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문-안 단일화 합의' 과민반응 진짜이유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1.13 10: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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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만 해도 휘청휘청? 그럼 만약 성사되면…

[일요시사=정치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지난 6일 전격 회동을 갖고 원칙적인 단일화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야권의 단일화가 드디어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이다. 야권의 단일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진영의 반응은 히스테리에 가까웠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과민반응이 오히려 의아하다는 평가다. 이들의 과민반응 뒤엔 과연 어떤 이유가 숨겨져 있는 걸까? <일요시사>가 파헤쳐 봤다.

지난 5일 광주 전남대 체육관에서 열린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초청강연은 수많은 기자들로 북적였다. 안 후보가 이날 강연을 통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단일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안 후보는 이날 강연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단일화가 필요하다"며 단일화 논의에 대한 입장을 극적으로 선회했다.

단일화 회동
쇄신안 맞불

이어 안 후보는 "각자의 공약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형식만 따지면 진정성이 없을 뿐 아니라 감동이 사라지고 1+1이 2가 되기에도 어려울 것이다. 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서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혁신에 대해 합의하면 좋겠다"며 양 후보 간의 회동까지 제안했다.

단일화에 목말라 있던 문 후보는 즉각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후보의 단일화 회동 제안을 받아들였다. 두 후보의 회동은 바로 다음 날 이뤄졌으며 일사천리로 단일화 합의안까지 도출해냈다. 야권의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진영은 "올 것이 왔다"면서도 무척 당혹스런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 선대위 관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밀실야합' '정치놀음' '단일화쇼'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써가며 두 후보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상대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해왔던 박 후보조차 이례적으로 "야권의 단일화는 민생을 외면한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단일화 비판에 동참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 진영의 이 같은 과민반응을 무척 의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야권의 단일화는 안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 이후 충분히 예견되어 왔던 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치권 관계자들은 박 후보 진영의 과민반응을 놓고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이 분석한 첫 번째 이유는 '단일화 논의의 시기와 방법이 무척 파격적'이었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박 후보 진영이 허를 찔려 허둥지둥 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단일화 가능성은 분명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안 후보 측은 이번 회동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정책을 발표하는 11월10일까지는 단일화 논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야권 단일화 급물살, 허 찔린 박근혜 '허둥지둥'
쇄신안은 찬밥, 짙어진 패색, 깊어지는 비관론

따라서 박 후보 진영에서는 야권의 본격적인 단일화 논의는 11월 중순 이후에나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여유로운 대선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국민들 사이에선 단일화 피로감마저 누적되고 있어 박 후보에겐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의 허를 찌른 타이밍 정치에 박 후보는 또 한번 보기 좋게 당하고 만 것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박 후보 진영에서도 야권 단일화 가능성은 늘 염두에 두고 있었을 테지만 그 시기와 방법이 너무 갑작스럽다 보니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며 "과민반응은 이에 대한 분노와 짜증의 표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대응카드의 부재'다. 박 후보는 야권의 단일화 회동이 예정된 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쇄신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오후에 있을 단일화 회동에 대응하는 차원의 카드로 평가됐기 때문에 정치권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날 박 후보는 A4용지 6장 분량의 원고를 모두 암기해 발표할 만큼 이번 쇄신안에 공을 들인 모습이었지만 정작 그 내용은 무척 실망스러웠다. 같은 당 이재오 의원조차 박 후보의 정치쇄신안에 대해 "알곡은 없고 쭉정이만 있으니 먹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응카드 부재
선대위 능력부족

쇄신안의 주요골자인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상향식 공천 등은 선거 때면 늘 거론되었다가 무산된 것들로 전혀 새로울 것 없었다. 게다가 박 후보는 5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년 중임제만을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 개헌론에 대해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한 전력도 있어 말 바꾸기 논란까지 겪어야 했다.

