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왕열 조카·김미영 팀장 조직원 동반 탈옥, 왜?

“박 있던 뉴빌리비드서 마약 유통하다 계획”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의 조카도 마약 유통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왕열의 조카 이모씨가 국내 유통을 담당했다고 보고 있다. 이씨가 탈옥한 곳은 박왕열이 수년간 수감됐던 뉴빌리비드 교도소다. 4개월여 전 탈옥 당시 이씨는 또 다른 인물과 탈옥을 감행했다.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김미영 팀장의 하선이었던 양모씨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경찰이 절대 못 잡는다.” 양모씨가 지난해 12월 말 탈옥 후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그는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의 조카인 이모씨와 뉴빌리비드 교도소(NBP)에서 동반 탈옥했다. 경찰이 잡지 못할 것이라 호언장담했지만 두 사람 모두 한 달도 되지 않아 검거됐다.

구체적 탈옥 계획

양씨는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하선이었다. 이 둘은 필리핀 이민국 수용소인 비쿠탄에서 처음 만났다. 양씨는 주로 조직의 범죄수익금을 관리하면서 박씨와 신뢰 관계를 형성했다. 양씨는 박씨가 보이스피싱뿐만 아니라 마약 유통에 손을 대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족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박정훈이 본인이 탈옥하면 가족들을 안전하게 관리해주겠다고 했었다. 믿었는데 가족을 여러 번 협박했다”고 했다.

양씨는 폭행,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수년간 비쿠탄에서 생활하다가 지난해 NBP로 이감됐다. 그가 NBP로 이감됐던 이유는 필리핀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가 확정된 게 아닌 비쿠탄 교도소의 인구 과밀화가 원인이었다.

NBP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에 위치한다. 수감자의 43%가 살인 및 신체적 상해 관련 범죄로 수감돼있다. 연쇄살인범과 마약계 거물 등이 샐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설명이다. 이들 대부분이 20년형 이상을 선고받은 재범 범죄자들이다.

이 외에도 20년 미만의 복역자를 수용하는 중간 보안시설, 형기를 마치기 직전이나 70세 이상 고령자 및 아보 교도소를 수용하는 최소 보안시설 등 3개 구역으로 구성돼있다.

2021년 11월 기준 NBP에 수용된 인원은 3만여명이다. 이상적 수용 인원이 65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인구 과밀화가 심각한 편이다. 200명도 되지 않는 필리핀 법무부 산하 수정국 간수들이 낮 동안 출입문을 통제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에 나서지 않는다.

다만 수감자 약 10000명(PDL)이 올해 안에 국내 다른 교도소 시설로 이송될 예정이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NBP는 2028년 이전에 폐쇄된다. 정부기관, 주택 등 부동산 개발이 한창”이라고 전했다.

양 “돈 급해서 유통…마음만 먹으면 우리 못 잡아”
호언장담했는데…탈옥한 지 한 달도 안 돼 붙잡혀

필리핀 교정당국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약 28000여명의 수감자 중 1만8222명이 형기 만료로 석방됐고 나머지는 가석방, 무죄 및 기타 법적 구제책을 통해 풀려났다고 발표했다. 혼잡 체증률은 2022년의 356%에서 69% 감소했다.

양씨는 NBP에서 이씨를 만났다. 이 둘은 지난해 11월부터 탈옥을 계획했다. 교도관들의 동선과 교대 시간을 확인하고 뇌물을 건넸을 때 거절하지 않을 만한 직원들을 체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여 뒤인 12월 말 양씨와 이씨는 탈옥에 성공했다.

경찰과 정보기관 등을 통해 이들이 탈옥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일요시사>는 양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양씨는 “박씨를 죽이려고 탈옥했다.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경찰도 못 잡는다”고 했다.

