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흔드는 안철수 기막힌 ‘타이밍정치’ 풀스토리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2.11 10: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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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밀당의 귀재’…약발은 ‘장외’에서만 통한다?

[일요시사=정치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자청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6일 “오늘이 대선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라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문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대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시기였다. 안 전 후보의 ‘기가 막힌’ 타이밍은 여전했다. <일요시사>가 ‘명불허전’ 안철수의 ‘타이밍정치’ 풀스토리를 엮어보았다.

2009년 6월17일.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의 ‘우연한’ 대선 사전작업이 이루어졌다. 2012년 제18대 대선을 3년여 앞둔 시기. 당시 교수의 직함을 달고 있었던 안 전 후보는 <무릎팍도사>라는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안 전 후보는 단번에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시청률도 껑충 뛰었다. 출연 전후, 안 전 후보에 대한 기사는 눈에 띄게 늘었다. 이때 “안철수 교수를 차기 대선후보로 추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안철수 대권론’ 탄력
‘박근혜 대세론’ 휘청

예능프로그램은 안 전 후보를 일거에 ‘대통령감’ 반열에 올렸다. <무릎팍도사> 출연 이후 안 전 후보의 당시 발언이 어록으로 엮여 회자될 정도였다.

당시 <무릎팍도사>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안 전 후보를 “세계 IT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군님” “외국산 소프트웨어의 공급에서 나라를 구한 이 시대의 독립투사”라는 칭찬이 쏟아져 나왔다.

안 전 후보의 <무릎팍도사> 출연은 그의 정치인생에 ‘복선’ 같았다.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금 그때를 뒤돌아보면 그렇다. 3년여의 세월은 안 전 후보를 향한 ‘막연한 열망’을 ‘새 정치 희망’으로 현실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결과론적 이야기지만, 안 전 후보의 <무릎팍도사> 출연이 조금이라도 늦었거나, 혹은 조금이라도 더 빨랐다면 어땠을까. 지금까지 이 정도의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2009년 <무릎팍도사>, ‘우연한’ 정치인생 사전작업
서울시장후보 ‘통큰 양보’로 유력 대선주자 등업 

과연 안 전 후보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았다. 2년4개월여가 지난 2011년 10월 ‘안철수 대권론’은 탄력이 붙었다. 반면 4년여 동안 줄곧 이어져왔던 ‘박근혜 대세론’은 흔들렸다.

서울시장선거를 둘러싸고, 교수였던 안 전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한편의 ‘아름다운 드라마’를 선보였다. 서울시장 당선이 유력했던 안 전 후보는 여론조사 한 자리 지지율을 기록하는 박 후보에게 후보직을 기꺼이 양보했다.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장면에 시민들은 환호했다.

여당은 비난 일색이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안철수 원장의 지원이 치졸하다”며 정치하려면 국립대 교수직부터 사퇴하라고 몰아붙였다. 그럴수록 안 전 후보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안 전 후보의 ‘굳히기’는 탁월했다. 일부 여론에서는 이것이 ‘대선 전초전’과 다름없다며, 올해 있을 대선에 안 전 후보가 미칠 영향력을 점치기도 했다. 본격적인 ‘안철수 정치’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안철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지난 2011년 11월14일 안 전 후보는 1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고 선언했다.


안철수의 탁월한 ‘굳히기’
말만 하면 ‘대선 전초전’

안 전 후보는 “늘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합니다. 그것은 나눔에 관한 것입니다”라는 메일을 보내 기부의사를 밝혔다. 여론은 ‘이것이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극찬했다.

당시 안 전 후보는 이미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었다. 정치권은 안 전 후보가 “이미 정치입문 신호탄을 쐈다”며 그의 기부를 대선을 앞둔 포석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안 전 후보는 “평소 생각한 것을 실천한 것뿐”이라면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안 전 후보의 기부 약속은 2012년 2월6일 이루어졌다. 그는 ‘안철수재단 설립계획 발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재단의 성격과 운용계획, 자신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 등을 밝혔다.

