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의 젊은 청년이 서울 강남 번화가의 880억원짜리 대형 빌딩을 인수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온라인 게임으로 대박을 터뜨린 허민 네오플 전 대표. 그는 지난 2005년 개발한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인기를 끌면서 성공 벤처 반열에 올랐다. 이 게임은 누적 회원 수 1000만명,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7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지난 2006년 NHN에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지난해 넥슨에 네오플을 완전 매각하면서 1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온라인게임으로 성공한 30대 초반 청년사업가가 900억원에 가까운 빌딩을 인수,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허민 전 네오플 대표는 최근 미래에셋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래에셋타워 A·B동을 885억원에 인수하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허 전 대표가 인수하기로 한 미래에셋타워는 A동이 지상 20층·지하 5층, B동은 지상 6층·지하 4층 규모로 총면적이 2만2900㎡에 달한다. 3.3㎡(평)당 인수가는 1350만원선. 미래에셋은 지난 2001년 성신양회로부터 이 건물을 인수했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을 추진해왔다.
‘청년 갑부’ 미래에셋타워 인수
이번에 빌딩을 사면서 ‘청년 갑부’로 눈길을 끌고 있는 허 전 대표는 서울대 응용화학과 95학번이다. 재학 당시 비운동권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당선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온라인 게임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1년 4월. 서울대 재학시절 친분을 쌓은 친구 5명과 네오플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고주파를 이용한 잠 깨우기 장치가 네오플의 초기 제품. 그러다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 사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1년 출시된 ‘캔디바’라는 웹사이트가 큰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캔디바’ ‘신야구’ ‘던전앤파이터’ 개발·빅히트시킨 업계의 기린아
게임업체 넥슨에 지분 전량매각 후 매각자금으로 미래에셋타워 인수
캔디바는 당시만 하더라도 획기적인 사이트였다. 아바타 채팅과 아바타 게임이라는 신세대 취향의 소재로 오픈 10개월 만에 누적 회원수 200만명을 돌파했다. 월 매출도 10억원을 넘어서며 효자 게임으로 등극했다.
이후 허 전 대표는 서울대 야구부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야구게임 ‘신야구’를 출시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온라인 액션 게임 ‘던전앤파이터’로 이른바 ‘대박’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게임포털 ‘캔디바’ ‘신야구’에 이어 ‘던전앤파이터’를 개발, 빅히트 시킨 허 전 대표는 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
지난 2005년 등장한 던전앤파이터는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네오플의 대표 게임. 중국에서도 동시 접속자 수 120만 명을 돌파하며 온라인게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던전앤파이터는 현재까지도 누적회원수 1000만명, 최고 동시접속자수 17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로 큰 성공을 이룬 허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성공 신화를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5월. 당시 그는 네오플의 지분 60%를 NHN에 240억원에 매각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NHN은 이를 통해 네오플의 지분 60%를 인수했다.
당시 삼성전자와 NHN 한게임을 통해 서비스되던 ‘던전앤파이터’는 국내에서만 최대 월 5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7년에는 연매출 448억원에 영업이익 331억원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달성키도 했다.
또한 일본에선 NHN재팬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고 최근 텐센트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 폭발적인 인기를 불러 모았다.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서비스 계약 당시 50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액수를 챙겨 역대 최고 금액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게임이기도 하다.
이후 NHN은 2007년 보유하고 있던 네오플의 지분율을 40%로 떨어뜨렸다. 이를 허 전 대표가 재매입해 다시 경영권을 찾았고 그 뒤 NHN은 보유지분 중 11%를 NHN재팬에 이양했다. 그러던 중 2007년 7월 온라인 게임업체 넥슨이 네오플 인수에 나섰다.
당시 권준모 넥슨 대표는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사를 지향하고 있는 넥슨은 세계 유수의 게임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네오플은 검증된 온라인 게임 개발력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기업 문화 및 아이덴티티 측면에 있어서 넥슨과 유사한 점이 많아 인수 후 양사간의 유기적 결합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도 단기간 내에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인수 배경을 전했다.
경영권 인수를 위해 넥슨은 NHN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제외한 네오플 지분 59.15%를 1500억원 이상을 들여 인수했다. 넥슨이 인수한 네오플 지분 중 허 전 대표의 지분은 41.37%.
1천억원에 네오플 지분 매각
허 전 대표는 이를 통해 1000억원 이상을 매각대금으로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금으로 그는 최근 서울 대치동 미래에셋타워 A·B동 2개동을 885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허 전 대표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