 팔로워를 가진 어떤 소설가는 제가 여론조사 회사에 5억을 줬다는 허위사실까지 퍼뜨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실관계도 입증 못하는 무차별적인 허위사실 유포는 범법행위입니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사실이 있습니까?

이제 우리 정치, 이런 구태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며칠 전,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캠프의 유력인사들이 한꺼번에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을 급습해서 밤새워 생중계를 하며 국가정보원의 여직원을 감금한 사건을 보셨을 것입니다.

이 나라 정보기관이 정치공작을 하는 아지트로 민주당이 지목한 그곳, 그런데 그곳이 과연 어떤 곳이었습니까? 스물 여덟살 미혼 여직원의 개인 집이었습니다.

열 평정도 밖에 안되는 개인 오피스텔에 컴퓨터 한 대를 두고 국정원 여직원이 대통령선거를 좌우할 정치공작을 한다는 것 자체가 과연 믿기십니까?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캠프가 선관위, 경찰과 함께 직접 현장을 확인을 하고서도, 그 여직원을 감금한 채 계속 주장한 것은 바로 “이 나라 국가정보원이 문재인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은 곧 “국가정보원이 박근혜를 당선시키기 위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일을 벌이면서 민주당과 선거캠프는

제보가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단 한가지의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댓글로 여론조작을 했다고 주장해 놓고도 정작 그 댓글이 뭔지는 단 하나도 못 내놓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70명이 모여서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고 하더니, 지금은 그 얘기는 아예 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또 다른 증거가 있다는 둥, 의혹만 계속 부풀리고 있는데, 왜 내놓지도 못하는 증거가 그렇게 많은 것 입니까?

처음부터 그런 증거, 전혀 없는 것 아닙니까? 오히려 정치공작의 당사자로 지목당한 그 여성이 어제 자신의 컴퓨터와 자료일체를 경찰에 자진해서 제출했습니다.

경찰은 전문가들을 총동원해서라도 컴퓨터 조사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해야합니다.

그리고 사건의 진상을 최대한 빨리, 명백히 밝혀야 합니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를 오늘 안으로 경찰에 제출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명백한 흑색선전임을 민주당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이 저를 흠집내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민주당의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밝혀진다면 문재인 후보는 책임을 져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통합당도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선거를 혼탁하게 만든 총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정보기관마저 자신들의 선거승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정쟁의 도구로 만들려했다면 이는 좌시할 수 없는 국기문란행위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공당이, 젊은 한 여성을 집단테러한 것 역시 심각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 문재인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을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것은 바로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입니다.

민주당이 한 여성의 인권을 철저하게 짓밟은 그 현장에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증거주의, 영장주의, 무죄추정의 원칙, 사생활 보호, 그 무엇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이 여직원의 오피스텔 호수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주차된 차를 들이받고, 경비실에서 주소를 알아냈다고 합니다. 성폭행범들이나 사용할 수법을 동원해서 여직원의 집을 알아냈고,

이것을 SNS를 통해 사방에 뿌리기까지 했습니다. 문후보가 보호하려는 인권은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만의 인권입니까? 이런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대통령 비방하는 댓글 하나만 달아도, 컴퓨터 내놓으라고 폭력정치, 공포정치를 하지 않겠습니까?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이번 선거과정에서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를 청산해내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정치는 또 다시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보자는 행태야말로 지난 선거에서 한 번도 고치지 못했던 우리정치의 근본 병폐입니다.

선거 때마다 악성 종기처럼 다시 번져 나오는 이런 괴질을 단호히 잘라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정치는 단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 순간부터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합니다.

이 땅에 다시는 음습한 정치공작과 허위비방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이를 단호히 분쇄해나갈 것입니다. 무지한 비방과 네거티브에는 반드시 책임을 묻고 끝까지 밝혀서 대가를 치루게 할 것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가 이루어야 할 중요한 가치가 정치쇄신이라면 마땅히 이번 선거부터 흑색선전의 병폐를 뿌리뽑아야 합니다. 흑색선전으로 국민을 속여서 소중한 표를 앗아가는 것은 나라의 미래와 국민의 행복을 앗아가는 것입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 깨끗한 선거를 위해 저와 새누리당도 우리를 돌아보면서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며칠 전 저의 지원 유세에서 안철수 전 후보에 대해 해서는 안될 막말이 있었습니다. 이점에 관해서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단속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입으로는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과거의 사고에 묶여 있는 세력은 결코 나라를 책임지고 국민을 책임질 수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 남은 5일,

오로지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얻는 새정치를 위해 묵묵히 바른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이 어려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저에게 힘을 주십시오.

그 힘을 바탕으로 반드시 대선에서 승리해서 국민 여러분께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주모 기자 <kangjoom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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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