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막판 인재영입 특급작전 추적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2.06 12: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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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 화룡점정 "호남출신 야권거물에 삼고초려 중"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캠프가 무섭게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출마 직후부터 대통합을 부르짖으며 인재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박 후보 캠프 중앙선대위에 이름을 올린 인사는 110명이 넘고, 직능본부와 국민소통본부 인원도 200여 명에 달한다. 여기에 각종 고문직과 캠프 내에서도 현황을 일일이 파악하기 힘든 산하단체 등의 인사들까지 합하면 최소 3000여 명이 박 후보를 위해 뛰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박 후보의 대통합 정책은 이번 대선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막판 대통합의 '화룡점정'을 찍을 거물급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박근혜 선거캠프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출마 직후부터 대통합을 부르짖으며 적극적인 인재영입작업을 펼쳐왔다. 그만큼 화려한 성과도 얻었다. 경제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영입해 중도층 공략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차떼기 검사'로 유명했던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 특별위원장를 영입해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정치쇄신' 논의의 주도권을 잡았다.

당황한 민주당

박 후보의 인재영입 행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종국에는 민주통합당의 정신적 지주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영입하는데도 성공했다. 한 부위원장의 새누리당행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번 대선에서 호남지역의 민심을 사로잡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회창, 이인제 전 선진당 대표의 새누리당 합류에 이어 김영삼 전 대통령도 박 후보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측은 김 전 대통령의 지지 표명과 관련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보수층 결집은 물론 지역적으로 흔들리는 부산ㆍ경남(PK) 지역 민심을 끌어안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박 후보의 지지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리틀DJ'로 불렸던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도 박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진영은 그야말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금까지 나열한 인사들의 면면만 살펴봐도 박 후보가 그동안 인재영입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일단 박 후보의 인재영입 작전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보수 진영의 유력 인사들이 속속 박 후보 지지에 나서면서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던 새누리당의 '집토끼 잡기' 전략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또 동교동계로 불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들을 끌어안으면서 호남과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일부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이미 보수표는 박 후보로 향해있어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과 청년층 공략을 위한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야하는데 오히려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그 사람들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젊은 층을 공략하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며 "선거전 초반 양측이 '박정희 대 노무현'의 프레임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러한 인사들이 전면에 부각될 경우 오히려 불리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박 후보 진영을 향해 '준비된 미래세력'이 아니라 '돌아온 수구세력'이라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때문에 박 후보가 이러한 공세를 뛰어넘고 중도층과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대통합의 화룡점정을 찍을 더욱 참신한 인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박 후보 측은 진보진영 쪽으로 시선을 돌려 인사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입대상 리스트에 오르내리는 진보진영 인사로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역임한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진보진영의 원로 경제학자로 유명한 최창집 고려대 교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임명진 목사, 박세일 전 의원, 팔로워가 145만명에 달하는 트위터대통령 소설가 이외수씨,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오적'이라는 시(詩)로 정권을 비판했다가 옥살이까지 해야 했던 김지하 시인 등 다양하다.

이 중 김지하 시인 등은 박 후보에게 간접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심지어 일부 인사는 "불쾌하다"며 "박 후보 측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박 후보 측의 영입대상 중 VVIP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단연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인물들이다. 그들을 영입할 수 있다면 단일화 과정에서의 민주당의 부당성을 강조할 수 있고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크게 늘어난 중도층을 공략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캠프 무차별 진보인사 영입 "독일까? 약일까?"
좌우 진영 극복? 표를 위한 영혼팔이? 엇갈리는 평가

특히 안 전 후보 캠프 측 인사들 중 이명박 대통령의 책사 출신이라며 민주당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던 김성식 전 의원과 민주당을 떠나 안철수 캠프로 자리를 옮겼던 송호창 의원이 가장 영입이 유력한 인물들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또 일각에선 그들이 설령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되진 못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청년 유권자 층에선 박 후보 진영으로 자리를 옮긴 진보 인사들을 단순히 변절자로 치부하는 분위기도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전문가들은 "당사자들의 수용 여부와 상관없이 진보 진영인사들에 대한 영입설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진보 진영과 그 지지층을 흔드는 데엔 충분하다"며 "일종의 언론플레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한국정치는 좌우논리에 함몰돼 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다양한 인재를 영입하며 이를 뛰어 넘겠다는 박 후보 캠프의 강한 의지는 높게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다.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는 표를 얻기 위한 '영혼팔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전문가들은 "박 후보 진영에서 안 전 후보를 '정치초보'라 비판했는데 내가 보기엔 박 후보도 마찬가지"라며 "그동안 정치권에서 좌우 진영이 융합하지 못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정책적 견해차이가 큰데 진보진영 인사들을 불러다 놓고 꿔다놓은 보릿자루 취급한다면 역풍만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합 어디까지?

마지막으로 한 전문가는 "이제 대선이 불과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가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지, 진보와 보수의 융합이라는 정치적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하지만 박 후보의 인재영입행보가 이번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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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