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특검 성급한 ‘김명수 입건’ 내막

“혐의 입증? 전문 인력 수급 시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12·3 내란 당시 합동참모본부 수뇌부들을 입건했다. 내란 특검팀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던 인물들이다. 종합특검팀은 김명수 전 합참의장이 내란에 소극적으로라도 가담했다고 봤다. 문제는 내란 특검팀의 판단을 깰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돼있느냐다. 종합특검팀 안팎에서는 합참 수뇌부를 겨눈 사실을 브리핑했던 게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합특별검사팀은 출범 직후 ‘1호 인지 사건’으로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정진팔 전 차장, 강동길 전 군사지원본부장, 이승오 전 작전본부장, 안찬명 전 작전부장, 이재식 전 전비태세검열차장 등 합참 간부 6명을 형법상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입건했다. 수사팀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만큼 섣부른 입건이라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발표는 했는데…

합참 수뇌부들은 12·3 내란 당시 군이 국회 등에 투입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계엄사령부를 함께 구성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의장에게는 군형법상 부하범죄 부진정 혐의도 적용됐다. 김 전 의장을 비롯한 합참 지휘부 관계자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도 이뤄졌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계엄 선포·해제 과정에서 합참이 내란 실행에 직접 가담했다고 볼 만한 구체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합참 수뇌부를 수사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했다. 합참이 계엄 상황에서 군령상 지휘 체계에 따라 대응했을 뿐 내란 실행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반면 종합특검팀은 합참 지휘부가 계엄 선포 이후 병력 운용과 군 작전 지휘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 재차 체크 중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두 특검팀의 수사 초점이 달라진 것이다. 내란 특검팀이 계엄 실행을 직접 주도했는지 무게를 뒀다면, 종합특검팀은 내란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 핵심 임무 수행에 관여했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수사 방향 변화의 배경에는 두 특검 간 의견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특검팀 출범 이후 권창영 특검이 내란 특검팀을 찾았을 당시, 조은석 특검이 합참 수뇌부 수사를 ‘아쉬운 대목’으로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특검은 권 특검에게 합참 관련 의혹부터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조언을 건넸다.

형법상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는 내란을 직접 기획하지 않았더라도 실행 과정에서 핵심 기능을 수행하거나 지원했다면 성립할 수 있다. 병력 이동이나 작전 지휘, 명령 전달 등 군 조직의 실행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는지가 판도를 가를 수 있다.

종합특검팀은 ▲계엄 선포 직후 합참 지휘부의 작전 지시 여부 ▲대통령실·국방부와의 소통 정황 ▲실제 병력 운용 및 군 작전 통제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소극적으로라도? 내란 특검과 다른 판단
김 포함 합참 수뇌부들 6명 출국금지 조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팀은 김 전 의장이 내란 당일 지시한 단편명령 문건을 합참으로부터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 문건은 수사기관에서 그간 확보하지 못했던 자료다.

김 전 의장 명의의 단편명령 문건 중엔 계엄 해제 이전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게 ‘계엄 사무를 우선하라’는 취지로 명령한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의장은 계엄 직후 국회 국정조사 등에서 “수방사와 특전사에 대한 작전지휘권은 합참의장에게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김 전 의장은 지난해 2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수방사와 특전사가 계엄사의 통제 하에 있던 상황에서 정확하게 (지휘권) 파악을 못하고 있었던 건 맞다”면서도 “계엄 해제 이후에는 지휘권을 환원받아 철수 지시를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계엄 선포 이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작전을 지휘하는 상황에서, 법령상 작전지휘권의 주체를 판단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실제 김 전 장관은 당시 ‘작전에 대한 책임은 장관이 진다’ ‘명령을 어길 시 항명죄로 다스린다’고 말하며 국회로의 군 투입 등을 직접 지시했다. 단편명령 문건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계엄 당일 합참 상황을 재구성할 방침이다.

종합특검팀 안팎에서는 합참 수뇌부들을 겨눈 사실을 밝힌 브리핑이 섣불렀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지난 2월 초부터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쳐 같은 달 25일 공식 출범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수사팀 구성을 끝마치지 못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가결한 종합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은 특검보 5명, 파견 검사 15명, 파견 공무원 130명, 특별수사관 100명 등 총 250명의 인력을 꾸릴 수 있다. 수사 기간은 110일(준비 20일, 기본 90일)인데, 두 차례 30일씩 연장하면 최대 17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수사팀 구성은 준비기간 내에 마치는 게 관례다.

입건은 했는데 인원 턱없이 부족
3월 말까지 팀 구성 마무리 방침

현재 가용 인력은 절반쯤인 100여명만 확보한 상태다. 종합특검팀은 과거 3대 특검팀과 달리 지원자가 적다. 특검보들을 뒷받침해 수사를 이끌어 갈 검사는 5명밖에 채워지지 않았다. 군검사는 일주일도 되지 않아 왔다가 돌아갔다. 군사경찰 10여명만 채용했을 뿐 군검찰 인력은 확보하지 못했다.

