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연예계 미스터리 스캔들

네티즌 수사대도 두 손든 의혹과 진실

[일요시사=연예팀]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카페가 폐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진요(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는 명칭의 블로그가 새롭게 등장했다. 블로그 개설의 발단은 가수 아이유와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의 묘한 셀카사진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수많은 네티즌들의 의혹을 부추기는 연예계 스캔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 의혹만 있고 진실은 없는 연예인의 풀리지 않은 스캔들. 그 속을 들여다봤다.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은 가수 아이유. 그녀는 가녀린 몸에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외모를 소유하고 있어 삼촌팬들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죽하면 연예계 남성 연예인들도 아이유를 이상형으로 꼽을 정도니 말이다. 그런 그녀가 최근 뜻하지 않은 대형 사고를 쳐 논란 속 주인공이 됐다. 지난 10일 새벽 4시경, 그녀가 트위터에 멘션을 단다는 것을 실수로 2년 전에 찍은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과의 은밀한 셀카사진을 대신 올려버린 것. 이 사진은 온라인상에서 삽시간으로 퍼져나갔고, '아이유앓이'에 빠진 남성팬들은 아직도 충격과 배신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이 유’아닌
이제 ‘성인 유’

그렇다면 문제의 사진이 과연 어떻길래 연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사진 속 아이유와 은혁은 서로 얼굴을 맞댄 아주 밀착돼있는 모습이었다. 아이유의 얼굴은 3분의 1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고 아이유 쪽에 비스듬히 기댄 눈이 풀린 듯 한 은혁의 얼굴은 모두 비춰졌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아이유의 옷차림이 파자마를 연상케 한 점과 언뜻 상반신을 탈의한 것처럼 보이는 은혁의 모습 때문.

더 큰 충격은 문제의 사진이 아이유가 미성년일 때 찍었다는 것이다. 둘의 모습은 마치 커플처럼 보였기 때문에 의혹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이에 네티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증거사진을 들춰내며 사이버수사대라도 납신 양 둘의 열애설을 제기했다. 네티즌이 제기한 증거들은 사실로 믿겨질 만큼 그야말로 철저했다.

그들은 두 사람이 찍은 사진 속 뒷배경이 아이유의 집 거실 내 소파인 점, 아이유의 옷이 과거 그녀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던 잠옷과 일치한 점, 은혁의 소지품과 아이유의 소지품이 일부 같은 점 등을 미뤄 열애설로 몰아가기에 이르렀다. 또 은혁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아이유와의 친분을 과시한 글과 아이유가 모 방송에 나와 “한때 남자 연예인과 연인관계까지 갈 뻔했다”는 발언을 한 장면이 온라인상에서 새삼 거론되고 있어 열애설은 의혹 아닌 사실로 단정 지어지는 듯 했다.

아이유, 은혁과 셀카로 ‘미성년 잠자리’루머
한수현, 수영장 키스사진 ‘노이즈마케팅’의문


상황이 점점 악화되면서 아이유 측 소속사는 열애설 해명에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촉박했던 탓일까. 소속사 측의 어설픈 해명은 더 큰 불신을 낳았다.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아이유가 살인적인 스케줄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자 평소 친분이 있었던 은혁이 병문안 차 그녀의 집으로 방문했다는 것이다.

해명을 접한 네티즌들은 “친구가 병문안을 왔다고 해도 어떻게 집주인이 남자가 오는데 잠옷차림으로 있을 수 있느냐” “저 사진이 2년 전에 찍은 사진이라던데 당시 아이유가 철없는 미성년이었다고 해도 함부로 남자를 집에 끌어들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등의 의혹을 제시하며 비난세례를 퍼부었다.

반면 논란이 들끓는 와중에도 은혁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이 같은 열애설에 대해 일언반구도 내뱉지 않았다. 네티즌을 기만했다는 혹평을 받은 로엔엔터테인먼트도 병문안 관련 공식해명 이후 더 이상의 해명은 삼가고 있다. 이에 시간이 흐르면 잠잠해질 것이라고 생각한 두 소속사 측이 의혹을 잠재우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되레 당사자들을 당당히 공식행사에 내보내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수인가,
마케팅인가?

아이유의 절친한 연예인 친구로 알려져 있는 여성 그룹 티아라의 멤버 지연은 데뷔 전부터 야릇한 몸캠 영상의 주인공으로 거론되며 의혹에 시달려왔다. 한 네티즌이 모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에 지연이 과거 학창시절 때 몸캠 영상을 찍었다며 증거사진을 게재한 것.

해당 게시물 역시 연예계 핫이슈로 떠오르며 한순간에 많은 네티즌들의 눈요깃거리로 전락됐다. 게시판에 올라온 영상의 주인공은 지연과 매우 흡사한 외모를 소유한 여학생으로 자신의 아이디를 ‘얘쁜이’라고 지정한 뒤, 민소매 티셔츠를 입은 채 누군가와 음란 화상채팅을 했다. 이윽고 영상 속 여학생은 천천히 옷을 들춰 자신의 가슴과 신체 일부를 보여주는 음란한 장면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이 일파만파로 퍼진 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그 여학생이 지연이냐, 아니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얘쁜이가 지연이라고 확신하는 네티즌들은 지연의 오른쪽 겨드랑이 점 위치와 손등 위의 점, 팔에 있는 점 등의 사진을 게시·비교하며 의혹을 사실화시켰다.


