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감춘 막판 '대역전 카드' 6장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1.08 09: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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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쓰러질 거라면 '선거의 여왕'이 아니지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10월 대반격'이 사실상 실패했다. 지난 한 달 간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에 발목이 잡혔고, 갑자기 터져 나온 당내 갈등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다. 어느 덧 대선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지율은 답답할 정도로 변화가 없다. 하지만 박 후보를 향한 정치권의 기대는 여전하다. '선거의 여왕'이란 그의 별명에는 분명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막판 대역전을 노리는 그에게 남은 카드는 과연 무엇일까?

제18대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대선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후보등록일은 이제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갈 길이 바쁘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대권가도는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단일화를 이미 기정사실화 하고 있고 겨우 봉합해 놓은 당내 갈등은 언제 다시 벌어질지 모른다.

11월 대반격 예고
박근혜의 저력

박 후보의 과거행적을 놓고 이어지는 야권의 공세는 점점 더 거세지고, 박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투표시간 연장 요구는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박 후보의 현 상황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박근혜의 저력'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박 후보가 이대로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동안 차떼기 사건과 노무현 탄핵 열풍,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몇 번이나 당을 구해낸 박 후보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 캠프도 "진짜 대선경쟁은 지금부터"라며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대선까지 남은 40여 일 박 후보가 꺼내들 막판 역전카드는 무엇일까?

일단 전문가들은 박 후보가 불리해진 대선판을 단숨에 뒤집기 위해서는 역시 강력한 네거티브만한 것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에게 가한 네거티브 공격이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회의론도 있다. 두 후보의 주머니 속까지 털고 털어 나온 것이 겨우 NLL이고 다운계약서 뿐인데 남은 기간 동안 무엇을 더 찾아낼 수 있겠냐는 비관이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박 후보 캠프 측이 비장의 네거티브 카드를 아직 아껴두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너무 이른 시간에 네거티브 카드를 내놓으면 대선일 전에 잊혀져 버리고, 너무 늦으면 대선일 전까지 대중들 사이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다"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시점을 기다리며 공개를 미루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쓸 카드는 다 써 가는데…남은 카드는 무엇?
"진짜 대선경쟁은 지금부터" 모아지는 기대

실제로 문 후보의 경우 참여정부 시절의 행적과 안 후보의 경우 기업가 시절의 행적에서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얼마든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대선일이 좀 더 가까워지면 묻지마 폭로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폭로전은 비록 대선이 끝난 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더라도 대선일까지는 진위여부가 가려지지 않는다는 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진위여부를 놓고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 그 자체가 후보자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기 때문이다.

물론 박 후보 본인이 직접 문제를 제기할 경우 선거과정에서의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최악의 경우 당선무효가 성립될 수도 있지만 캠프 밖 인사나 언론 관계자 등을 통해 안전하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박 후보가 이번 대선과정에서 네거티브를 자제하고 정책대결로 가야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미 방대해진 조직 내에서 대선승리를 위해 무슨 짓이든 마다하지 않을 인물들은 얼마든지 있다. 박 후보가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개별적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며 "역대 대선처럼 이번 대선 역시 막판에는 네거티브전으로 흐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책대결 할까?
폭로전으로 갈까?

박 후보가 다음으로 내놓을 역전카드는 바로 '정책 대결'이다. 상대 후보인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정치 입문 1년이 채 안 된 정치초보라는 점에서 정책대결은 박 후보의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최고의 역전카드다.