그나마 군사경찰 파견은 국방부 내란전담수사본부를 이끄는 박정훈 조사본부장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가능했다. 김 전 의장 입건도 군사경찰팀 작품이다. 경찰과 검찰 수사관이 주축인 파견 공무원도 정원에 미달하고, 변호사 중에서 채용하는 특별수사관은 부족한 형국이다.

이런 상황들로 인해 종합특검팀 안팎에서는 김 전 의장을 비롯한 합참 수뇌부들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종합특검팀 사정에 밝은 한 경찰 관계자는 “‘입건했다’고 발표한 게 포문을 열었지만 어떻게 수사 성과로 입증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의 문제”라며 “군검사들을 포함한 전문 인력 수급이 시급하다. 지금 상태론 무슨 성과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 등에게 수사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 김 전 의장은 최근 자신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의장뿐만 아니라 내란에 의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됐던 인물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

어깨가 무겁다

국민적 관심도가 낮아 종합특검팀의 수사 의지가 가라앉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내란과 관련된 수사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기간을 포함해 1년 넘게 진행되면서 ‘국민적 피로도’가 누적됐고 언론의 관심은 사그라들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3월 말까지는 수사팀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래야 뭐라도 할 수 있다”며 “부담이 엄청날 것이다. 인력 수급에 실패하면 오는 7월까지 진상규명을 하고 싶어도 못할 정도로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더 독해진 송영길 역할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미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쏠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정청래 고립 작전’에 힘을 쏟고 있다. 친정청래계의 십자포화를 견디면서까지 존재감을 키우는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오는 8월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당의 내홍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대표직 사퇴 이후 사실상 연임을 선언한 정청래 전 대표는 ‘민주당 전통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노사모(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출신인 점 등을 강조하면서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표심을 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깃은 한 명뿐 그런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는 건 또다른 후보군인 송영길 의원이다. 송 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정 전 대표를 몰아세우며 그의 적통성 행보를 차단하고 나섰다. 송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가 친노(친 노무현)·친문 등 정체성을 부각한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다른 분이면 몰라도 정 전 대표는 (친노의) 적통성을 따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2002년 노사모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추진위원회’을 꾸리면서 정치에 입문했지만, 2007년 노무현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열린우리당 정동영 당시 의장(현 통일부 장관)과 더 가깝다는 평이 나오면서 적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 전 대표는 “이렇게까지 하느냐. 100% 허위 사실”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고, 송 의원은 “당일 정 전 대표를 본 기억이 없어서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도 참석도 못했다는 말을 했다”며 사과의 뜻을 건넸다. 송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의 요체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우리는 모두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사실이다. 다시 이런 비극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 의원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당시)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며 또다른 논란을 꺼내 들었다. 이는 친청(친 정청래)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간의 계파 대리전으로 번졌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이제는 한미 FTA 찬반까지 끌어와 당 대표 경선을 혼란스럽게 한다”며 “이런 편파적 파묘 안 하시면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갈등은 필연이지만 팩트로 논쟁하자”며 “적통 논쟁도 하지 말자. 지금은 AI시대”라고 말했다. “네가 친노?” 20년 전 사건까지 파묘 거세게 몰아치는 ‘정청래 고립 작전’ 최 의원은 송 의원의 ‘사당화’ 주장에도 반박했다. 앞서 송 의원은 “대통령과 손발을 맞추려면 할 일이 많은데 우리 민주당은 운동장을 너무 좁게 쓰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근 아니면 당무에서 거의 배제되고 최고위원도 자기들끼리만 한다”며 사당화를 도마 위로 올렸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송 의원이 정 전 대표를 비난하면 기다렸다는 듯 재래식 언론이 줄줄이 보도한다. 민주당이 극복한 ‘문모닝(하루를 문 대통령 비판으로 시작한다)’의 악몽이 되살아나려 하는데 막을 사람이 바로 송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선 정 전 대표는 “소모적 적통 논쟁을 하지 말자”며 싸움을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제 입으로 적통의 적자도 꺼낸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위대한 대통령 누구의 적통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고,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는 동지이자 전우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을 함께 뚫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밤 때는 목숨 걸고 국회 담장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말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냐”면서 “제 입으로 말하지도 않은 것을 상상하고 비틀어서 ‘적통이네 아니네’ 하는 언론의 프레임에 맞장구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분위기가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찬 회동을 하며 지지자 간의 갈등 봉합을 시도했고, 보안수사권 폐지 역시 정부가 먼저 치고 나오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퇴로까지 끊었다 정 전 대표의 전당대회 필살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친문 의원들조차 “하늘에 계신 분들이 (정 전 대표의 적통성을) 인정하겠나” 등 표현으로 거리를 두면서 고립 직전에 놓였다. 정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송 의원의 여론전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힘을 싣는 여의도 밖 스피커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ABC론’ ‘증축·재건축론’ 등을 주장한 유시민 작가를 향해 “간신은 주군 옆에서 권력을 독점해 똑똑하고 새로운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 코어 지지층이 바란 것은 중도·보수로의 ‘증축’이지만 이 대통령은 원주민(코어 지지층)과 상의 없이 ‘재건축’에 나서 이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증축·재건축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송 전 대표는 YTN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충신은 자기 주군의 성공을 위해서 더 똑똑한 사람, 새로운 사람을 계속 영입한다”며 유 작가의 주장을 반박했다. 연일 송 의원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는 정 전 대표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김민석 전 총리와 송 의원 둘 중 누구든 결선에 진출해 ‘반 정청래’ 전선을 꾸리는 것이 1차 목표라는 설명에 힘이 실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송 의원은 당 대표를 하겠다는 열망보다 정 전 대표를 막겠다는 열망이 더 강해 보인다”고 봤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을 개별 후보가 아닌 김 총리의 페이스메이커로 보는 분위기다. 