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수 자녀 특혜?’ 숭실대 어린이집 부정수급 고발

놀이학교 다니면서 보육료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숭실대학교가 운영하는 직장어린이집에서 교수 자녀와 관련된 아동 보육료 부정수급이 확인됐다.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가정의 보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지원되는 보육료가 실제로는 놀이학교를 다니는 아동에게도 지급되고 있는 모양이다.

직장 어린이집은 사업장이나 기관이 근로자 자녀의 보육을 위해 설치·운영하는 어린이집을 말한다. 직장 어린이집 역시 일반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영유아보육법의 적용을 받으며 보육료 지급, 교직원 배치, 급식 운영 등과 관련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사교육까지

문제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교사 A씨가 관련 사실을 인지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어린이집 근무 과정에서 특정 교수의 자녀가 보육료 지원 대상이 아님에도 보육료가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아동은 오전에는 이른바 ‘놀이학교’로 불리는 유아 대상 교육기관에 다닌 뒤 오후 시간에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형태로 어린이집을 이용했다.

A씨는 “어린이집에서 교수 자녀가 원래 보육료 지원 대상이 아닌데도 보육료를 받게 해서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전에는 놀이학교를 갔다가 오후에 어린이집에 와서 연장반처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보육료 지원 제도는 영유아 가정의 보육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보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린이집 이용 아동에게 지원하는 보육 지원금이다. 어린이집을 주된 보육기관으로 이용하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지급되며 실제 보육료는 학부모에게 직접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 계좌를 통해 지원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보육료 지원은 어린이집을 기본적인 보육기관으로 이용하는 경우에 한해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른 교육기관이나 보육시설을 주된 이용 기관으로 이용하면서 어린이집을 보조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보육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특히 ‘놀이학교’나 ‘영어유치원’ 등 유아 대상 교육기관은 어린이집과 달리 사교육 성격의 교육기관으로 분류된다. 이런 기관을 주된 교육기관으로 이용하면서 어린이집을 추가로 이용할 경우 동일 아동에게 국가 보육 지원이 중복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 보육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이 보육 정책의 기본 취지다.

따라서 보육료 지원 대상이 아닌 아동에게 어린이집을 통해 보육료가 지급될 경우 이는 부정수급으로 판단해 보육료 환수나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

지원 제외 대상 아동에 ‘보육료’ 지급
오후에만 등원…식단표 없는 급식 제공도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A씨는 “해당 아동에게 특혜도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오후에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과정에서 해당 아동에게 급식이 제공됐는데 일반적인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방식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A씨는 “어린이집에서 점심시간에 조리한 음식을 냉장 보관했다가 해당 아동이 등원한 이후 연장반 교사가 다시 데워 제공하는 방식으로 식사가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어린이집 내부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부연했다.

이후 어린이집 원장에게 “해당 아동의 어린이집 이용 방식은 문제의 소지가 있고 보육료 부정수급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숭실대 측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했으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결국 A씨는 관할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이 제기되자 동작구청은 숭실대 어린이집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구청 조사 결과 식단표에 없는 급식 제공과 통합(연장)반 운영 시 교직원 배치 기준 미준수 사실이 확인됐다.

구청은 이와 관련해 영유아보육법 제44조 제3호와 제4호 위반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영유아보육법 제44조는 어린이집이 보육 운영 기준을 위반하거나 교직원 배치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행정기관이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정수급과 관련해서도 ‘보육료 지원 제외 대상 아동의 보육료 수급’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영유아보육법 제40조 및 제46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영유아보육법 제40조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받은 경우 보조금 반환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46조는 위반 정도에 따라 운영 정지나 자격 정지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육료가 부정하게 지급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행정기관은 보통 보조금을 수령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환수 명령을 내린다.

동작구청 조사서 내용 확인
“원장 자격정지·환수 진행”

A씨는 환수 범위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다른 구에서는 보육료뿐 아니라 어린이집에 지급되는 기관보육료까지 환수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숭실대 어린이집에서는 기관보육료가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관보육료는 어린이집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아동 수를 기준으로 지급되는 보육료와는 성격이 다른 지원금이다. 다만 어떤 지원금이 환수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행정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A씨는 어린이집 운영을 관리·감독하는 주체에 대한 책임 여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보육료 부정수급이 확인될 경우 원장뿐 아니라 어린이집 설치·운영자와 관리자도 행정처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 어린이집의 경우 설치·운영 주체와 실제 어린이집 운영을 담당하는 원장이 구분되는 구조다. 숭실대학교 직장 어린이집의 경우 설치·운영 주체는 대학이며 어린이집 운영은 원장이 담당한다.