반면 일부 티아라 팬들은 본인의 의사와 맞지 않는 억지스러운 의혹은 상대할 가치도 없다며 반박했다. 네티즌들의 설전이 거세지자 급기야 티아라 소속사 측은 영상을 게시한 네티즌을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소속사의 강력한 대응에 한동안 ‘지연 몸캠 사건’은 누그러지는 듯 했지만, 연예계에 음란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해당 영상은 아직도 온라인상에서 재탕되는 비교사례로 떠오르곤 한다.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이자 가수 이승기와 비슷한 외모 덕분에 ‘국민 훈남’으로 급부상한 스포츠 스타 이용대가 최근 여자친구와의 수위 높은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한 네티즌이 이용대와 신인여배우 한수현, 두 사람이 수영장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담긴 폴라로이드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것.

이 네티즌은 키스 사진 외에 두 사람이 몸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모습, 한수현의 비키니 사진 등을 추가 게재했고, 이를 발견한 네티즌들은 해당 사진들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거나 개인 블로그에 옮겨 담았다. 이슈에 민감한 언론들도 이용대 열애설에 대한 보도를 하나둘씩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용대 측은 사진 무단유출만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지만 더 심각한 타격은 이후부터였다. 다수의 네티즌들이 “한수현이 일부러 남자친구 이용대의 인지도를 이용해 얼굴을 알리려 노이즈마케팅 전략을 꾀한 게 아니냐”며 의혹을 품은 것. 한수현 소속사 측은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성급히 해명했지만, 여론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았다.

게다가 이용대가 런던올림픽 직후 모 프로그램에 나와 “여자친구는 아직 없다”고 한 발언과 사진유출이 터진 후 “여자친구는 연예인 아닌 일반 여대생”이라고 언급한 점도 이번 사건을 통해 대중을 기만한 행동이라고 치부되며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이용대 측은 “당시는 여자친구 보호를 위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여자친구는 신인배우이고 나 때문에 배우라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까봐 그런 것”이라고 둘러대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여러분들이 저를 도와주셔야 해요.”

모 언론사의 기자가 이미숙과 17세 연하남과의 불륜설을 터뜨렸을 당시 그녀는 경찰에 직접 출두해 경찰조사를 받은 후 기자들에게 이 같은 말을 내뱉었다. 이미숙은 이른바 ‘연하남 스캔들’을 터뜨렸던 전 소속사와 보도를 낸 모 기자가 허위 사실 유포를 통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 시켰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양측 입장이 팽팽한 연하남 스캔들, 그리고 전 소속사. 사건의 내막은 무엇일까.

사실 이 사건은 이미숙과 전 소속사 간의 소송문제에서 비롯됐다. 이미숙의 전 소속사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미숙을 상대로 전속계약 파기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이미숙 측은 “전속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며 팽팽히 맞서왔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단순히 돈을 위한 싸움으로만 보였다. 그렇게 질긴 법정 공방을 이어오다 항소심이 진행됐을 때 더컨텐츠 측이 돌연 “이미숙이 이혼 전 17세 연하 호스트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이 일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더컨텐츠가 수천만원의 합의금을 주고 합의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티아라 지연, 데뷔 전 추정 몸캠 영상으로 ‘몸살’
이미숙, 17세 연하남과 야릇한 관계 두고 법정싸움


전속계약 소송이 희대의 연하남 불륜 스캔들로 번져버린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모 언론사의 기자가 이 내용을 ‘이미숙 스캔들’로 보도하며 큰 파문을 일으켰다. 더컨텐츠와 해당 기자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미숙이 호스트바 출신의 17세 연하남과 불륜을 저질렀고, 그녀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질 것을 우려했다. 이에 이미숙이 자신의 지저분한 소문을 막기 위해 방패막이 식으로 고 장자연의 성상납 관련 문건을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는 것.

보도를 접한 이미숙 측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강력히 대응하며 질긴 싸움을 이어갔다. 수많은 억측이 난무한 가운데 갑자기 불륜 스캔들의 상대인 17세 연하남이 친필각서가 화두에 올라왔다. 연하남이 직접 작성한 각서에 따르면 그는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중 이미숙을 처음 만나게 됐고, 이후 그녀로부터 정신적·물질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각서 내용에서는 호스트바와 관련된 불륜 이야기는 일절 포함되지 않았으며 다만 “앞으로 누나의 이름에 해가 되는 말과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는 문장으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이를 접한 소송 당한 일부 기자들은 “각서가 조작됐다”며 “이미숙 측이 입막음을 하려 사전에 말을 맞춘 게 아니냐”고 반기를 들었다.

현재 그녀는 전 소속사 사장과 이 사건을 보도한 기자 등을 민·형사상으로 고소한 상태로, “재판 결과가 진실을 말해줄 것”이란 공식 입장만 내놓은 채 기다리고 있다. 더컨텐츠 소속사와 기자 측 역시 계약해지와 스캔들과 관련해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의혹은 깊어져만 간다.

뭐든 과하면
독이 되는 법
 
이미숙이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스캔들 없는 배우는 껍데기일 뿐”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스캔들 의혹은 풍습처럼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줄을 잇고 있다. 얼마 전 가수 김장훈이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SNS에 올려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김장훈은 당시 자살을 시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그에 대한 자살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는 일본에서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한 일본 여성과 잠자리를 한 후 도둑촬영을 당해 침대 위 상반신 사진이 일본의 파파라치 잡지에 실린 적도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처음에 그 남성은 승리와 닮은 다른 사람이라고 변명했지만, 네티즌들의 잇단 항의와 의혹이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동일인물이 맞다”며 입장발표를 번복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면 그것으로 연예인 인생은 끝이라고 보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과하면 독이 된다’는 말처럼 불필요한 언행과 관심이 때로는 의혹을 낳을 가능성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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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