명심을 등에 업은 김 총리가 거칠게 나올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송 의원이 ‘정청래 저격수’ 역할을 자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래전 큰 그림 송 의원의 의중과 상관없이 두 사람의 단일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서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1인1표제가 적용되는 만큼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손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민석+송영길 대 정청래’ 구도로 선거를 치른다면 압승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에 출마한 송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는 시점에 김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후 사퇴하는 시나리오도 점치고 있다. 자신의 지지층 결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뒤 물러서는 방식으로, 이럴 경우 확실한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청와대에 외교부 장관 등 자신이 희망하던 자리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입성 이후 송 의원의 외교부 장관 입각설 등이 꾸준히 나오는 것 역시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송 의원은 자칭타칭 ‘외교 전문가’로 이름을 알려왔다. 그는 문재인정부 당시 러시아 특사를 지냈으며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초기 위원장을 지냈다. 21대 국회 전반기에는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꾸준히 외교·통일 정책 비전을 밝혀왔다. 지난 2월 복당을 앞둔 때에는 향후 외교 분야에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부산 벡스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북극 항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민주당 부산시당 주최 특강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외교 현안에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송 의원은 러시아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재 한국은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가까운 입장”이라며 “전쟁 중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극 항로를 열기 위해서는 실용주의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궤를 같이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활발한 외교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조정식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라 전방위 외교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송 전 의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와 미 의회 지도부와 연쇄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경제 제재 예외 조치 등 한미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당 후 역할은…” 마음은 다른 곳에?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송 의원이 이 대통령의 서면 축사를 대독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신지호 전 의원은 송 의원이 “양손에 떡을 다 쥘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하며 “누군가 송 의원에게 ‘너 외교부 장관 할래, 당 대표 할래?’라고 묻는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당 대표라고 답한다. 이번에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거를) 하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외교부 장관으로 가는 것이고, 지금의 이런 것들이 또 외교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지금 양쪽 접근을 다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리한 지점에 서 있는 만큼 송 의원의 당권 레이스 완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1년 치러진 전당대회서 당선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미 민주당에 조직 기반이 있다는 점에서다. 최근에는 경남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등 100여명이 모여 ‘8·17 전당대회, 응답하라 송영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송 의원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와 갈등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시대일수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낼 검증된 지도력이 절실하다. 송영길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가장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경험과 국가 운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평가했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8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제가 아는 송영길 의원은 (김 전 총리를 위한) 페이스메이커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누구든지 1등을 하기 위해서 나가고, 만약에 결선투표로 간다면 1등, 2등 해서 결선에 가서 이기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송 의원이 누구를 위해서 자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나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손에 쥔 꽃놀이패 송 의원 역시 본인이 김 전 총리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후보자들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고 인사권자인 당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결선투표 제도가 없다면 단일화 논란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전당대회는 제도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있다”며 완주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만일 송 의원이 전당대회를 완주한다면 정 전 대표와 청와대라는 양강 구도에 변수가 된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그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게임 체인저’로 바뀔지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 복귀 김민석, 전대 신호탄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권 경쟁자인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대표를) 두 번 할 필요나 필연성은 지금 발견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총리직에서 퇴임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이같이 밝힌 김 전 총리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공개한 영상에서 “이제는 정청래 전 대표와 다른 색깔, 역량, 스타일, 장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로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당의 역할 폭과 숙제 크기가 더 넓고 커지고 강해졌다. 이제 당이 더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이 어떻게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역사의 황금시대 도래, 그 첫 장을 이재명정부가 열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일에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올해 초 정 전 대표가 시도했다가 무산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도 꺼내들었다. 김 전 총리는 “그것(합당)을 풀어가는 데 문제 제기와 과정이 잘못돼서 일을 그르쳤다고 본다”며 “같은 세력은 통합하고 다르면 연대하고, 통합과 연대와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통합을 할 것이냐 연대를 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혁신당이 스스로 명확하게 판단하고 (입장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