이에 동작구청은 “현재 행정처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해당 아동이 오전에는 다른 기관에 다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숭실대 어린이집 원장과 관련해서는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졌으며 부정수급된 1년치 보육료에 대해 환수 고지서를 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표자 책임과 관련해서는 “대표자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는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운영 정지까지는 하지 않았고 환수 명령만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

숭실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아이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어린이집 원장님이 거절하지 못하고 사정을 봐준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장 선생님들끼리 협의회가 있는데 거기에서 ‘관행적으로 이 정도면 문제없다’고 듣고 그렇게 진행한 것”이라면서도 “나쁜 의도로 그런 것은 아니다. 많이 살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은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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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단독] ‘제2의 로켓랩?’ 비트팜스 사건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주식시장이 활활 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휘청이던, 전쟁 여파에 고꾸라지던 모습이 전생처럼 느껴질 정도다. 특정 악재가 발생해도 하루 이틀이면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을 넘어 지수를 말아 올리고 있다. 대통령이 공언했던 코스피 지수 5000보다 이제는 1만이 더 가까워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겠다며 ‘코스피 5000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웠을 때 대부분 ‘빈 약속’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12‧3 비상계엄의 여파를 제외하고라도 코스피 지수는 3000 언저리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바닥이 얇고 지붕이 단단하다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은 깨지기 어려워 보였다. 역대급 불장 돈이 모인다 이재명정부 1년째를 앞둔 현재, 주식시장의 지붕은 완벽하게 뚫렸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코스피 상방을 올려 잡고 있다. 동시에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미(개인 투자자)’의 비율이 높아졌다.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FOMO) 증후군이 퍼졌고 인생 역전을 꿈꾸는 이들이 너도나도 주식시장으로 움직였다. 부동산에 몰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겠다는 정부 차원의 ‘머니 무브’ 정책으로 역대급 불장이 계속되면서 덩달아 증권업계도 신났다.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는 거래대금 폭증으로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주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대형 증권사의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60여개에 이르는 국내 증권사들은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개미들을 잡으려 각종 유인책을 내놓았다. 증권사는 주식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이익을 내는 구조인 만큼 투자자가 많을수록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또 증시가 폭발하면서 빚을 내서까지 시장으로 진입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증권사는 손해 볼 게 없다. 문제는 주식 거래가 증가하면서 일어나는 증권사발 사건‧사고다. 최근 증권사의 갈지(之)자 행보로 투자자가 의도치 않은 세금 폭탄을 맞은 사건도 한 예다. 증권사마다 명확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제멋대로 굴면서 일부 투자자는 수백만원, 많게는 억대의 손해를 봤지만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상태다. 정부도 손을 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캐나다→미국 본사 이전 주식 구분 변경 일어나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암호화폐를 채굴하던 ‘비트팜스(Bitfarms)’라는 기업이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법인을 뒀던 비트팜스는 미국으로 본사를 옮기고 인공지능 및 고성능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명을 ‘킬 인프라스트럭처(Keel Infrastructure)’로 변경했다. 본사 이전이 완료된 시기는 지난달 1일. 비트팜스는 킬 인프라스트럭처의 자회사가 됐고 미국 현지시각으로 같은 달 6일 주식 구분이 변경됐다. 다시 말해 주식 종목에서 비트팜스가 없어지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거래가 개시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 과정이 ‘주식 교환’으로 처리돼 세금이 붙지 않았다. 문제가 된 건 비트팜스 주식을 가지고 있던 우리나라 ‘서학 개미’들이다. 이들의 주식은 매도 후 재매수 처리됐다. 다시 말해 비트팜스 주식이 처분되고 킬 인프라스트럭처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양도’가 일어난 것이다. 비트팜스 1주는 킬 인프라스트럭처 1주로 바뀌었다. 이 과정은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의 의지로 이뤄졌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현행법상 해외주식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양도소득세’라는 세금이 붙는다. 250만원 이상의 주식 소득에 22%의 세금이 매겨진다. 예를 들어 해외 주식으로 1000만원을 벌었다면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증권사 수수료까지 떼고 나서야 투자자가 실제 번 돈이 된다. 양도소득세는 1년치 해외주식 소득을 따져 부과된다. 그래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시점이 되면 투자자들은 주식을 정리한다. 이익과 손해가 250만원 이내로 합산되면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에 이 시기에 투자자들은 계산에 골몰한다. 물론 주식을 사고팔지 않으면 양도소득세 자체는 ‘0’이다. 예상치 못한 세금 날벼락 하지만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될 당시 ‘매도 후 재매수’라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은 ‘강제로’ 이익 혹은 손해가 발생했다. 기대 수익, 예상 손해로 존재하던 게 실제 이익과 손해로 전환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세금 부과 이슈가 발생한다. 