경찰에 잡히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이들은 마닐라의 한 모처에서 한 달여도 되지 않아 붙잡혔다. 사정기관에 따르면 양씨와 이씨 모두 국내에 마약을 유통하고 범죄수익을 세탁했다. 필로폰과 케타민 등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당국은 양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현재 수도권의 한 구치소에 수감돼있다. 이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도 진행 중이지만 필리핀 내에서 저지른 범죄 혐의가 정리되지 않아 이른 시일 내에 국내로 송환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법무부가 송환을 추진 중이지만 시간 좀 걸릴 것 같다. 검거 당시 소지하고 있던 마약량과 범죄수익금, 어디로 얼마나 유통했고 박왕열에게 얼마나 많은 양의 마약을 받았는지 등 아직 현지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씨는 지난 1월 NBP에서 탈옥 후 <일요시사>와 수차례 연락했다. 양씨는 먼저 마약을 유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돈’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돈이 급해서 좀 했다. 이씨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같이 조직적으로 유통하진 않았다”고 했다.

양 “박왕열, 옥계항 코카인 사건 연루” 주장
"국정원, 관련 내용 파악했을 것” 증거 없어

양씨는 서초경찰서 수사 대상이었다. 마약 유통 조직의 최상선이라고 판단한 서초경찰서는 올해 초 양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양씨는 “내가 최상선이 아니다. 난 그저 핸드폰으로 유통하는 이들에게 물량과 마약이 있는 장소만 알려줬을 뿐”이라며 자신의 혐의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박왕열이 옥계항 사건과 연관돼있다. 옥계항에서 발견된 일부 마약이 박왕열의 물량이다. 국정원은 이미 파악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옥계항 사건 마약량이 어마어마한데 박왕열의 물량은 얼마나 되냐”는 <일요시사>의 질문에는 “정확한 양은 모른다. 50kg 조금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옥계항 마약 사건’은 지난해 4월 발생했던 국내 최대 규모의 코카인 밀반입 사건이다. 국제범죄 카르텔과 필리핀 국적 갑판원들이 조직적으로 계획했을 정도다.

이들이 밀반입하려던 코카인의 무게는 포장지까지 포함해 약 1988㎏으로 57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다. 이는 국제 마약 카르텔까지 연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마약 범죄로 꼽힌다.

코카인을 숨긴 선박은 충남 당진항과 중국 장자강항, 자푸항 등을 거쳐 지난해 4월 강릉 옥계항에 공선(화물 없이 입항하는 선박) 상태로 입항했다. 마약 의심 물질을 선박에 싣고 한국으로 입항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동해지방해양경찰청과 서울본부세관은 선박을 수색해 코카인 의심 물질을 다량 발견한 바 있다.