이날 안 전 후보는 주목할 만한 발언을 한다.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정치참여에 대해 “우리 사회의 발전적인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 중이다.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하며 정치참여 쪽으로 한 발 나아갔다.

안 전 후보는 이후 정치현안에서 한 발 떨어진 채 독자적인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 7월19일 그는 <안철수의 생각>이란 저서를 출간했다. 그의 저서는 엄청난 판매 부수를 기록했고, 이는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으로 여겨졌다.

여세를 몰아 안 전 후보는 7월23일 예능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한다. 이 역시 ‘흥행대박’이었다. 뿐만 아니라 트위터에서는 안 전 후보의 <힐링캠프> 어록이 1000여 회 가까이 리트윗되는 등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저서 출판, 예능 출연 동시
검증 피하고 올림픽 덕 보고

안 전 후보는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혹독한 검증 세례를 앞두고 있었다. 그의 저서 출간과 예능 출연은 이한 검증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평이다.

게다가 안 전 후보는 7월28일 개최된 런던올림픽의 열기에 힙 입어 저서 출판과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인한 상향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이후 안 전 후보는 국민의 반응을 살피며 호흡조절에 들어갔다. 자신이 표현한 대로 ‘지지하는 사람들의 뜻을 정확히 파악해야 진로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됐다.

충분히 숨을 고른 그는 대선 출사표를 던지기 위해 본격적인 잠행에 돌입했다. 민주통합당 경선이 끝난 지난 9월16일.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는 양자·다자 모두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안 전 후보의 지지율은 휘청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안 전 후보는 9월19일 본격적으로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전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문 후보의 고공행진은 ‘하루천하’로 막을 내렸고, 안 전 후보는 고지를 탈환했다. 

민주당 경선 승리한 문재인 압박하며 본격 대선출마 
추락하는 문재인에 날개 달아줘, 정국 최대이슈 장악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던 안 전 후보의 타이밍은 대선 출마 이후 어쩐 일인지 전 같지 않았다. 그의 타이밍 영향력은 마치 ‘장외’에서만 먹히는 것처럼 보였다.

출마선언 이후 안 전 후보는 민주당에 의해 끊임없는 ‘단일화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안 전 후보는 매번 새 정치를 요구하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피로감도 극에 달했다.

여론조사 지지가 하락하자 안 전 후보는 지난 11월5일 문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단일화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에게 번번이 주도권을 내줬다. 정국의 이슈가 ‘새 정치’를 벗어나 ‘단일화룰’에 초점이 맞춰졌다. 안 전 후보에게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였다.

결국 안 전 후보는 지난 11월14일 단일화를 중지하고 나섰다.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여론은 안 전 후보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결국 그는 11월23일 사퇴를 선언했다. 대선 후보 등록 이틀 전, 금요일 밤이었다.


주말의 모든 이슈는 안 전 후보의 사퇴에 집중됐다. 악화일로로 치닫던 그에 대한 여론이 회복될 조짐을 보였다. 안 전 후보의 타이밍이 다시 위력을 발휘했다.

12월3일. 안 전 후보는 캠프 해단식을 가졌다. 장외로 돌아간 그는 다시 대선의 최대 화두가 됐다. 정치권은 그의 발언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웠다.

주말 앞두고 사퇴선언
문, 떨어지자 지지선언   

그리고 지난 6일 안 전 후보는 추락하는 문 후보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오차범위를 넘어 추월당하던 문 후보는 안 전 후보의 지지로 지난 7일 KBS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43.5%를 기록한 박 후보를 43.3%로 바짝 추격했다.

안 전 후보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정치권은 이처럼 요동쳤다. 그는 숨을 죽이고 때를 기다려 ‘일거다득’했다.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판을 다시 초박빙의 살얼음판으로 몰아가고 있는 안 전 후보의 행보에 19일의 승부도 귀결될 전망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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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