비트팜스 사건을 두고 지난해 5월 일어난 ‘로켓랩’ 주식 전환 사태를 떠올리는 이유다. 미국 민간 우주기업 로켓랩 USA는 지난해 5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기업재편을 단행했다. 같은 해 5월23일 신설된 로켓랩 코퍼레이션이 기존 로켓랩 USA 법인을 자회사로 흡수합병했다. 이때 로켓랩 USA 주식은 동일한 가치의 로켓랩 코퍼레이션 1주로 자동 전환됐다. 미국은 세법상 주식 교환 과정에서 이익과 손해를 실현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됐고 무엇보다 당시 이 과정이 야밤에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로켓랩 USA 주주들은 크게 반발했고 금융감독원 등에 ‘민원 폭탄’이 쏟아졌다. 단일 민원으로는 최다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문제로 떠오른 점은 국내 증권사들의 대응이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각자 다른 답을 내놨다. 세법에 대한 해석이 갈리면서 적용을 달리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는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양도 거래’로 판단해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처리했다. 또 다른 증권사들은 단순 주식 교환으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투자자로서는 어느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었느냐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고, 부과되지 않는 이른바 ‘복불복’ 상태에 놓인 것이다. 당시 로켓랩 주식 전환 처리 방식에 따라 증권사를 옮기는 이동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논란이 계속되자 공은 결국 정부로 넘어갔다. 세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다. 민원 폭탄에 기재부 해석 당시 기획재정부는 로켓랩 사태 이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게 맞다는 해석을 내놨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의 원칙과 소득세법 제88조의 ‘양도’의 의미를 근거로 내세웠다. 주식 티커명이 같더라도 법률상 기존 로켓랩 USA 주식이 소멸하고 주주가 새로운 로켓랩 코퍼레이션을 취득한 만큼 동일한 자산을 연속적으로 보유한 것이 아니라 자산을 교환한 것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주식 티커는 증권거래소에서 특정 상장회사의 주식을 고유하게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짧은 약어를 뜻한다. 비트팜스 주주들은 기재부의 유권해석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트팜스가 KEEL로 티커명이 바뀌어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같은 사람이고 거래 상태는 ‘보유 계속’이다. 사업, 경영진, 지분율 어느 하나 바뀌지 않았는데 (기재부는) 이걸 자산의 이동으로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번 양보해서 로켓랩 사태 당시 기재부가 유권해석을 내렸기에 비트팜스 사건에 동일하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선례가 있음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을 적용했다. 이번에도 증권사에 따라 손해와 이익이 갈리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따지고 보면 비트팜스 사건과 로켓랩 사태에서 투자자들이 분노한 지점은 같다. ‘실제 팔지도 않은 주식’에 세금을 매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더 화나게 하는 부분은 증권사들이 적용 기준을 제멋대로 했다는 점이다. 재판으로 비유하면 판례가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증권사의 행보는 ‘갑질’로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비트팜스가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주식 구분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별로 적용 시점이 달랐다. 메리츠 증권은 지난달 3일, 토스 증권은 같은 달 6일에 투자자들에게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알렸다. 미국은 비과세로 처리하는데… 우리나라는 ‘매도 후 재매수’ 투자자들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는 주식 구분 변경 사실을 아예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보니 내가 하지 않은 주식 거래가 이뤄져 있던 셈이다. 로켓랩 사태와 오버랩 되는 대목이다. 토스 증권을 사용 중인 한 투자자는 “6일에 비트팜스에서 킬 인프라스트럭처로 바뀌어서 거래가 개시됐는데 그 당일에 공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토스 증권은 해당 투자자의 문제 제기에 “(4월)3일에 (주식 구분 변경) 정보에 대해 처음 알게 됐고 (4월)6일에 공지했다. 최초로 정보를 알게 된 (4월)3일은 현지 휴장일로 투자자가 실제 매매 등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후 7일에 외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권리 처리를 이행했다고 덧붙였다. 즉 매도 후 재매수 방식으로 적용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처음에는 교환으로 적용했다가 뒤늦게 양도로 처리한 증권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투자자는 “신한 증권을 사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주식명만 바뀌더니 2~3일 뒤에 재처리됐다. 증권사에 문의했더니 다른 증권사의 처리 방식대로 했다고 하더라. 그사이에 주가와 환율이 바뀌었는데 일괄 적용한 것이다. 주먹구구식도 이런 주먹구구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도 비트팜스 투자자들의 민원을 증권사에 돌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은 투자자들이 받은 답변은 이 사안이 ‘자율 조정 대상’이라는 내용이었다. 자율 조정 대상은 정식 조사 전 금융사와 소비자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일단 증권사랑 얘기하라는 뜻이다. 투자자로선 금감원에서 증권사로 넘어간 공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손 놓은 정부 투자자 운다 70명가량 모여 있는 비트팜스 투자자 단체 채팅방에서는 무력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정부와 증권사의 태도에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로켓랩 사태의 선례로 이번 사건 또한 흐지부지될 것이라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실제 몇몇 투자자는 ‘손절(손해 보고 매도)’하고 채팅방을 떠났다. 한 투자자는 “로켓랩 사건 때 정말 다 들고 일어났다고 느낄 정도로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도 결론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됐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민원도 많이 안 들어간 걸로 안다”며 “이 사건이 스페이스X와 합병설이 도는 테슬라 같은 대형 주식에 일어났어도 정부나 증권사가 이렇게 반응했을까”라고 한탄했다. <jsjang@ilyosisa.co.kr>