마약 왜 손 댔나

정보기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양씨의 주장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 박왕열이 국제범죄 조직과 연관돼있다는 건 사실이지만 해당 마약의 최종 도착지는 우리나라가 아니었다. 단지 경유지 였을 뿐”이라며 “양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없는 이유”라고 잘라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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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주식시장이 활활 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휘청이던, 전쟁 여파에 고꾸라지던 모습이 전생처럼 느껴질 정도다. 특정 악재가 발생해도 하루 이틀이면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을 넘어 지수를 말아 올리고 있다. 대통령이 공언했던 코스피 지수 5000보다 이제는 1만이 더 가까워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겠다며 ‘코스피 5000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때 대부분 ‘빈 약속’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12‧3 비상계엄의 여파를 제외하고라도 코스피 지수는 3000 언저리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바닥이 얇고 지붕이 단단하다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은 깨지기 어려워 보였다. 역대급 불장 돈이 모인다 이재명정부 1년째를 앞둔 현재, 주식시장의 지붕은 완벽하게 뚫렸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방을 올려 잡고 있다. 동시에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미(개인 투자자)’의 비율이 높아졌다.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FOMO) 증후군이 퍼졌고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이들이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움직였다.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겠다는 정부 차원의 ‘머니 무브’ 정책으로 역대급 불장이 계속되면서 덩달아 증권업계도 신났다.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는 거래대금 폭증으로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의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60여개에 이르는 국내 증권사들은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개미들을 잡으려 각종 유인책을 내놓았다. 증권사는 주식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이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가 많을수록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또 증시가 폭발하면서 빚을 내서까지 시장으로 진입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증권사는 손해 볼 게 없다. 문제는 주식 거래가 증가하면서 일어나는 증권사발 사건‧사고다. 최근 증권사의 갈지(之)자 행보로 투자자가 의도치 않은 세금 폭탄을 맞은 사건도 한 예다. 증권사마다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제멋대로 굴면서 일부 투자자는 수백만원, 많게는 억대의 손해를 봤지만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 정부도 손을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미국 본사 이전 주식 구분 변경 일어나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암호화폐를 채굴하던 ‘비트팜스(Bitfarms)’라는 기업이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법인을 뒀던 비트팜스는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고 인공지능 및 고성능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명을 ‘킬 인프라스트럭처(Keel Infrastructure)’로 변경했다. 본사 이전이 완료된 시기는 지난달 1일. 비트팜스는 킬 인프라스트럭처의 자회사가 됐고 미국 현지시각으로 같은 달 6일 주식 구분이 변경됐다. 다시 말해 주식 종목에서 비트팜스가 없어지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거래가 개시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과정이 ‘주식 교환’으로 처리돼 세금이 붙지 않았다. 문제가 된 건 비트팜스 주식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 ‘서학 개미’들이다. 이들의 주식은 매도 후 재매수 처리됐다. 다시 말해 비트팜스 주식이 처분되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양도’가 일어난 것이다. 비트팜스 1주는 킬 인프라스트럭처 1주로 바뀌었다. 이 과정은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의 의지로 이뤄졌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현행법상 해외주식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양도소득세’라는 세금이 붙는다. 250만원 이상의 주식 소득에 22%의 세금이 매겨진다. 예를 들어 해외 주식으로 1000만원을 벌었다면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 수수료까지 떼고 나서야 투자자가 실제 번 돈이 된다. 양도소득세는 1년치 해외주식 소득을 따져 부과된다. 그래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시점이 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정리한다. 이익과 손해가 250만원 이내로 합산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에 이 시기에 투자자들은 계산에 골몰한다. 물론 주식을 사고팔지 않으면 양도소득세 자체는 ‘0’이다. 예상치 못한 세금 날벼락 하지만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될 당시 ‘매도 후 재매수’라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은 ‘강제로’ 이익 혹은 손해가 발생했다. 기대 수익, 예상 손해로 존재하던 게 실제 이익과 손해로 전환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세금 부과 이슈가 발생한다. 비트팜스 사건을 두고 지난해 5월 일어난 ‘로켓랩’ 주식 전환 사태를 떠올리는 이유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로켓랩 USA는 지난해 5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기업재편을 단행했다. 같은 해 5월23일 신설된 로켓랩 코퍼레이션이 기존 로켓랩 USA 법인을 자회사로 흡수합병했다. 이때 로켓랩 USA 주식은 동일한 가치의 로켓랩 코퍼레이션 1주로 자동 전환됐다. 