박 후보의 대응카드를 놓고 캠프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 후보의 출마선언 이후 야권의 단일화 가능성이 크게 부각 된 것이 벌써 두 달이 되어 가는데 지금까지 마련해 놓은 대응카드가 고작 이거냐는 것이다. 이럴 때 판을 뒤집을 비장의 카드를 미리 마련해놓지 못한 선대위의 능력 부족을 질타하는 의견도 잇따랐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일단은 경제와 민생을 강조하고 정책발표에 주력하며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야권단일화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은 시인했다. 그는 "야권이 단일화에 합의한 만큼 두 후보 간의 신경전은 예상되지만 단일화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며 "단순히 단일화 논의가 이뤄진 것만으로도 이 정도의 효과를 내는데 만약 단일화가 전격 성사된다면 컨벤션 효과까지 감안해볼 때 정말 대선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세 번째 이유는 '느슨해진 조직'이다. 박 후보 진영은 최근 대통합 행보로 외형은 무척 커졌지만 내실은 약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탄탄한 조직은 큰 파도가 밀려와도 흔들림 없이 버텨내지만 느슨한 조직은 작은 물결에도 크게 흔들리기 마련"이라며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박 후보 진영의 내구성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후보 진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충성도가 예전만큼 높지 않다는 데 있다. 박 후보가 과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당을 구해낼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뛰어난 능력도 있지만 충성스런 측근들의 존재가 주효했다. 이 전문가는 "위기에 처했을 때 충신들은 다시 한 번 잘 해보자며 후보를 독려하지만 대통합 행보를 통해 억지로 끌어안은 사람들은 위기에 처했을 때 캠프를 이탈할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안대희 위원장이나 김종인 위원장 등은 박 후보와 자신들의 철학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캠프를 떠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지 않나? 캠프가 크게 흔들리며 무기력증에 빠진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안 되면 말고
느슨한 조직력

또 총선 이후 치러지는 대선이라는 점도 박 후보 진영의 조직력을 크게 약화시켰다는 평가다. 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국회의원들이 대선을 앞두고 서로 충성경쟁을 벌이며 지역 민심을 훑고 다녔을 텐데 지금은 캠프 참여 인사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다른 나라 대선 치르 듯 참여도가 낮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캠프에도 전해지다 보니 더욱 크게 술렁이고 있다. 뿌리가 튼튼하지 못하니 작은 바람에도 캠프가 크게 흔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박 후보 진영이 야권의 단일화 프레임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흔들리는 척'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일종의 엄살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판에서는 후보 본인의 사망 기사만 빼고는 어떤 기사든 계속 나오는 게 낫다는 말도 있다"며 "야권이 단일화로 언론의 주목을 독차지 하고 있는데 박 후보 진영이 점잖은 반응을 내놓는다면 시선을 끌 수 있겠는가? 많이 아픈 척, 당황 한 척 해서 어떻게든 시선을 다시 끌어오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위기론 부각은 의도적? 보수층 결집 위한 노림수
"흔들린 캠프 수습하고 단일화 프레임 넘어야"

의도적으로 위기론을 부각시킴으로써 보수층의 결집을 노리는 박 후보 진영의 노림수라는 분석도 있다. 이 전문가는 "박 후보 진영 인사들이 연일 언론에서 대놓고 위기론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는 내부를 결속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기도 하다"며 "보수층에 야권 단일화로 박 후보 진영이 위기에 빠졌는데 우리가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좌파정권을 막기 위해 우리가 뭉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대선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다. 박 후보 진영은 공식적으로는 야권의 단일화에 대해 "누구로 단일화 된다 해도 위기에 강한 준비된 여성대통령후보인 박 후보가 승리 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캠프 일선의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위기는 180도 다르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야권 단일화 시 박 후보의 패색이 짙어진 것은 외면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상했던 일이라고 해도 박 후보 진영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려운 낙선
민감한 캠프

또 박 후보 진영에서는 그동안 단일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걸 알면서도 한편으론 안 후보의 모호한 태도를 이유로 단일화가 안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이번 회동으로 이러한 기대가 무너지고 대선 패배 가능성이 높아지자 캠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이제 박 후보는 흔들린 캠프를 수습하고 대반격에 나서야 할 때"라며 "지금처럼 밋밋한 대선행보로는 야권단일화 프레임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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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