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3인 현미경 검증 (24)공약해부-④부동산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1.23 14: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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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구동성 "더 이상 집 걱정 없는 세상 만들겠다"

[일요시사=정치팀]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경선 이전부터 대선예비주자들을 검증해 온 <일요시사>는 새누리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와 야권후보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민주통합당)-안철수(무소속) 후보의 면면을 세세히 검증 중이다. 이번 호에서는 스물네 번째 순서로 그들의 '부동산 관련 정책'을 살펴봤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70% 이상은 부동산이라고 한다. 국민들의 시선이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정책에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정책은 국민들의 자산가치 변동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며, 각 가정의 가계부채와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주요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을 살펴보고 각 후보별 장단점을 진단해보았다.


박근혜 <집 걱정 덜기 종합대책>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도입"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대선 첫 공약으로 지난 9월23일 '집 걱정 덜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고통을 받고 있는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이 정책은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도입 ▲행복주택-행복기숙사 건설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 실시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획기적 발상?

우선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는 집주인(임대인)이 집을 새로 임대하거나 기존의 전세금을 올릴 때 전세보증금을 금융기관에서 저금리로 대출해 조달하고, 세입자(임차인)는 그 이자를 금융기관에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세입자가 이자를 내지 못할 경우에는 공적금융기관이 이자 지급을 보증해 집주인의 부담감을 덜게 했다.

또 박 후보가 새로운 임대주택정책으로 제시한 행복주택 프로젝트는 국가 소유인 철도부지 위에 인공부지를 조성해 고층건물을 지은 뒤 아파트, 기숙사, 복지시설, 상업시설을 지어서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싼 영구임대주택 약 2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덧붙여 박 후보는 '지분매각 제도'와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를 제시했다. 지분매각 제도는 집주인이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지분 일부를 공적금융기관에 매각한 뒤 매각대금으로 대출금 일부를 상환하도록 하는 제도다. 집은 공동명의가 되므로 집주인은 공적금융기관에 매각지분에 대한 임대료를 지급하면서 자신의 집에 계속 거주하는 형태다.

이와 함께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는 주택연금 제도의 가입조건을 현재 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하도록 했다. 조기퇴직으로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 베이비부머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주택연금 사전가입자는 60세부터 받는 주택연금 일부를 일시금으로 인출해 부채를 상환하고, 60세가 되면 인출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연금 형태로 수령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박 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일단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에 대해서는 세입자가 전세를 사는 데 집 주인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는 뒷말이 나왔다. 결국 전세라고는 하지만 매달 대출금 이자라는 명목으로 임대료를 내는 셈이라 월세와 다른 점이 없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굳이 이렇게 복잡한 월세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집주인 역시 그냥 월세를 주면 되지 굳이 은행 대출을 받아 전세를 줄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해괴한 발상?

또 행복주택 프로젝트는 이미 2010년 서울시가 검토했다가 폐기한 정책으로 사업 효율성 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분매각제도 역시 채권은행이 손실을 회피하는 데 유리할 뿐 채무자인 주택소유자에게 유리한 제도가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주택 매각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지가 불분명하고 주택소유자가 5년 후 주택을 다시 구입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한편 박 후보는 이외에도 저소득층의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과 연계해 주거비 지원을 강화하고 정부가 보증하는 저리(연 4% 선)의 전세자금 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취지로 한다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자칫 가계부채 증가와 금융 건전성 저해 등 금융시장 전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안철수 <약자 보호에 방점>
"공공임대주택 연 12만 호 공급"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약자 보호'에 방점이 찍혀있다. 안 후보는 부동산 정책이 경기부양이 아니라 서민의 내집마련 등 주거 안정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눈에 띄는 공약

안 후보의 부동산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보금자리 분양주택 공급을 중단하고 공공임대주택을 2018년까지 연간 12만 호씩 공급해 공공임대주택 거주가구 비율을 10%로 높이고 다양한 유형(기존 주택의 매입 후 임차, 토지임대부 주택의 공급 등)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공약이 실현된다면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뿐 아니라 주거비 부담도 크게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가 전체 주택 재고 물량의 10%가량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시장에 합리적으로 개입할 여지를 담보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재원마련이다.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려면 한 가구당 국가채무가 1억원 가까이 늘어나지만 안 후보는 속 시원한 재원 조달책을 내놓지 못했다. 따라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