미국은 세법상 주식 교환 과정에서 이익과 손해를 실현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됐고 무엇보다 당시 이 과정이 야밤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로켓랩 USA 주주들은 크게 반발했고 금융감독원 등에 ‘민원 폭탄’이 쏟아졌다. 단일 민원으로는 최다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문제로 떠오른 점은 국내 증권사들의 대응이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각자 다른 답을 내놨다. 세법에 대한 해석이 갈리면서 적용을 달리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는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양도 거래’로 판단해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했다. 또 다른 증권사들은 단순 주식 교환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투자자로서는 어느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고, 부과되지 않는 이른바 ‘복불복’ 상태에 놓인 것이다. 당시 로켓랩 주식 전환 처리 방식에 따라 증권사를 옮기는 이동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논란이 계속되자 공은 결국 정부로 넘어갔다. 세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다. 민원 폭탄에 기재부 해석 당시 기획재정부는 로켓랩 사태 이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맞다는 해석을 내놨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의 원칙과 소득세법 제88조의 ‘양도’의 의미를 근거로 내세웠다. 주식 티커명이 같더라도 법률상 기존 로켓랩 USA 주식이 소멸하고 주주가 새로운 로켓랩 코퍼레이션을 취득한 만큼 동일한 자산을 연속적으로 보유한 것이 아니라 자산을 교환한 것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주식 티커는 증권거래소에서 특정 상장회사의 주식을 고유하게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짧은 약어를 뜻한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기재부의 유권해석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트팜스가 KEEL로 티커명이 바뀌어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같은 사람이고 거래 상태는 ‘보유 계속’이다. 사업, 경영진, 지분율 어느 하나 바뀌지 않았는데 (기재부는) 이걸 자산의 이동으로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번 양보해서 로켓랩 사태 당시 기재부가 유권해석을 내렸기에 비트팜스 사건에 동일하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선례가 있음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을 적용했다. 이번에도 증권사에 따라 손해와 이익이 갈리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따지고 보면 비트팜스 사건과 로켓랩 사태에서 투자자들이 분노한 지점은 같다. ‘실제 팔지도 않은 주식’에 세금을 매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더 화나게 하는 부분은 증권사들이 적용 기준을 제멋대로 했다는 점이다. 재판으로 비유하면 판례가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증권사의 행보는 ‘갑질’로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별로 적용 시점이 달랐다. 메리츠 증권은 지난달 3일, 토스 증권은 같은 달 6일에 투자자들에게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알렸다. 미국은 비과세로 처리하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투자자들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아예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보니 내가 하지 않은 주식 거래가 이뤄져 있던 셈이다. 로켓랩 사태와 오버랩 되는 대목이다. 토스 증권을 사용 중인 한 투자자는 “6일에 비트팜스에서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바뀌어서 거래가 개시됐는데 그 당일에 공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토스 증권은 해당 투자자의 문제 제기에 “(4월)3일에 (주식 구분 변경) 정보에 대해 처음 알게 됐고 (4월)6일에 공지했다. 최초로 정보를 알게 된 (4월)3일은 현지 휴장일로 투자자가 실제 매매 등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7일에 외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권리 처리를 이행했다고 덧붙였다. 즉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적용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처음에는 교환으로 적용했다가 뒤늦게 양도로 처리한 증권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투자자는 “신한 증권을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주식명만 바뀌더니 2~3일 뒤에 재처리됐다. 증권사에 문의했더니 다른 증권사의 처리 방식대로 했다고 하더라. 그사이에 주가와 환율이 바뀌었는데 일괄 적용한 것이다. 주먹구구식도 이런 주먹구구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도 비트팜스 투자자들의 민원을 증권사에 돌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은 투자자들이 받은 답변은 이 사안이 ‘자율 조정 대상’이라는 내용이었다. 자율 조정 대상은 정식 조사 전 금융사와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일단 증권사랑 얘기하라는 뜻이다. 투자자로선 금감원에서 증권사로 넘어간 공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손 놓은 정부 투자자 운다 70명가량 모여 있는 비트팜스 투자자 단체 채팅방에서는 무력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정부와 증권사의 태도에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로켓랩 사태의 선례로 이번 사건 또한 흐지부지될 것이라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실제 몇몇 투자자는 ‘손절(손해 보고 매도)’하고 채팅방을 떠났다. 한 투자자는 “로켓랩 사건 때 정말 다 들고 일어났다고 느낄 정도로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도 결론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됐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민원도 많이 안 들어간 걸로 안다”며 “이 사건이 스페이스X와 합병설이 도는 테슬라 같은 대형 주식에 일어났어도 정부나 증권사가 이렇게 반응했을까”라고 한탄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