최근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무상의료와 청와대 이전 등 다소 실현가능성이 부족한 공약들로 "헛발질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두 후보가 정책적으로 박 후보에 비해 다소 약점을 지니고 있다는 대표적인 증거다. 또 야권 단일화가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며 박 후보가 소외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박 후보 진영에서는 단일화 이슈가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박 후보 진영은 오히려 단일화에 몰두하며 정책대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야권의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그동안 박 후보는 민생 및 정책 행보를 계속하며 '준비된 대통령론'을 더욱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는 정치쇄신 카드다. 박 후보는 이미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일명 '차떼기 파문'과 '노무현 탄핵열풍'으로 궁지에 몰렸던 당을 '천막당사'라는 정치쇄신 이벤트를 통해 돌파했던 경험이 있다. 지난 4월 19대 총선에서도 15년만의 당명 변경이라는 파격적 쇄신카드로 위기를 극복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승부사인 박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도 천막당사와 당명 변경을 뛰어넘는 빅이벤트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쇄신카드로는 캠프 인사들에 대한 파격적인 물갈이, 대국민 사과, 천막 선거캠프 등 다양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들이 예측할 수 있는 뻔한 카드라면 내놓아도 별 효과도 없지 않겠냐"며 "어쩌면 언론에서 예측해낸 카드는 검토했다가도 제외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쇄신카드는?
예측 불가

네 번째는 거물인사의 영입이다. 이번 대선에서 박 후보 진영의 대규모 영입전은 당내 갈등을 촉발시켰다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어느정도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라는 평가다. 일례로 동교동계인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의 영입을 계기로 박 후보의 호남 지지율 추이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마의 20%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호남은 새누리당의 불모지로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이곳에서 8.9%(광주 8.4%, 전남 9.2%, 전북 9.0%)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거물인사 영입은 외연 확대 뿐만 아니라 내부 결속 다지기에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의 경우가 그렇다. 정 위원장은 경선 룰 문제 등으로 박 후보와 첨예하게 대립했었지만 캠프에 합류한 이후로는 누구보다 박 후보에게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친이계와의 화합이라는 상징성도 부여해 보수표 결집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렇듯 인재영입을 통해 재미를 본 박 후보 진영이 대선을 앞두고 파급력 있는 인재 모셔오기에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영입 대상으로는 경선 이후 지속적으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진보성향의 연예인들까지 그 범위를 전방위로 대폭 넓힐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일각에서는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단일화 승부에서 패한 캠프 측의 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에는 야권 단일화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그 효과를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군소 대선주자들의 완주와 새로운 야권성향 대선주자들의 출마를 물밑에서 지원하는 방안이다. 이번 대선에선 빅3에 가려 존재감이 미약하긴 하지만 무려 10여 명에 달하는 대선주자들이 난립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 기관의 관계자는 군소 대선주자들의 영향력에 대해 "야권이 단일화하더라도 결국 박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50만∼100만표의 적은 표차로 승부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군소후보도 큰 변수"라고 설명했다.

앞에선 정책대결, 뒤로는 정치공작 "투트랙 전략?"
대선판세 뒤흔들 마지막 행보에 정치권 이목 집중

이 상황에서 웃고 있는 것은 박 후보 진영이다. 군소후보들이 대체로 중도 또는 진보 쪽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후보 진영에서는 야권 성향의 새로운 군소후보를 발굴하고 기존의 군소후보들과 이들이 완주 할 수 있도록 잘 컨트롤 하는 것도 대선승리를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끊임없는 대선 이슈의 생산이다. 단일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면 야권이 선거 이슈를 주도하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나 언론의 최대 관심사도 야권단일화 여부로 모아지면 박 후보로서는 핵심 이슈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박 후보 진영이 NLL공방에 집착하며 여성대통령론, 개헌론 등 새로운 이슈를 끊임없이 거론하는 이유도 대선 이슈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남은 대선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의 이슈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면 박 후보는 또 다른 대선 이슈를 발 빠르게 생산해내야만 한다. 이는 당장 대선판세를 바꿀 '필승카드'는 아니지만 대선승리를 위한 '필수카드'다.

거물인사 영입
대선이슈 선점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박 후보가 앞으로 어떠한 반격을 해올지는 알 수 없지만 대선판을 크게 뒤흔들 저력이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여야 모두 대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박 후보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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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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