안 후보는 이외에도 주거 약자 보호를 위해 공공택지 내 공공임대주택 및 토지임대부주택 혼합 건설과 공공임대주택 주거환경 개선 등의 공약을 내놨다. 또 하우스푸어 대책으로는 주택담보대출 구조를 만기 일시 상환형에서 장기 분할 상환형(최장 20년)으로 전환해 하우스푸어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안 후보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 힘의 비대칭을 해소해 임차인을 보호하겠다고 천명했다.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임차인에게 1회에 한해 자동계약 갱신권 보장, 우선변제 적용대상 확대 및 변제금액 증액, 전세금 보증센터를 설립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이사시기가 맞지 않아 곤경에 처한 세입자 지원, 주택임차료 보조제도(주택 바우처 제도)단계적 실시 등이다.

안 후보는 자신의 부동산 공약을 통해 다른 후보들이 미처 아우르지 못했던 상가임차인 보호 대책도 내놨다. 상가임차인들은 대부분 영세자영업자인 만큼 안 후보의 이번 공약은 특히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

안 후보는 상가 건물 임대차 보호법을 개정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의 보호대상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우선변제의 적용대상 및 변제금액을 늘리며, 계약갱신 시 임대료 증액 상한선을 지금보다 낮추고, 개건축 등을 원인으로 해 임대인이 임차인의 정당한 계약 갱신청구권을 거절하는 경우 임대인에게 임차인의 매몰비용 중 상당액을 보전토록 하기로 했다.

이처럼 안철수표 부동산 정책의 특징은 소유자 중심주의에서 사용자 및 임차인 중심으로 무게의 중심이 이동했다는 것에 있다. 이는 진정 바람직한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실현가능성. 좋은 말들만 나열해 놓았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문재인 <부담 가능한 주택>
"참여정부 실패 극복해야"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몸담았던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가운데 가장 뼈아픈 실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매우 민감한 문제다. 때문에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정책의 실패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모습이다.

이미 한번 실패

문 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소유와 공급 중심의 주택정책 틀을 주거권과 주거안정성 위주로 재편한 것이 특징이다. 문 후보는 "이제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이 더 많은 주택이 아니라 자신에게 적합한 '부담가능한 주택'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주거안정, 도시재생, 사각지대 지원을 3대 주거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주거안정을 위해 주택·지역별 임대료와 계약기간을 공시하는 임대주택등록제와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전·월세 인상 상한제를 대책으로 내놨다. 빈곤계층이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할 때 임대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주택바우처 제도는 2013년부터 시범실시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안이다.

각론에선 차이가 있지만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서민 주거 안정을 꾀하겠다는 정책 방향은 모든 후보의 공통분모다. 문 후보 역시 장기계약임대주택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문 후보는 현 정부 들어 연간 3만~4만 가구 수준으로 떨어진 공공임대주택 공급물량을 연간 12만 가구로 늘려 현재 5.3% 수준인 장기 공공임대주택 거주가구 비율을 2018년까지 10%, 장기적으로 15%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젊은층의 주택구매 촉진을 위해 국민주택 이하, 6억원 미만의 주택을 구입하는 생애최초주택에 대한 취득세 면제도 공약에 포함시켰다.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하우스푸어 대책에서는 은행의 책임을 지목한 점이 눈에 띈다.

문 후보는 "하우스푸어의 주요한 원인은 약탈적 대출이다. 금융기관이 무책임한 대출로 채무불이행의 위험을 모두 가계에 떠넘긴다고 해서 약탈적 대출이라고 부르고 미국에서는 법률로 금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기존 '피에타3법'(이자제한법,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외에 부채조정 과정 시 거주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내놨다.

문 후보는 또 "뉴타운으로 상징되는 무분별한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동네를 해체하고 골목상권을 망치는 '도시재정비사업'을 '도시재생사업'으로 전환하겠다"며 도시 재생방안으로 ▲재정투자 2조원 증액 ▲총리실 산하 도시재생 총괄센터 신설 ▲도시재생기본법 제정 ▲지역재생사업 통한 지방발전 촉진 ▲뉴타운 출구사업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아파트단지 리모델링제도 개선 등을 제시했다.

다시 한번 기회를?

한편 문 후보가 내놓은 정책 중에서도 논란이 되는 부분은 있다. 일례로 전세 계약 갱신권의 경우 집 주인이 4년치 전세금을 일시에 올려 전셋값 폭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도입에 신중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전·월세 인상 상한제의 경우도 시장에서는 부작용을 염려하고 있지만 문 후보는 이를 도입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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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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